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불꽃같이 살다 36세의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숱한 작품들을 쏟아내며 우리문학의 서정성을 드높인 이효석(李孝石,1907-1942), 그의 고향 강원도 봉평을 배경으로 쓰여진 단편소설‘메밀꽃 필 무렵(1936)’

우리 현대단편문학의 최고의 수작으로 꼽혀, 문학교과서에 실려있는‘메밀꽃 필 무렵’을 한국연극계의 거장 오태석이 오늘의 무대 위에 다시 살아 숨쉬게 한다.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주요 장면

가슴 아리도록 진한 인록(因綠)의 무대를 메밀밭으로 설정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부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공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서정을 향수처럼 피워 올리는 개울과 산비탈길
‘장 선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주집 토방이랑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이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라서 개울가가 어디 없이 꽃이다.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려 물방아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천하일색이었지... 팔자에 있었나 부지.’

줄거리

장돌뱅이 허생원은 봉평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신세를 한탄하며 술이나 한잔하기 위해 충주집에 들린 허생원은 충주댁이 젊은 장돌뱅이인 동이와 놀아나는 것을 보게 되고, 괜스레 마음이 뒤틀려 동이의 따귀를 후려치고는 내쫓아버리고 만다.
젊은 시절에도 봉평장에서 장돌뱅이를 하던 허생원은 숙기 없는 청년으로 한눈에 반해버린 송생원의 딸 분이를 보고도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는 처지였는데, 어느 날 밤, 우연히 물래방아간에서 울고 있는 분이를 보고, 위로하다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그 후, 허생원은 계속 장돌뱅이로 지내게 되었다. 어느 날 다음 장터로 이동을 하던 중, 혼자 가야했던 길에 마침 함께 길을 나섰던 동이가 동행하게 되고, 쉬던 차에 허생원은 동이가 예전부터 어머니와 함께 떠돌아다녔고, 어머니 고향이 봉평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설마 했던 허생원은 동이가 자신처럼 왼손잡이라는 것을 보고는 확신에 차 동이의 어머니가 있다는 제천으로 함께 길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