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랑, 내 안의 야수를 부른다”
-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 처절한 고통을 참으며 자신의 발톱을 뽑는 천사’
창작뮤지컬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뮤지컬 시장.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뒤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천편일률적인 소재와 형식.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물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 상황에서 <천사의 발톱>은 한 남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의 야수성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천사의 발톱’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 본성의 야수성은 철구조물의 상징적인 이미지의 무대와 음악, 그리고 잘 짜여진 극의 구성을 통해 드러난다.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 처절한 고통을 참으며 자신의 발톱을 뽑는 천사’라는 창조된 신화적 바탕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이 신화적인 구성은 ‘여수’라는 지명의 작품배경, 독특하고 풍부한 캐릭터와 만나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표출된다.
절묘하게 짜여진 작품의 구조는 인간 본성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공감하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줄거리

여수의 스산한 항구.
잔인하고 위험한 삶을 살고 있는 동생 이두와 바보같이 착한 쌍둥이 형 일두.
아슬아슬한 벼랑 끝의 위험한 밀수조직의 삶에서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은 이두는 우발적인 사고로 형 일두를 찔러 죽인다.
폭풍 같은 밤바다… 죄의식으로 울부짖던 이두 앞에 나타난 천사와도 같은 작은 아기 태풍, 이두는 철저하게 자기를 버린 채 태풍을 키우며 죽은 쌍둥이 형 일두로 살아간다.
엄청난 욕망과 야수성을 감추고 살아가는 이두, 자기로 인해 더 이상 주변사람들이 상처받길 원하지 않는 그는 20년 동안 자신의 청춘을 뒤로 한 채 오직 태풍만을 바라보며, 바보취급 당하는 것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죄 값이나 되는 듯 숨죽이며 살아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이 된 태풍을 보며 문득 한없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회한에 쌓인 이두 앞에 어느 날 나타난 소녀 희진, 초라한 자신의 삶 마저 망각시키며, 가슴 속 깊이 숨어있던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일깨운다. 그리고, 이미 없어져 버린 줄 알았던 이두의 광포한 질투와 잔인한 본성이 끓어 오르는데...

캐릭터

일두 / 이두 | “내 안의 폭력을 숨기고 이십여년간 태풍을 키웠다. 내 목숨보다 사랑하는 동생, 그런데 문득 인생이 허전하다. 사랑을 하고 싶다. 저런 소녀와... 그 소녀를 내 동생이 사랑한다. 동생을 질투한다. 질투한다는 것에 죄책감이 든다. 그러나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 죄책감 따위 들지 않는 잔인한 인물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잊었던 내 안의 이두! 그를 다시 불러내 이기적 욕망을 채우자. 필요하다면 태풍일 희생시키더라도...”

태풍 | “형이 나를 위해 오랫동안 희생한 것은 고맙지만 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요트를 타고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다. 그럴때 날 사로잡은 이 여자애. 그런데 형도 이 여자애를 사랑한단다. 형에 대한 빚을 갚기 위해 양보하고 떠난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이두가 조작한 거라면? 용서할 수 없다. 이두, 필요하다면 그를 죽이겠다.”

희진 | “내가 원하는 건 뭘까? 내 원하는 남자는 누구일까? 난 불안하다. 마음속의 열정은 간절히 무언가 원하지만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사람들은 언젠가 떠난다는 걸 안다. 마음을 주고 다시 아파하긴 싫다. 그렇게 작정하니 남자들이 나를 이용한다. 나도 그들을 이용한다.”

짝귀 | “이 여자가 또 수상하다. 어린 남자와 만난다. 매일저녁 나에게 안기지만 허수아비 빈 허상이다. 어찌해야 이 여자의 마음을 얻을까? 눈치빠른 부하가 여자의 부정을 보고한다. 나더러 여자에게 배신당한 멍청한 놈이 되라고? 그럴순 없다. 이 사실을 안 너부터 죽인다.”

마담 | “짝귀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아마도 죽어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잃어버린 나에게 집착하는 그도 불쌍하기도 하고 화도 난다. 가끔 어린 남자애를 만나 그를 놀려보자. 그러다 들통나면? 뭐 그래봤자 날 죽이기밖에 하겠어. 뭐 이미 난 죽어버린 마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