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삶을 영이하기 위하여 행하는 모든 활동을 일이라고 한다. 삶이란 사는 일 자체이기에 일은 생명을 부지하는 수단이 된다. 노동이 삶의 전부라는 듯 먹고 사는 일은 인간을 지배한다. 노동자는 직장을 숭배하고 직장은 노동자를 심팒ㄴ다. 빌어먹을 신성한 노동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 치사한 일자리조차 바닥나게 된 현대 사회에서 일 할 수 있음 자체에 감사하도록 강요 받는 노동자들.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 조차 흠이 되는 풍토속에서 노동은 절대적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하는 우리 모두 입에 커다란 지퍼 하나씩 달고 있을지 모른다. 할 말 못하고 사는 것이 노동자의 숙명인 양 지퍼는 우리를 옭아맨다. 그러나 노동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권력층의 소비활동이 되어선 안된다. 노동의 즐거움이 보장되는 사회를 소망하며 이 작품을 기획했다.

줄거리

대한건설은 중소건설사로 주로 하청이나 소규모 작업을 발주받아 진행한다. 조직이 작아 노동자 처우에 대한 체계가 미비하지만, 그만큼 노동자들의 인권의식 또한 높은 수준이 아니다. 이곳에 인우라는 인물이 공사과장으로 부임하고 사측의 횡포와 부조리를 목격하면서 노동자들을 도와 처우 개선에 앞장선다. 노동자들의 리더격인 상규와 규철이 이에 적극 동참하면서 노동운동은 급류를 타고 조금씩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악독한 현장소장은 애가 타지만, 높은 곳으로부터 발령 받았다는 소문이 도는 인우를 차마 하무로 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른다. 그러던 중, 인우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고 이는 인우 입에 달린 커다란 지퍼와 관련된 일종의 약점이었다. 소장은 인우를 완벽히 제압하고 다시금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 운동에 대한 인우와 규철의 가치관마저 충돌하고 규철과 오랜 연을 쌓은 상규마저 인우편에 서면서 규철은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다. 노조는 발족도 전에 내부 갈등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과연 인우는 위기를 극복하고 노조를 무사히 발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인우 입에 달린 지퍼의 비밀은 무엇일까? 권력에 맞서는 세 남자의 싸움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