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극단 실극은 지난 1986년 창립된 이래 매 2~3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007년 9월까지 총8회의 정기공연을 성황리에 무대에 올리며, 직업 배우가 아님에도 생활인으로 구성된 극단으로서의 순수한 열정과 아울러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공연 기획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는 직업 연극인이 아닌 배우와 스탭으로 구성된 극단의 활동이 자칫 기획 및 진행의 미흡함을 가질 수 있는 선입견과는 달리 단원 내부에서 연기와 연출, 기획, 무대장치, 음악, 조명, 미술, 소품, 무대감독, 공연진행 등의 영역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이제 극단 실극의 역사는 만 24세로 청년기로 접어 들었다. 초기 멤버들은 이미 극단의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신규 멤버들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지난 24년 역사의 성과를 기반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자 직장인의 삶의 애환을 되돌아 보고 우리의 삶을 모습을 반추해 보고자 “글렌게리 글렌 로스” 연극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9회 공연으로 올리고자 한다. 특히 8회 공연에선 국내 초연으로 마이클 프레인 원작의 “코펜하겐”(연출 윤우영)을 단원이 직접 번역하여 공연하는 등(이후 코펜하겐은 타 극단에서 수차 리바이벌 공연됨) 외국 작품을 수차에 걸쳐 직접 번역하여 국내에 초연으로 공연함으로써(“환상과 착각”,“빙벽”) 단순히 생활연극에 만족치 않고 일정부분 국내 연극 발전에도 기여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9회 공연으로 올리려는 “글렌게리 글렌 로스” 역시 국내 초연 작품으로 작가 데이비드 마멧은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와 연극 “아메리칸 버팔로” 등의 작가로 우리나라에도 소개된바 있는 현존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 극작가입니다. 이 작품은 1984년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흔히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의 현대판으로 비견되곤 합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상징이라 할만한 세일즈맨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아메리칸 드림을 쫓던 주인공의 비극적 결말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생존경쟁의 비극적 이면을 그려낸 것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한때는 화려했으나 이제는 한물간 부동산 중개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말년에 이르러 생존경쟁에서 도태되어 결국에는 파국적 결말을 맞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자본주의 경쟁 사회의 비극적 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매우 시의적절한 작품이라 생각되어 국내 초연으로 극단 실극에서 공연하고자 합니다.

줄거리

르빈, 모스, 애러노우, 로마는 시카고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중개업자들이다. 로마는 최근 실적을 가장 많이 올리고 있지만 나머지들은 일을 거의 성사 시키지 못해 곤경에 빠져 있다. 또 본부에서 그들에게 주는 매물 리스트도 가치없고 쓸모없는 매물만 주어진다. 그들 모두는 새로운 명단인 글렌게리 리스트를 받기를 희망하나 사무실장인 윌리엄슨은 그들의 소망을 일축하고 만약 이번에도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 해고시킨다는 본부의 방침을 전한다.

특히 르빈은 왕년에는 글렌로스 농장을 멋지게 팔아치워 상품으로 자동차를 타기도 했으나 요즘은 계속 실패만 거듭하고 있으며 게다가 딸아이의 병원비 부담 때문에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태이다. 해서 르빈은 윌리엄슨에게 자신이 단지 슬럼프에 빠져 있을 뿐이므로 도와달라고 말하고 새 리스트를 뇌물로 인수하려 했으나 윌리엄슨이 선불을 요구하여 그러한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한편, 낡은 리스트로 상담을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에 모스는 애러노우에게 자신들을 마구 취급하는 판매본부에 복수도 하고 돈도 벌기위해 글렌게리 리스트를 훔쳐내자고 제의하자 애러노우는 거절한다. 그날 밤 로마는 보기좋게 글렌게리 하이랜드라는 쓸모없는 땅을 팔고 수표와 계약서를 사무실에 넘기고 퇴근하나, 그 다음날 아침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다는 것을 알고 아연 실색한다. 결국 사무실에 있던 매물 리스트를 도둑 맞은 것으로 밝혀져서 경찰이 사무실로 들이 닥치고 한사람씩 심문을 받게 되는데 범인은 뜻밖의 일로 밝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