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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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앞둔 극단 미인 '자력갱생 프로젝트'
연극 '죽음과 소녀' '당신의 손' 차례로 공연
4월 28~5월 22일 연우소극장연극 ‘죽음과 소녀’(사진=극단 미인).[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내년 창단 10주년을 앞둔 극단 미인이 ‘자력갱생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원금 없이 공연만들기’를 위한 것으로 극단 보유금과 관객수익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한다. 극단 미인은 김수희 대표 홀로 극단을 꾸려 온 1인 극단이었다. 이후 함께 의지하며 극단을 꾸려갈 5명의 단원을 영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희곡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작품 ‘죽음과 소녀’(4월 28~5월 8일)와 극단 미인의 대표 레퍼토리 ‘당신의 손’(5월 12~22일)을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차례로 선보인다. ‘당신의 손’은 부모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업이던 동네 슈퍼를 물려받아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여자, 수현의 이야기다. 40대 미혼 여성인 수현의 충동적으로 시작한 도전은 의외의 결과를 가져온다. 한 인물의 일상과 이를 통한 성장의 징후들을 발견하며 결국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연극 ‘당신의 손’(사진=극단 미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8 / 조회 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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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단 내 스타일? 그럼 뭉쳐야지!
캐스팅과 스토리뿐 아니라 작품을 선보이는 단체와 극단의 개성은 꾸준히 공연을 관람해온 공연애호가들에게 관극 선택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마다의 인기 레퍼토리를 시리즈로 선보이는 이들 두 곳은 '극단 팬'을 거느린 대표 단체라 할 수 있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작가이자 연출가인 극단 대표 고선웅의 개성이 가득 묻어 있는 곳이다. 기발한 상상력, 화려한 입담이 녹아 든 에너지 가득한 작품을 줄곧 선보여 왔으며, 올해 10주년을 맞아 공연하는 두 작품 역시 과거 큰 인기를 얻은 극단 대표 레퍼토리다. 8월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는 오래전 신파극을 '화류비련극'이라는 독특한 타이틀로 구성해 냈으며, 14일부터 약 보름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주인공이 스테인레스 인간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극단 코끼리만보의 중심은 연출가 김동현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한 부분을 말의 형태, 의미, 발화의 과정과 전달 등 '말'에 집중하며 밀도 높게 담담히 작품에 담아내고 있지만, 결코 담담하지만은 않은 감흥을 관객들에게 전해왔다. 극단 코끼리만보 역시 9월에 인기 레퍼토리 세 편을 3부작 시리즈로 묶어 차례로 공연한다. 1950년대 일어난 양민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오랜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 살아남은 이들의 말을 죽은 자의 말과 몸을 빌어 재연하는 과, 1960년대 베트남 전쟁 파병 실종자와 1971년 창경궁에서 도주한 홍학의 흔적을 병렬로 구성한 는 '생각나는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9월 2일부터 16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연이어 선보인다.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역시 게릴라극장에 서는 세 번째 작품 는 7,80넌대 중동에 파견되었던 남자와 파독 간호사를 꿈꾸던 한 여자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비춰낸 2인극이다. 지난해 초연을 통해 작가 배삼식이 제8회 차범석 희곡상을, 배우 이연규가 제51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위 작품들 모두 개별 예매 가능하지만, 이들을 모두 놓칠 수 없는 팬들을 위한 패키지 티켓도 구성되어 있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두 작품 모두를 관람할 수 있는 '마방진 패키지'는 4만 8천원이며, 극단 코끼리만보 3부작을 다 관람하고 공연 프로그램까지 더해진 패키지 티켓은 4만원이다. 모두 개별 관람보다 약 40%의 할인 혜택이 더해진 셈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8.04 / 조회 4,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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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이 뒤섞인 그곳, 연극 ‘트라우마 수리공’
연극 ‘트라우마 수리공’이 5월 9일(목)부터 5월 16일(목)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의 무대에 오른다.작품은 2013년 제34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이다. 서울연극협회, 한국희곡작가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2012 아르코 공연예술 희곡작가 인큐베이팅’ 사업에서 9개월간의 멘토링을 거쳐 무대에 오른다. 2012년 12월 스튜디오 하이에서 독회 공연을 선보여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연극 ‘트라우마 수리공’은 현대인이 갈망하는 ‘힐링’을 그려낸다. 현대 사회에서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힐링’의 가치는 자본주의를 거치며 결국 더욱 인간을 소외시키게 된다. 작품은 인간의 치유도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자본주의적 관점으로 설득력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소녀-프랑켄슈타인’,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 등의 작가 이여진이 극본을,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부대표인 최원종이 연출을 맡는다. 배우로는 이정미, 승의열, 김동현, 전선철, 백선우, 유재돈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바나나문프로젝트
2013.04.18 / 조회 8,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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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의 뜨거운 계절, 이명행
등장 전과 후로 일본 현대 연극사를 나눈다고 할 정도로 강한 충격과 혁신을 보여준 재일교포 2세 연극인 고(故) 츠카 코헤이. 그가 쓰고 연출한 연극 가 작가 타계 2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공연했다. 일본 야타미 지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형사들과 용의자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빠른 대사, 격양된 몸짓 등 독특한 ‘츠카식 연극 스타일’을 비롯, 치밀하게 얽힌 인간 내면 깊숙한 이야기를 풀어내 1985년 서울 초연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7년 만에 같은 극장에서 다시 막을 올린 는 공개 오디션으로 공연 전부터 화제를 낳았으며 열연을 펼친 네 명의 배우들이 객석과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그 중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쉼 없이 말들을 쏟아내다가도 “내가 바로 기무라 덴베 형사”라고 말할 땐 가슴 깊숙이 턱을 끌어당기고 근엄과 자신감을 더욱 강조하는 그 사람, 살인 사건을 다각적으로 헤치는 유능한 형사이자 신참 형사에게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소중한 곁의 것들을 잃지 말라고 일깨워주는 사람, 하지만 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로서 마지막 ‘한 발’은 결국 내 딛지 못한 그 사람, 기무라 덴베 부장 형사 역을 맡은 이명행(36)에게 그 누구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정정 당당하게 뽑겠다’고 외친 공개 오디션이었다. ‘501명 중에 4명 뽑았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잘 하는거야?’ 그렇게들 생각하셔서.(웃음) 오디션에서는 실력도 중요하고 비주얼 조합도 생각하시고 뽑는 건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운 좋은 배우들인데 그렇게까지 기대를 가져주시니 처음에는 부담도 컸는데 어쨌든 해내고 나니까 그런 과정들이 자랑스러웠다. ‘공연 후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로 에너지 소모가 큰 작품이었다. 젊은 형사 역을 했던 (김)동원이가 무대 위에서 한 2, 3초 대사를 안 했던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약간 빈혈기가 와서 머리가 띵했었다”고 하더라. 목에 좋다는 도라지액 먹고 탄산이나 커피는 안 마시고. 저녁 때 최소한 갈비탕이라도 꼭 고기 먹자고 하고.(웃음) 공연 한번 하고 나면 셔츠에 재킷까지 흠뻑 젖어서 나중에 말리면 옷에 하얀 줄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연출님(고선웅)이 배우들에게 ‘리턴 투 이노센스’라고 말씀하셨다. 순수로의 회귀, 정말 올림픽 선수들처럼 뛰고 굴렀다. 살인사건이 중심이라지만, 각 캐릭터의 개인사와 아픔이 깊게 녹아 들어있어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게 바로 작품의 힘이다. 연습 중에 초연 배우이신 전무송 선생님도 오셨고, 츠카 코헤이 선생님 기일이 있어서 제사도 지냈다. ‘아타미 살인사건’, ‘월미도 살인사건’ 등 이름을 달리해 대학로에서 공연된 적이 있지만, 초연 때 이름인 로 다시 하는 건 27년 만에 처음이었다. 게다가 같은 공연장인 아르코대극장의 느낌도 강했고. 막이 촥 떨어지고 올라가는데 소름이 돋으면서 와, 내가 정말 대단한 흐름 가운데에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 끝나고 쫑파티 때, 앞으로 더 좋고 멋진 역할이 많이 있겠지만 지금은 남자배우로서 기무라 덴베 역을 맡고, 또 공연을 잘 마쳤다는 게 남부러울 것 없다고 말했다. 굉장한 영광이다. 객석이나 평단의 반응도 뜨거웠다. 공연 후기를 찾아 보는 편인가? 가끔 검색창에 내 이름도 쳐보고.(웃음) 후기는 괜히 상처 받을 것도 같아서 안 보는데 주변에서 “좋게 올라 왔던데?” 그러면 찾아보는 정도다. 이번에는, 변명밖에 안되겠지만 연습 기간이 한 달 일주일 정도로 짧았고, 2시간 10분 동안 네 명의 배우들이 거의 계속 무대 위에 나와 있으니까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공연 초반엔 열심히 만 했지 여유를 갖고 논다는 느낌은 없어서 좀 딱딱한 공연이었달까? 이후 공연 느낌이 좀 달라졌고, 초반에 보셨던 분은 다시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다. 연극 의 막베스 부인 역 이후 배우 이명행에 대한 주목도가 점점 커졌다. 여장도 처음이었고. (고)선웅이 형이 극단 마방진 창단 5주년 작품으로 그간 구축해 왔던 극단 색에 정점을 찍자, 하고 만든 작품이 다. 캐스팅이 안된 상황에서 대본을 읽을 때 마침 여배우가 안 와서 레이디 막베스의 대사를 읽게 되었는데 반응이 “어? 재밌는데?” (웃음) 그 다음부터 자꾸 “명행이가 해봐”해서 ‘이 분위기는 뭐지?’ 그랬다.(웃음) 어찌 하다 보니 그 역을 맡게 되었는데 그 작품이 많은 사람들이 이명행이라는 배우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해 준 것 같다. 극단 마방진 단원으로서 고선웅 연출가의 인연도 중요하겠다. 영죽무대(중앙대학교 연극동아리)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서 배운 게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 연극이었고, 그게 고등학교 과정이라고 한다면, 마방진 스타일이라고 하는, 선웅이 형이 가꾼 연기론은 대학교 과정 같다. 리얼리즘을 통한 분석과 느낌을 갖고, 그게 꽉 차야지 마방진 스타일이 제대로 발현이 되는 것 같다. 을 거쳐서 까지 역할이 점점 커지고 성장했다고 보는데, 선웅이 형이 의도 하셨던 안 하셨던 간에 나를 잘 경영해 준 것 같다. 그 점이 굉장히 고맙다. 고교 연극반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만약 그때 미술이든 음악이든 다른 할 거리가 주어졌다면 다 열심히 했었을 것 같다. 원래 문학 서클이었는데, 시 쓰고 고등학교 문학동아리 연합으로 시화전도 했다. 진짜 교회 오빠 같네.(웃음) 축제 때 우연히 팀을 꾸려 공연을 하곤 했는데 그때 담임선생님이 연극반 선생님이셨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친구 따라 하다 보니 배우를 하게 되었다. 당시 에서 선생님 역할을 했었다. 대학 전공은 불문학(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이다.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가 불어였는데 좋아하기도 했고, 불어선생님이 되려고 했다. 교회 다니면서 기타치고 노래하는 것도, 악기 다루는 걸 좋아해서 대학 1학년 1학기 때 팬플룻 동아리에 들어갔었다. 연극반도 관심 있었는데 학교 선배들이 ‘거기 들어가면 학교 생활 쫑난다’고 해서 겁도 났었고.(웃음) 그런데 결국 2학기 때 들어가서 대학 생활 내내 공부는 안하고 연극만 죽어라 했다. (웃음) 언제 전업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을 굳혔나. 동아리 활동하면서 20대를 불태웠는데 그게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군대 가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봤을 때 연극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졸업 후 한예종에 간 선배들이 있어서 나도 좀 체계적으로 뭘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한예종 시험을 봐서 붙으면 가고, 아니면 어디든 극단을 알아봐야겠다, 하던 차에 입학 시험에 붙었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공부 잘하고 착실한 맏아들, 진짜 교회 오빠였던 것 같은데. (웃음) 부모님은 약간 방임 스타일? (웃음) 대학 졸업할 때까지 성적표를 잘 안 보시는 스타일이셨고. (웃음) 예술계통에 계시지는 않지만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으니까, 네가 어려운 길인데 가려고 하는구나, 네가 하겠다면야 뭐,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에 대해 많이 생각하시는 분들이시다. 어머니, 아버지, 감사 드립니다. (웃음) 학창시절을 포함해 그간 맡았던 배역들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약간 불만이랄까? 이래도 되나? 싶은 게, 사람들이 날 배우로 잘 못 알아본다는 거다. (웃음) 공연을 마치고 바로 로비에 나가도 못 알아본다. 평소에는 어리버리, 헐랭이 느낌이 크고. 그래서 캐스팅에 맥락이 없다. 신사적인 이미지면 그런 배역을 연달아 맡는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어느 땐 젠틀맨, 그 다음엔 주정뱅이다. 선배들은 오히려 스펙트럼 있어서 그게 더 낫다고 하는데, 한편으론 배우도 자신을 파는 건데, 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새 연출님들이나 형들한테는 스테미너가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무대 위에서 힘이 좋다는 뜻인데, 그래서 혼자 하는 역할들, 막 뛰어다니고 뜬금 없이 나와서 소리 지르고(웃음), 그런 역을 많이 한 것 같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바탕으로 한 오민호 역도 인상 깊었다. 가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면 는 감정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다. 극중에서 고문당하고 미치고. 공연이 끝났을 때 정말 다 놔두고 혼자 여행을 가고 싶었다. 집사람한테 못할 짓인데, 몇 번 싸우고 혼자 있고 싶다고 그러고. (웃음) 정말 집사람에게 늘 감사하고 있다. 정말 좋은 것 같다. (웃음) 배우로서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아아, 그런 건 알아서 써주셔야지.(웃음) 음, 목소리가 좀 큰 편이다. 그래서 잘 들리게 할 수 있고. 선웅이 형이, 무대 위에서 (내가) 밉상은 아니라고 하더라. 배우는 조각 같이 잘 생기던지 어떤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딱히 뭘 찍어서 이게 매력이다, 그런 건 아닌데 밉상은 아니라고. (웃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의 얼굴상’(2010) 수상 등 단편 영화에서 활약도 뛰어나다. 무대는 오늘 이만큼 쌓았다가 또 부셨다가 더 쌓다가 결국 관객과 만나는 시점에서 에너지가 오가면서 완성이 되는데, 영화 현장은 늘 내가 그리던 그림과 다르다. 순발력, 순간 집중력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어쨌거나 그 지점이 리얼이고, 그 순간순간 발현되는 것들이 굉장히 재미있다. 안 해 봤으니까 새로운 작업도 해 보고 싶고, 영화나 드라마가 기록이 남는다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 차기작은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이다. 쟁쟁한 선배님들 많이 나오시니까 공연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많이 변주가 된, 재기 발랄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연말에 극단 마방진의 을 LG아트센터에서 하는데 같은 분위기가 날 것 같다. 노령화 사회에 버림 받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한국 상황과 리어왕이 맞물린다. 캐스팅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배우로든 스텝으로든 참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작의 평이 좋아 기대가 더욱 큰 게 사실이다. 까지 역할이 점점 커져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다음 작품 기대 되요’ ‘꼭 보러 갈게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번에는 역할이 크진 않다. 나만 생각하면 어떤 역이든 재밌게 할 텐데 보시는 분들 생각하면 더 멋있는 역할을 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웃음) 가장 좋은 건 꾸준히 작업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역할이 작아도 무대에 선다는 건 늘 배우는 게 있더라.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8.30 / 조회 1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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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시선으로 테러를 바라보다! 연극 ‘영원한 평화’
연극 ‘영원한 평화’가 2012년 1월 26일 목요일부터 2월 12일 일요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으로 전 세계 5개국에서 상연되었다. 연극 ‘영원한 평화’의 작가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는 스페인, 특히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극작가다. 작가는 테러와 함께 테러리스트의 폭발물을 찾는 탐색견의 눈에 비친 인간이라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연극 ‘영원한 평화’를 집필했다. 연극 ‘영원한 평화’는 인간이 아닌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화의 형식을 차용한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현실에서 폭력과 싸우기 위해 폭력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과연 목적이 모든 수단을 합리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세 마리의 개를 통해 관객에게 던진다. 이번 공연의 작가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는 ‘하멜린 Hamelin’(2005), ‘끝줄 소년 El chico de la u??ltima fila’(2006), ‘다윈의 거북이 La tortuga de Darwin’(2008)로 막스(Max)상을 세 번 수상했다. 막스(Max)상은 스페인 작가, 출판인협회 회원들이 당해의 가장 우수한 공연물을 뽑아 시상하는 것이다. 현재 그의 작품들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21개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 공연되고 있다. 이민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01 / 조회 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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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삶을 들여다 보다’, 깊이 있는 연극 두 편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보는 깊이 있는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벌’은 어느 마을에서 벌어지는 3일간의 이이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무대는 뮤지컬 ‘벽 속의 요정’, ‘피맛골연가’, 연극 ‘하얀앵두’ 등의 배삼식 작가의 신작이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대학로 초연을 마친 뒤 강남으로 자리를 옮겨 공연 중이다. 신과의 대화 속에서 ‘삶’에 대한 위로를 얻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삶’을 담은 연극 한 편이 보고 싶다면 이 작품들은 어떨까.“사람과 생명의 이야기”연극 ‘벌’10월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이 배삼식 작가의 신작인 연극 ‘벌’을 공연한다. 배삼식 작가는 연극 ‘3월의 눈’, ‘벽 속의 요정’, ‘하얀 앵두’ 등을 썼던 작가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의 첫 공동제작 작품이다. 연극 ‘벌’은 ‘꿀벌의 구제역’으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에 착안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품은 벌의 전염병이 돌고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3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대 사회의 인간이 무너뜨린 자연에서 사라져 가는 토종벌을 소재로 내용이 펼쳐진다. 배삼식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생명의 순환 속 모든 생명과, 고통, 치유를 전한다. 이번 공연은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연극 ‘벌’의 오디션은 서류 심사를 통과해 한 명씩 심사위원들 앞에 서서 5분 정도의 오디션을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됐다. 오디션은 개인 대사 읽기 및 장면 구성, 개인 안무를 포함해 그룹별로 동선과 장면 구성까지 과제로 주어졌다. 연극 ‘벌’에 참여한 배우들은 오디션장부터 인물과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최적의 배우들이다. 연극 ‘벌’의 초연에는 ‘조영진’, ‘최현숙’, ‘강진휘’, ‘정선철’, ‘박윤정’, ‘이봉련’, ‘서미영’, ‘김슬기’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는 배삼식 작가와 연극 ‘하얀앵두’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적 있는 ‘김동현’ 연출가가 함께한다. 또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예술하는 습관’, ‘디 오써’ 등의 무대를 선보였던 무대디자이너 ‘여신동’이 작업에 참여한다. “‘산다는 것’을 위로하다”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11월 27일까지 윤당아트홀 1관에서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의문의 초대장을 받은 한 중년 남성이 약속장소에서 자신이 예수라고 칭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영화 ‘물고기자리’로 알려진 감독 김형태가 첫 연극 연출을 맡았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일반 사람이 기독교에 대해 품고 있는 의문점들을 짚어낸다. 예수의 어린 시절과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가 겪었던 다양한 일들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특히, 기독교 신자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종교의 어긋난 부분,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비교해 다른 점, 같은 점 등을 설명한다. 이 작품 속에서 예수는 천천히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해 독자를 이해시킨다. 이 연극은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진심을 함께 담아냈다. 또한, 종교적 소재를 무겁지 않게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삭막함과 외로움에 지친 현대 사회의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이번 공연에는 A팀, B팀, C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A팀은 초연부터 함께해온 ‘최성원’이 ‘예수’를 맡고, ‘김도신’이 ‘남궁선’을 맡는다. 그 외에도 ‘김수정’, ‘김건우’, ‘이미선’이 출연한다. B팀은 ‘예수’ 역에 ‘남윤길’, ‘남궁선’ 역에 ‘강경덕’이 출연한다. 두 사람은 초연부터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이다. ‘박지현’, ‘이창호’, ‘김수정’이 이들과 함께한다. C팀은 ‘정태야’가 ‘예수’를, ‘김선혁’이 ‘남궁선’을 연기한다. C팀에는 ‘김아름’, ‘최우준’, ‘홍이주’가 참여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3 / 조회 1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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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태어나고, 살고, 죽어가는 모든 생물의 아픔을 담다
구제역으로 한창 세상이 떠들썩 했던 지난 해, 소뿐만 아니라 집단으로 죽어가는 생명이 또 하나 있었다. 낭충봉아부패병. 꿀벌들의 구제역으로 불리며 벌의 애벌레가 썩어 죽는 이 전염병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왜 모든 존재는 병들어 가는가. 존재 자체가 기적인 이 세상에서 그 기적은 왜 소멸해야만 하는가. 작품의 모티브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에서 호흡을 맞춘 배삼식 작가, 김동현 연출이 신작 연극 을 준비 중이다. 소중한 생명의 한 종인 토종벌의 죽음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벌의 전염병이 돌고 있는 마을에서의 3일을 담고 있다. 지난 22일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에서 배삼식 작가는 “전염병으로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우리나라의 벌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삶을 시작해야 하는데 병들어 죽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벼랑 끝의 몰린 벌들의 무리가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같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이 세계는 무의미하고 목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견뎌야 할 것인가, 이 작품의 이야기는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말기 암 환자인 온가희를 비롯, 통풍 환자, 벌침 앨러지, 도박중독증, 만성신부전증, 향수병 등 저마다의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등장하는 이번 작품을 두고 김동현 연출은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물이 태어나서 살다 죽어가는 이야기, 그 안에서 완성될 수 없는 사랑을 담은 이야기로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배삼식 작가한 여자에게 벌이 내려 앉으면서 환상의 시공간이 펼쳐지기도 할 은, 전 장의 이야기 확장, 다음 장면의 전조 등을 위해 활용되는 막간극을 비롯, 프롤로그, 에필로그가 어우러진 독특한 구조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동현 연출“죽음 이후의 세계가 더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 생각하지만,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살아있다는 것 역시 비현실적이고 공백이 아주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벌이 내려 앉는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결핍과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이해와 사랑할 수 있는 시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소위 말하는 연극적 드라마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막간극을 통해 더 풍성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작품의 준비를 위해 배우와 스텝들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강의를 들으며 양봉 체험을 하기도 했으며, 안무가 안은미가 참여, 벌의 생동적인 움직임 표현을 담당한 연극 은 오는 10월 13일부터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9.26 / 조회 9,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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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바다 나들이, 알고 보니 동반자살? 연극 ‘만선’
‘2010 희곡아 솟아라!’ 최종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는 연극 ‘만선(김원 작, 신동인 연출)’이 ‘2011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서울연극협회 주관의 ‘2010 희곡아 솟아라!’는 선별된 작품을 최종 독회공연까지 진행, 차기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무대에 올리는 기획프로그램이다. 이는 서울연극협회에서 새로운 희곡발굴과 무대제작에 의미를 두고 진행한 사업이다. 연극 ‘만선’은 치매 할아버지, 사고로 의족을 달고 있는 아버지, 고된 심신을 의지할 곳 없는 어머니, 비리경찰에 배 절도범이 된 아들, 지체장애 딸이 죽어야만 하는 수십여 가지 이유들을 쏟아내는 것으로 시작, 결국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내리게 된다. 과연 이들은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게 될까?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은 한없이 우울하지만 연극 ‘만선’은 이를 코미디로 역전시킨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라는 제한적 공간을 주 무대로 설정, 막혀있으나 또한 완전히 열려있는 공간을 통해 묘한 웃음을 유발시킨다. 좁은 공간 안에서 죽기 위해 혹은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가족과 인간의 우스꽝스러움을 감각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공연관계자는 “다소 엉뚱하고 엽기적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란 어떤 의미이며 존재인지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며 “인생 처음으로 만선을 외치는 한 가족의 ‘간절히 죽음을 원하는’ 그러나 ‘죽을 수 없는’ 가슴의 이야기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극 ‘만선’에는 배우 장용철, 송현서, 최지훈, 정선철, 전유경, 이연희 등이 출연하며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석 2만원이며 11일 프리뷰공연은 전석 1만원이다(문의: 02-889-3561, 3562).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4.21 / 조회 1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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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최후의 내 편? 가족! 연극 ‘만선’
김원 작가의 연극 ‘만선’이 서울연극협회에서 우수한 창작희곡을 선정하는 ‘2010 희곡아 솟아라’에서 최종작품으로 선정돼 2011년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서울연극협회 주관의 ‘2010 희곡아 솟아라’는 선별된 작품을 최종 독회 공연까지 진행, 선정작을 차기 서울연극제에 공식참가작으로 공연하게 하는 기획프로그램이다. 서울연극협회는 새로운 희곡발굴과 무대제작에 큰 의미를 두고 이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최종 선정된 연극 ‘만선’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동인 연출과 올해 25주년에 빛나는 극단 작은 신화가 선보이게 된다. 이 작품은 해 뜨는 동해에 떠 있는 통통한 배 한 척 위에서 시작된다. 배 위엔 한 가족이 밧줄에 묶여 서로 이어져 있다. 치매 노인, 의족이지만 거침없이 발길질 하는 아비, 하느님을 가족보다 사랑하는 어미, 경찰 아들, 지체장애 딸로 이루어진 이 수상한 가족은 아들의 비리가 발각되자 죽을 결심을 한다. 드넓은 바다에 몸을 던지고자 배까지 훔쳐 타고 바다로 나온다. 그러나 비장한 각오와는 다르게 유치한 싸움에 총질까지 하며 시간을 축낼 뿐이다. 도무지 죽을 생각은 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최후의 만찬으로 먹은 회 때문에 단체로 배탈에 시달린다. 크고 작은 소동은 아들의 유서와 함께 막을 내린다. 최후의 순간에 이들은 그 동안의 속내를 터놓기 시작한다. 연극 ‘만선’은 다소 엉뚱하고 엽기적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이며 존재인지 이야기 한다. 먹먹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이 작품은 망망대해 작은 배 안에 갇힌 일가족의 황당한 코미디다. 불행함으로 무장된 이 가련한 가족들은 죽어야만 하는 수십여 가지의 이유들을 쏟아낸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은 한없이 우울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분위기를 놀라운 코미디로 역전시킨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라는 제한적 공간을 주 무대로 설정한 김원 작가는 막혀있으나 또한 완전히 열려 있는 공간 설정을 통해 일차적으로 묘한 웃음을 유발시켜낸다. 또한 그 좁고도 좁은 공간 안에서 죽기 위해 또는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가족과 인간의 우스꽝스러움을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연극 ‘만선’은 오는 5월 11일부터 5월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4.12 / 조회 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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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반짝반짝 작은 별이 아름답게 빛난다, 배우 이지하
연극이라는 것이 주는 기대감이 있다. 관객은 어느 정도 믿고 극장을 향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믿음이 배신당했을 때 불같이 화를 내는 반면, 기대감이 충족됐을 때는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획득한 사람처럼 만족하게 된다. 이러나저러나 관객들은 또 다른 연극을 찾아, 나를 채워줄 작품을 찾아 공연장으로 향한다. 여기, 대학로 어느 골목에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유코라는 여자가 있다. 이 여자는 정말로 이상하다. 더 이상하게도 관객들은 이상한 그녀를 사랑한다. “처음부터 이 여자가 본질적으로 이해가 됐어요. 발톱을 다 뽑아버리고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한 사자(연극 '억울한 여자' 中)처럼 자신을 끊임없이 개선시키려고 노력해요. 결국은 자기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닌, 정체모를 괴물처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해가 간 거죠. 이 여자가 이해가 갔으니, 저도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는 거겠죠?” 고독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유코가 거기 있다. 아름답게 빛나는 배우 이지하가 여기 있다. “이 작품을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좋은 여건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모험이나 마찬가지였죠. 그 모험의 이유는, 유코가 나를 건드렸어요. 나를 움직인 거죠. 사실 배우가 그런 대본과 역할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 매번 환호와 버림을 동시에 받는 곳, 무대 연극 ‘억울한 여자’의 유코는 정말로 억울하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유코를 질려하며 기이한 행동을 하는 그녀를 비웃는다.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사람 말을 잘 믿는 유코는 마을 사람들의 조롱을 받는다. 게다가 소문 속의 ‘떨매미’를 찾아 나서며 점점 사회와 멀어진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자. 유코가 원하는 것은 ‘수수께끼의 매미’와 ‘남편의 진심’ 뿐이다. 이 얼마나 단순명료한가. 남편의 동화에 등장하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자처럼 얼마나 진실하냔 말이다. “유코가 잘 이해됐던 이유 중 하나가 내가 여자이고 배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특별한 캐릭터지만 유코가 가진 억울함이나 외로움을 배우들은 다 이해할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무대 위에서 매순간 환호와 버림을 동시에 받거든요.” 극 중 이지하는 정말로 유코의 눈물을 흘린다. 유코의 눈물을 보며 관객들은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다. “이건 드라마인데 다들 현실로 생각하고 보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너무 분개하거나 너무 흥분하거나 너무 짜증내거나 너무 좋아하세요. 연극인지 다 알면서도 이입을 너무 잘하시는 것 같아요. 그 반응의 정도가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달라요. 이 드라마의 매력이 여기 있구나, 라고 느껴요. 하지만 이런 여자가 정말 있다면 골치 아프겠죠. 친구하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요. 너무 피곤하니까.” 물론 피곤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코를 사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누군가가 갖고 있는 그만의 특별함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나이가 들고 사회에 발맞추면서 보석처럼 빛나던 어느 순간이 사라지는 것 같을 때가 있거든요. 비록 그것 때문에 세상과 어긋나긴 했을지라도 말이죠. 조금 이기적이긴 하지만 유코가 너무 변하면, 너무 잘 적응하면 섭섭할 것 같아요. 제 주변의 사람들은 제가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연극을 해주길 바라요. 자기들은 안하면서. 그런 것과 비슷한 거 아닐까요? 마음속의 순수함을 느끼고 그대로 행동하고 싶지만 용기는 없어요. 그런데 누군가 그걸 대신하고 지켜주길 바라는 욕심. 나대신 누군가가 갖고 있길 바라는 거죠.” - 머무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 곳, 무대 배우 이지하는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리 없이 잔잔한 파장을 불러일으킨 여배우다. 그녀의 차분함과 힘 있는 언어는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실로 엄청난 것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피부처럼 어쩔 수 없이 붙어있는 성실함이 보인다. 성실한 배우 이지하는 유코를 처음 만나자마자 철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작품을 입맛대로 고를 수는 없다. 배우이기 전에 삶을 살아내야 하는 한 여자니까. “아직 저는 그렇게 여유 있는 배우가 아니에요. 연기적으로 그렇고 환경적으로도 그렇죠. 사실은 내 마음에 꼭 맞는 작품만을 선택하지 못해요. 너무 현실적인 대답이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어느 누군가를 위해서, 또 어느 때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깨기 위해 완벽한 공감을 이루지 못했지만 시도해 보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죠.” 그렇다면 그 인물들과 하나가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배우로서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지점인데….” 잠시 동안 생각에 잠긴 이지하가 대답했다.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매일 힘들거든요. 그 인물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네요.” 배우라는 직업은 매우 힘들다.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라면 더더욱 고단하다. 그럼에도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관객이 무대를 찾는 한 배우는 계속해서 무대에 선다. “보통 무대에 서는 이유를 관객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기 위해서라고 해요. 맞아요. 저도 관객과의 사이에서 형성되는 공감대와 이해, 그리고 관객들의 박수에 힘입어 다음 공연을 하거든요. 또 다른 근본적인 이유는,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는데 매번 완성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너무 힘들고 어렵지만 완벽히 완성할 수 없어서 오늘 하고 내일 또다시 하고. 여기는 머물 수 없는 곳 같아요. 머무는 것을 용서하지도 않고. 그래서 끊임없이 하게 되는데, 이제 채워야죠. 그동안 너무 많이 긁어냈어요.” 완성을 향해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배우 이지하, 그리고 사람 이지하. 그녀는 인간과 인간이 다른 형식으로 만나는 연극 무대에 자신을 걸었다. 그리고 관객들이 그것을 느끼길 바란다. “여기서 살아 움직이는 배우 이전에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인간과 인간이 만나고 있다는 걸 조금 더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관객과 배우, 서로가 특별한 시간과 공간을 선택해서 공유하는 거잖아요.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도 연극의 3요소에 들어가죠.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조금 더 찾아가시면 전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공연의 수준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죠?” 유코가 환하게 웃었다.글_이영경 사진_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2.22 / 조회 2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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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여자> 공연보다 더 후끈한 작가와의 대화
“한국적으로 바꾸면 아마 ‘사랑과 전쟁’이 되지 않을까요?” 좌중에 웃음이 터진다. 일본원작인 이 작품을 한국적으로 바꾸면 어떻겠느냐는 물음의 답이었다. 시종일관 솔직한 대화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진지함이 더해졌다. 연극 의 작가 쓰시다 히데오와 연출가 박혜선이 한국 관객들과 마주한 현장이다. 작품을 더욱 즐기는 방법, ‘관객과의 대화’ 자리가 점점 늘고 있다. 작가와 연출가 등의 창작자들과 객석의 관객들이 작품을 매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자리는 관객에게는 작품의 더 큰 이해, 창작자들에게는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더 나은 공연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상부상조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는 관객들과 그 질문을 받아 치는 창작자들의 격의 없는 대화 분위기다. 지난 1월 28일 공연 후 열린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40여 분간 지속되었다. 도심과 떨어진 일본의 한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그림책 작가 다카다와 그의 팬으로 시작해 지금은 아내가 된 요코, 그리고 그곳의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는 2008년 국내 초연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무대에 올라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또 다시 보여주고 있다. 그토록 억울함을 호소하는 요코를 통해 허위와 가식, 그리고 무관심이 뒤섞인 현대 사회를 관조하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질문을 단계별로 나눠보자. 1단계 껍질 깨기 편 Q. 이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요? A. 쓰시다 히데오 : 요코는 일본에서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웃음) 요코 스스로는 이상한 것 같은데,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하니, 작가로서 그러한 억울함을 쓰고 싶었어요. 요코가 그렇게 밖에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의 억울함, 죽을 수도 없고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존재 자체의 억울함 말이죠. A. 박혜선 : 지난 공연 때는, 남자 관객 중에 헤어진 여자친구 생각이 난다며 부르르 떨기도 했었죠.(웃음) Q. 작년 공연에서와 달리 에너지 연구소에 대한 언급이 커졌는데, 왜인가요? A. 쓰시다 히데오 : 개인적 이야기 속에서도 무서운 현대 사회의 배경을 넣어 말하고자 했습니다. 정체가 불분명한 에너지 연구소로 인해 희귀종인 떨매미도 발견되고 사람들이 외부 출입도 안 하게 되잖아요. 아주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무관심하게 대했던 상황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죠. Q. 웃음이 나는데도 씁쓸합니다. A. 박혜선 : 등장인물들에게 희극적인 캐릭터를 넣어서 우화적인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현대인으로서의 비극성, 진실됨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시대의 모습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죠. 2단계. 곱씹어 보기 편 Q. 마지막에 다카다는 도시로 가고, 요코는 시골에 남아 있습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건가요? A. 쓰시다 히데오 : 그 결말은 반년 전에 썼던 거라 잘 기억이 안나네요.(웃음) 요코가 가진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다카다가 도망 갔을 수도 있고요. Q. 요코가 처음엔 젊은 남자를 싫어한다고 하더니, 후반부에서는 다른 태도네요. A. 박혜선 : 젊은 남자는 싫다는 요코의 말은, 그 순간에는 진심일 듯 합니다. 하지만 진실이 변해가듯, 요코의 마음도 변하는 것이겠죠. Q. 카페 종업원의 임신을 보며 ‘진짜 다카다가?’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A. 쓰시다 히데오 : (웃음) 그건 아니에요. 종업원은 이 작품에서 가장 균형적인 존재입니다. 임신은 곧 희망이에요. 3단계. 소화, 응용 편 Q. 일본 원작이라 대화도 상황도 어색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한국식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A. 쓰시다 히데오 : 아마 그러면 ‘사랑과 전쟁’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한국식으로 풀자면, 여자의 울분과 한을 감정적으로 표현해야 하잖아요. 문화마다 표현의 선이 다른 것 같습니다. Q. ‘억울한 남자’가 될 수는 없나요? A. 쓰시다 히데오 : 내가 억울한 남자이니 남자가 될 수 있습니다.(웃음) 제가 요코와 닮은 점이 많거든요. 이 작품이 여배우에게 의뢰를 받아서 썼기 때문에 억울한 ‘여자’가 된 것이지요. A. 박혜선 : 요코의 4번째 남편도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봐요. 자신의 범위를 지키고 싶은데 그걸 요코가 침범한 것이거든요.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은 각자의 공간이 있어서 아무리 친해도 타인을 끌어들이지 않아요. 그게 바로 4번째 남편의 캐릭터입니다. 글 :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2.01 / 조회 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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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억울한 여자’가 돌아온다!
2008년 한국연극 베스트 7에 선정된 바 있는 연극 ‘억울한 여자’가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2009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박혜선이 연출을 맡고, 2008 인터파크 선정 티켓파워상 연극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지하가 출연하는 이번 작품은 일상의 평범함 속에 담긴 집단의 폭력성을 담고 있다.
연극 ‘억울한 여자’는 ‘일상의 평범함’이 전부였던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극이 비롯된다. 세 번의 이혼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 하는 중년의 여성,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에 카페를 찾는 주부들, 친구의 아내에게 엉뚱한 마음을 품고 있는 중년의 남성,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카페 주인 등 자신과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사는 듯 보이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에 갇혀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어긋날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무안함과 서로의 다름을 바라보는 황당한 시선이 풍자를 자아내 소통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공감을 얻어낼 전망이다.
극단 MONO의 대표이자 극작가 쓰시다 히데오가 쓴 연극 ‘억울한 여자’는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초연된 뒤 ‘웃음 뒤에 숨어 있는 쓴 공감을 이끌어낸 작품’ ‘주연 배우들의 훌륭하고 경쾌한 연기’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 받았다. 국내에서는 2007년 국립극장에서 열린 ‘현대 일본 희곡 낭독 공연’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고, 이후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기획 공연으로 초연됐다.
초연 때 열연했던 이지하와 박윤희를 비롯해, 이선주, 김문식, 김주령, 이지영이 배우로 함께 한다. 또한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했던 배우 류태호, ‘착한사람 조양규’ ‘늘근 도둑 이야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정선철, 신예 이현배도 참여한다.
연극 ‘억울한 여자’는 오는 1월 28일부터 2월 28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 2관에서 공연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1.06 / 조회 2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