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오해]는 분명히 어두운 연극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43년에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포위되고 점령된 나라의 한복판에서 쓰여졌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망명의 색채가
깃들여져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작품이 절망적인 연극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있다. 불행, 그

스스로가 자신을 이겨 나가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그것은 비극형식에 의한 변모이다.
‘비극형식은 불행과 맞부딪쳐 힘차게 발길로 사는 것이어야 한다’고 로렌스는 말한다. [오해]는
현대작품의 줄거리 속에다 숙명이라는 고대의 테마를 다시 다루려고 시도한 것이다. 이 새로운
시도의 성공여부는 관객들이 말해 줄 것이다. 그러나 이 비극이 끝났을 때, 이 연극이 숙명에의
극복을 변호해 주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그릇된 판단이 될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그 반대로
반항의 희곡으로서 성실함의 윤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인식해 주기를 원한다면, 그때는 단지 자기가 누구인가를 솔직히 말해야 할 것이다. 침묵을
지킨다든가 거짓말을 한다든가 하면, 사람은 고독에 빠져 죽게 되고, 주위의 모든 것은 불행의
희생물이 되고 만다. 또 그 반대로 사실을 말한다면 언젠가는 죽게 되는 것이지만, 그러나 죽기에
앞서 타인과 자기자신이 사는 것을 돕게 되는 것이다.
-희곡 [오해] 서문,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체코의 어느 시골 마을, 여관을 운영하는 두 모녀는 어느 날 여관을 방문한 한 부자 신사에게
여느 손님과는 다른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실은 습관적으로 부자 숙박객만 골라서
살인을 저지르고 금품을 탈취해서 생계를 이어오던 두 모녀는, 이상한 불안감에도 결국 남자를
살인하기에 이르는데…

캐릭터

마르타 | 어머니와 함께 여관을 경영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마을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 꿈이다.

마리아 | 따뜻하고 다정하다. 고생을 모르고 자랐다. 남편과 결혼한지 5년차.
남편을 무척 사랑하고 있다. 갑자기 자신을 남겨두고 가족들을 방문한다는 남편이 불안하게 느껴진다.

어머니 | 오랫동안 남편과 딸과 함께 여관을 경영해왔다. 20년전 집 나간 아들이 있다.

| 20년 전 집을 나간 아들. 집이 싫어서 떠났다. 하지만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와 동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고향을 방문한다.

늙은 하인 | 존재감이 없는 것 같지만, 묵묵히 두 모녀의 시중을 든다. 귀가 안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