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악의 꽃>은 인도 현대연극의 거장 바달 시르카르(Badal sircar)작 ‘행렬’을 극단 노릇바치의 특성에 맞게 배우의 연기술에 의지하여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함으로서 언어의 해체(Deconstruction)와 몸짓의 표현을 통한 실험극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악의 꽃>은 사회 권력의 모순에 억압된 인간이 그 삶의 정체성 회복을 그린 작품으로 사회의 억압적 힘으로부터 주체적 삶의 소중함을 제시한다.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이 관객 또한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이 작품은 바달 싸르까르의 작품을 한국적 정서로 각색한 바탕위에 실험적인 연극무대를 선보인다. <악의 꽃>은 사회악으로 포장된 길 위에서 피어나는 순수욕망의 은유이며 관객들은 공연 내내 길 안에 갇혀있는 자신을 자각하며 연극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위에서 오늘날의 위험한 삶의 변방으로 내몰린 자기 자신을 직관하도록 인도된다.
길 위를 떠도는 행렬들의 모든 이미지들은 원초적 공연성 회복을 꿈꾸는 배우의 몸 연기술에만 의지하여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노릇바치(배우)는 스스로 변방에 처하여 자신의 몸짓과 소리(말)의 상처 입은 틈새를 통하여 ‘악의 꽃’을 피워낸다.

줄거리

길(무대)을 따라 행렬들이 행진하고, 잃어버린 길을 찾아다니는 노인, 그리고 권력과 부패 등의 사회악에 끊임없이 살해당하는 꼬마가 길 위에 버려져 있다. 교주와 경관은 사회악, 즉 타락한 종교, 정치, 권력의 상징으로써 온갖 궤변을 이용하여 민중을 착취한다. 꼬마는 사회악에 의해 시도 때도 없이 억압당하고 살해당한다. 꼬마는 거짓 행렬 무리들을 제지하고 저항해보지만, 꼬마의 저항은 언제나 외면당하고, 묵살당하고, 살해당하고 만다. 노인은 길 위에 있으면서도 길을 잃어버린 아이러니 속에 갇힌 꼬마의 미래형으로 늙은 꼬마인 셈이다. 이들 앞에 놓인 길은 길이되 거짓 길이며, 갇힌 길이고, 거짓 무리들만이 살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