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 의도

스트린드베리의 망령이 되살아났나?
특히 <미스 쥴리>는 스웨덴에서 직접 비행기로 공수되는 등, 서울에 봇물처럼 넘쳐흐르는 스트린드베리들!
극단 은 무엇으로 이 난리에 일조하는가?
<미스 쥴리>. 우리는 자연주의적 성향이나 심리적 리얼리즘의 경향을 미리 포기하는데서 오히려 <미스 쥴리>의 재미를 느끼고, 실낱같은 가능성을 찾는다.
우리 극단은 쥴리의 기묘한 여행이 시사하는바에 주목한다. 그녀에게서 ‘타자성’의 감을 잡고, 또 우리는 ‘내 안의 다른 나 찾기’라는 이 이율배반적 논리를 따라 잡을 물리적 구조와 변칙적 놀이구조를 마련하는데서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묻는다.


연출의 글

난 누구인가? 누구여야 하나?
일종의 보이지 않는 손이 획책한 놀이기구, 그 속에 던져진, 자아의 운명을 건 세 마리 파랑새.
노리는 건 없다, 그저 기구의 운동에 탐닉하는 놀이성이 왕성할 뿐. 그리하여

난 누구인가? 누구여야 하나?
몸서리치고, 바동대고, 욕망에 앉아보고, 변신을 시도해도 모르는 건 모른다. 그 와중에도 아는 건 알았다는 게, 그나마 진화의 흔적이고 파랑새들의 희망일지니.

줄거리

'줄리'는 귀족 가문의 딸이다. 그리고 밑에서 일하고 있는 하인 '장'과 그의 약혼녀인 요리사 '크리스틴'. '줄리'는 결혼혐오주의자인 어머니, 그리고 지배적인 아버지의 밑에서 엇갈린 양성교육을 받으며 지냈다. 그런데 성야절 전날 밤 작은 축제가 무르익고 있을 때 하인인 '장'과 밤을 같이 보내게 되고, 하인과 정을 통했다는 이유로 타락의 심정을 맛보게 된 '줄리'는 귀족가문을 떠나 '장'과 사랑의 도피를 하려 한다. 그러나 하인 '장'은 사랑의 도피라기보다는 이참에 신분 상승도 할 수 있고, ‘줄리’를 이용해 호텔을 세워 돈을 벌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렇게 둘의 갈등은 시작되고, 서로의 본심이 밝혀지면서 둘의 갈등은 고조에 이른다. 그러다 백장의 벨소리와 함께 그들이 세운 한여름 밤 동안의 꿈과 계획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장’과 ‘크리스틴’은 현실로 돌아간다. 하지만, 아직 타락의 심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줄리’는...

캐릭터

| “전 위로 오르고 싶죠. 위로 위로, 꼭대기까지 올라가 빛나는 태양과 눈부신 지평선을 보고 꼭대기 가지에 있는 새 둥위 속에서 황금빛 알을 꺼내보고 싶었습니다”

쥴리 | “난 내려오고 싶은데, 어떻게 해도 내려올 수가 없어. 아래를 보면 눈이 어지럽고, 내려가긴 해야겠는데 뛰어내릴 용기는 없고, 그렇다고 그 위에선 더 이상 견딜 수 없고. 떨어지기라도 해야겠는데, 떨어지지가 않아, 이상하지? 아래로 내려가야만 쉴 수 있는데... 아래로... 아래로. 마냥 불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