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중국 형태를 띠게 될 대박
대박은 극중극 형태가 강조될 것이다. 서커스라는 형식 아래 어디서 서커스를 보여줘야 하는가. 서커스 감독이 나와 연극을 만들어 가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극을 멈추고 순서를 바꾸듯이 행동한다. 박동진 판소리에서는 박동진이 서커스 감독이다. 서커스 감독이 대사나 노래로 왜 이 서커스판을 벌이는가를 제안한다면 어떤 식으로 개입을 하더라고 극적 타당성이 생긴다. 서커스 감독은 놀부를 나쁜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든가, 흥부도 나쁜 점이 있다는 재판관의 입장이 될 수 있다. 박이 터지는 것은 부의 상징이다. 박이 빨리 자라는 것은 지난날 급속도로 성장해 온 한국경제부흥을 상징할 수 있다. 한국인의 심리적, 정신적 급성장을 비유할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어필할 것인가
대박은 우리 젊은이들을 위한 공연이며, 젊은층 관객에게 호소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흥부의 박과 놀부의 박에서 나오는 대상들은 모두 원작을 이해하면서 출발했고 놀부의 공포, 불안감, 흥부의 꿈 등은 원작에 기초한 것이다. 원작의 철학과 컨셉을 끌어내 극장주의적 공연으로 형상화할 예정이며 판소리에 근간한 노래를 현대음악과 믹싱함으로써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해체, 종합 스타일의 공연을 추구하려 한다. 대본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창조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이 가능하다.

줄거리

1. 열림
막이 열리면 한줄기 빛과 함께 소녀가 훌라후프를 가지고 논다. 이어 코러스들이 모두 춤을 추며 등장하고 서커스 감독이 나와 놀부를 소개한다. 놀부 역을 맡은 배우는 준비가 안된 채 등장해 투덜대고, 감독은 그가 놀부 역을 하도록 부추긴다.

2. 놀부 심보
코러스들은 놀부에 대해 분노하며 '놀부 심보'를 부르고 놀부는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3. 흥부마음, 내쫒음
흥부는 소와 함께 등장해 소의 움직임을 영화로 찍는 상상을 한다. 마당쇠를 때리는 놀부의 험악한 소리에 놀라 소는 쓰러져 죽고 놀부는 이를 계기로 흥부 가족을 내쫒는다.

4. 가는 길
흥부 가족의 방랑길이 시작되고 감독은 나그네 된 인생의 노래를 흥부와 주거니 받거니 한다.

5. 흥부의 집
천막집에서 배고픔을 달래며 상상 속의 음식을 먹는 자식들. 단속 공무원들이 들이닥쳐 무허가 주택인 흥부집 철거를 명령하자 흥부는 또다시 형에게 도움을 청할 결심을 한다.

6. 놀부의 집
흥부는 놀부를 만나 구걸을 해보지만 놀부에게 실컷 조롱 당하고 얻어맞은 후 내쫒긴다.

7. 흥부의 집, 꿈의 나라
흥부는 집으로 돌아와 비몽사망간인 아내와 아이들에게 쌀을 많이 얻어왔다고 둘러댄 후 자신의 춤과 이상을 노래한다.

8. 흥부의 꿈
흥부는 뱀과 싸우다가 쓰러진 어미제비의 다리를 고쳐주고 날려보낸다. 강남 갔던 제비, 박씨를 물고 돌아오고, 흥부는 다 자란 박을 탄다. 받에서 영사기가 나와 흥부가 만든 영화를 상영한다. 흥부는 자신이 꿈꾸던 세상에 대한 회의에 빠진다.

9. 놀부의 배탈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에 배탈이 난 놀부. 감독과 응급 요원들이 그의 배를 가르고 심술보를 빼내었다가 놀부처의 요청으로 다시 집어넣는다. 놀부는 정신없이 채집망을 휘두르며 제비를 잡으러 다닌다.

10. 놀부의 제비
007가방을 든 허망쇠가 제비 잡기에 혈안이 외어있는 놀부에게 사기를 친다. 드디어 제비를 잡은 놀부는 다리를 부터뜨리고 응급치료를 한 후 날려보낸다. 감독의 신호로 박씨가 쏟아진다.

11. 놀부의 박, 장례식-지옥가는길
감독이 코러스와 함께 박타령을 노래하는 가운데 수많은 박들이 굴러들어온다. 박이 터지면 거지들이 나와 돈을 요구하고 채워도 채워도 다 채워지지 않는 주머니에 놀부는 돈과 재물을 다 털린다. 탐욕스런 놀부의 박타기를 계속되고 놀부의 악몽도 계속된다. 마지막 박을 타자 갑자기 장엄한 장송곡이 깔리고, 큰 관짝을 멘 사나이들이 놀부를 관속에 우겨 넣는다.

12. 돌고 도는 놀부와 흥부
놀부 역을 맡은 배우는 관에서 나와 흥부 역을 맡은 배우에게 역을 바꾸자고 제안하지만 흥부 역의 배우는 그럴 수 없다며 도망간다. 두 배우는 쫒고 쫒기며 끝도 없이 무대를 돌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