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꼭두각시 인형극, 한국식 유머로 놀다과거 남사당놀이패의 꼭두각시 인형극이 그랬듯이, <돌아온 박첨지> 역시 부패한 권력과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나랏일은 돌보지 않고 매사냥에 빠져 있는 정치 관료, 동네 아녀자들과 놀아나는 종교인, 허례와 허식만 남은 사대부 양반의 패륜 등이 공연에 등장하는 비판의 대상이다. 다만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만큼은 유쾌하고 재기발랄하다. 우리나라 재담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해학과 풍자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해학과 풍자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과장하거나 왜곡함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는 ‘한국식 유머’다. 여기에 각 장면마다 다양한 타악기들이 내는 연주나 사자 춤, 버나 돌리기 등의 연희적 요소들이 더해져 흥겨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의 제페토, 박용태 선생의 살아있는 인형들
시즌3으로 <돌아온 박첨지>는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전통 인형극으로, 극단 사니너머의 대표인 김학수가 연출을 잡았다. 김학수는 극단 미추에서 배우로 활동하던 시절 꼭두각시 인형극의 대잡이(인형조종수) 역할을 하며 인형극 공연을 전담해왔다. 미추와 더불어 <돌아온 박첨지>의 첫 공연을 이끌었던 극단 백수광부의 노하우도 녹아있다. 그리고 세 번째 바통을 넘겨받은 극단 사니너머가 자신들만의 볼거리와 새로운 내용 구성으로 전통극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공연의 핵심인 40여 개의 인형은 중요무형문화제 제3호 남사당놀이 보유자 박용태 선생의 손길로 태어났다. 인형마다 크기와 생김새, 구조가 제각각인 것은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단순화 시킬 것은 과감하게 생략한 이유다. 그렇다고 움직임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형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절을 짓고 버나를 돌리는가 하면, 신명나는 탈춤과 긴장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변함없이 고단한 민중의 삶을 위로하다
시대는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서민들의 삶은 녹록치 않다. 이것은 꼭두각시 인형극 <돌아온 박첨지>가 지금 우리에게 통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꼭두각시 인형극이 민중의 고된 삶을 위로했던 것처럼, 21세기에 <돌아온 박첨지>도 오늘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작은 위로와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다.

줄거리

프롤로그 신명나는 춤마당
소문만복래라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니~ 다 같이 한 번 크게 웃어보고 시작합시다.

1거리 박첨지 유람거리
박첨지의 재담으로 그 유명하다는 팔도 유랑담이나 들어봅시다

2거리 피조리(박첨지의 두 조카딸)
어디 아녀자는 상좌하고도 못논다나? 다 자연의 이치이거늘~

3거리 꼭두각시(박첨지의 본처)
어따 대고 못생겼다 그러냐?~ 절세미인 본처 두고 첩이랑 놀아나다니~ 세상아 허망이로세~

4거리 이시미
이 희한하고 더러운 세상. 죽기 전에 할 말은 하고 놀다 가야겠다~ 에라~~~이!

5거리 평안감사의 사냥 놀이
여봐라~ 내(30년 고시원 독방살이에 부모허리 다 휘어놓고?) 드디어 평안감사로 부임하였다.이제 해먹을 일만 남았구나. 껄껄껄~!

6거리 평안감사 상여거리
어허 어허어 어어야~ 평안감사 상여나간다. 무슨 사연으로 나오자마자 저승길이네~

7거리 절 짓고 허는 거리
짓고 헐고, 짓고 헐고 인생사 다 채우고 비워내는 일이네. 여보게 축원덕담 들으시게나~

에필로그 살맛나는 세상 꿈꾸는 살판 놀이마당
 

캐릭터

박첨지 | 놀기의 황제, 자칭 한량들의 조상급 영감탱이

덜머리집 | 박첨지의 첩. 박첨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한 성깔하는 미모의 여인

홍백가 | 외상술값을 떼먹기 위해 펼치는 두 얼굴의 서스펜스

꼭두각시 | 박첨지의 부인, 영감 찾아 첩첩산중 돌아다니는 곰보여드름이 매력적인 할멈

상좌중 | 해탈을 위해 일탈부터 하겠다는 쌍둥이 땡중들

묵대사 | 꼴보기 싫은 세상 때문에 두 눈 딱 감고 다니는 스님

홍동지 | 복잡다나한 세상엔 오줌싸기가 제격이라는 붉은 복근의 배짱남

평안감사 | 유행 다 지난 꿩사냥 혼자 즐기며 나랏일은 아웃오브중인 허세남

이시미 | 놀러나온 마을 사람들 죄다 잡아먹고 용되고파 용 쓰는 용강출신 이무기

피조리 |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고 다니는 사시사철 봄처녀

상주 | 상여 끌고다니며 장타령 노래 부르는 장례행렬 버스킹의 리더

초란이 | 잘하면 재주고 못하면 메주라~현란한 버나 돌리기로 박수받는 재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