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대한민국 최고의 연극배우 ‘오현경’ 25년만에 다시 [봄날]을 맞다.
25년 만에 다시 봄날이 돌아왔다. 84년 9월 권오일 연출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초연된 이강백의 <봄날>은, 당시 호평을 받으며 대한민국 연극제 대상, 연출상, 미술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연극계의 실력파 연출가인‘이성열’과, 최고의 연극배우 ‘오현경’이 초연에 이어 인색한 절대 권력자로서의 아버지로 분한다. 거기에 배우 ‘이대연’이 동생들의 불평불만을 다독이는 장남으로 등장하여 공연에 안정감을 가미하고 ‘극단 백수광부’ 대표배우들이 이들을 뒷받침한다. <봄날>은 동양설화의 동녀 모티프를 차용하여 우의적인 기법으로 제도와 개인의 갈등과 화해를 보여준다. 아버지와 아들들 사이의 갈등, 그 갈등을 통해 드러나는 폭력적인 권력관계는 현실적 표현이 아닌 설화적 세계관 속에서 보다 큰 예술적 함의를 지닌다. 따라서 관객은 청계산 아래에서 벌어지는 이들 가족의 갈등과 화해에 웃음과 눈물로 극장을 채우게 될 것이다.

줄거리

청계산 자락 후미진 산골마을에 늙은 홀아비와 일곱 명의 아들이 밭을 갈며 살아가고 있다. 인색한 절대 권력자 아버지, 어머니처럼 자상한 장남, 천식을 앓는 병약한 막내,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혹사당함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다섯 자식들이 불편한 관계 속에서 어렵사리 생을 영위하고 있다. 칠형제는 가을 추수가 끝나면 항아리에 돈을 담아 구들장 속에 감춰버리는 인색한 아버지를 원망한다. 장남은 불평불만이 끊이질 않는 동생들을 위로하며 어머니처럼 보살핀다. 더불어 천식으로 건강이 약한 막내를 극진히 간호한다. 백운사 스님들은 칠형제의 집으로 찾아와 시주를 요구한다. 아버지로부터 혼날 것을 염려하여 시주도 못하는 형제들에게, 오고 갈 곳 없는 동녀를 맡기고 떠나버린다. 아버지는 무당에게 엿들은 풍월로 젊은 여인을 안고 자면 몸이 젊어진다는 말을 믿고 동녀를 방으로 들인다. 동녀를 사모하는 막내는 피를 토하며 애통해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아버지는 무당에게 젊어지는 비결을 알아오겠다며 장남을 데리고 길을 떠난다. 막내는 동녀를 위로해주고 두 사람은 연정을 느낀다. 한편 아버지와 장남이 없는 집에서는 참다못한 동생들의 역모(?)가 꾸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