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원작 소설과 연극의 비교
연극<폭풍의 언덕>은 소설 ‘폭풍의 언덕’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그 구성을 단순히 원작 소설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는다. 극은 과거에서 미래가 아닌 현재에서 과거, 그리고 미래의 순으로 진행되어 비극을 더 비극적으로 그려낸다. 자칫 고전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시점의 재구성에 공연예술이 가지고 있는 라이브의 생생함을 녹여내어 원작보다 매력적으로 완성시켰다.
- 연극과 발레의 아름다운 만남
연극 <폭풍의 언덕>의 또 하나의 묘미는 연극과 발레의 만남이다. 주인공의 유령 역할로 전문 무용가가 출연하여 공연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대사로 표현해 내지 못하는 감성을 무용이라는 신체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더욱 시적이고 섬세하게 선사할 것이다.
- ‘폭풍의 언덕’을 형상화 한 아름다운 무대
연극<폭풍의 언덕>의 무대를 디자인한 표종현 감독은 평생 가슴 아픈 절절한 사랑과 그리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공간,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공간, 죽어서도 훨훨 날아가지 못하고 항상 맴도는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했고 ‘워더링 하이츠'는 그런 공간의 모습을 담고 태어났다고 표현했다. 무대는 큰 고목과 자연의 뿌리 등을 표현함으로써 운명 앞에 뒤엉켜 벗어나려 노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줄거리

Act1.
고아 히스클리프는 워더링 하이츠의 주민 언쇼의 호의로 그의 자식들인 캐서린, 힌들리와 함께 폭풍의 언덕에서 자랐다. 언쇼가 죽은 후 히스클리프는 힌들리의 온갖 구박 속에서 자라지만 캐서린과의 사랑으로 버텨낸다. 하지만 캐서린은 에드가와 결혼하게 되고, 캐시를 낳다 죽고 만다.
극은 캐서린이 죽은 지 20년이 지난 후 히스클리프가 죽는 날의 새벽으로부터 시작된다. 20년이 지났지만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을 잊지 못하고 밤이면 캐서린의 유령에 시달리며 캐서린의 딸, 캐시와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과 함께 살고 있다.
캐서린에 대한 사랑과 힌들리, 에드가에 대한 복수심은 캐시와 헤어튼에게 이어져 끈질긴 사랑과 지독한 증오 사이에서 고통스런 삶이 반복된지 20년, 히스클리프가 죽는 하루 동안 그의 눈앞에 자신의 과거들이 밀려든다. 혼란에 빠진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무덤 앞에 찾아가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집착을 넘어 광기 어린 사랑으로 표현한다.
Act2.
히스클리프의 과거들은 점점 그를 향해 물밀듯이 밀려들고 결국 그가 가장 떠올리기 고통스런 기억인 에드가의 동생 이사벨라를 처참히 짓밟던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히스클리프는 자신 스스로에게 저주를 내리고 자신의 영혼을 정화시키자 비로소 과거의 캐서린과 만날 수 있게 된다.
폭풍 후 맑게 개인 하늘 아래 죽음을 맞이한 히스클리프는 드디어 캐서린과의 사랑을 완성하고 그들의 사랑은 헤어튼과 캐시를 통한 현실의 사랑으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