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극 <어니스트>는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를 각색하여 무대화한 공연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SNS가 활성화된 요즘 ‘카페인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카페인은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따온 것인데 SNS에서 타인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며 우울감을 느끼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언제부터 우리는 실존하는 존재로서 자신을 느끼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남들이 보고 싶어 하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 그렇게 꾸며진 또 다른 나의 모습을 SNS에 공유합니다.또 누군가를 소개할 때 그 사람의 본질적인 부분 보다 배경, 소위 말하는 ‘스펙’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기도 합니다.우리는 이런 것들을 사회적인 ‘겉치레’라고 생각했습니다. 연극 속 ‘어니스트(Ernest)’라는 이름은 이런 모든 겉치레를 상징합니다.
존은 그웬덜린이 원하는 이름인 ‘어니스트’가 되기 위해 세례를 받아서 자신의 이름을 ‘어니스트’로 바꾸고자 했으나 결국 그럴 필요가 없었듯이, 타자가 바라는 모습을 갖추려고 애쓰지 않아도 이미 우리 스스로의 내면에는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실존하는 ‘나’가 있다고 믿습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작품에 ‘심각한 사람들을 위한 경박한 희극’이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품의 학문적인 고증보다 연극이 지닌 ‘놀이’와 ‘행동’의 특성에 집중해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니 시대와 의상의 불일치, 마임과 대화, 리얼리즘과 암시를 숨 가쁘게 오가는 진행도 너그러이 받아들여 주시길!
작품의 배경은 19세기 영국이지만, 관객 여러분께서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듣던 어린 시절처럼 등장인물들의 강력한 동기를 지닌 행동을 있는 그대로 즐겨 주시길!
우리 모두 언제나 어린아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극장이 복잡한 학문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단순한 놀이를 위한 공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 연극의 막이 내릴 때 ‘되고자 노력했던 모습보다 더 사랑스러운 본래의 나’를 만나는 선물 같은 순간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줄거리

잭은 시골에서 지녀야 하는 후견인의 의무를 피해 원할 때마다 런던에 가기 위해 '어니스트'라는 이름의 가상의 동생을 만든다. 시골에서는 '잭', 런던에서는 '어니스트'라는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이어가는 잭. '그웬덜린'과 약혼하기 위해 또다시 런던에 방문한 잭은 지난주 앨저넌의 집에 두고 간 지갑에서 '작은 세실리가, 넘치는 애정을 담아, 친애하는 잭 아저씨에게'라고 새겨진 문구가 벌견되면서 실제 이름이 '어니스트'가 아니라 '잭'이라는 사실을 앨저넌에게 들킨다. 앨저넌은 그를 '번버리스트'라고 지칭하는데 도대체 '번버리스트'란 무엇인가?

반면, '어니스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것만 목표인 그웬덜린은 아직 그의 이름이 '어니스트'인 줄 알고 그와 약혼하게 되는데......

잭은 이름의 한계를 이겨내고 그웬덜린과 결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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