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소설 <벗> 소개
988년 북한의 백남룡 작가가 쓴 소설을 세계 최초로 연극화한 작품.
소설은 한 판사가 이혼소송을 청구한 젊은 여성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그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슬픔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결혼생활을 돌아보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1960년대 이후 북한 문학에서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흔적 없이 오롯이 평범한 사람들의 연애, 결혼, 이혼, 육아, 직업 등 일상을 다룬 북한 최초의 작품으로, 체제와 이데올로기의 그늘 밑에 가려져있던 북한사람들의 미시적 삶의 풍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벗>
우리에게는 여전히 너무나 낯선 북한 문학이지만, 이 작품은 2011년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된 이래 남북한 문학을 통틀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록된 바 있고, 이후 2020년 미국에서도 출판되어 미국 매체 <라이브러리 저널>에서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소설은 출판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가정과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각 인물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은 여전히 동시대적으로도 유효한 보편성을 담아내고 있다. 연극을 통해 남북한 사이의 거리감을 좁혀보고자 2017년 발족된 남북연극교류협의회에서 이미 2019년 <벗>의 낭독공연을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 공연은 당시 낭독공연을 보완, 발전시켰다. 

줄거리

성악배우 채순희는 판사 정진우에게 남편 리석춘과의 이혼을 요청한다. 리호남이라는 일곱 살 난 딸을 두었지만, 선반공인 리석춘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견디지 못하고 재판소로 나온 것이다. 이에 진우는 이혼 근거가 필요하다며 돌려보내고, 순희 부부의 사정을 조사차 그들의 집으로 향한다. 비를 맞고 떨고 있는 순희와 석춘의 딸 호남을 발견하고, 본인의 집으로 데려와 재운다. 그 사이 쪽지만 남겨둔 채 출장 간 아내 은옥에게 진우는 괜히 서운하다. 순희와 석춘은 딸을 찾아 황급히 진우의 집으로 달려오고, 진우는 그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한다. 진우의 따듯한 식사대접에도 불구하고, 순희와 석춘은 냉랭하게 집으로 돌아간다. 이에 진우는 자신이 처음 아내 은옥을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순희와 석춘의 마음을 돌려보기로 결심하는데...

캐릭터

채순희 | 북한 예술단의 중음 가수이며, 리석춘의 아내이다. 석춘과 결혼생활의 불만으로 이혼을 신청했다.

리석춘 | 공장의 선반공이며 채순희의 남편이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그의 직업으로 인해 순희와 갈등을 겪고 있다.

정진우 | 순희와 석춘의 이혼 재판을 담당하게 된 판사. 자료만 보고 판결하지 않고 이들의 일상을 경험하며 중재한다.

한은옥 | 판사 정진우의 아내로, 자신의 고향이자 메마른 땅 연수덕의 채소재배 연구에 힘쓰고 있다.

채림 | 순희의 사촌오빠로 도 공업기술위원회 위원장이며, 순희의 남편 석춘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윤희 | 은옥의 친구, 진우와 은옥을 만나게 해준 오작교 같은 인물.

은미 | 순희에게 아낌없는 충고를 해주는 예술단 동무.

기능공 | 석춘의 직장 상관이며, 석춘과 순희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주물공 | 석춘의 직장 동무.

부단장 | 순희가 속해있는 예술단 부단장.

해설 | 모든 사건을 관망하며 펼쳐 보여주는 인물.

리호남 | 순희와 석춘의 딸.

처녀 | 리석춘 집 근처 사택마을 처녀.

연공 | 정진우의 집 2층에 사는 연공.

녀교원(녀인) | 정진우의 집 2층에 사는 연공의 아내이자, 중학교 교원.

동창 | 정진우와 한은옥의 결혼식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