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안티고네는 그리스 비극의 모든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숭고한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캐릭터다. 오이디프스 콤플렉스로 잘 알려져 있는 테바이의 왕 오이디프스의 딸로 역적으로 몰려 장례도 없이 죽은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러준 죄를 받아 결국 죽게 되는 인물이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국가권력에 맞서는 안티고네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극중 안티고네의 연인 하이몬은 아버지 크레온 왕에게 안티고네의 구명을 청하며 이렇게 말한다.
“한 사람의 음성으로부터만 명령을 받는 나라는 나라가 아닙니다.”그리고 크레온이 “국가는 곧 왕이다”라는 말에 “그 국가가 백성이 없는 사막이라면 말입니다.”로 응대한다. 이러한 말들은 아테네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을 잘 표현한 말일 것이다. 이러한 말들이 2500년을 사이에 두고 지구 정반대 쪽에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준비했다. 이 작품은 인천이중언어연극제에 출품한 작품으로 러시아 프로젝트 그룹 “WIN”이 러시아어 버전의 작품을 장아누이 작으로 준비하여 이중언어로 공연 되어졌다.

줄거리

오이디푸스가 죽은 후 그의 쌍둥이 아들 에테오크레스와 폴리네이케스 간에 왕위 다툼이 생겼다. 두 형제는 서로 일 년씩 돌아가며 나라를 다스리기로 약속하고 에티오클레스가 먼저 왕이 된다. 그러나 일년이 지나도 왕위를 물려줄 기미가 없자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의 군대를 빌어 고국을 침공하고 두 형제는 일대일 대결에서 동시에 죽게 된다.
이에 새로 왕이 된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의 장례는 예의를 갖추어 성대히 치러주고 반역자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새들과 개들의 먹이가 되도록 버려둔 채 장례를 치러주는 자를 처벌하겠다는 포고를 내린다. 그러나 국가의 법이 아무리 지엄하다 해도 천륜을 어길 수는 없다는 생각에 안티고네는 동생 이스메네에게 오빠를 묻어주자고 제의한다. 그러나 겁에 질려 선뜻 나서지 못하는 동생을 뒤로한 채 안티고네는 여자 혼자의 몸으로 오빠의 장례를 치러준다. 그 일로 크레온 왕에게 끌려온 안티고네는 바위 동굴에 갇히게 된다. 한편 안티고네의 연인 하이몬은 아버지 크레온 왕에게 안티고네를 용서해 달라는 탄원을 하게 되나 성공하지 못하자 다시는 자신의 모습을 못 보게 되리라는 말을 남긴 채 안티고네가 갇힌 동굴을 찾아가 자신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자결을 한 안티고네를 발견한다. 한편 크레온 왕은 오이디프스의 저주를 예언한 테이레시아스의 방문을 받게 되고 안티고네를 풀어주지 않으면 신의 저주가 따를 거라는 예언을 받게 된다. 신의 저주를 두려워한 크레온은 서둘러 안티고네를 풀어주러 오게 된다. 하지만 이미 안티고네는 죽고 이를 보고 상심한 하이몬도 미쳐 날뛰다 자살을 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왕비 에우리디케 마저 자살하자 가족들을 모두 잃은 극심한 절망 속에서 크레온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캐릭터

크레온 왕 | 오이디프스의 처남(외삼촌) 국가가 인륜보다 앞선다고 생각하고 조카 폴리네이케이스의 장례를 금지한다.

하이몬 | 크레온의 아들. 안티고네의 약혼자. 정인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나 실패하자 안티고네를 따라 죽는다.

안티고네 | 오이디프스의 딸. 인륜과 신의 정의를 따르기 위해 크레온 왕의 명령을 거역하고 오빠 폴리네이케이스를 묻어준다. 이후 유배된 동굴에서 자살한다.

이스메네 | 안티고네의 여동생. 언니의 용기 있는 행동을 따르지 못하고 이후 후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