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상상만 해 왔던 삶을 살고 있다는 것 - 그 느낌!
극락 같은 꿈을 지니고 시작한 21세기를 맞이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제침체와 함께 깊고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뼈 속 깊이 느끼고 있다. 특히, 전쟁의 폐허에 아무것도 없었던 나라가, 가진 것은 굶주린 사람들 뿐 이었던 나라가, 수출 말고는 먹고살게 없어서 군인들을 다른 나라에 용병으로 파견했던 나라가, 수출로 돈을 많이 벌었다가 IMF에 제대로 고생했던 나라가, 지금도 수출로 가족경제를 지탱하며 사는 나라인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위기라는 막강한 파도에 쓰러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 거리로 나온 노숙자를 비롯한 실업자 80만 시대를 눈물 흘리며 맞이하고 있다. 그 속에, 아직은 그 외에 있는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스케치하고 있을까? 스케치하기가 어려우면 차라리 상상이라도 하고 있을까? 상상만 해 왔던 삶을 살고 있다면, 아니 살 수 있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白日夢(백일몽) - “한 낮에 꾸는 꿈”(헛된 꿈)
흔히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이런 백일몽을 선호하고 이 백일몽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그 속에서 안주하고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자신에게 충족되지 못한 욕망이 직·간접적으로 충족되는 비현실적인 세계를 생각하는 꿈! 이런 꿈을 꾸면서, 그러면서 어느새 대화가 죽고, 가족이 죽고, 사회가 죽고, 자기방어를 하기 위해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르는 무표정이 표정이 되고 그 결과는 내가 아닌 모든 사물을 죽이고... 죽이고... 죽이다 자신이 죽고... 하지만, 우리 중 어느 누가 그와 관련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헛된 꿈에서 깨어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네가...? 우리가...?

6펜스와 달 → 찰스 스트릭랜드→ 달과 6펜스
이 작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나는 한 가지 話頭(화두)를 던지고 싶다. “달과 6펜스” 어느 선까지 달이고 어느 선까지 6펜스인가? 그렇다면 나는 두 가지 선이라도 가지고 있기는 있는 것인가? 이 작품을 관람하기 전, 우리는 ‘6펜스와 달’로 인식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을 관람하고 난 후, 우리는 반대로 ‘달과 6펜스’로 인식하는 묘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찰스 스트릭랜드에게 박수를 보낸다...

작품소개

1919년 발간. 프랑스의 후기인상파 화가 P.고갱의 생애에서 힌트를 얻어 쓴 소설로, 장편작가로서의 명성을 굳힌 작품이다.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런던의 평범한 주식중개인으로 처자가 있는 40대 남자이다. 이 남자가 돌연 무엇엔가 홀린 듯 처자를 버리고 파리에 나가 화상(畵商)이 된다. 그는 그에게 호의를 보이는 선량한 친구의 부인과 정을 통하여 그 일가를 파멸하게 한다. 마지막에는 타히티섬으로 이주하여 나병에 걸려 고통의 나날을 보내며 강렬한 그림을 그리다가 이 섬에서 죽는다. 이 작품에서 몸 자신이라고 여겨지는 인물을 ‘나’로 등장시킨다. 이 소설의 제목에서 ‘달’은 때로 광기(狂氣)와 예술의 극치를 뜻하고, ‘6펜스’는 재산과 세속적인 명성을 갈망하는 감정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줄거리

찰스 스트릭랜드는 쾌활한 아내, 건강한 두 아이와 함께 지극히 평범한 가정생활을 꾸려 나가는 40대의 남자이다. 그는 영국 사람으로 런던에 살며, 직업은 증권 중개인이었다. 이 무렵 첫 작품을 출판하게 된 젊은 작가 '나(이 소설의 화자)'는 동료 작가로부터 문학에 관심을 가진 스트릭랜드의 아내를 소개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인연으로 스트릭랜드의 집에 출입하게 되었다.

그 후 여름이 되자 스트릭랜드 일가는 노포크 해안으로 피서를 떠난다. 1개월간 노포크에 머무르다가 먼저 돌아간 스트릭랜드는 파리로 건너가 아내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 그 편지의 내용은 결혼 생활을 파기한다는 뜻밖의 것이었다. 남편의 행위에 놀란 스트릭랜드의 아내는,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나'에게 남편을 설득해줄 것을 부탁한다. 부탁을 받은 '나'는 사정을 확인하기 위해 파리로 간다. 그러나 '나'가 만난 스트릭랜드는 결코 여자와 도피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다만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17년 동안 함께 살아온 아내와 두 아이를 버리고 파리로 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정으로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스트릭랜드는 이제 마흔이 된 중년의 남성이며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와 안정된 가정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에, 그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따진다. 이에 대해 스트릭랜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그리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고 하지 않았소. 이 마음은 나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거요.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를 따지고 있겠소? 어쨌든 어떻게 해서든지 물속에서 떠오르지 않으면 빠져 죽을 것 아니오?" 이 얘기를 들은 '나'는 스트릭랜드의 예술에 대한 정열에 매우 놀라지만, 가정에 대한 무책임함을 질타하며 돌아선다.

그로부터 5년의 세월이 흐른 후, '나'는 런던에서 파리로 옮겨가면서 스트릭랜드와 절친한 사이인 네덜란드 화가 더크 스트로브를 만나게 되었다. 당시에 스트릭랜드의 그림은 조롱받고 무시당하고 있었으나, 스트로브만은 그의 천재성을 인정하고 친절하게 돌보아주고 있었다. 아내 블랑셰가 강력히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열병을 앓게 된 스트릭랜드를 집으로 데리고 올 정도였다. 스트로브의 아내 블랑셰는 처음에는 스트릭랜드를 매우 싫어했지만 병으로 쓰러진 그를 간호하면서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스트로브는 아내와 아틀리에를 스트릭랜드에게 주고 집을 나간다. 그러나 블랑시는 3개월 후 스트릭랜드로부터 버림을 받고 음독 자살한다. 아틀리에로 돌아온 스트로보가 보게 된 것은 스트릭랜드가 그린, 죽은 아내의 나체화였다. 스트릭랜드는 블랑시의 육체만을 탐했던 것이다. 스트로브는 스트릭랜드에게 분노를 느끼지만 그가 그린 그림의 훌륭함에 놀란다. 그리고 그는 짐을 챙겨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그로부터 15년의 세월이 흐른 뒤,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으로 여행을 간 '나'는 그 섬에서 죽음을 맞이한 스트릭랜드의 이야기를 섬사람으로부터 듣게 된다. 스트릭랜드는 방랑 끝에 타히티섬에 도착하고 그곳의 분위기에 동화되었다. 그리고 원주민 여자 아타와 결혼하여 한때 행복한 생활을 했으나 문둥병에 걸리고 만다.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왔음을 깨달은 그는 아타의 헌신적인 봉사를 받으며 오두막집의 벽에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그는 결국 눈이 멀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가 죽은 뒤 아타는 스트릭랜드와의 약속에 따라 오두막을 불태우고, 불가사의한 예술적 힘을 지닌 벽화는 결국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 타히티에서 돌아온 '나'는 스트릭랜드의 아내를 찾아간다. 스트릭랜드의 그림은 이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었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의 예술 이야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 방에는 복제(複製)한 그림만이 걸려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