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회적 불안의 전조가 되는 도덕적 혼란,
그리고 인간성에 관한 연극 <모토타운(Motor town)>


<모토타운>은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구상되어졌지만, 4일 만에 쓰여진 작품이다. 집필이 시작된 그 첫날은 2005년 7월 6일로 런던이 2012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환희의 순간이었고, 집필 둘째 날인 7일은 런던 중심부의 지하철과 버스에서 폭탄테러사건이 발생한 공포의 순간이었다. 다시 말해 이 작품은 그 혼돈의 순간에서 태어난 것이다.
이라크 전쟁에 파병되었다가 돌아온 대니에게, 자신의 나라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나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옛 여자 친구로부터 굴욕감과 거부를 직면한 것을 시작으로, 대니는 이라크에서 겪은 그것과는 또 다른 자신만의 전쟁을 겪게 된다.
게오르그 뷔히너(Georg Buchner)의 <보이체크 (Woyzeck)>와,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의 1976년도 영화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에서 영향을 받은 <모토타운>... 혼돈스럽고, 복잡하고, 강력하고, 자극적이라는 단어들로 설명 되어 질 수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 사이먼 스티븐은 불안하고, 도덕적으로 위험한 우리 사회를 그리고 있다. 

연출의도

난 전쟁을 탓하지 않아.
전쟁은 괜찮았어. 전쟁이 그리워.
문제는, 여기 다시 돌아왔다는 거야.


<모토타운>은 도발적이고, 충동적이고, 폭력적이다. 때문에 관객에게 불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 아니, 그렇게 의도 되어 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또한, 폭력, 마약, 섹스, 범죄 등 언급되는 많은 요소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작품 자체와 인물들에 깊게 베여있는 문화적 색감은 우리 관객으로 하여금 이질감을 배가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정서는 우리에게도 진실이다.
이 작품은 본질적으로 이라크 전쟁에 관한 것도, 정치적 행방에 관한 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소품일 뿐이다.
사회적 불안의 전조가 되는 도덕적 혼란, 즉 인간성에 관한 연극 인 것이다.
때문에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언어와 이미지의 극단성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그것을 무시하거나 피할 수 없게 되어야 하며, 이는 곧 이러한 도덕적 기준에 대한 질문에 정직하고 진실한 자세로 접근할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작가는 대본 첫 장에 이렇게 명시한다. ‘이 연극은 될 수 있는 한 최소한의 무대장치로 공연 되어 져야 한다.’ 이는 연극이 가장 인간적인 예술의 한 형태라는 신념에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신념은 연극이 근본적으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빈 무대에서, 극장의 골격 또한 포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가 배역이 되고, 다시 배우가 배역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숨기지 않는, 즉 가장 기본적인 연극요소를 전제로 한 공연의 형성을 통해 인간성이라는 주제에 접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닌 연극이며 본질적으로 은유라는 것을 자각을 통해, 작품을 능동적으로 대면하도록, 그리고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본질을 전달하는 길일 것이다.

줄거리

이라크 전쟁 파병에서 돌아온 대니(Danny)에게 자신의 나라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나라로 느껴지지 않는다.
형 리(Lee)의 만류에도 찾아간 옛 여자친구, 말리(Marley)로부터 굴욕감과 함께 거부를 직면한 것을 시작으로 대니(Danny)는 이라크에서 겪은 그것과는 또 다른 자신만의 전쟁을 겪게 된다.
현실과 타협하며 광적으로 유행을 따르는 톰(Tom).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궤변을 늘어놓는 폴(Paul)과 그와 함께 지내는 소녀, 제이드(Jade).
그리고 고상함의 가면으로 가장된 헬렌(Helen)과 저스틴(Justin).
절망과 분노를 극단적 결과로 던져버린 대니(Danny)는 결국 유일한 안식처인 형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