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한국연극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질 당당한 젊은 작품
2005년 7월‘접촉Contact'이란 테마를 가지고 열린 제5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수상작과 연희단거리패 신작공연을 게릴라극장이 초청하여 선보인다. 올해로 제5회를 맞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는 젊은 국제실험연극제’로 매년 게릴라극장에서는 축제의 수상작들을 초청하여 공연을 하여왔다. 역대 젊은 연출가전 수상작은 제1회 극단 여행자의 <한 여름 밤의 꿈>, 제2회 극단 가마골의 <맨발의 청춘>, 제3회 JT 컬쳐의 <라이방>으로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 힘 있는 연출 등으로 현재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게릴라극장은 그동안 젊은 연출가전 수상작만을 초청하여 공연하였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각 부문별로 초청하여 4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공식초청작 극단 골목길의 <선착장에서>가 공연된다. <선착장에서> 박근형 작, 연출 - 8월 26일부터 9월 18일까지.두 번째 작품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대학극전 대상작인 극동대학교의 <트로이의 여자들>이 공연된다. <트로이의 여자들> 에우리피데스 원작, 홍원기 연출 -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세 번째 작품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대상작인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아카펠라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가 공연된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최은이 민준호 작, 민준호 연출 - 9월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네 번째 작품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신작공연인 연희단거리패의 <울고있는 저 여자>가 공연된다. <울고있는 저 여자>는 2005년 대산학문학상 희곡부문 당선작으로 김현영이 쓰고 남미정이 연출한다. 10월 13일부터 30일까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수상작 - 2005 게릴라극장 초청 기획공연 시리즈는, 가능성 있는 젊은 인재의 발굴과 함께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검증 받은 작품의
공연이라는 점에서 한국연극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질 젊은 작품으로서의 당당한 공연을 선보일 것이다. :: 작품의도
2005년. 올해는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꼭 60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한일 국교 회담이 수립된지 4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며, 그것을 기리기 위해 올해를 「한일 우정의 해」로 선포하였다. 그 어느 때보다도 양국간의 날씨는 맑은 듯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이런 행태를 비웃기라도 하듯 독도 문제를 비롯한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와 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평화 헌법의 개정 문제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지금 우경화 바람을 타고 있고 급기야 한일 양국의 날씨는 냉기류로 변했다.
1974년 다나까라는 일본의 총리대신 이후로 현재의 일본 우익 인사들까지 식민통치시대의 식민교육을 찬양하고 한국인에게 유익한 교육이었으며, 조선을 근대화 시켰고, 독도를 다케시마라며 자신들의 땅이라고 꿋꿋하게 우기는 이 모욕적인 말이 해방된지도 60년이 지난 대한민국에 대해서 어째서 지금도 끊임없이 나오게 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런 문제에 관해서 근원적인 책임과 잘못이 과연 일본인들에게만 있는 것일까?
일본인들이 져야 할 책임에 못지않은 양의 잘못이 우리 자신에게는 없는 것일까?
우리 스스로가 해방 이 후, 일본이 남기고 간 잔재들을 깨끗이 청산했다면 어떻게 그들이 지금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 작품은 이러한 철저한 자기반성 없는 타자질타만으로는 결코 우리의 미래는 밝을 수가 없음을 울릉도라고 하는 섬을 소재로 표현하고자 했다.

줄거리

며칠 째 거센 바람으로 외톨이가 된 울릉도.
그 위를 위태하게 술에 취한 규회가 걷고 있다.
가야 할 곳을 알지만 몸과 마음이 원치 않는 곳으로만 향하는 규회는 총에 맞아 죽는 영화 속 독일군을 자신의 신세와 비교하며 다시 홀로 길을 떠난다.
한편 다방에서는 김사장과 황마담이 날씨 때문에 꽁꽁 묶인 울릉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봉고차 안에서는 성효의 관광 안내멘트가 한창이다.
영필에게서 인수인계를 받고 있는 것이다.
입심이 딸리는 성효는 구박을 받으며 인수인계를 받고 있고, 반면 입심 구수한 영필은 성효가 멘트를 하다 틀리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은근히 위세를 떨고 있다. 거센 바람의 영향으로 돌아갈 것을 결정하는 이들은 상규의 집에서 초상이 난 것을 발견한다. 맹숙은 유서를 남겼는데, 전주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내용이다.
상규는 책임을 회피하며 박씨에게 처리를 맡기고 밖으로 나가려하는데 박씨가 급하게 맹숙이가 홀몸이 아니라고 외친다.
집으로 돌아간 규회는 맹숙의 죽음은 모두가 일조한 것이라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박씨가 맹숙의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옮기려하자 규회는 맹숙은 뭍에다 묻어야만 한다며 장례를 막는다.
규회가 맹숙을 죽인 것이라는 소문은 흘러흘러 다방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진다. 그러다 규회를 우선적으로 잡아야한다는데 다시금 의견이 모아지고 병력을 동원하기에 이른다.
사람들과 규회가 만나게 된 곳은 선착장이다 그 곳에서 규회는 칼을 들고 협박하며 빨리 배를 띄울 것을 강요한다.
사람들의 무성의함에 규회는 뭍 사람들에게만 매달려 살고 스스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하는 울릉도 사람들을 한심하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 자리의 어느 누구의 마음도 흔들지 못한다. 오히려 엄사장의 화를 사 죽은 맹숙의 치욕을 들은 규회는 칼로 그를 찌른다.
얼마 후 조합장이 된 엄사장을 비롯한 몇몇이 다방에 모인다. 관광객이 몰려든 섬에 영필은 보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고 있고 황마담은 한층 더 신분이 상승된 엄사장 옆에서 아양떨기에 바쁘다.
그 와중에 엄사장은 울릉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선착장을 넓혀야한다고 당연한 듯 내뱉고 있고 결국은 독일군마냥 죽은 규회의 시신을 찾아서 화장한 주민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한편 관광하러 왔다가 실족해 죽은 관광객들을 그저 흘려 넘기는 다방 안 사람들은 여유를 부리며 생전 닫지 않는 셔터문을 닫고 마치 관광객이라도 된 듯 식사를 하러 유유히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