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가의 말 
<화가 나혜석>은 일찍이 2013년 제1회 한국 여성 극작가 전에 <새벽하늘의 고운 빛을 노래하라>의 제목 으로 참여하였다. 나혜석은 나의 뇌리에, 짧은 전성기와, 그에 비해 길고도 긴 신고(辛苦)의 날들, 또한 그 에 비해 길고도 긴 울림과 남겨진 발자취로 간직되어 있다. 이 작품은, 처음엔 작가로서의 나의 언어로 시 작되어 류근혜 연출의 섬섬옥수와, 작금의 시대 흐름에 동승한 아름다운 음악의 언어로 보완되어 관객들 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었다. 그중 2014년의 성남아트센터 공연은 더할 나위 없는 만족스러운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였고, 성남시 SNS 기자단의 이선영은, 2019년 12월, 성남시 공식 블로그 [성남지식] ‘시 대를 앞선 선각자 화가 나혜석의 불꽃같은 생애’의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시대를 너무 앞서 태어나 불운의 삶을 산 화가 나혜석을 처음 알게 된 건 5년 전 2014년 4월 성남아트센터의 연극 ‘만원 공연’ 을 통해서였다. 배우 김민정 씨가 주인공 나혜석을 열연하였는데, 당차고 화려하던 그녀가 끝내는 초로의 행려병자로 무연고 시신이 되어 신분이 밝혀졌다는 충격적 결말이었고, 그 후 나는 그녀에 관한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구부정한 허리, 허름한 차림새로 추운 겨울 눈 쌓인 고개를 넘으며 쓸쓸히 사라져 간 그녀 모습 이 지금도 어제인 듯 기억이 생생하다.” 
2013년 초연 때의 ‘혜석’역 이란희 또한 뛰어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최지혜 배우에게 무거운 짐이 옮겨 간 듯하다. 지금껏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혜석’역의 행운에 감사하고 싶고, 류근혜연출의 오랜 경륜, 묵직한 역량에의 신뢰를 껴안고 이 가을을 기다리려 한다. 선각자로서의 그녀가 여실히 드러난 그녀의 시귀를 여기 짧게 소개한다. 
이른 새벽 깊이 든 잠에
대체 몇 사람이나 깨어 저 바퀴 구르는 소릴 듣겠소? 
만물이 잠들어 고요한 중에 그는 먼 길 향하고 
일찍 일어나 천천히 걸어가며 새벽하늘의 고운 빛을 노래하고
맑은 공기에 휘파람 불며 미소하리라. 

연출의 말
선각자이자, 예술 혼이 불타는 인간 나혜석! 그녀의 삶을 2022년 가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시대를 앞질러 ‘최초’라는 타이틀이 수식어처럼 따라다닌 그녀의 삶 중 무엇에 관해 관객과 대화를 나눌 것 인가? 현시점에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그 당시 우리 역사 중 가장 비극적인 일제강점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성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존재하고자 했던 신여성의 효시, 그녀의 세계관과 예술에 대한 열정 그리 고 사회적 시선에 의해 박살 나버린 삶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를 조명해 본다. 
이번 공연은 2013년 초연 이후 3번째 무대로 불꽃을 불사르듯 살다간 선각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녀가 남긴 울림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후손들이 전하는 감사의 무대가 되길 소망한다. 

줄거리

새벽하늘의 고운 빛을 노래하라! 

신여성의 대명사로 불리는 화가 나혜석, 
그녀는 ‘서울에서 유화 전시회를 연 최초의 한국여성’을 비롯하여 
조선 여성 최초로 구미 일주 여행 등 많은 부분에서 
조선 ‘최초’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김우영의 4년여 동안의 청혼에 변치 않는 사랑과 
그림 작업을 방해하지 말 것 등의 조건을 걸고 결혼하여
4남매를 낳아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첫 개인전에는 장안의 화제가 될 정도로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왔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떠난 세계여행 도중 파리에서
최린과의 만남으로 이들은 이혼을 하게 된다. 
이혼 후 나혜석은 여성과 남성의 평등함을 주장하며 
‘이혼 고백장’을 발표했지만, 그녀에게 쏟아지는 비난으로
그녀의 삶은 더욱 비참해지고 만다. 

사회구조적 모순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나혜석은 
선각자로서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아픈 몸을 이끌며
300여 점의 그림을 그려 다시 개인전을 연다. 
불꽃같은 여자 나혜석의 두 번째 개인전의 결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