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망망대해에 떠있는 고시원의 방들 <섬>은 고시원의 방들을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에 비유한 작품이다.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고립되고, 소외된 밀실에 갇힌 사람들과 바다 위 외로운 섬이 다르지 않다는 상상에서 출발하였다. 또한, 꿈과 미래를 잃어버린 전망 없는 세대의 초상이기도 하다. 연극 <섬>은 압축과 상징성을 통해, 암담한 현실의 공간과 환상의 공간을 넘나드는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산대학문학상’, 극단 미인과 만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섬>에는 단 두 명이 등장한다. 고시원의 여자와 남자. 마치 휴가를 온듯한 그 둘은 섬에서 처음 만났다. 기쁨으로 충만한 그들의 휴가는, 여기가 ‘섬’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나갈 수 없다는 절망에 빠지게 된다. 고시원을 ‘섬’으로 상징화한 <섬>은 두 등장인물의 디테일한 감정묘사와 내용 전개로 희곡 자체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섬>은 극단 미인의 김수희 연출이 맡아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개성을 위트 있게 살려낼 것이다. 또한, 두 남녀는 박지아, 이화룡이 맡아 섬세한 감정연기를 보여줄 것이다.

줄거리

섬은 작은 고시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면이 아주 낮은 탓에 단 한 방울의 눈물만으로 침몰해 버린 섬이다. 섬에서 여자와 남자, 두 명의 여행자가 만난다. 둘은 가이드를 놓치고 잠시 섬에서 그 일행을 기다리기로 한다. 홀로 돌아다니기에 꿈의 바다는 너무 험하고 길을 잃기 쉬운 탓이다. 가이드를 기다리며 잠이 든 여자는 섬에서 남자와 단 둘이 사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다정한 연인인 여자와 남자는 섬에 거주하는 동안 타인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과 그 타인의 기척만이 남아 자신들의 곁을 맴도는 것을 깨닫고 두려움에 잠긴다. 남자는 섬이 그들을 집어삼킨 것이라며 떠날 것을 종용하지만 여자는 거부한다. 남자는 홀로 섬을 떠난다. 여자는 꿈에서 깨어난다. 가이드는 아직 되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