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제정 러시아, 오로지 돈과 권력, 그리고 쾌락에 정신이 팔린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속물적으로 행동한다. 아무도 어떻게 하라고 말을 해주지도 않고, 틀렸다고 해주지도 않는다. 누군가 콕 집어서 틀렸다고 그러면 안된다고 말해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이 있을리가... 연극 '코'의 코발료프 마찬가지이다. 어느 날 아침, 팔등관 코발료프는 코를 잃어버린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속수무책인 코발료프 앞에 코는 자신보다 높은 오등관 제복을 입고 나타난다. 코발료프는 조심스럽게 코에게 당신은 내 코라고 말하지만 코는 무시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절망한 코발료프 앞에 경찰이 찾아오고, 코가 경찰서에 붙잡혀 있다고 말하는데…. '코'는 언뜻 듣기에는 기묘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도 작품 속의 등장인물처럼 출세하기 위해 윗사람을 찾아다니고, 부자 신붓감을 찾기나 하고, 코를 찾아준 경찰은 뇌물을 요구하는 인물들이 존재한다. 작가 고골은 이렇게 본말이 전도된 사회를, 주인 머리 꼭대기에 올라선 코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줄거리

초상화 - 가난한 화가 차르뜨꼬프는 우연히 어느 여인의 초상화를 산다. 어느날 초상화 속 여인이 액자 밖으로 걸어 나와 차르뜨꼬프에게 금화를 건네고, 차르뜨꼬프는 벼락부자가 된다. 돈에 눈이 먼 차르뜨꼬프는 재능을 점점 잃게 되고, 결국 파멸한다. 한편 초상화 속 여인인 고리대금업자에 대한 전설이 밝혀지는데.. 코 - 꼬발료프 소령은 대령부인 뽀드또치나 여사와의 데이트를 앞두고 별안간 코가 사라지는 사건을 겪는다. 한편 소령의 면도를 담당하는 이발사는 빵 속에서 소령의 코를 발견한다. 이발사는 코를 잃어버리고, 코는 장군의 옷차림을 하고 길거리를 활보한다. 꼬발료프 소령은 우연히 자신의 코와 마주치게 되지만 코를 놓치게 되는데.. 넵스끼 거리 - 뻬쩨르부르그 중신에 위치한 넵스끼거리.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진 도시의 허위와 허상이 노래로 표현된다. 외투 - 만년 9급 관리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큰 돈을 들여 외투를 새로 맞춘다. 새로운 외투와 함께 새로운 삶이 찾아오지만, 얼마가지 않아 아까끼는 외투를 강도에게 강탕당한다. 아까끼는 큰 충격을 받아 죽음을 맞이하고 얼마 후 뻬쩨르부르그에는 아까끼 유령이 떠돌게 된다. 광인일기 - 정신병원에 갇혀있는 광인. 두 간수는 광인의 옷 속에서 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낭독하기 시작한다. 광인의 일기를 읽기 시작하면서 간수들은 광인의 일기 속에 빠져들고 모두 미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