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뮤지컬 <듀엣>은 오스카상 수상경력의 저명하고 이성적인 작곡가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도대체 자신도 경험도 없는 남자 버논과, 항상 사랑에 상처받고 남자에게 버림받지만 불치의 로맨티스트로 사랑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풋내기 작사가 소냐가 사랑을 일구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메디 뮤지컬이다.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사람이 일구어가는 좌충우돌식 사랑은 닐 사이먼 특유의 위트있고 현실적인 대사와 함께, <코러스 라인>의 작곡가 마빈 햄리쉬(Marvin Hamlisch), 작사가 캐롤 베이어 세이거(Carole Bayer Sager)의 기막힌 호흡으로 일구어진 귀에 꽂히는 음악으로 생명력을 얻어, 로맨틱 뮤지컬의 교과서 같은 작품으로 명성을 떨쳤다.
1979년 2월 11일 브로드웨이 Imperial Theatre에서 막 올려진 후 토니상에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아깝게도 가 그해의 토니상을 휩쓸게 되었고, <듀엣>은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그러나 관객들은 반응은 사뭇 달랐다. 관객들은 이 작고 아담하지만 탄탄한 극본과 음악이살아있는 작품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듀엣>은 2년 동안 1,082회나 공연한 성공작이 되었으며 미국과 런던, 양대 뮤지컬 시장에서 이름을 떨친 작품으로 거듭났고 현재도 각 국에서 지속적으로 리바이벌 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0년 정식으로 저작권을 획득하여 남경주, 최정원 주연으로 공연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콤비 두사람과 남녀 각각 4명(남자: 성기윤, 이건명, 이동근, 김세우/ 여자 : 김영주, 박준면, 김은영, 나성아)의 탄탄한 주조연급 배우들이 분신으로 열연한 이 작품은 공연 기간내내 좀처럼 채우기 힘든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700석을 연일 가득 메우며 연인을 위한 최고의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신시뮤지컬극장에서 6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듀엣>에는 한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초연에 이어 다시 소냐로 분하며, 연기잘하는 뮤지컬 배우 1순위로 꼽히는 성기윤이 남경주의 바톤을 이어 주인공 버논으로 출연. 초연의 인기몰이를 재현할 예정이다.이 두 걸출한 배우가 모여 만들어낼 새로운 <듀엣>은, 우리 주변에 있을 듯한 인물의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따뜻한 모습을 발견하고 재치넘치는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닐 사이먼 특유의 섬세한 각본을, 초연보다 더욱 예리한 감각으로 현실감 있게 재현해 낼 것이다. 또한 뮤지컬 와 <맘마미아!>등 한국의 대표적인 뮤지컬들을 일구어낸 마이더스의 손 한진섭 연출의 섬세한 감각이 더해져 <듀엣>은 올 가을 대학로에 자리잡은 공연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희극작가 닐 사이먼 특유의 섬세한 문체가 돋보이는 수작(秀作) <듀엣>
<듀엣>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매우 성공적인 작곡가가 새로운 작사가와 만나고 그들은 처음엔 서로를 싫어하지만, 결국엔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과도 같은 줄거리. 그렇지만 이 단순한 스토리에 갖힌 인물의 개성을 한 가득 끌어내어 관객 자신이 그 인물로 하여금 자신을 반추하게끔 만들며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은 이 작품이 닐 사이먼의 손끝에서 탄생된 작품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닐 사이먼의 다양한 작품들은 지금도 대학로 뿐 아니라 전 세계 연극과 영화, 뮤지컬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다. 그만큼 닐 사이먼의 작품에는 시대와 장소, 관객의 취향을 초월하여 보편성과 대중성을 지닌 특별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작품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겉 모습이 완벽하든지 또 그렇지 않든지, 그의 인물들은 항상 실수하고 괴로워하고 가끔은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진짜 인간의 휴머니티를 내품고 있기 때문이며, 그의 작품의 전개방향이 항상 사람과 사람의 인간관계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들의 평범한 삶과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듀엣>또한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저명하고 이기적인 버논의 모습 속에서도 여자를 두려워하고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에 두려움을 갖는 소시민적이며 허술한 인간적 모습을 보여준다. 또 항상 덤벙대고 바보같을 정도로 실수하며, 남자에게 이용당하는 소냐의 모습을 보면서 자상한 충고와 보살핌을 주고싶게 만드는 인간적 연민을 관객들에게 유도해낸다. 거기에 자칫 설명위주의 지루해질 수 있는 두 사람의 관계에 닐 사이먼의 재치가 돋보이는 특이한 구성을 가미하여 독특하고 짜임새 있는 뮤지컬을 완성해 낸 것이다.
소냐와 버논 이외에도 각각 3명의 남, 녀 코러스들이 그들의 분신으로 나와, 때로는 풍부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드는데, 때로는 소냐와 버논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데 적절한 간섭을 하며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어낸다. 또한 극이 진행되는 내내 무대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소냐와 버논의 갈등을 이끌어가는데 중심 축 역할을 하는 소냐의 옛 남자 레옹의 캐릭터는 관객들로부터 극 전개 내내 끊임없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웃음을 선사하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 이 모두 닐 사이먼의 코메디에서나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그만의 천재적인 웃음 코드이다.

아름다운 선율을 지닌 보석 같은 <듀엣>의 음악
닐 사이먼의 재치와 유머가 가득한 극본 외에도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듀엣>의 음악. <듀엣>의 음악은 다양한 코드 속에서 견고하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극본을 훌륭하게 받쳐주고 있다. 때로는 <듀엣>의 음악은 오히려 닐 사이먼의 대본보다 더욱 훌륭하다고 평가될 정도이며 <코러스 라인>의 음악으로 이름을 얻은 마빈 햄리쉬의 그 어떤 작품들 보다 훌륭한 음악으로 인정받고 있다. 업템포의 타이틀곡인 “Workin’ it out”과 같은 타이틀곡은 디스코 풍의 매력적인 노래. 이와 같은 흥겨운 템포와 “fallin’ ” ”If He really Knew Me” ”Just for Tonight” 그리고 “I Still Believe in Love”와 같은 발라드의 부드러운 정서를 지닌 아름다운 노래들이 가득하여 함께 조화를 이루며 작품을 빛나게 한다. 70년대 만들어진 곡이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아름다운 음악은 10인조가 넘는 연주에서 비롯된 바이올린, 첼로, 하프 등 클래식한 악기와 트럼펫, 드럼, 기타 등 팝적인 악기가 만나 펼치는 팝과 클래식의 묘하고 풍성한 균형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소규모의 작품이지만 음악적인 풍성함에 중점을 둔 것은 인물 중심의 구성에서 각 인물들의 정서를 풍부하게 대변하여 관객들에게 이입시키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뮤지컬의 감각적인 연출가 한진섭의 또다른 야심작
뮤지컬 <듀엣>은 2000년 정식으로 공연되기 이전에도 한국에서 여러 번 번안되거나 해적판으로 공연된 바 있다. 이는 그만큼 이 작품이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작품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사실. 2006년 신시뮤지컬극장에서 공연되는 <듀엣>의 수장은 뮤지컬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가 한진섭.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서 연출 한진섭은 “전형적인 뮤지컬 곡을 답습하지 않는 쉽고 익숙하지만 다양한 멜로디들이 그 첫 번째 이유고, 로맨틱 코메디의 정석을 보여주는 닐 사이먼의 천재적인 필력이 코믹하면서도 사랑의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기 때문” 이라고 평하였다. “닐 사이먼의 코메디에는 우리가 필히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부분이 살아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가치가 있고 연출적인 측면에서 그 캐릭터들을 작가의 의도대로 살리는 것이 작품에 도전해 볼만한 가치”라는 것이다.
지난 2000년 토월극장 무대에서는 다양한 무대전환을 통해 무대변화를 주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인테리어 기법에서 힌트를 얻은 깜짝 아이디어들을 통해 무대 변화를 꾀하고 인물의 캐릭터를 살려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하여 닐 사이먼 <듀엣>의 원래 취지를 살릴 예정. 한진섭의 섬세한 터치로 2006년 가을을 빛낼 기대작으로 거듭날 뮤지컬 <듀엣>에는 음악감독으로는 박칼린이 안무로는 배우와 안무가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황현정이 가세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줄거리

Act 1
오스카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인기작곡가 버몬은 피아노 앞에 앉아 곡을 만들고 있는 도중, 특이한 옷차림의 소냐의 방문을 받게 된다. 늘 영화나 연극의 무대의상을 입고 다니는 소냐는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연속 8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곡의 작곡가인 버몬에게 자신이 작사한 것을 들고 찾아온 것이다. 그녀가 도착하기 전 그녀가 작사한 곡을 만들었다며 들려주는 버몬. 다 듣고 난 소냐는 음악에 비해 자신의 노랫말이 형편없다며 울어버리고 버몬은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Act 2
함께 만나기로 약속한 소냐와 버몬, 그러나 약속시간이 하루하고도 30분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소냐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버몬은 소냐가 나타나 전에 이미 헤어졌다고 말했던 남자 레옹과 다시 헤어지는 바람에 어제는 올 수 없었다는 말에 어이없어하고 그녀로부터 그 후 다시 합쳤다는 말을 듣는다.

Act 3
화내기에도 지쳐버린 버몬이 일을 시작하려 하는데 소냐는 선생님에 대해 알고 싶다고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분위기 있는 곳에서의 식사를 제안한다. 어렵사리 정한 식사약속에 몇 시간 늦게 나타난 소냐는 레옹과 심하게 싸워 그가 반쯤 미치는 바람에 혼자 두고 올 수 없었다고 변명을 하고 화가 난 버몬은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린다.

Act 4
집으로 찾아온 버몬에게 그녀는 대학 1학년 때부터 사귀어온 레옹과 6개월 동안 계속 헤어지려 했던 이야기를 하며 그의 얘기도 듣고 싶어 한다. 친구 별장으로 일출을 보러 가자는 갑작스런 버몬의 제안에 여행을 떠난 두 사람은 길을 잘못 들어서게 되고 급기야 차까지 고장이 나는데……. 서로 옥신각신하는 것에 지친 둘은 겨우 별장으로 들어가지만 그들이 들어간 곳은 친구의 별장이 아니고…….

Act 5
이른 새벽 소냐는 새 여자 친구와 싸우고 집으로 찾아온 레옹에게 집을 빌려줬다며 버몬의 집으로 짐을 들고 나타난다. 소냐는 나머지 짐을 가지러 간 뒤, 버몬은 오늘 밤 결혼하자고 말하려 했다며 혼자서 중얼거린다. 하지만 새벽 2시에 걸려온 레옹의 전화를 받은 소냐는 버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애인이 헤어지자고 해서 레옹이 약을 한통이나 먹었다며 곧바로 뛰쳐나가는데…….

Act 6
스튜디오 녹음실 예약시간은 거의 끝나 가는데 연락은 없고 화가 난 버몬은 뒤늦게 나타난 소냐에게 다시는 레옹의 전화를 받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한다. 두 사람이 함께 사는걸 후회하는 것 같다는 버몬의 말에 소냐는 헤어지자고 하고 둘은 마지막 녹음을 남긴다. 이별기념이 되어버린 'I Still Believe In Love'라는 노래가 히트를 하고 소냐는 독집 앨범을 만들며 각자 성공을 거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