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우리의 결혼은 진정… 안녕한 걸까?
(결혼을 앞둔 사람에겐 미리...애써... 권하고 싶진 않은 연극 <디너>)
결혼에 대한….
안도감과 불편함을 동시에 안겨 줄 연극 <디너>

결혼 12년 차 부부이며, 오랜 친구들인 게이브와 카렌, 탐과 베스 커플의 결혼생활을 현재와 과거 그리고 다시 현재의 이야기로 대비시키며 결혼에 대한 환상을 여지 없이 현실의 바닥끝까지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냉정한 연극이다. 혹은 어쩔 수 없이 환상은 깨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를 더욱 깊숙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치유의 연극이기도 하다.

관객은 이 연극을 보는 내내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실제 결혼 생활 혹은 미래의 결혼 생활을 끄집어 내고, 상상해 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비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연극 <디너 Dinner with Friends>는 제목 그대로 ‘친구들과의 저녁식사’ 와중에 오가는 우리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친구처럼 친근하고, 저녁식사처럼 마음 편하게 너무나 당연하게 와 닿는 그들의 대화들. 하지만 그 대화의 주제, 즉 사랑과 신뢰의 균열에서 오는 솔직한 고백들은 결코 우리를 친근하거나 마음 편하게만 놔두지는 않는다. 연극은 12년 전 탐과 베스가 처음 만났던 풋풋하고 설렜던 그 순간, 그 둘 사이를 이어주었던 게이브와 카렌의 그 순간을 보여줌으로써 보다 더 명확히 사랑과 욕망의 변화와 결단 혹은 타협과 극복의 순간을 가감 없이 펼쳐 놓고 있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지만, 사실은 개인과 개인의 결합, 즉 합쳐진 둘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에 부딪힌 그들이 어떻게 그 벽을 부수거나 받아들여 가는지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우리 부부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으로 ‘우리 부부도 저렇게 될 수 있구나’라는 불안감으로 관객의 심리를 쥐락펴락할 것이다.

줄거리

게이브와 캐런, 톰과 베스는 결혼 12년차 부부이며 오랜 친구들이다. 서로의 결혼 생활 내내 가족처럼 모든 것을 공유하며 함께 늙어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던 그들의 평온한 일상은 톰과 베스의 결혼이 순식간에 파경에 이름으로써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개인의 열정은 약속을 지키는 것보다 소중한가?” “함께한 12년이란 세월은 정녕 의미가 없는 것인가?” “우리의 결혼생활은 과연 믿음처럼 괜찮은 건가?” 친구들의 이혼을 지켜보며 자신들의 생활을 반추하던 또 하나의 커플(게이브와 캐런)의 이런 질문들 속에 시간은 12년 전, 그들이 아직 젊고, 아름답고, 사랑에 정열적으로 빠져 있던 시절로 돌아간다. 과거 속의 시간이 싱싱하게 빛날수록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그 시간의 유한함에 가슴이 아프다. 우리가 현재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이 과연 미래에도 진실일 수 있을까? 그러나 게이브와 캐런은 그 모든 것들이 사라져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들 속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