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무엇이 부조리인가?
계급의 부조리: 마담과 하녀, 지배자와 피지배자는 계급이다. 인간의 불평등이야말로 원초적 부조리이다.
언어의 부조리: 언어는 형식일 뿐 실체가 아니다. 이 형식과 실체는 어느 것 하나도 완벽하게 정확한 일치를 이루지 못 한다. 아니, 정확은커녕 자주 심한 불일치와 역설을 드러낸다. 결국 소통은 불가능하다. 역시 언어도 기본적으로 부조리하다.
노력의 무위성: 노력하면 결과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부조리는 계속 부조리일 뿐이다. 역시 세상은 근본적으로 부조리하다. 까뮈는 「시시포스의 신화」를 통해 무위(無爲)하지만 끝없이 노력하는 부조리의 영웅을 제안했다. 마찬가지로 사르트르는 「더러운 손」에서 적극적인 자유의지로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는 용감한 인간형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네의 「하녀들」에 등장하는 하녀들은 용감한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부조리한 삶을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을 칠뿐이다. 현실에서는 결코 불가능한 것이기에 오로지 꿈속에서, 오로지 연극 속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그들의 몸부림은 강렬할수록 더욱 처절하고 슬플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에.

줄거리

솔랑주와 클레르라는 하녀 자매가 등장하여, 자신들을 지배하고 있는 주인 마담에 대해 모반을 꾀한다. 우선 그들은 자신들이 증오하는 마담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마담의 정부인 무슈를 경찰에 고발한다. 하지만 그들이 보낸 익명 편지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따라서 무슈는 곧 석방되고, 하녀들은 모든 일이 탄로 날 위험에 처한다.
그러자 그들은 마담을 독살하기로 하고, 마담이 마실 차에 수면제를 탄 뒤, 슬픔에 가득 차 귀가한 마담에게 무슈의 석방 사실을 숨긴 채 준비했던 차를 권한다. 그러나 앞서 석방된 무슈의 전화를 받은 뒤 클레르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미처 수화기를 제자리에 올려놓지 않았다. 수화기를 발견한 마담의 질문에 그들은 무슈의 석방 사실을 이야기하고 만다. 그러자 기쁨에 넘친 마담은 차에는 입도 대지 않고 무슈를 만나기 위해 외출해 버린다. 
마담 독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고 마담이 외출한 뒤, 하녀들은 또다시 연극을 시작한다. 환상 속에서 마담이 된 클레르(마담 역)는 하녀 클레르 역을 맡은 솔랑주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한다. 그러나 그 차는 앞서 마담을 살해하기 위해 준비했던 차이다. 결국 클레르(마담 역)는 솔랑주(클레르 역)가 가져온 차를 마시고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