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1983년 노벨상 수상 작가, 윌리엄 골딩의 대표작
국내 최초로 연극으로 재현한다!

핵 분열의 엄청난 파괴력을 알게 된 인류가 과연 영속적인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냉전 시대의 회의적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당시에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일반적인 불안의 풍토 속에서 구상된 모험담과 우화와 알레고리의 차원을 지닌 이 작품이 발휘한 호소력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리고 그 후... 우리는 아직도 같은 알레고리 속에 있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현실과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아쉽게도 회의적 시각으로 변하곤 한다.

당장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수 많은 껄끄럽고 부끄러운 이야기들... 지금 우리 땅에서 벌어지는 이유 없는 살인들... 세계가 지금의 순간까지 멈추지 못하는 미친 살육의 역사...

인간은 이성적인가? 아직도 비이성적인 일과 사건이 만연한 세상이건만 열심히 이성을 운운하는 인간들. 이것은 과연 우리의 공허한 자만에 불과한 것인가...?

연극 "파리대왕"은 이러한 현상을 고발만 하지 않을 것이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우리를 자연스럽게 끌고 들어간 후 충격적인 결말과 감동적인 장면구성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관객들의 뇌리 속에서 그 충격은 오래오래 갈 것이다.


연출의도
강력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파리 대왕”은 연극이나, 영화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만든다. 소설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표현될 때, 자칫 상상력과 매력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가족이, 우리 사회가 괴로워하는 갈등을 이처럼 집요하게 움켜쥐고 있는 작가는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민과 괴로움은 시작일 뿐이라고...” “아직 멀었다” 고!

우리는 작업과정을 통해 작가의 목소리를 몸에 담고, 아파하고, 분출하고, 위로 받는다. 작가의 이야기가 잘 전달되도록 마음을 쏟고 있다.

줄거리

핵전쟁의 위험을 느낀 영국은 25명의 어린 소년들을 핵전쟁으로부터 안전한 장소로 옮기려 했으나 소년들을 태운 비행기가 그만 바다에 추락한다. 랠프?잭?피기 등의 소년들은 무인도에 상륙한다. 이들은 구조를 기다리며 랠프의 지휘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구조되려면 바닷가에 오두막을 지어야 한다는 랠프와 사냥을 해야 한다는 잭은 사사건건 대립하고, 결국 잭과 로저는 갱단을 만들어 무리를 이탈한다. 짐승을 찾아 나선 사이먼이 잭 일당에게 살해되고, 섬에 괴물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년들은 안전을 위해 잭의 갱단으로 들어가고 결국 랠프와 피기만 남는다. 문명세계의 사회관습은 붕괴되고, 인간 본성에 잠재한 권력욕과 야만성이 드러나면서 섬은 지옥으로 변한다. 광기에 찬 잭과 로저는 점점 더 포악해지고 피기마저 죽임을 당한다.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랠프와 소년들은 가까스로 영국 순양함에 의해 구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