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단 춘추 ‘101번째’ 정기공연 : 연극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

역사를 현재의 거울이라 했다.
결국 역사 속에는 현재의 우리가 있고 현재의 사회가 있다.
그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 허영심이 많은 사람, 소심한 사람, 수다쟁이, 모두 분명 그 사회 속에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사회는 역사가 된다.
지금 이 시대에는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전쟁이든 보이지 않는 전쟁이든...
그렇게 사회는 이어지고 역사는 기록된다. 하지만 기록은 그 전쟁의 승자에 의해 기록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된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새로운 의문과 새로운 설들이 지금도 역사학자들에 의해 제기 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백제의 마지막에 대한 기록이다.
이 작품은 그 새로운 설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개성적인 인물들을 넣어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흐를 수 있는 역사극을 코미디의 형식으로 재밌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개성적인 인물들은 현재뿐 아니라 과거 그 어느 시대에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 사람의 삶을 옆에서 격어보지 않고 단지 몇 줄 기록된 것만으로 정형화하는 것도 어리석은 것이다.
그런 상상으로 만들어낸 연극이 바로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이다.
결국 인간은 언젠가 모래가 되어 사라진다.
이 세상에 태어나 100년도 못 돼 모두가 모래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다.
이 모두가 역사를 소재로 현재의 모습을 좀 더 가깝게 그려보려는 의도이다.
자칫 거짓일 수도 있는 그 한 줄의 기록 때문에 되풀이되는 전쟁은 어쩌면 너무나 허무한 일이다
연극<모래가 되어 사라지고.>에는 방송에서 관록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탤런트 김호영을 비롯해 연극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동 중인 연극배우 김영, 이정성, 그리고 대학로에서 한창 뜨거운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젊은 배우 이창익, 김종대, 윤석호가 출연한다.
또한, 연극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연극계와 함께 성장해 오며 연극을 위해 힘쓴 극단‘춘추’ 의 101번째 정기작품이다.
대한민국 연극계의 ‘정통’과 신구조화가 만들어내는 진중한 웃음과 감동. 가슴속까지 파고들 진한 울림!
31년 전통의 극단 ‘춘추’가 기획, 제작하는 연극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는 거창국제 연극제 공식 초청작품으로 초청 되어 8월 6일 ~ 8월 7일까지 거창국제연극제 공연장인 거창 태양극장(구 위천극장)에서 공연되었으며 대학로에서는 9월 11일 ~ 9월 19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역사는 승리자에 의해 기록된다.

연극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는 우리가 알지 못 하는 지나간 역사, 그 역사 속에서 진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정복자에 의해 기록된 문서만으로 진실이라고 믿어야하는 거짓과 진실의 종이 한 장 차이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다.
더 나아가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소심한 사람, 허풍장이, 겁쟁이, 단순한 사람 등등 세상 어디나 있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백제 멸망의 이야기가 있는 황산벌 전투.
그 속에서 찾아내는 인간의 욕망으로 벌어진 전쟁, 그리고 그 전쟁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들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희로애락과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코미디로 쉽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역사라는 것과 그 속에 들어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극단 춘추의 관록의 노장 문고헌 연출과 젊은 신인 신은수 작가가 위트가 넘치는 사람 사는 이야기로 완성시킨 연극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
이 한편의 연극은 스치며 지나치는 수많은 이들, 그 누군가의 밝은 미소 뒤에 숨겨있는 삶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진솔하게 보여 줄 것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역사란 언제나 사실만을 기록한다고 하지만 그 시대, 그 상황에 따라 달라 질수도 있다.
누가 정복자가 되느냐에 따라 역모를 한 반역자가 될 수도 새로운 시대를 연 성군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세세한 이야기들은 정복자에 의해 미화 될 수도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의 상황까지 정확하게 사실대로 기록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시각에서 역사를 보아야 하는가?
사람마다 많은 시각차를 느낄 수밖에 없다. 같은 사건을 가지고도 기록하는 자의 성격에 따라 사실이 허구 일수 있고 생각지 못한 것들이 진실이 될 수도 있다.

줄거리

황산벌, 계백 진영의 막사 안.
한 병사 (병사2)가 나물을 다듬고 있다. 밖에는 강한 모래바람이 불고 있다. 또 다른 병사 (병사1)가 들어오고, 모래가 눈에 들어가 고생을 한다. 제갈이 등장을 하고 병사1은 병사2를 통해 제갈의 신비한 도술 능력에 대해 듣게 된다. 상영과 계백은 막사로 오게 되고 계백은 자꾸만 심리적으로 상영에게 밀리는 분위기다. 상영은 병사1을 통해 더욱 부풀어진 제갈의 도술 능력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고 제갈을 경애하게 된다. 막사 안에서 만나게 된 제갈과 계백. 계백은 제갈에게 도술 능력에 대한 소문에 대해 물어보고 제갈은 잘못된 헛소문이라 이야기 해준다. 그들은 어릴 적 추억인 기벌포에서 보았던 황금 잉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잠깐 잠이 든 사이 계백은 꿈에서 황금 잉어를 보게 된다. 밖에서 북이 울리고, 병사1은 개를 잡았는데 병사들의 눈이 있어서 잠깐 이곳에 두었다 잡아먹자는 이야기를 하고 계백과 제갈은 잠깐 자리를 비킨다. 모두가 없는 사이 막사 안에 잡혀온 관창이 들어오게 되고, 병사2는 관창을 개를 놓친 젊은 병사로 오해하고 같이 놓친 개를 잡으러 나간다. 이후, 모두와 마주하게 된 관창, 관창이 정체를 말하자 막사 안은 순간 아수라장이 된다. 

바둑을 두는 계백, 제갈, 한쪽에 묶인 채로 관창은 졸고 있다. 계백은 관창을 풀어 주고. 제갈은 계백의 황금잉어 꿈에 대해 해몽을 하고 그 사이 관창이 일어나 해몽이 잘 못 됐다며 참견을 한다. 점점 제갈이 무시되는 분위기에서 병사1이 등장하고, 제갈 이 당나라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자 관창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제갈의 말을 무조건 믿는다. 관창을 보내 주지만 밖의 강한 모래 바람 때문에 갈 수가 없다.
관창은 자신과 같은 옷차림의 화랑에 대해 묻고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한다. “다른 진영 장수중에 성질이 나쁜 놈이 있다”며 둘러대는 계백. 관창은 자신도 알고 있다며 신라에서도 유명하다 말해 계백은 유쾌하게 웃는다. 처자식을 배고 온 짐승 같은 놈이라는 관창의 말에 모두 충격을 받고 관창은 그자의 이름을 말한다. “계백”일고 말하는 순간 또 한 번 아수라장이 된다. 계백은 광분하고 병사들에게 해명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관창은 제갈을 통해 처자식 몰살 등의 이야기가 모두 거짓말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때 상영이 제갈을 만나기 위해 오고 소동이 일어난다.

병사2가 나물을 다듬고 한 쪽에는 제갈이 자고 있다. 관창이 타고 간 제갈의 백마를 찾다 온 병사1, 관창을 원망하는 중에 관창이 온다. 관창은 그 백마를 타고 다시 왔다. 그때 말이 풀려 도망을 가고 병사1은 말을 잡으러 뛰어 나간다. 계백이 등장하고 관창은 신라에서 들은 삼천 궁녀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도 거짓말이다. 철수 명령으로 기분이 좋지 않은 계백. 병사1과 오해가 생겨 병사1을 때리게 되고, 관창은 들었던 것들이 거짓말임을 말하는 바람에 신라에서 쫓겨났다. 관창을 통해 신라에서 들리는 백제에 대한 거짓 소문들을 듣게 되고 계백은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은 사람들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무시한다.
제갈은 말한다
“백년 후에는 믿겠죠. 다 죽습니다. 여기 진짜를 아는 사람... 기록은 정복자가 합니다.”
계백은 백제의 승리를 자신한다. 관창에게서 우연히 기벌포에 당나라 병사 1만이 탄 배가 온다는 정보를 듣게 된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계백은 철수를 하지 않고 기벌포로 병사들을 몰고 간다.
하지만 병사들의 속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기벌포에 둘만 살아남은 제갈과 관창은 기벌포에서 왜나라로 가는 배를 기다린다. 관창이 1만이라 말한 당나라의 병사는 100만이었다. 백제는 멸망했다. 그곳에서 제갈은 계백과의 옛 일들을 떠올리고 죽어서 둥둥 떠다니는 백년을 산다는 황금잉어를 발견한다. 왜나라로 가는 배가 도착하고 관창은 말한다.
“왜나라 가면 대접받고 삽니까?”
제갈은 조용히 말한다.
“받고 살아봤자... 백년도 안 돼.”
제갈의 말과 함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