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안톤체홉의 갈매기 그 후 이야기]
안톤 체홉의 작품 <갈매기>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우리가 마음이 쓰였던 것은, 겨우 대사 두 마디 속에 잠깐 언급된 마샤의 아이였다. 마샤의 아이는 극중에서 엄마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가 제 2의 트리플리프처럼 느껴졌다. 트리플리프의 내적 갈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마샤가 자기 자식을 그와 같은 슬픔을 갖고 성장하게 만드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고, 어쩌면 그게 계속되는 역사의 순환이라 느껴졌으며 그런 의미에서 마샤의 아이가 트리플리프의 다음 세대인 현대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성장한 마샤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자신의 세계와 세상의 울타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젊은이의 모습, 내적인 갈등을 형상화하고자 하였다.

줄거리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 박 제가 있다. 그는 아주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는 살아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으나 죽은 후 작품을 인정받으면서 세간에 유명해졌다. 하지만 그의 사생활은 모두 베일에 감춰져 있었다. 그러 던 어느 날, 그와 흡사한 문체, 그를 떠올리게 만드는 성향의 젊은 작가가 문학계에 등장한다. 일간에서는 박 제가 살아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언론은 그를 찾으려 애쓰지만 찾지 못한다. 몇 년 후, 그 젊은 작가는 희곡 하나를 연극으로 올린다고 알리고, 그 극을 올리기 몇 시간 전에 기자회견을 하겠다 한다. 그리고 그는 그 자리에서 박제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