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출의도  
‘그류? 그류!’는 루이기 피란델로의 ‘It is so, if you think it is'''' 를
1972년 충청도의 한 마을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작품이다.
충청도를 선택한 이유는, 충청도 사투리 특유의 ’에둘러 말하기‘,’엇박자 유머‘,’능청 떨기 ‘,
’무관심 속의 지대한 관심‘,’한 호흡 늦추기‘,’징그러운 집요함‘ 등이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데 적절한 언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류? 그류!’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복잡 미묘한 사연을 지닌
한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다.
마을 사람들이 그 가족의 모순된 사연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통해 ‘진실’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 주제를 ‘우모리스모 (희비극)’적 정서, 즉 ‘통찰력 있는 유머’로 경쾌하게 풀어낸다.
한 가지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흑백의 논리로 여론이 분열되어,
급기야는 심각한 사회불안 현상을 야기하고 마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류? 그류!’를 통해 은유적으로 그려보고자 한다.
말 그대로 ‘그류? 그류!’(It is so, if you think it is) 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미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중 장모와 사위는 서로 모순되고 상대적으로 비논리적인 주장을 하지만,
그들은 놀랍게도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사랑하고 배려하는 관계이다.
그건 사실, 모순을 그들이 전적으로 받아들인 데서 오는 합리적 관계이자 행복이다.
그러나 그들 가족의 관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추리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과 직접 관계가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혼돈과 분열 속에서 광분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성과 실증, 논리 따위를 동원해 그 모순을 풀려 한다.
허나 만일 그 시도가 성공했다면, 모순을 안은 채 평화를 유지하던 그 가족의 관계는
파괴되고 말 것이다.

줄거리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태풍 ‘올가’가 동해안 일대를 휩쓸어 수많은 이재민을 낸
1970년으로부터 2년이 지난,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전 국민이 피곤한 눈을 떠야 했던 1972년 7월 중순. 충청남도의 한 마을(대추리)이
초여름 뙤약볕보다 더 뜨겁게 들썩인다.
이유는 얼마 전 마을로 이사 온 한 가족 때문.
사연인 즉, 그 가족의 사위가 장모만 따로 방을 얻어 들어앉혀 놓고,
아내는 집에 가둬 놓은 채 모녀가 서로 자유롭게 만나지도 못하게 한다는 것.
분개한 마을 사람들에게 장모는, 태풍으로 많은 가족을 잃은 사위의 상처 때문이라며 양해를 구한다.
허나 사위는,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장모가 충격으로 미쳐서
자신의 두 번째 아내를 딸로 착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해를 구한다.
이 모순된 사연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마을 사람 들은 광분하나, 사건은 갈수록 미궁에 빠진다.
결국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딸(두 번째 아내)이 마을 사람들 앞에 불려 나타나지만,
그녀는 ‘뜻대로 생각하세요.’라는 답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난다.

캐릭터

찬호 | 미연의 외삼촌. 소설가. 서울에서 고향 마을인 대추리 누나 집으로 잠시 쉬러 내려옴. ?????????시종 중립적인 입장에서 영진 가족의 사연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애씀.

이장 | 미연의 아버지. 과수원 운영. 대추리 마을 이장이라는 자긍심이 대단. 저돌적이나, 판단력이나 이성적 능력은 다소 떨어짐.

이장댁 | 미연의 엄마.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미연 슈퍼를 운영. 부지런하고 똑부러지 는 성격. 이장인 남편과 초등학교 선생인 딸 미연이 자랑!

미연 | 대추초등학교 선생님. 집안의 자랑이자 대추리의 자랑. 똑똑하고 명랑하며, 논리적으 로도 명쾌! 허나 남을 배려하는 안목은 살짝 ~.

황씨 | 선희네의 남편. 마을신문을 만드는 대추리의 소식통! 호기심 많고, 변죽이 좋으며, 곧 잘 흥분하는 성격. 대추리의 약방의 감초!

선희네 | 황씨의 아내. 대추리마을 부녀회회장. 주책없고 사사건건 끼어들고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 황씨와는 늘 티격태격!

학수할머니 | 등장인물 중 최연장자. 나이 탓인지 이성적 사리분별력이 떨어짐. 분위기 파 악 안 됨. 인정 많고 겁도 많고.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

강영진 | 배씨부인의 사위. 내산면사무소 서기로 근무. 2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전처의 장모인 배씨부인을 끝까지 모시려 함. 강직하고 성실한 사람.

배씨부인 | 강영진의 장모. 2년 전 태풍으로 많은 가족을 잃고 심한 충격을 받은 사위를 위해, 딸과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아픔을 감내하며 살아감. 감성적이며, 여리고, 배려심이 풍부!

숙희(명자) | 배씨부인의 친딸(명자)이자, 강영진의 두 번째 아내(숙희)인 인물. 진실의 열쇠 를 쥐고 있는 여인!

면장 | 대추리가 속해 있는 내산면의 면장. 극 후반부에 혼란에 빠진 대추리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 면장으로서의 권위를 유지하려 애쓰나, 명쾌한 해결 능력은, 글쎄 ~.

양주사 | 내산면사무소의 주사로 근무. 면장의 명령으로,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강영 진이 전에 살던 마을로 출장을 갔다 옴. 책임감이 투철한 인물! 허나 그가 알아온 내용은,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