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인간의 존재와 관계에 대한 물음, 키스
남과 여의 떠도는 말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관계를 파고드는 <키스>는 1997년 초연되어 한국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3를 수상하고 1998년과 1999년 연속하여 공연되며, 한국연극계에 새로운 창작극의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초연 당시 1부 윤영선, 2부 박상현, 3부 이성열 세 명의 연출가가 무대를 만들어“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어”라는 대사의 반복과 변주로 사랑의 외로움을 드러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세명의 연출이 만드는 세가지 모습의 키스
하나의 작품을 세 명의 연출가가 연출하고, 관객은 한꺼번에 같지만 다른 세 개의 작품을 만나는 신선한 무대로 기억되고 있는 <키스>는 이번 공연에서도 둘이 하는 키스의 김동현, 혼자 하는 키스의 남긍호, 여럿이 하는 키스의 채승훈 연출이 각각 연출을 맡아 故윤영선 선생이 표현하고자 했던 인간의 고독함, 외로움을 자신들만의 색깔로 무대 위에 펼쳐 보일 것이다.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어’
연극 <이(爾)>에서 작가 김태웅이 윤영선 선생에 대한 오마주로 표현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대사이다. 인간 주체와 존재 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성, 공간성 관한 그의 고민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한 이 대사는 공연을 관람하는 내내 관객의 가슴을 울리게 되는 연극 <키스>의 백미이다.
줄거리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그들은 입술을 움직여 말을 시작한다, 말을 할수록 말이 지시하는 공간과 의미가 균열된다. 균열은 갈등을, 갈등은 분리를, 분리는 고독을 빚는다. 그 과정은 잔혹하고 슬프다. 그들은 드디어 깨닫는다. 침묵할 수밖에 없는 입술을, 그리고 나서야 두 입술은 만난다. 키스로, 그러나 그 침묵마저 육체의 행위라서 또 두 육체는 아니 하나로 만난 육체까지도 허둥대며 다시 새로운 출구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