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조선 최고의 스토리텔러 전기수! 그리고 충격적 실화가 담긴 이야기!
각각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 한 곳에 모여 사건을 만들어낸다.
과연 어디까지가 실화이고 어디까지 허구인가?
당신은 이제부터 전기수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얼마 전, 서울 인사동에서 어느 전기수의 은퇴공연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전기수’가 무엇인지 모른다. 전기수라는 직업은 분명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맥이 끊기도 있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문화를 공연예술로 재탄생 시켜, 끊어져가는 희미한 맥에 찬란한 빛을 비춰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전기수>는 탄생되었다.

이 작품은 실화이면서 허구이다. 이는 각각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인물 ‘업복’, ‘송복홍’, ‘장붕익’의 실재 야담을 바탕으로 하여, 고소설 ‘사씨남정기’와 ‘조웅전’의 스토리텔링을 접목시킨 작품으로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물어 보다 충격적인 감동을 전달되도록 짜여져 있다.

또한 언젠가 한 번씩은 들어봤음직한 고소설들을 전기수의 입을 통해 감상해보는 것도 이 작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극중 전기수가 읽어주는 소설이 무대 위에 입체화 되는 다양한 방식을 즐기는 것이 이 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줄거리

백중날. 병조판서 장붕익은 평민들을 위해 잔치를 열어준다. 모두가 먹고 마시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는 전기수 업복도 있다. 사람들은 업복이 들려주는 소설에 빠져 울고 웃는데, 그 중 한 사내는 유독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업복이 소설을 실감나게 읽어준 나머지, 현실과 소설을 혼동하여 판단이 흐려진 것이다. 그러던 중, 소설 속 주인공의 죽음을 읽어주는 대목에서 사내는 칼을 집어 들고 업복에게 달려든다.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그 자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한편, 업복의 이야기솜씨를 전해들은 장판서댁 민씨마님은 업복을 규방으로 불러 소설 듣기를 청한다. 그날 저녁, 민씨의 방에서는 좀처럼 들리지 않던 즐거운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게 된다. 민씨의 모든 것을 질투하여 사소한 것 하나라도 더 빼앗고 싶어 하는 후실 허씨는 이 전기수를 자신의 방에도 들이기 원한다. 온갖 교태를 부려가며 장붕익을 설득한 끝에 전기수를 데려다가 앉히지만,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고, 사내인지 계집인지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업복에게 호기심이 생겨 그를 유혹하려 한다.
그러나 업복은 허씨보다 한 수 위에 있었으니, 자신도 깨나 욕심이 있는 사내라면서 허씨가 후실인 이상 통정을 하는 것은 자신에게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허씨에게 정실 민씨를 쫓아낼 방법을 일러주게 된다.
허씨를 비롯하여 장판서댁의 모든 사람들은 마치 소설 속 인물들처럼 점차 업복의 꼭두각시가 되어가고 마는데……. 업복이 장판서댁에 불려가게 된 것은 과연 우연이라 할 수 있을까?
한편, 오래 전부터 반상을 버리고 업복과 절친하게 지내던 소설가 송복홍은 업복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상놈의 차림을 하고는 있지만 그가 사용하는 말투가 상놈의 것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업복이 지니고 다니는 호패 하나를 발견하게 되고, 송복홍은 업복의 정체에 대해 추리를 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