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리어왕이 쓰여진 시기는 세익스피어의 많은 명작이 발표된 비극의 시기에 쓰여졌다. 이 시기는 르네상스시대를 넘어 인간 자체의 탐구와 연구로 많은 예술 작품들이 등장 하였다. 리어왕 역시 르네상스시대의 신이 주신 숙명에 관하여 논하지만, 그보다 인간 자체의 삶의 대하여 이제는 신이 주신 운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 고찰해가는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리어왕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여러 관점이 등장한다. 선과 악, 그리고 이들의 대립 속에 놓여 선인지, 악인지, 선택해야만 하는 인물들. 등장인물에 나오는 리어왕과 글로스터는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여 즉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여 희생되는 인물이라면 거너릴과 리이건 에드먼드는 악의 인물, 코오딜리어와 에드거는 선의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세익스피어의 그 어느 작품보다 리어왕처럼 선과 악이 뚜렷한 작품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작품을 하나의 관점에서 보자면 거너릴과 리이건의 간계한 말에 속아 착한 코오딜리어를 버리고 결국 거너릴과 리이건에 의해 버려진 다음에야 무엇이 진실인지 깨닫게 되는 리어를 통해, 진실은 보이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로스터 역시 리어와 마찬가지인 인물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진실을 깨달은 인물들과 선한 인물들의 결말은 희극적이어야 하지 않은가? 하지만 결말은 선의 인간이나 악의 인간이나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로 이어진다. 하나의 관점으로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을 말하기 보다는 인간 삶 자체를 고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작품인 것이다. 즉 우리의 삶 속에는 선과 악 등 여러 인물이 존재한다. 그러나 선이 옳은 것인지 악이 옳은 것인지, 작품은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다만 선과 악의 중간에서 선택하는 것은 인간 스스로 이며, 이 선택을 통해 인간 삶의 모습을 고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인간 삶의 모습을 스스로 고찰하고 각자의 해답을 갖기를 바란다.


줄거리

1막 - 불행하게도 소녀는 제 마음 속에 있는 것을 입에 올릴 줄을 모릅니다. 소녀는 폐하를 자식 된 도리로서 사랑할 뿐입니다.
고령이 된 리어왕은 자신에 대한 딸들의 사랑만큼 딸들에게 국토와 권력을 부여 한다. 영악한 큰딸 거너릴과 둘째 딸 리이건은 간계한 말로 국토와 권력을 얻어내고, 착하기만 한 코오딜리어는 어떤 말도 꾸며내지 못하여 결국 의절을 당하게 된다. 코오딜리어는 프랑스 왕의 청혼으로 프랑스로 건너가고, 한편 글로스터 백작의 서자 에드먼드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모략을 꾸민다. 리어왕은 큰딸에게 찾아가지만 모욕을 받게 되고…

2막 - 아비가 누더기를 걸치면 자식들이 본척 만척 하지만 아비가 돈주머니를 차고 있으면 자식들은 모두 효자 된다오.
에드먼드의 계략으로 에드거는 아버지 글로스터에 의해 도망치는 신세로 거지 노릇을 하게 되고, 에드먼드는 리이건과 코온월 공작에게 신임을 얻어 중용된다. 리어왕은 큰딸에 이어 둘째 딸에게 찾아가지만 역시 버림받게 되고 폭풍우 속의 황야를 헤매게 된다.

3막 - 바람아 불어라, 내 뺨이 갈기갈기 찢어지도록! 모질게 불어라! 불어라!
폭풍우 속의 황야를 헤매다 설상가상으로 정신마저 잃게 된 리어왕. 에드거와 어울려 신세한탄을 하는 꼴이 되지만 이미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한 현실을 바꿀 수 없다. 글로스터는 리어왕을 두둔하고 구하려 하지만, 결국 글로스터 역시 자신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두 눈을 뽑히고 밖으로 쫓겨나게 된다.

4막 - 저것들은 허리 위는 여자지만, 허리 아래는 반인 반수의 괴물이다. 허리띠 매는 데까지는 신들의 것이지만, 그 아래는 악마의 것이야.
두 눈을 잃은 글로스터는 아들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에드거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처절한 리어왕의 소식을 들은 코오딜리어는 리어왕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 군대를 이끌고 넘어 온다. 리어왕과 재회한 코오딜리어는 아버지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고, 리어왕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용서를 빈다. 한편 거너릴은 에드먼드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의 사랑을 독차지 하려 하는데...

5막 -네가 축복을 해달라면 난 무릎을 꿇고 너의 용서를 빌련다. 그렇게 살자꾸나, 기도하고, 노래하고, 옛 이야기를 하고, 금빛 나비를 보고 웃고, 그 가엾은 자들이 와서 궁중 소식을 조잘대는 것을 들으며 말이다.
거너릴의 질투로 리이건은 독살을 당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 거너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아버지 글로스터의 죽음을 지켜본 에드거는 에드먼드와 결투를 벌이고, 하늘은 정의의 편을 들어주듯 에드먼드는 죽는다. 하지만 하늘은 또다시 정의의 편을 들어 주지 않든 듯, 프랑스군은 전쟁에서 실패하고, 리어왕 품에서 코오딜리어는 숨을 거두고, 이에 리어왕은 절규하고, 결국 운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