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무대 위로 사건을 흩뿌려라!
한국 정부의 고위 관료가 대선 출마를 위해 공기업을 민영화하려는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계획한다.
선진국의 사례 연구를 위해 정부 관료는 작가에게 사례 연구를 위한 취재 여행을 추진시킨다. 작가는 영국의 열차 사업을 취재하며 열차 사업이 민영화된 후 열차 사고가 왜 4번이나 났는지를 알게 된다. 보고서는 정부 고위관료에게 보내지고 작가가 정부 관료를 만나는 날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이 일어난다. 작가는 대구에서 사는 아들에게서 핸드폰으로 음성 메시지를 받는다. 그 이후에 계속되는 인터뷰들...
작품의 형식을 흩뿌려라!
데이비드 해어가 시도한 새로운 언어 형식을 최대한 유지, 보유하며 인터뷰 형식은 흩뿌려진다. 한국 작가의 보고 자료로 전환되는 플래쉬 백의 장면, 작품의 전반을 이루는 인터뷰 장면들은 파티 장면, 한국의 정부 관료가 검토하는 자료의 한 장면으로, 작가가 준비하는 연극의 한 장면, 토론회의 장면으로 전환된다. 그 흩뿌려진 형식은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에서도 흩뿌려져 과거와 현재를 흩뿌리고 있다.
배우의 연기를 흩뿌려라!
영국에서 초연될 때 34명의 등장인물을 9명의 배우들이 소화하였다. 배우들은 1인 다역을 하여 캐릭터의 다양성을 창출하였다. 한국에서도 배우들은 1인 다 역을 하여 캐릭터의 다양성을 창출한다. 영국의 고위 관료에서, 유가족, 생존자에서 한국의 정부 관료, 유가족, 생존자의 캐릭터를 창출할 것이다.
줄거리
<철로>는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영원히 만나지지 않는 평행선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수히 많은 사고와 재난이 사회에서 일어나지만 그것들은 미디어에 의해 하나의 간접경험으로, 정보로 변질되어 역사로 기록되기만 한다. 이러한 일들이 왜 일어나고 반복되고 있는지 개인들은 과연 이러한 메카니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조망하고자 한다.
무대 위의 큰 사건의 축은 영국의 열차 사건과 한국의 대구 지하철 참사이다. 1997년부터 거의 매년 일어나다시피한 영국의 열차 사건과 사망자 수가 세계 2위였던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은 유사한 점이 있다. 거대담론으로, 구태의연한 전개 방식으로 그칠 수 있는 이야기를 작가 데이비드 해어는 <인터뷰>란 가장 사 적인 공간으로 이끌고 있고 인터뷰를 한 사람의 언어를 그대로 빌려, 연극적인 관점에서 논리적이 아닌, 일상적인 생생한 언어로 재생시켜 극 자체를 생생하게 이끌고 있다. 이에 연극언어의 새로운 양식을 시도하고자 한다.
극은 정부의 고위관료에게 제출되는 보고 자료로부터 시작된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먼 나라인 영국으로 인도되며 <철로>, 즉 H자, 그 알파벳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 지를 극중극의 흐름을 통해 사회구조를 조망하게 된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극중극이 갖는 장점으로 하여금 동시대 사회의 공통분모가 무엇인지, 개인이 그 안에 어떻게 놓여져 있는 지를 관객으로 하여금 성찰케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