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가오싱젠의 <생사계>를 만난 연출가 김낙형

- 노벨 문학상 수상작에 대한 편견을 깨는 솔직한 작품 <생사계>, 여성 스스로의 솔직한 자기고백
- 무대 위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관객의 마음도 연극을 하기 시작한다.

2000년 ‘영혼의 산’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예술계의 관심을 받아온 프랑스의 중국작가 가오싱젠의 작품 <생사계-삶과 죽음 사이>가 대한민국 관객을 찾는다.
7월 18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되는 <생사계-삶과 죽음 사이(극단 竹竹, 연출 김낙형)>는 2003년 프랑스 문화성의 의뢰로 쓰여진 가오싱젠의 작품의 하나로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깊은 안목과 통찰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한 여자가 무대에서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독백으로 이끌어 내는 <생사계-삶과 죽음 사이>는 극단 竹竹 (연출가 김낙형)특유의 감각적인 무대 연출과 살아있는 듯 다가오는 배우들의 날 선 연기가 어울리는 2012년 여름 가장 인상적인 무대가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 무엇보다 동양적이고 연극적인 원류에 대해 고민하는 극작가인 가오싱젠의 작품을 현대 한국의 관객들이 작품의 철학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표현 방식과 감각적 메소드와 더불어 연극 원류의 표현방식으로 접근, 보다 흥미롭고 깊은 사색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성과 남성의 관계, 그 속에서 그녀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사들은 무대와 마주선 관객들의 마음도 연극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작품은 에피소드 위주의 최근의 공연형식을 탈피, 관객들이 함께 직접 극장에서 스스로 오감으로 체험하고 무대에 선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그간 많은 작가주의 작품들이 관객들의 피곤한 사색을 강요하면서 예술인 스스로가 관객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은 요즘 극장전체를 이용한 입체적인 관극 체험을 통해 <생사계-삶과 죽음 사이>의 무대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의 관객들에게도 공감과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2008년 <맥베드>, 2010년 <토란극>에서 이어지는 극단竹竹의 새로운 레퍼토리가 될 연극 <생사계-삶과 죽음 사이>는 7월 18일부터 2주간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가오싱젠이 구사하는 언어의 가능성과 파격은 소설<영혼의 산>과 타 극작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이 작품은 가오싱젠 후기 극작에서 드러나는 내면 탐색으로서의 언어가 극대화 되어 사용되었다.
여성화자는 시종일관 자신을 ‘그녀’로 지칭한다. 이 대명사의 활용을 통해 자아로부터의 분리와 객관화가 이루어지고, 자아는 감각하는 주체로서 동시에 감각되는 객체로서 현존하게 된다.

줄거리

꿈과 환상, 기억 속에서 자신을 찾는 한 여성의 여정 무대가 열리면, 한 여자와 남자가 서 있다. 여인은 독백을 한다. 자신을 저버린 남성에 대한 분노, 실망, 미련을 남김없이 토해놓는다. 남성이 무대에서 사라지면 여인은 본격적으로 자신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자신의 육체가 더 이상 매력이 없다는 사살을 이야기하면 소도구로 사용된 팔다리가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간다. 무대에는 어두운 벽이 등장하고 그 벽은 여인을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으로 인도한다. 과거 속에서 여인은 자신에게 충실하지 않았던 어머니, 자신의 육체를 깨달았던 기억, 자신을 노리개로만 취급했던 다른 여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기억을 되새기는 동안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얻지 못해왔음을 깨닫는다, 타인과의 관계계가 단절되었음을 알아차리고 두려워하는 순간 무대에는 비구니가 나타나고 그 비구니는 여인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어 쟁반에 올려놓는다. 비구니는 내장을 씻고, 여인은 자신을 저버린 남자가 자신의 모든 것이었음을 자각한다. 그리고 영혼이 몸을 빠져나가는 듯한 환상을 맛본다. 여인은 자신의 이야기가 자기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막이 내린다. 한 여성이 꿈과 환상, 기억 속에서 자신의 성적 주체성과 자아를 탐색하는 여정이다. 작품은 한 여성이 남성자아에 대한 타자로서 여성자아를 구성하는 꿈으로 시작된다. 남성, 또는 다른 여성에 의해 타자화된 자아를 통해 여성과 남성이라는 고정된 성적 자아를 해체하고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 본연의 문제로 다가가는 과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