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은 2008년 6월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에프게니 오네긴 콘체르탄테>를 무대에 올린다.
지난 1월에 열린 <라 보엠 콘체르탄테>후, 음악적인 집중도가 높다는 평을 받으며 음악 매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힘입어 열리는 < 콘체르탄테> 시리즈는, 한국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았던 작품을 중심으로 열리며 관객들에게는 오페라에 대한 또 다른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콘체르탄테 첫 번째 시리즈인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은 러시아 국민문학의 아버지 알렉산드로 푸쉬킨 (Aleksandr Sergeevich Pushkin) (1799-1837)의 작품으로 러시아 문학사상 최초의 리얼리즘 작품인 운문소설 <에브게니 오네긴>에 대본을 입힌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낭만적이며 아름다운 멜로디에 화려한 오케스트라 반주로 대비감 있는 색체를 띄고 있으며, 푸쉬킨만의 민족적인 풍미과 시적인 감성이 부합된 작가적 색체가 뚜렷한 작품이다.
<에프게니 오네긴>은 차이코프스키가 프랑스 파리에서 <카르멘> 을 보고 감격하여 쓴 이 작품은 기존 영웅, 신화를 소재로 삼았던 내용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수 있는 사랑의 비극을 묘사했다.
전 3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녀의 사랑과 운명”을 그렸으며, 그 필연적인 결과로서의 죽음과 삶, 이별과 만남을 회화적으로 묘사 한 작품이다.

푸쉬킨 원작과 차이코프스키 작곡이 어우러진 러시아의 오페라의 진수. 귀로 보이는 러시아의 전경
차이코프스키는 총 11개의 오페라를 썼는데, 그 중 <에프게니 오네긴>이 실내악, 오케스트라 곡 중 구조와 선율이 최고 수준의 걸작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은 대부분의 다른 오페라들처럼, 거대한 갈등의 구조나 음모, 갈등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푸쉬킨이 이 원 작을 ‘운문소설’로 쓴 것을 가장 가깝게 음악을 통해 가장 시적으로 표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자 푸쉬킨의 깊이 있는 문학적 정취와 차이코프스키의 특유의 서정미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1889년 작곡가 드보르작이 차이코프스키에게“지금까지 <에프게니 오네긴>만큼 제 마음에 든 작품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주저없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라는 편지를 보냈을 만큼 아름답고 낭만적인 선율들로 이루어졌다.
또한 러시아의 자연을 표현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오페라에서는 흔히 보기 힘들 정도의 큰 구조와 악기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러시아 출신의 지휘자 노다르 찬바 (Nodar Tchanba) 지휘봉을 잡아
이번 공연의 지휘는 러시아 출신의 지휘자 노다르 찬바(Nodar Tchanba)가 맡는다.
노다르 찬바는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주립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지휘과를 졸업하고 오페라 및 교향악 지휘과정을 졸업(박사학위 취득)했으며 코리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를 역임하는 등, 러시아와 한국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지휘자다.
현재 상명대학교 전임교수인 그는, 다른 오페라들에 비해 오케스트라가 다소 까다롭기로 유명한 에프게니 오네긴을, 회화적이며 사실적 묘사를 통해 개성을 살리고 직접적인 감정 표현과 폭발적인 리듬을 통해 음악의 짜임새를 구축하며 민족주의적이며 낭만적인 음악의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다.

줄거리

제1막(1장) 시골 영주의 저택에 있는 정원
집안에서 들려오는 딸 타티아나와 올가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어머니 라리나는 젊은 시절을 회상한다. 이때 농부들이 등장하여 인상적인 옛 러시아의 추수감사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그때 라리나의 집 가까이 사는 렌스키라는 청년 시인이 그의 친구 오네긴을 소개한다. 렌스키는 정열적인 청년으로 마음속으로부터 열렬히 타티아나의 동생인 올가를 사랑하고 있다. 렌스키는 열정적으로 사랑의 아리아 <그대를 사랑하오, 올가>를 노래한다.
오네긴은 이지적이고 교양이 있는 청년이지만 생활의 권태를 느끼는 타입으로써, 백부의 별세로 이 도시에서 잠시 머무르게 된다.
오네긴이 타티아나와 이야기하는 동안, 타티아나는 그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이후 타티아나는 오네긴에 대한 청순한 사랑이 그의 가슴에 복받쳐 오르게 된다.

제1막(2장) 타티아나의 침실
유모는 타티아나를 조용히 잠들게 하려 하지만, 그녀는 용솟음치는 설레임에 잠을 이룰 수 없다. 타티아나가 묻은 말에 유모는 자신이 젊었을 때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 후 유모가 나가자 타티아나는 상상에 잠기어 오네긴에 대해 노래한다. 그리고 오네긴을 생각하며 책상에 엎드려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이때 연주되는 곡이 장대한 편지의 장 <모처럼 편지를 올립니다> 다.
처녀의 마음에 첫사랑이 열정적으로 타올라, 정신 없이 편지를 다 썼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았다. 타티아나는 유모에게 이 편지를 오네긴에게 갖다 줄 것을 부탁한다.

제1막(3장) 영주의 저택에 있는 정원
딸기를 따는 처녀들이 아름다운 민요풍의 합창으로 노래한다.
타티아나가 혼자 있는데, 오네긴이 다가와 편지를 잘 받았다는 인사를 한다. 오네긴은 부끄러워하는 타티아나에게 자기 같은 사람은 애정은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남편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그리고 결혼 전 여자는 처녀다운 순진성이 필요하다는 충고를 한 후 돌아가고, 남아 있던 타티아나는 수치스러움과 실망에 사로잡힌다.

제2막(1장) 티티아나의 명명일(命名日), 집의 넓은 방
타티아나의 생일 축하 무도회가 열렸다. 왈츠의 무곡 속에 손님들의 대화가 교묘하게 삽입되어 있다. 렌스키 때문에 끌려온 오네긴도 그 곳에 있었는데, 오네긴은 올가와만 춤을 추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렌스키는 질투를 하게 된다.
춤추는 동안 모욕감을 느낀 렌스키와 오네긴은 상황이 격렬해 지면서 결투 신청까지 제의한다. 라리나 부인이 제지하지만 무도회는 소연해지고, 극적인 분위기 속에 막이 내린다.

제2막(2장) 이른 아침의 눈 덮힌 물레방앗간 부근
렌스키가 먼저 결투 장소에 나타나, 옛 친구였으나 지금은 적이 된 오네긴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아름답고 슬픈 아리아 <나의 청춘은 어디로 가버렸나>를 노래한다.
마침내 오네긴이 그의 하인과 함께 등장하여 결투가 시작된다. 피스톨이 발사되자 렌스키가 먼저 쓰러진다.

제3막(1장) 몇 년 후, 페테르부르크의 그레민 공작 공관, 호화로운 무도회장
화려한 폴로네이즈가 연주되어 모두들 춤을 추지만 오네긴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 떨어져 있다. 친한 친구를 죽게 한 후, 긴 세월을 방황하며 여행을 계속하고 있던 오네긴은 여행에 싫증을 내고 돌아와 이 무도회에 모습을 나타내었다.
이때 오네긴은 그레민 공작과 타티아나가 결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작은 나이 차이가 있지만, 타티아나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며 아리아 <나이가 어떻게 되든, 사랑에는 양순한 것>을 부르며 사랑을 털어놓는다. 오네긴은 공작 부인이 된 타티아나의 우아한 모습에 놀란다.

제3막(2장) 그레민 공작 저택의 응접실
타티아나는, 열렬히 사모한다고 호소하는 오네긴으로부터 온 편지를 읽는다. 그녀는 지금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첫사랑인 사람으로부터 열렬한 사랑의 고백을 받자 마음이 심란해진다. 오네긴의 끈질긴 간청으로 타티아나는 그를 만나는데, 오네긴은 자기와 같이 그곳을 떠나 도망할 것을 애원한다.
타티아나는 명예와 사랑과의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그레민 공작에게 절개를 다하겠다고 선언하며 그녀는 오네긴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한다.
오네긴이 혼자 남게 되고 인생에서 가장 큰 절망을 느끼며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