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다홍치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창작 및 표현활동 지원작으로선정된 작품으로 노인을 소재로 기획하였으며 이 시대에 대두되고 있는 노인들의 삶과 성(性)을 유희의 관점으로 풀어냄으로써 노인의 삶 속 질곡을 비추고 있다. 극단 “바람풀”만의 한국 전통적 연기 방법론과 신선한 주제의식으로 삶의 박물관인 노인의 몸과 언어를 통해 삶의 억압과 고통은 노래와 춤 그리고 해방된 웃음으로 변모한다. <다홍치마>의 미덕은 성(性)을 단순한 욕망의 차원에서 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관계가 얽혀있는 삶의 문제로 담아내려 하는 데 있다. 작품 곳곳에 배어 있는 우리 가락과 춤 사위는 단순한 연극적 재미를 넘어 삶의 고통을 허무와 체념에 묶어두지 않고 강한 생의 에너지로 바꾸는 노인들의 삶의 지혜로 표현하고 있다.
- 이 시대의 어머니 주귀례 할머니와 21세기 모던 걸 임자실 여사
한 번 집을 나가면 철이 바뀌어야 나타나는 아들 홍환만을 해바라기 하며 억척스럽게 시장에서 장사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보통 어머니 주귀례 할머니와 동네 약수터 퀸카이며 주귀례 할머니 문간방에 세 들어 사는 임자실 여사는 사사건건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도와가면서 삶과 사랑에 대하여 가슴 찡한 수다 한 판을 펼쳐 놓는다. 책 한 권으로 모자랄 우리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면서도 눈가는 촉촉해지는 것일까?
- 노인들의 삶, 그 삶 속의 성(性)과 사랑!
남편과 자식 걱정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는 이 땅의 어머니들. 가족 걱정에 자신을 돌 볼 여유도 없이 어느덧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 이제 이 세상과 작별할 날만 손꼽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죽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왜곡된 모성성과 폐쇄적인 여성성을 훌훌 던져버리고, 주위의 시선 아랑곳 않고 지금부터라도 자유할머니가 되련다.
줄거리
백수건달인 아들 홍환과의 위태로운 끈을 쥐고 살아가는 할머니 주귀례, 가족도 없이 홀로 사는 할머니 임자실, 그리고 엄마의 가출로 홀로 남겨진 발달장애아 17세 왕용기. 이 세 사람은 그들의 인생만큼 비탈진 산동네, 한지붕 아래 살고 있다. 집주인 귀례는 아들이 훔쳐간 돈 때문에 눈엣가시인 이들 두 사람을 내보내지 못하고 불편한 동거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애달프게 기다려온 아들이 보험사기로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례는 끝까지 쥐고 있던 아들과의 질긴 인연의 끈이 끊어짐을 인식하게 된다. 모든 것이 다 새어버리고 온전히 혼자가 되어버린 귀례는 자신이 내쳤던 용기와 자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