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갈등은 배우공동체 자투리에서 창단 작품으로 올렸던 유년의 고통 (Krankheit der Jugend) 작가인 Fernand Bruckner의 작품이다. 작가의 가장 유명한 3개의 대표작 중 하나로 자투리는 이 3개의 작품을 모두 상연해보고자 브루크너 프로젝트라 명명하고 이 작품을 유년의 고통에 이어 두 번째로 공연하고자 한다. 원작은 Die Rassen으로 어제까지 친구였던 이가 친구에게 가해지는 백색테러에 동참하게 만들고 아침까지 연인이었던 이들이 저녁엔 양립할 수 없는 인종 간의 벽 밖에 서게 만드는 파시즘의 광풍이 지난 후 파시즘의 폐해를 돌이켜 보게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나치를 직접 비난하고 있어 당시에는 연극인들이 이 희곡을 읽어볼 엄두도 내지 못하여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샤우스필하우스에서 간신히 초연을 하게 되었다. 파시즘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인의 소중함과 고통 속에서 찾아지는 깨달음이 몸이 떨리도록 시리고 아프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칠십 여년이 지난 지구 반대편에서 어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작은 응원이 되길 바라면 이 작품을 준비했다.

줄거리

히틀러가 수상이 된 이후 테소는 나찌 돌격대에 합류하고 바이마르공화국을 끝장 낼 선거에 동참하도록 친구인 칼래너를 설득한다. 마침내 테소의 노력은 성공하여 칼래너는 나치당에 참여하게 되고 연인인 유태인 헬렌과 헤어진다. 그들에게는 유태인 친구 씨에즐맨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나치 지역당의 리더인 로슬로에게 책을 빌려주지 않았고 나치 신봉자들의 특별 강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공개형을 받게 되는데 그 집행자 중에 자신의 절친인 칼래너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진다. 이후 파시즘의 실체를 깨닫고 후회하고 있는 칼래너에게 로슬로는 전 애인인 헬렌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에 칼래너는 헬렌에게 도망갈 것을 권하고 헬렌과 씨에즐맨이 도망갈 때까지 숨어 지낸다. 헬렌은 독일을 떠나게 되면 다시는 칼래너를 만날 수 없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 선뜻 떠나지 못하고 칼래너를 찾아다니지만 결국 칼래너의 평안을 위해 떠나야 된다는 씨에즐맨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떠나게 된다. 두 사람이 독일을 떠난 걸 확인한 칼래너는 스파이들에게 일부러 행적을 노출하고 자신을 끌어들인 일로 후회하고 있는 테소를 만나 헬렌에게 자신이 잘 지내고 있으며 자신의 평안을 위해 다시는 만나서는 안 된다는 거짓말을 해줄 것을 부탁하고 돌격대에 체포된다. 반역자라는 돌격대 지휘자의 말에 어떤 독일을 자신이 배신한 것인지 칼래너 자신의 독일에서는 반역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독일, 나의 독일”이란 말이 울려 퍼지며 막이 내린다.

캐릭터

칼래너 | 졸업을 압둔 의대생. 유태인 여자친구를 갖고 있고 나치당에 대한 혐오를 갖고 있었으나 친구인 테소의 설득과 한번의 집회에 참석함으로써 나치당에 가입하게 된다. 그후 여자친구인 헬렌과 헤어지게 되고 친구인 씨에즐맨의 린치에 가담하게 된다. 결국엔 나약한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하고 나치에 가담하여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나치당을 배신하고 헬렌과 씨에즐맨이 독일을 떠난 후 스스로 나치에 붙잡히게 된다.

테소 | 의대생 칼래너의 절친. 전후 세대 아버지가 전후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하였다. 독일제국에 대한 환상으로 나치당에 가입하고 칼래너을 끌어들인다. 도래하지 않는 자신의 이상으로 인해 고민한다.

씨에즐맨 | 유태인. 로슬로에게 책을 빌려주지 않은 것과 나치 추종자들을 위한 특별강의에 참여함으로써 나치에 의해 린치를 당하고 공개 망신형이 주어진다.

헬렌 | 칼래너의 여자친구 한 때 방황하던 칼래너를 잡아준 그의 사랑이상의 존경하는 연인. 칼래너가 나치의 사상에 잠시 물들어 헤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후 돌아온 칼래너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가 자신과 다시는 못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결심을 했다는 생각에 국외 피신을 미루고 칼래너를 찾아 다닌다.

로슬로 | 나치 지역당의 젊은 지도자. 씨에즐맨과 사적인 앙심을 품고 있으며 후일 칼래너로 하여금 헬렌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에이 맑스 | 헬렌의 아버지 에이 맑스 화확의 사장. 나치를 옹호하는 편지를 각국에 보내 나치에 빌붙어 자신의 기업을 유지하고자 하는 유태인.

지방검사 | 비어홀에서 선거 개표 결과를 함께 듣는 이중에 한 명. 유태인에 대한 지독한 편견을 가지고 나치를 찬양하는 발언을 한다.

지방경찰 | 나치 신봉자 아들을 데리고 비어홀에서 선거개표를 함께 듣고 있다.

학교선생 | 비어홀 군중 중 한면. 인종학적으로 게르만족의 우수성과 유태인과의 인종적 차이를 이야기한다.

학생들 | 나치의 청년 당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