작품설명

스물 위 서른 아래.
어른을 향해 야속하게 흘러가는 시간과 아이로 남아 있는 마음이 뒤엉킨, 애도 어른도 아닌 나이.
어른아이 또는 애어른 그 사이 어딘가.

어쩌면 꿈은 아이의 전유물, 현실은 어른의 복물이 아닐까.
주위의 친구들은 점점 현실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어른이 되어가는데, 나만 여전히 아이에 머물러 꿈을 좇고 있다.
언제부턴가 나는 경계선 위를 걷고 있다고 느껴졌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이도저도 아닌 모서리.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한 면 안에 안전하게 포함되어 있다고 느껴졌던 이들마저 각자의 모서리를 타고 있었음을 깨닫자, 어쩐지 슬퍼졌다.
내가 별나고 독특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아프니까 청춘이구나.

그렇다면 우리가 만나 하나의 면이 되자.
각자의 모서리로 만나 청춘의 한 페이지를 만들자.
연대하며 서로를 보듬어주자. 안아주자. 위로해주자.
그런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써내렸다.

그래서 이것은 꿈과 현실, 어른과 아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 그 모든 것들의 경계에서 휘청이는 아슬아슬한 청춘들에게 바로 그러한 청춘들이 건네고 싶었던 이야기.

여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아이러니하게 서 있는 문유수가 있다.

줄거리

열아홉 문유수는 흔히 말하는 ‘엄친딸’ 그 자체였다. 
매년 반장을 도맡아 했고, 얼굴도 예쁘장했으며, 공부도 잘하고, 집도 잘 살고, 거기다가 성격까지 좋아 모두에게 사랑 받던 아이.
어디 하나 부족한 점 없어 보이던 유수는, 열아홉에 자살했다.
유수의 죽음 이후 산산이 흩어져 살아가던 세 친구 주아, 하늘, 우연의 앞에 10년만에 문유수가 다시 나타났다.
다시 만난 친구들에게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유수. 그런데 나머지 세 친구들의 반응이 어딘가 오묘하다.
문유수는 왜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열아홉 인생을 스스로 마감했을까?
모두가 꽁꽁 숨겨왔던 각자의 10년 묵은 비밀들이 하나 둘 밝혀진다.

캐릭터

문유수 | 반장. 전교 1등. 예쁘장한 얼굴에다 서글서글한 성격까지 갖춘, 모두에게 사랑받는 부잣집 외동딸. 말 그대로 이 시대의 사기캐. 였다, 문유수는. 가장 완벽해보였던 열아홉에 갑작스럽게 자살하기 전까지는.

임주아 | 평범한 집의 평범한 둘째딸, 평범한 외모, 평범한 성적. 평범하고 무미건조한 인생. 그런 열아홉의 주아에게 문유수는 늘 남모를 동경의 대상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다. 자신이 유수에 대해 모르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토록 완벽했던 유수의 비밀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그리고 그 비밀을 알아챈 바로 다음 날, 유수의 죽음을 전해 듣게 되기 전까지는.

정우연 | 웃기지만 우습지는 않고, 다정하지만 옳고 그름은 확실한 인싸. 반장인 유수와 반의 분위기메이커인 우연은 어울리지 않는 듯 가장 잘 어울렸다. 그런데 문유수가 언젠가부터 이상했다. 뭔가 쎄한 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우연은 유수의 바닥을 보았다. 다른 애들은 모르겠지만 우연은 안다. 문유수의 죽음에 가장 깊이 연루된 사람은 바로 나다.

구하늘 | ‘다정도 병이다’. 착해서 탈이 나는 진짜 부잣집 공주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하늘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준 것이 바로 유수였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그토록 고맙고 소중한 유수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착해서 탈이 나는 하늘이의 다정함이 유수의 비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유수가 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