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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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인극 '컬렉티드 스토리즈' 소극장 산울림 오른다
극단 기일게와 공동 기획
美 작가 도널드 말규리스 대표작
정윤경·박희은 주연…박선희 연출연극 ‘컬렉티드 스토리즈’ 포스터(사진=극단 산울림).[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대학교수이자 단편 소설작가인 루스는 자신의 팬인 리사를 제자로 삼아 개인지도를 한다. 리사는 평소 동경하던 작가 루스와의 만남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창작뿐만 아니라 인생의 사제지간이 된 두 사람. 그러나 리사가 등단작가가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어긋난다.미국 중견 작가 도널드 말규리스의 대표작 ‘컬렉티드 스토리즈’가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 소극장 산울림에 오른다. 소극장 산울림과 극단 기일게의 공동기획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199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컬렉티드 스토리즈’는 1996년 초연 이후 미국은 물론 영국 웨스트엔드까지 영미권 국가에서 빈번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2명의 여배우가 극을 이끈다. 섬세한 심리표현과 빈틈없는 서사 구조,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정평이 나있다.극단 기일게는 연극계에서 연출·번역·드라마투르그·배우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창작자가 주축으로 2014년 후반 창단했다. 연극계의 상업적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극작가의 의도와 작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공연을 올리고 있다. 영미권의 다양한 작품을 번역, 낭독하는 모임을 꾸준히 갖고 있다.배우 정윤경이 루스 역을, 박희은이 리사 역을 맡는다. 연극 ‘인디아블로그’ ‘터키 블루스’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의 연출가 박선희가 연출한다. 전석 3만원. 인터파크와 소극장 산울림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16 / 조회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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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서울연극제 “삶의 깊이를 찾고 싶을 때, 연극 한 편을”
1979년부터 매년 봄 개최돼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한 ‘서울연극제’가 오는 5월 12일(일)까지 관객과 서른네 번째 만남을 갖는다. ‘서울연극제’는 한국 연극의 흐름과 발전 양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다. 올해는 ‘소통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연극이 사람과 소통하는 법’에 초점을 맞춰 관객을 찾아온다.서울연극협회 회장이자 연극집단 반의 대표로 활동 중인 박장렬 회장은 올해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박장렬 회장은 “‘서울연극제’는 우리의 사회상을 담는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연극을 표방하고 있다”며 “상업 공연화되기 어려운 예술성 위주의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공연예술계가 인정하는 무대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34회 서울연극제’에 대해 박장렬 회장과 함께 4월 26일(금) 오전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연극제, 현시대 사회상 담은 작품들 무대 오를 것”- ‘서울연극제’가 제34회를 맞이했다. ‘서울연극제’가 갖고 있는 본래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서울연극제’는 작가나 희곡을 공모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작가주의 정신이 있다. 현시대성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많이 하려고 한다.연극은 연극이 주는 미학이 있다. 영화, 드라마와 같은 매스미디어 속에서도 연극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연극의 살아있는 에너지가 인간이 가진 에너지와 가장 잘 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극은 한글로 이뤄져 있다. ‘서울연극제’는 이러한 한글이 주는 언어적인 아름다움도 맛볼 수 있는 자리다. - ‘서울연극제’가 현 연극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서울연극제’는 창작 희곡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좋은 작품들의 경연장이자 교류의 장이 된다. 연극제를 통해 자극받아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 한 인터뷰에서 “연극은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고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연극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이 시대의 아이콘들은 물질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돌아간다. 하지만 예술은 그 반대로 정신적인 면으로 움직인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이란,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말하고 담론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다. 연극은 어떤 하나의 흐름이 있으면 그것의 반대편에 서서 긴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 연극계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의 입장으로 서른네 번째 ‘서울연극제’를 맞이하는 소감이 어떤지.대학로에는 수많은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연극제’는 그중에서도 순수연극, 창작극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상업성을 고려해야 하는 프로듀서들이 선택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 연극계에서 ‘서울연극제’는 사회성을 가진 연극이 많이 오르는 축제라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연극제 출품작, 해외 진출 루트 찾고 있다”-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어떻게 선정했나.선정작은 공모 후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친다. ‘서울연극제’는 희곡을 선정하는 부문도 있고, 기존 공연에서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부문도 있다. 앞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연출가들을 선정해 무대에 오를 기회를 주는 ‘미래야 솟아라’ 등의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도 있다. 올해 ‘서울연극제’에는 공식참가작 8작품, 미래야 솟아라 7작품, 기획초청작 3개 작품과 프린지부문, 자유참가작 등의 작품이 대학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서울연극제’를 더욱 탄탄한 축제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일차적으로 참여하는 작품들의 완성도를 내실 있게 해줄 예산이 넉넉했으면 한다. 그 부분에서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해외 진출 루트다. ‘서울연극제’에서 선정된 작품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루트를 고민하고 있다. 연극은 종합예술이다. 언어, 문학, 미술 등 다양한 부분의 집합체다. 이런 것들이 녹아들어 하나의 ‘연극’이 탄생된다. 이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 년에 몇 편씩은 좋은 작품이 나온다. 주로 예술성이 짙은 작품이다. 국내에서 흥행하기 어려운 이런 작품들을 외국으로 보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현재 문화예술위원회도 루트 개발을 도와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 ‘서울연극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갔으면 하나.연극의 3대 요소에는 무대, 배우, 관객이 있다. ‘서울연극제’에도 관객의 사랑이 필요하다. 현재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관객의 사랑이 단순히 대중성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삶에서 깊이를 찾고 싶은 이들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서울연극제’는 중년부터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서울연극협회
2013.05.06 / 조회 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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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년간 한국연극을 지켜온 대들보, ‘2013 서울연극제’
‘2013 제34회 서울연극제’가 4월에서 5월, 28일 동안 대학로 일대의 6개 공연장(아르코예술극장 대·소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대·소극장, 예술공간 서울, 설치극장 정美소)에서 펼쳐진다. 이 행사는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한다. ‘서울연극제’는 1979년부터 매년 봄 개최되어 지금까지 한국의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 축제는 연극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행사로, 연극의 활성화는 물론 발전의 기반이 되어왔다. 올해로 제34회를 맞이하는 ‘2013 서울연극제’는 공식참가작 8작품, 미래야 솟아라 7작품, 기획초청작 3개 작품과 프린지부문, 자유참가작 등 다수 연극이 대학로의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서울연극협회 박장렬 회장은 “연극은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 연극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고루 살피고, 이를 통해 희망을 보는 축제가 되고자 한다. 문화경쟁력이 국력이 되는 현 시대에 발맞춰 이제는 연극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서울시민 모두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면서 연극인들의 사회참여 일환으로 2013서울연극제 총 수익금의 3%를 기부하기로 했다. 이어 “관객들에게 우수한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해 문화 저변인구를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관객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한다” 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4.08 / 조회 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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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삼촌> 70년대 서울에서 재탄생한 바냐 아저씨
강물 흐르는 소리, 상냥한 산들바람, 귀뚜라미 소리. 이웃들의 사랑방인 나무 아래 넓은 평상. 어느 시골의 한적한 모습이 아니다. 70년대 서울, 아직 섬으로 남아있던 잠실 어느 곳의 모습이다. 경제성장이라는 고속도로에 막 진입하면서 섬이었던 잠실이 개발되기 시작하는 그 즈음,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가족의 이야기가 막 개발이 시작된 잠실 한 복판에서 펼쳐진다. 농사 지으며 살아가는 순박한 노총각 순우와 그의 조카 지숙. 이들의 고요한 호수 같던 삶에 돌맹이 하나를 던지는 여자는, 지숙 아버지 최종길 제자이자 연인인 민정이다. 10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문학박사가 되어 돌아온 최종길과 민정은 이들의 조용한 일상에 파장을 몰고 온다. 낯익은 스토리다 싶다. 연극 은 안톤 체홉의 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9세기 말 러시아의 한적한 시골이 1970년대 서울로 변한 것을 제외하면 인물들의 갈등 구조는 똑같다. 다만 은 여기에 자연과 개발이라는 70년대 서울의 이슈를 녹여내 자연을 벗삼은 사람들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느끼는 혼란도 더불어 표현한다. 은 서울시 창작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오는 5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공사장에서 인부 한 명이 거의 죽어서 실려왔어요" 마을 의사 강석준 "석준아 이 강은 얼마나 흘렀던 강일까" 순박한 농우 순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자랑스러운 사위 최종길과 애인 민다정 "우리 박사님 글이 신문에 났다네" 학식 있는 사위를 자랑스러워 하는 장모 "아버지 제발 부탁인데 짜증 좀 내지 마요" 집안 농사를 해나가는 딸 지숙 "미국에서 아파트 사셨나? 잘라구 누웠는데 위에서 누가 누워 있다고 생각해봐, 잠이 오겠어?" 민정을 짝사랑하는 순우 "지금 또 나 무시하는 거야? 나도 새마을청년회 꼬박 꼬박 나가요!" 묘한 기류가 흐르는 남녀 어색하거나, 분노하거나. 폭풍전야 그들이 떠나간 자리에 남은 것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4.23 / 조회 10,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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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삶을 이야기하다, 연극 ‘순우 삼촌’
'잠실이 섬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단장 김석만)이 ‘서울+기억’이라는 주제 하에 진행한 창작 작품 개발사업의 두 번째 연극 ‘순우 삼촌’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은 ‘변화와 도전’이라는 기치아래 대학로의 젊은 희곡작가, 연출가들과 창작 공동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창작시스템 구축을 시도했다. ‘서울+기억’ 창작시리즈1 작품으로는 연극 ‘순우 삼촌’ 외에도 ‘7인의 기억’이 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그려낼 연극 ‘순우 삼촌’은 안톤 체호프의 ‘바냐 삼촌’을 모티브로 한다. 이 작품은 격변의 1970년대 잠실에 살았던 한 대가족의 서정적 와해를 다룬다. 공연관계자는 “바냐가 시공간을 초월해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듯, 평범한 주인공 순우의 모습들 역시 우리 시대의 자화상처럼 투영될 것이다”며 “연극 ‘순우 삼촌’은 잠실이 섬이었던 서울의 기억들과 함께 나무와 강을 의인화시킨다. 자연에 대한 시각으로 서울 시민, 한국인들의 집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더불어 연극 ‘순우 삼촌’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바람 한 번에 뿌리 채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관계자는 “개발과 성장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다. 하지만 서울이 개발되면 될수록 그들은 서울에서 밀려나게 된다. 거기서 찾게 되는 보전과 교감의 중요성을 ‘순우 삼촌’은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어느 순간 앞길을 잃고 멈춰진 상태라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순우 가족의 삶을 보며 내가 꿈꿨던 삶은 어떤 것이었으며 나는 왜 그걸 추구하지 못하고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 ‘순우 삼촌’은 연극 ‘시동라사’, ‘죽도록 죽도록’ 등의 작가 김은성, 연극 ‘고요’, ‘시동라사’ 등의 전인철 연출이 함께한다. 배우로는 이두성, 강신구, 이정은, 윤상화, 주성환, 박지환, 박레지나, 연보라 등이 출연한다. 연극 ‘순우 삼촌’은 4월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창작시리즈1의 또 다른 연극 ‘7인의 기억’은 4월 9일부터 18일까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31 / 조회 2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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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마음>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서로의 상대에게 말을 주고 받는다. 때론 관객과 등을 지고 앉아 한참이고 무언가를 하는 배우도 있다. ‘연극적’이라는 말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올려져 있는 이 일상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작가 히라타 오리자(47)는 1990년대 일본 연극계에 이른바 ‘조용한 연극’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도 (원작 도쿄노트) 등을 통해 기존 사실주의 연극의 관습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발상을 선보여 왔다. 특히 대학의 한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 3부작은 과학자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과학과 인간의 관계, 더 나아가 인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의 공연이 한창인 두산아트센터에서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작품에 ‘과학’이라는 부분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작가는 재미있는 사람과 장소 등을 찾게 된다. 과학자들은 굉장히 개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느라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숭이 연구자는 원숭이 중심으로, 기생충 연구자는 기생충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집에 가면 밥도 먹고 부부싸움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생활의 큰 차이가 없다. 연극의 구조라는 것은 어찌 보면 오래 전부터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에서 리어왕은 굉장히 신분이 높은 사람이지만 가족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현대의 과학자들도 왕처럼 엄청난 신분의 사람이 아닐 뿐 이들의 세계를 그릴 때에도 연애 문제, 취직 문제 등 굉장히 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과학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 1920년대부터 일본에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표어 같은 표현이 있었다. 과학자의 연구는 굉장히 과학적이지만 생활은 그들이 연구하는 과학 만큼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과학하는 마음’으로 붙인 까닭은, 과학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과학자들의 생활을 그리려는 의미에서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굉장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살기 쉬지 않은 인간의 약함,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극 중 한 장면지난 해 일본에서 초연한 연극 에서는 실제 로봇이 배우로 등장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일에 끌리는 건 당연한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은 오사카 대학 주체로 하고 잇는 로봇 등장 연극을 따라올 작품이 없다고들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매우 기쁘다. 로봇 연극을 만드는 동안, 배우란 어떤 존재이고 인물인지, 연출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이런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상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듯한 ‘조용한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로서 작품에서 보여주기 위한 일상과, 우리 일상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언제나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현실에서 5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어긋난 현실을 연극으로 그리고 싶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평범한 눈으로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과 예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 그대로 보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마치 현미경으로 현실을 들여다 보는 리얼리즘일 것이다. 현미경으로 세밀히 보면 흔들리고 뒤틀리는 모습이 있다. 굉장히 리얼한 듯 하지만 전체를 보면 다른 그림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조용한 연극’을 하게 된 게기는 무엇인가. 80년대 일본의 경제는 굉장히 풍요로웠고, 연극도 그 영향으로 무척 화려했다. 그런 것에 좀 질렸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에 관한 것인데, 왜 연극에서 배우들은 그렇게 이상하게 말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연극이라고 하면 과장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일본 연극 교과서에 나오는 예 중 하나를 들자면, “이 책을 책상에 놔 주세요”에서 책을 강조하기 위해서 ‘책’이라는 말에 힘을 넣고, ‘책상’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 힘을 주어 말하라고 나온다.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유럽어와 달리 강약의 악센트로 강조하는 구조가 아니다. 책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를 어두로 끌고 와서 몇 번이고 말하는 식으로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책, 책, 그 책 좀 거기 책상에 놔 줘”와 같이 말이다 그래서 대사를 극단적으로 우리가 평소 생활에서 하는 것과 가장 가깝게 끌어와서 배우들의 과장을 없애보자고 했다. 어떻게 하면 유럽에서 탄생한 근대 연극을 일본어를 통해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방법론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또 84년도부터 1년간 한국에서 유학하면서 일본어를 상대화 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또 하나는 일본에는 하나의 주제로 몇 십 분간 토론하는 문화가 없다. 그런데 가치관의 대립 없이 근대 연극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게 토의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조금씩 이야기 하는 것을 모아 한 편의 연극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조용한 연극’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은 일상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동화(同化)보다는 이화(異化)의 느낌이 강하다. 자신의 연극을 통해 관객과 어떤 관계를 맺길 원하는가? 보통 일반적인 연극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에게 동화되려고 한다. 또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보길 원했다. 내 경우는 동화도 이화도 추구하지 않는 그런 연극을 하고 싶다. 무대 위 의자가 여러 개 있는데, 관객이 이 의자 중 어느 한 곳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을 하고 싶다. 연극의 인물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는 작품, 여기 나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는 연극을 추구한다. 현재 일본 오사카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센터에 소속이 되어 있다.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여러가지 수업을 하고 있다. 과학, 예술, 의료, 재난대책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일본에는 지진이 많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현장에 모이고, 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세미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 현장에 가서 일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 이를 가르치는 학자들에게 그 방법론을 조언해 주는 것이다. 오사카 시내 전철역 안에 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그곳에 오사카 대학에 있는 철학자, 과학자, 의사 등의 교수들이 매일 밤 일반 시민들과 대화를 한다. 철학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과학자들은 광우병을 주제로 시민들과 토론 하는 식이다. 대학원생들도 자신의 연구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서는 많이 일반화 된 형식이고 일본에서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성공을 한다면 수년 후에 일본 거의 모든 곳에서 과학자들이 예술을 배우고 비슷한 활동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그룹 지어 연극을 만드는 일도 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어떻게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 및 개발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한 교사 양성 작업도 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n/docuherb)
2009.04.01 / 조회 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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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극, 릴레이로 감상한다
연출 성기웅, 배우 백현주, 김보영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다룬 과학연극 네 편이 찾아온다. 그 동안 소극장에서 조용히 무대에 올랐던 과학연극들을 모아 4개월간 연달아 선보이는 '과학연극 시리즈'가 시작되는 것. ‘과학 연극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지난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바 있는 (3월 24일~4월 12일).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실험적인 연출을 통해 자칫 어렵고 무겁게 다가오기 쉬운 생명윤리, 뇌 과학 등의 현대과학 주제들이 한 대학교의 생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국내 초연 당시에도 연출을 맡았던 성기웅 연출은 “지금은 고인이 된 박광정씨가 연출했던 의 번역 일을 통해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 빠져 과학하는마음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하게 됐다” 고 말하며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연출 윤우영, 배우 남명렬, 이상직, 김호정지난 2003년 초연되면서 국내에 ‘과학연극 열풍’을 이끈바 있는 (4월 21일∼5월 10일)가 의 뒤를 잇는다. 는 과학자들의 욕망, 음모, 암투 등을 다루는 과학자 버전 ‘하얀거탑’.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노벨상을 선정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됐을까?’ 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작품의 시발점이다. 산소의 발견 관련된 셀레(스웨덴), 프리스톨(영국), 라부아지(프랑스) 등 세 화학자와 부인들, 노벨상을 자기 나라에서 수상하기를 원하는 각국의 심사위원들간의 음모와 암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두 작품 외에도 영화 ‘나비’의 히로인 김호정이 주인공으로 나선 (5월 19일~6월 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린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일한 초연작품인 가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대해 (6월 16일~7월 5일)이야기하며 ‘과학연극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3월 24일부터 릴레이에 들어가는‘과학연극 시리즈'는 두산아트센타 Space111 에서 7월 5일까지 두 달 간 계속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3.24 / 조회 26,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