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로 그 공연 <의자들>, 앵콜 공연 2001년 혜화동 1번지에서 페스티발 참가작으로 올린 극단 여행자의 <의자들>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관객들은 난해하다는 편견을 가진 부조리극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라는 의견을 모으게 되었으며, 평단에서 역시 전혀 새로운 <의자들>이라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작품이다. 연극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다른 <의자들> 공연과 비교를 하지만, 극단 여행자의 <의자들>에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또 보고 싶은 연극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기도 하였다. <의자들>은 혜화동 1번지 3기동인의 마지막 페스티발 에서 다시 공연 되었으며, 3월 25일부터 학전 블루에서 재공연을 한다.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 <의자들> <대머리 여가수>로 유명한 프랑스 현대 부조리극의 대명사, 이오네스코의 <의자들>. 현실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는 노부부는 의자들을 등장시켜 자신들이 이루지 못했던 꿈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부조리하게 느껴지는 행동들과 시각적 이미지로써 부조리한 현실에 대하여 풍자한다. <의자들>에는 노부부가 만들어낸 많은 군상들을 그리기 위해 역시 많은 의자들이 등장을 하는데, 무대를 꽉 채우는 의자들 장면은 <의자들> 공연의 최고의 묘미이다. 노부부, 그리고 대변인 극단 여행자 최고의 앙상블인 정해균, 김은희가 섬에 외롭게 갇혀 사는 노부부를 연기한다. 이미 극단 여행자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두 사람은 2001년 공연 되었던 <의자들> 초연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로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많은 의자들과 상대를 하는 두 배우의 혼신을 다한 연기 역시 <의자들> 보는 재미이다. 말 못하는 대변인 역으로는 <한여름 밤의 꿈>에서 루도령 연기로 인기를 모은 김준완이 열연한다. 극단 여행자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는 공연 스타일리스트 연출가 양정웅이 이끄는 극단 여행자는 비주얼한 무대와 배우들의 신체를 통한 이미지극을 만들어왔다. <한여름 밤의 꿈>, <환>, <연 Karma> 등의 작품을 통해 강한 인상을 보여준 극단 여행자는 3월에 <의자들>을 공연하며, 또 다른 이미지극을 보여줄 것이다. 무대 전체에 쌓이는 ‘의자들’은 관객들에게 강한 비주얼 이미지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줄거리

어떤 섬에 노부부가 탑 꼭대기에 살고 있다. 그들의 인생은 실패로 점철됐으며 보잘것없다. 두 사람은 매일 밤 삶의 권태를 달래기 위해 망상 속으로 도피한다. 일상적 현실을 벗어난 과대망상 속에서 부부는 자신들의 씁쓸한 인생을 서로 위로한다. 이윽고 그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손님들이 차례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들은 손님을 맞이하면서 현재의 불안과 욕망, 과거에 대한 그리움, 이루지 못한 사랑 등을 떠올리며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를 드러낸다. 점점 더 많은 손님들이 오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게 된다. 이제 두 사람은 서있을 자리조차 없다. 마침내 황제가 등장하고 둘의 감격은 절정에 달한다. 남자는 자신의 성명서를 초대한 손님들과 전 인류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용한 직업 대변인이 올 것이라며 초조하게 그의 출현을 기다린다. 드디어 대변인이 등장한다. 남자는 전 인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마지막으로 그에게 성명서 전달을 부탁한다. 노부부는 초대 손님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는 ?황제만세?를 외치며 창문으로 뛰어내린다. 우스꽝스러운 차림의 대변인은 뭔가 전달하려 애를 쓰지만 이 시도는 절망으로 끝난다. 그는 귀머거리에다 벙어리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님들과 황제에게 정중한 인사를 한 뒤 퇴장한다. 텅 빈 무대에 최초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