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창극으로 재해석되는
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대표작

가장 한국적인 희곡의 대표 격인 차범석 원작의 산불은 연극 뿐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등으로도 여러 차례 제작 되어져 왔다.
특히 차범석 선생의 1주기 추모의 해였던 2007년 에는 <산불> 원작으로 뮤지컬, 연극 등의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루어 졌다. 이 중 국립창극단이 무대화한 창극 <산불>은 원작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창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간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가지 성공을 모두 얻어내었다.
전통 판소리 5바탕을 위주로 한 전형적인 고전작품의 창극을 위주로 공연하는 정기 공연과는 달리 국립창극단이 젊은 창극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하는 작품은 이 시대와 함께하는 대중성 높은 창작 창극을 개발하여 우리만 가지고 있는 고유한 공연예술 장르인 ‘창극’의 자리매김을 분명히 하여 시대적 감성으로 새롭고 의미 있는 변화를 모색하고자 기획되었다.
2008년 창극 산불이 다시 공연된다.
창극 <산불>의 연출은 국립창극단 국가브랜드 <청>과 <장끼전>의 창극본을 맡은
국립창극단 단원 박성환이, 작창은 국악계의 프리마돈나 안숙선이 맡았다.
양씨는 창극단의 안방마님 김경숙이, 양씨와의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펼치는 최씨 역에는 유수정이 맡아 열연한다. 점례역에는 박애리, 사월역에는 허애선, 규복역에는 임현빈이 맡아 창극단의 노련미와 젊은 힘을 한 무대에서 느낄 수 있다.
‘젊은 창극’은 타이틀에 걸맞게 창작 창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검증 받고자 도전하는 실험 공연이다. 2006년 오영진의 <맹진사댁 경사>를 새로이 각색한 창극 <시집가는 날>의 젊은 창극 공연은 이미 국립창극단의 효자 레퍼토리로 잡아가고 있으며 2007년 초연이후 2008년 다시 무대에 오르는 <산불> 역시 창극단을 대표하는 새로운 레퍼토리로서의 성공을 예감하고 있다.

줄거리

소맥산맥 한 줄기에 없는 듯이 묻힌 두메산골. 남자들은 하나같이 국군과 빨치산의 틈바구니에서 희생되거나 길을 떠났고, 마을은 노망난 김노인과 아이들을 빼곤 졸지에 모두 여자들만 남은 과부촌이 되었다.
국군이 서울을 탈환하고 남한 일대에는 다시 평화와 재생의 물결이 일고 있으나 험준한 산악 지대인 이‘과부마을’에는 밤이면 공비들이 활개를 치는 그늘진 마을로, 여자들은 남자들을 대신해 공출과 야경에 시달린다. 양씨의 며느리 점례는 이 마을에서는 드물게 유식자이며 아름답고 젊은 과부이고, 최씨의 딸 사월이도 딸 하나를 둔 젊은 과부이다.
어느 눈 내리고 추운 밤, 점례의 부엌으로 부상당한 한 남자(규복)가 숨어들고, 점례는 규복을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준다. 규복에게 동정심을 품은 점례는 음식을 날라주며 규복과 사랑을 나누는데, 어느 날 점례와 규복의 밀회장면을 사월이 목격하게 된다.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여자들의 혼란은 커져만 간다.
3개월 후, 사월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헛구역질을 해댈 무렵, 국군의 빨치산 토벌작전이 본격화되어 국군은 점례네 대밭에 불을 지르기로 한다. 솟아오르는 연기를 보며 두 여인도 모두 불 속으로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