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내일, 그리고 희망에 대한 절대 긍정! <야끼니꾸 드래곤><겨울 해바라기>등의 작품으로 한일 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정의신의 신작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는 일제식민지시대 말기에 어느 외딴 섬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며 사는 한 가족과 섬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인 헌병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여 살아가는 풀잎 같은 인간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일본 경제부흥기에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재일교포 가족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야끼니꾸 드래곤>으로 한일 양국에서 많은 연극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정의신은 이번 남산예술센터와 극단미추와의 공동프로그램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를 통해 처절하고 참담한 현실과 그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짜임새 있게 교차시키며 정의신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과장되지 않은 유머로 재치있게 풀어내며 내일, 그리고 희망에 대한 절대 긍정을 이야기한다. 스타 연출가 정의신, 또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다 연출가 정의신은 일본 현대연극계에서 중요한 작가이자 연출가로 입지를 굳힌 유일한 한국인이다. 이미 우리에게는 2008년, 2011년 두 차례의 예술의 전당 공연 전회 매진, 전회 기립박수를 받은 <야끼니꾸 드래곤>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요미우리연극상과 아사히무대예술상을 비롯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한국연극 선정 올해의 우수공연 베스트7 등 한?일 양국의 연극상을 휩쓸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솔직하고 섬세하며 사실적인 필체, 과장되지 않은 유머가 녹아있는 작품들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정의신. 그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번 신작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 <야끼니꾸 드래곤>에서 감동적인 연기를 선보인 고수희, 박수영, 김문식을 포함하여 정태화, 서상원, 염혜란 등 실력파 연기자들과 극단미추의 황태인 등의 젊은 배우들이 빚어내는 앙상블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작은 섬. 그곳에서 이발소를 하는 홍길과 영순의 셋째 딸인 미희와 만석은 결혼식을 올린다. 전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두 사람의 결혼으로 모인 사람들은 막걸리를 주고받으며 흥겹게 웃고 떠드는 가운데 만석은 미희의 언니 진희에 대한 속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미희는 우울하기만 하다. 어느 날 가수지망생으로 부대 클럽에서 노래하는 둘째 딸 선희는 군수물품을 얻어오지만 영순에게 뺨만 맞고 뛰쳐나가고 한 쪽 다리를 잃은 일본인 중좌 시노다가 다리를 씻기 위해 이발소에 오자 진희는 정성스레 씻겨준다. 이를 본 미희가 시노다에게 무슨 다른 마음 있는 거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바람에 만석과 크게 다투게 된다. 만석과 진희에 대한 불편한 마음으로 괴롭던 미희는 포로감시원으로 징병된 원창과 격정을 나누고 만다. 포로감시원으로 징병된 원창과 신병들이 홍길의 야스다 이발소에서 사람들의 격려 속에 출정식을 갖고 떠나자 미희는 말리는 만석을 뿌리치고 원창을 뒤쫓아 가고 전역을 하게 된다는 시노다를 보내고 진희는 혼자 오열한다. 포로감시원으로 징병된 춘근의 옷을 만들기 위해 식구들이 모인 날 시노다는 하사관 한 명과 찾아와 막내딸인 정희에게 기지 지도를 빼내 공작 파괴 활동을 했는지 추궁한다. 모든 걸 시인한 정희가 따라나서는 순간 함께 활동 한 남자가 도망치자 총을 든 하사관이 뒤쫓고 이를 본 정희도 쫓아가다 두 사람 모두 총을 맞는다. 소집영장을 받은 만석은 진희에게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하는데 진희는 먼 과거 속의 일이라고 일축해 버린다. 이때 미희는 임신 사실을 알리고 진희는 섬을 떠나기 전 인사하러 온 시노다에게 미래를 함께 하자고 한다. 그러나 일본 군인에게 막내딸을 잃은 영순이 절대 허락할 수 없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