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품개요

[타인의 눈]은 찰스(남편 역)의 사무실을 배경으로 그의 아내 벨린다 그리고 그녀를 감시하는 사립탐정 줄리안 세 등장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메마른 부부 생활의 갈등이며 그들 사이의 갈등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해가는 게 초첨이자 핵심이다. 또한 [타인의 눈]은 각 인물의 성격과 개성을 잘 포착해내고 있다. 그럼 작품에서 부부생활의 갈등이란 무엇일까? 많은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부부는 권태기라 할 수 있는 상태에 빠져있다. 서로간의 무미건조한 대화만 오가며 진정한 소통과 이해를 상실한 채 말이다. 바로 서로 자신만의 의견, 방식만을 강요하는, 존중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서로 다른 성격이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면, 문제의 해결은 어디에 있을까?

줄리안 [사립탐정]이 벨린다에게 했던 것처럼 '타인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꼈을 때의 감정, 아마도 존재의 이유이자 기쁨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여기서는 '타인의 눈'은 상대에 대한 '관심의 눈'으로 바뀐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줄리안은 베린다에게 '찰스와 말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것은 대화가 진정한 소통에 방해가 되기에, 오해만을 만들기에, 자신만의 바벨탑만을 쌓아올리는 일밖에 되지 않기에 말이다. 극중 줄리안은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진정한 소통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작품의도

- 대화는 의사표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대화들을 통해 우리들의 생각이 얼마나 올바르게 전달되어질까? 현제의 우리들은 수 많은 오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이 서로의 진심에 더 귀 기울인 다면 우리들의 관계는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줄거리

런던 한복판의 일류 회계사 촬스는 안정된 40대의 완고한 우월감과 속물근성으로 가득 차 있다. 20살 연하의 웨이트리스출신의 아내가 3개월 전부터 아침에 뜨는 해를 보고 싶다고 아침 6시에 외출하니까 정부가 생겼다고 믿고 탐정사무실에 아내을 감시해 줄 것을 의뢰한다. 특권의식 속에서 편하게 살고 있는 촬스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마음의 진실한 접촉을 잊은지 오래다. 또 결혼을 통해서 벨린다를 확보한 안정감으로 그녀의 장점을 잊고 어린 아내의 철부지한 행동에 비판의 시선을 그치지 않는다. 그는 비즈니스만 남은 무미건조한 인간으로 바뀌어버렸다. 정신적으로 동맥경화에 걸렸다고나 할까. 촬스의 지적인 세계에 공감해서 결혼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게된 그녀는 상류층의 위선과 속물근성에 회의를 느낀다. 가정은 학교처럼 되어 버렸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저해받지 않은 순수하고 나이브한 생활 감정을 비판하는 촬스의 시선아래 그녀의 사랑은 서서히 퇴색해 간다. 벨린다는 런던거리를 외롭게 방황한다. 3주간 그녀를 감시한 객관적인 눈(타인의 눈)에 비친 벨린다는 역시 아름답다. 공원에서 반나절이나 오리에게 도토리를 던져주고 있는 무료한 젊은 여인 하루에 같은 영화를 4시간 보고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야 함에도 일부러 드러내고... 탐정인 줄도 모르고 낯선 시선이 관심을 가져 주는데 말없이 동조하며 미행을 확인하고... 박물관에 가면 탐정도 가고 영화가 재미없으면 고개를 흔들고 딴 영화를 보러가고... 냉철한 탐정의 가슴에 또 한번 진한 파문을 일으키는 젊은 아내 벨린다의 순수함. 남의 가정을 갈라놓기만 했던 타고난 매저키스트인 탐정 줄리안은 자신도 사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자신의 일방적인 사랑을 누르고 이들의 재결합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