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마르지 않는 우물,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소중한 것은 항상 멀리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먼 길을 찾아가서 보물을 얻어내려 할 때 또다시 깨닫는 것은 ‘그 보물이 바로 내 주변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라는 소설에 잘 그려져 있다. 금천구 금나래아트홀의 상주단체로서 작품을 해 오면서 이 지역을 소재로 한 작품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살펴 보았을 때, 이 지역에는 호암산과 ‘한우물’이라는 보물이 있었다. 특히나 한우물이라는 것은 천년동안을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랑이야기에 매우 훌륭한 소재가 될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우물을 배경으로 한 사랑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다. 호암산을 오르면서 생각한 것은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하는 남녀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이곳에서 만났을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그들은 이 곳까지 힘들게 올라와 물을 떠 마시며 상대를 기다렸을 것이고, 그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마르지 않는 샘을 통해 후대에 전해졌으리라. 사대부의 딸로 태어나 정해진 가문에 시집을 가야 하는 조선시대의 여인은 그 자체로 비극성을 지니고 있고, 그녀를 사랑한 천한 석공은 그녀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억누르던 협객의 칼날을 휘두르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무협 로맨스, 한우물 이야기 ‘한정담’의 창작 동기이다. 이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신인작가 김태연씨와 또 다른 연극인 박동욱군을 만나 긴 시간 회의를 하며 줄거리를 만들었다. 또한 음악감독이자 작곡가인 김기현씨와도 대화를 하며 많은 느낌을 나누며 써내려갔다. 그야말로 그 자체가 ‘한정담’이었던 것이다. 이제 연출자의 손에 넘어가 잘 버무려진 요리가 되고, 배우들의 앙상블과 연기에 의해 날개를 달게 되리라. 아무쪼록 한우물처럼 수백년, 천년을 마르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줄거리

옛날 호암산 한 우물 에서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옛날 호랑이의 기운을 누르는 개의 조각상을 석공하는 검객출신의 석공인 미호. 양반집 따님인 이화가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호암산에 올라가 기도하던 중 한우물 근처에서 산적게 납치를 당할 뻔 한다. 미호가 산적으로부터 이화를 구해내고 그로 인해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양반인 이화와 천민인 미호는 신분의 장벽에 가로 막히게 되고, 이화를 짝사랑하는 균의 방해로 둘의 사랑은 더욱 어려워진다. 균의 이야기를 들은 이화의 아버지는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이화를 방안에 가둔다. 이 소식을 들은 미호는 이화를 구출해서 멀리 도망가자고 제안한다. 이를 막으려는 이화의 아버지와 균!!사랑을 이루려는 미호와 이화!!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