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지하철 2호선에 두 사람이 앉아 있다.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멍하니 앉아 있는, 가슴이 유난히 큰 여자와 우는 아기를 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남자. 이 둘은 왜 이런 모습으로 지하철에 탔을까, 그리고 왜 저렇게 슬프고 혼란스러워하는 눈빛으로 여기에 앉아 있을까? 두 이야기꾼과 함께 그 이유를 찾아 떠나는 1시간 25분 동안의 지하철 여행, <서른, 엄마>
동그랗게 뱅글뱅글 돌아가는 전철,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한 바퀴를 돌면, 1시간 25분을 앉아 있으면 처음 탔던 그 역으로 돌아온다. 서울의 동서남북을 지나가고, 서울의 별별 풍경을 볼 수 있고 서울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한 바퀴 돌고 돌아오면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똑같은 제자리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한 바퀴 돌 동안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오롯이 혼자 있었던 1시간25분의 시간만큼이 달라져 있다. 연극 <서른, 엄마>는 지하철이 한 바퀴 도는 동안 아기를 키우는 일에 지쳐버린 한 부부가 서울의 풍경과 사람과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만나고 돌아오는 이야기를 그린다.

줄거리

선영과 태정은 11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부부이다. 그들은 임신과 출산 과정을 겪으며 자신의 무능함과 생각보다 훨씬 힘든 육아에 지쳐 한다. 주변의 간섭과 스스로에 대한 실망, 육아 자체의 어려움은 점점 더 큰 짐이 되고 선영은 급기야 가출을 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고민하던 둘은 2호선 순환열차를 타고 시간을 거슬러 문제점들을 찾기 시작한다. 임신, 결혼, 첫만남 때로 기억을 되돌려 차례차례 과거로 돌아가던 둘은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게 되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은 그들은 세상 속 자신을 깨닫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