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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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연출가, 극작가를 위한 연극인 재교육 프로그램 ‘플레이업 아카데미’
서울연극센터는 현장 연극인의 창작 역량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 '플레이업 (PLAY-UP) 아카데미'(이하 ‘플레이업 아카데미’) 를 오는 31 일(월)부터 12월까지 서울연극센터 아카데미룸에서 진행한다 .
연극배우, 연출가, 극작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플레이업 아카데미'는 지난 2012년에 시작해 총 82개 강좌를 진행하고 1,511명의 연극인들이 참여한 연극인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동시대 공연예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내 유수의 연출가, 극작가, 배우, 안무가 등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현장 연극인에게 필요한 화술, 발성, 움직임, 신체행동 등을 교육하는 강좌로, 지난해에는 97.7점의 교육만족도를 기록할 만큼 연극인들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지난해에 비해 개강 시점이 늦춰진 2020 '플레이업 아카데미'는 침체된 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강내영(화면해설가), 강량원(연출가), 김신록(배우), 김은성(극작가), 김혜리(교수), 장재키(신경심리학자), 정영두(안무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강사로 참여해 총 8 개 과정을 구성했다 .
▲ 플레이업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 중 '뇌신경과 특수감각을 이용한 구체적 액팅코칭' (장재키)
▲ 플레이업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 중 '움직인다는건' (안무가 정영두)
지난해 받은 호평에 따라 올해도 ▲ 시간과 공간과 몸의 연결 - 뷰포인트 1 (배우 김신록, 8월) ▲ 안무해보기 (안무가 정영두, 9 월) ▲ 극작수업 – 희곡창작워크숍 (극작가 김은성, 9 월) ▲ 신체행동으로 설계하는 연기기술 (연출가 강량원, 9월) ▲ 연출을 위한 구성기술 (연출가 강량원, 9월) ▲ 자유로운 음성을 위하여 (국민대 교수 김혜리, 11월) 등이 계속된다.
또한 올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Barrier-Free) 공연 제작 과정을 알아보는 ‘공연 배리어프리버전 제작 가이드’ (화면해설가 강내영 , 9월)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신규 편성했다. 현장음성해설 강의를 통해 시력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작품 제작 방법을 전달하여 제약 없는 예술 실현을 위해 나아가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 뇌신경과 특수감각을 이용한 구체적 액팅코칭 (부산 좋은 문화병원 신경과학예술원 원장 장재키, 10월)이 온라인 프로그램 줌 (Zoom) 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여 비대면 예술 교육의 지표를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연극센터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해 각종 방역 물품을 구비하고, 상시 방역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플레이업 아카데미'의 매 수업시간을 3 시간 이내로 조정하고 , 참여 수강생의 발열 체크와 명단 관리를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다.
'플레이업 아카데미'는 김신록 배우의 ‘시간과 공간과 몸의 연결 – 뷰포인트 1’ 을 시작으로 오는 8월 31일(월)부터 진행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가가 가능하며, 강좌별 신청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 (www.sfac.or.kr)에서 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서울문화재단제공
2020.08.19 / 조회 4,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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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결말을 향해가는 남녀의 이야기, 그 끝은? 연극열전 신작 ‘마우스피스’
"나, 이런 얘기 많아요. 혹시 듣고 싶으면..."
나이도, 경제적·문화적 배경도 전혀 다른 남녀가 서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여자는 한 때 촉망받았으나 지금은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이고, 남자는 불우한 환경 속에 방치된 청년이다. 우연히 엿본 남자의 그림에서 특별한 재능을 발견한 여자는 그에게 재차 연락하며 관심을 보이고, 경계하던 남자도 점차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렁스’에 이은 ‘연극열전8’의 두 번째 작품, 연극 ‘마우스피스(MOUTHPIECE)'가 오는 11일 국내 첫 무대에 오른다. 스코틀랜드 작가 키이란 헐리가 2018년 영국 트래버스 극장에서 처음 선보인 후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두루 이끌어낸 화제작이다. 지난 1일,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이 작품은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탄탄한 서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리비 역 김여진
‘마우스피스’는 중년의 여성 극작가 리비, 그리고 빼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사회와 가족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데클란이 등장하는 2인극이다. 너바나와 R.E.M을 즐겨 듣던 중년의 여성 리비와 커트 코베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데클란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과 극장 등을 돌아다니며 서로의 인생과 창작 세계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쌓는다.
▲ 데클란 역 이휘종
그러나 이들의 소통에는 서서히 균열이 생겨난다. 처음 리비가 데클란에게 보인 관심은 순수한 것이었지만, 불행한 죽음을 맞은 아빠, 의붓아버지의 학대, 어린 여동생에 대한 사랑 등 데클란이 난생 처음으로 털어놓는 이야기는 슬럼프에 빠져있던 작가 리비에게 신선한 영감을 준다. 결국 그녀는 데클란의 인생을 소재로 이용해 새로운 연극을 쓰기 시작한다.
이후 극은 리비와 데클란 사이에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것을 소재로 쓰여진 리비의 작품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메타씨어터’ 형식으로 진행된다. 리비가 쓴 연극 대본을 읽은 데클란은 그 결말에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한다. 그 연극의 결말을 정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결말이 어떻게 쓰일 것인지, 점차 모호해지는 현실과 연극의 경계 속에서 이들의 상황은 예기치 못한 장면으로 이어지며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순수한 호기심과 애정으로 소통했으나 점차 오만과 이기로, 또 분노와 증오로 치닫는 두 인물을 그려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연습 내내 강한 흡입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 리비 역 김신록
‘마우스피스’라는 이 작품의 제목은 ‘입을 대는 부분’을 칭하는 용어이자 ‘대변자’라는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극은 리비가 쓰는 연극과 현실에서 데클란이 내리는 선택을 동시에 보여주며 문화 격차와 소외의 문제, 타인의 삶을 대변할 권리, 예술의 윤리와 진정성, 연극을 ‘본다’는 행위의 의미 등에 대해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 데클란 역 장률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인간수업’에서 활약했던 김여진과 연극 ‘비평가’의 김신록이 리비 역을, ‘킬롤로지’의 장률과 ‘히스토리 보이즈’의 이휘종이 데클란 역을 맡아 ‘마우스피스’에 출연한다. 연출은 ‘썬샤인의 전사들’, ‘그 개’ 등을 이끌어온 부새롬 연출가가 맡았다.
이번 작품에 대해 "메타 연극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재미있는 순간들이 많다. 두 인물의 관계도 드라마적으로 흥미롭게 흘러가지만, 형식적으로도 여러 다른 층위들이 있어서 그걸 보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한 부새롬 연출은 "어떤 종류이든 '마우스피스'도 결국 사랑 이야기인데, 그것을 넘어 관객 분들이 더 크게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공연이 되면 좋겠다. 예술이든 무엇이든, 그 확장의 방향은 관객의 몫"이라며 관객들의 적극적인 해석과 감상을 권했다.
연극 ‘마우스피스’는 오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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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 조회 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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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페미니즘·동성애·차별, 아홉 소녀 '놀이'가 되다
극단 프랑코포니 신작 연극 '아홉소녀들'
佛 신예 상드린느 로쉬 작품 국내 초연
"성별 구분과 무관한 인간의 이야기"
내달 8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 무대에연극 ‘아홉소녀들’의 한 장면(사진=극단 프랑코포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이 시작하면 무대 위에 오른 9명의 배우가 옷을 갈아입는다. 남자 배우 3명, 여자 배우 6명이지만 옷을 갈아입은 뒤에는 모두 소녀의 모습이다. 이들이 함께 하는 놀이는 바로 이야기 만들기. 페미니즘·성폭력·차별·비만·동성애·이주민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들이 소녀들의 ‘놀이’로 펼쳐진다.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막을 올린 연극 ‘아홉소녀들’은 말랑말랑한 느낌의 제목과 달리 굉장히 독특하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성별 구분 없이 남녀 배우 모두가 소녀를 연기하는 모습이 색다르다. 게다가 배우들에게는 특별한 역할 이름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야말로 ‘연극’이자 ‘놀이’인 것이다.프랑스어권의 동시대 희곡을 선보여온 극단 프랑코포니가 창단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작품을 국내 초연에 올렸다. 프랑스 신예 극작가·연출가·배우 상드린느 로쉬의 작품이다. 2011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에서 공연하고 있다. 개막 전 전막시연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임혜경 극단 프랑코포니 대표는 “10주년을 맞아 기념비적이 될 작품을 찾다 ‘아홉소녀들’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프랑스 작품이지만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성폭력 문제와 페미니즘 등 최근 한국 사회의 이슈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 흥미롭다. 임 대표는 “1년 전 작품을 결정해 올해 초부터 연습을 해왔다”며 “작품의 내용적인 면에서 지금 연극계의 여러 상황과 연결점이 있는 것처럼 보는 분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일들 중에서 우리도 공감할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남녀 배우 모두가 소녀를 연기하는 것은 작품이 다루는 다양한 주제가 특정 성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극단 프랑코포니의 상임연출가 까띠 라뺑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이를 남성과 분리해 생각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남자 배우가 소녀를 연기함으로써 남성이 여성을 더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도전이었다. 원작 희곡부터 역할 구분 없이 대사가 써있어 이를 무대화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남자 배우들은 소녀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배우 김진곤은 “개인적으로 남녀를 구분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남자라서 여자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최근 연극계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더 그런지는 몰라도 남자로서 여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끝까지 놓지 않고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홍철희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남녀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공감하며 공연을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2009년 창단한 극단 프랑코포니는 ‘아홉소녀들’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12편의 프랑스어권 연극을 선보였다. ‘고아 뮤즈들’ ‘단지 세상의 끝’ ‘벨기에 물고기’ 등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다룬 작품을 꾸준히 공연해왔다. 임 대표는 “프랑스는 물론 캐나다 퀘벡 등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곳에서 발표된 작품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왔다”며 “공간은 다르지만 서로 공감할 지점이 있는 작품이 무엇일지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공연은 오는 4월 8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열린다. 주한 프랑스문화원 초청으로 원작자인 상드린느 로쉬가 내한해 관객과의 대화, 연극 워크숍 등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연극 ‘아홉소녀들’의 한 장면(사진=극단 프랑코포니).연극 ‘아홉소녀들’의 한 장면(사진=극단 프랑코포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23 / 조회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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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놀이로 담은 '페미니즘·성폭력·동성애·차별'
극단 프랑코포니 신작 '아홉소녀들'
佛 상드린느 로쉬 작품 국내 초연
22일부터 동양예술극장 2관연극 ‘아홉소녀들’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프랑코포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페미니즘·성폭력·차별·비만·동성애·이주민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소녀들의 놀이로 풀어낸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프랑코포니의 2018년 신작 ‘아홉소녀들’(3월 22일~4월 8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이다.프랑스 극작가 상드린느 로쉬의 작품으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학교 운동장으로 보이는 공간에 모인 여자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순진하게 보이는 소녀들이 이야기를 지어내는 놀이를 하면서 풀어내는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상드린느 로쉬는 최근 프랑스에서 주목받고 있는 극작가·연출가·배우다. ‘아홉소녀들’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클레르 시몽이 아동들의 잔인성을 다룬 1992년도 작품 ‘레크리에이션’에서 영향을 받아 썼다. 작품은 2011년 제22회 ‘극작가들의 리용에서의 하루’ 협회에서 주최한 극작 경선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외에도 브라질·슬로베니아·덴마크·포르투갈·이탈리아 등에서 번역·공연되고 있다.2009년 창단한 극단 프랑코포니는 ‘고아 뮤즈들’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벨기에 물고기’ 등 프랑스 동시대 연극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왔다. ‘아홉소녀들’은 창단 10주년 공연으로 기획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개막을 기념해 상드린느 로쉬가 주한 프랑스문화원 초청으로 방한할 예정이다.임혜경 극단 프랑코포니 대표가 번역과 드라마터그를 맡고 연출가 까띠 라뺑이 연출한다. 배우 권기대·김시영·한철훈·김진곤·김혜영·허은·이지현·김신록·홍철희 등이 출연한다. 전석 3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11 / 조회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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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걸으며 생각한 '타인에 대한 상상력'
연출가 이경성 신작 '워킹 홀리데이'
배우·스태프 함께 DMZ 도보 경험 바탕
7~26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연극 ‘워킹 홀리데이’의 이경선 연출(왼쪽)과 출연 배우들(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두산아트센터는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아티스트인 연출가 이경성의 신작 연극 ‘워킹 홀리데이’를 오는 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워킹 홀리데이’는 어느 순간 무감각한 존재가 돼버린 ‘땅’을 인간의 본질적인 신체 활동인 ‘걷기’를 통해 읽어내는 작품이다. 지난 5월부터 9월 사이 이경성 연출과 배우, 스태프가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도보로 횡단하며 다양한 감각으로 분단의 풍경을 경험한 것이 바탕이 됐다.이 연출은 연출노트를 통해 “함께 걸었던 약 300㎞의 길에서 예상치 못하게 마주했던 여러 극적 상황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요청되는 ‘평화’에 대해 되돌아보려 한다”면서 “그것은 곧 우리가 어떻게 ‘타인에 대한 상상력’으로 이 땅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과거의 몸을 애도할 수 있는지, 현재의 ‘너’와 ‘나’, 나아가 ‘북한’을 동등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이 연출은 동시대의 사회 이슈를 찾아내 공간의 역사·미디어·몸 등으로 탐구해왔다. 극장 공간과 텍스트 위주의 연극을 넘어 연극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2015년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비포 애프터’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했다.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이 연출이 극작 또는 연출로 참여한 ‘비포 애프터’ ‘그녀를 말해요’ ‘남산 도큐멘타: 연극의 연습-극장편’ 티켓 소지자는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두산아트센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5 / 조회 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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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옥' 서울연극제 조명상…15일까지 앙코르
'2016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 조명 부문 수상
5월 15일까지 예그린씨어터연극 ‘연옥’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극단 바바서커스와 엔터플랫폼이 공동 제작하는 연극 ‘연옥’이 지난 8일 진행된 ‘2016 서울연극제’ 폐막식에서 무대예술상 조명 부분을 수상했다. ‘연옥’의 조명감독인 한원균은 ‘코믹환상극 코’ ‘아일랜드’ 등의 작품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조명·무대 디자이너다. ‘연옥’은 지난 8일을 마지막으로 35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서울연극제’의 공식참가작이다. 작년 5월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 작품상 수상작으로 ‘제6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DipFe)’와 2016년 3월 ‘한일신진우수연출가 작품교류전’에서 초청받아 사랑받은 작품이다. 작품은 칠레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했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인 연옥에서 만난 두 남녀의 진실게임을 그렸다. 감옥 혹은 정신병원을 연상케 하는 적막한 공간에서 서로에게 용서받지 못한 범죄를 저지른 두 남녀가 진실에 다가가는 치유의 과정이 숨막히게 펼쳐진다. 배우 이도엽, 박성연, 최자연, 김신록 등이 출연한다. 서울연극제에 이어 오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연장공연에 돌입한다. 예매는 인터파크와 대학로티켓닷컴에서 가능하다. 02-482-8796.연극 ‘연옥’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연극 ‘연옥’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10 / 조회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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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옥’ 2016 서울연극제 무대 선다
2015 서울연극제 미래야솟아라 작품상
극단 바바서커스, 두 남녀 진실 담아
아리엘 도르프만의 현대비극 재해석연극 ‘연옥’[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바바서커스는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종로구 등이 후원하는 ‘제37회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 연극 ‘연옥’(제작 극단 바바서커스·엔터플랫폼)을 오는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선보인다 18일 밝혔다.‘연옥’은 지난해 5월 열린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 작품상 수상작이다. 제6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DipFe)와 2016년 3월 한일신진우수연출가 작품교류전에 초청받은 작품으로 이를 통해 극단 바바서커스는 차세대 연극인으로 국내외 주목받았다.칠레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은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인 ‘연옥’에서 만난 두 남녀의 진실게임을 그린다. 감옥 혹은 정신병원을 연상케 하는 적막한 공간에서 서로에게 용서받지 못한 범죄를 저지른 두 남녀가 진실에 다가가는 치유의 과정이 숨 막히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올해 다시 서울연극제 본선으로 돌아오는 연옥의 연출가이자 극단 바바서커스의 공동대표 이은진은 “1년 동안 관객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극단 바바서커스만의 색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그 전보다 쉽게 관람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 됐다”며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공연은 평일 저녁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 3시에 진행된다. 화요일은 공연이 없다. 예매는 인터파크와 대학로티켓탓컴에서 가능하다. 배우 박성연, 최주현, 박현지, 최자연, 김신록, 손산, 이도엽, 김지수, 고동옥, 김승기, 임준식, 김민수 등이 출연한다. 02-482-8796.▶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8 / 조회 2,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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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뒤엔 해피엔딩' 셰익스피어 로맨스극 <겨울이야기> 개막
셰익스피어 서거 400년이 되는 2016년. 많은 기념 공연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립극단의 가 그 문을 연다. 는 아내가 자신의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고 오해하고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인생을 파괴하는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등장하지만, 16년이 지난 후반부에서는 오해의 중심에 섰던 친구의 아들과 자신의 딸이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가족의 헤어짐, 방황, 재회와 화해, 용서 등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이번 작품은, 전반부엔 비극이, 후반부엔 헤피엔딩이 펼쳐지는 로맨스극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연출은 2013년까지 5년간 헝가리 국립극장 최연소 예술감독을 지내며 파격적이고, 대중과 함께 하는 작품을 선보여 특히 20대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로버트 알폰디가 맡았다. 과거 그는 등 다수의 고전을 현대적 해석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내세우는 배우들도 믿을 만하다.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손상규가 비극의 주인공 레온테스로 분하며, 에서 단호한 공주로 출연했던 우정원이 자식을 잃고 스스로의 목숨마저 위협받는 왕비 헤르미오네 역을 맡는다. 이밖에 박윤희, 박완규, 김수진 등이 출연하는 는 내년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12.30 / 조회 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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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유치진 처녀작 <토막(土幕)> 무대로
국립극단이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유치진의 처녀작 을 무대에 올린다. 현대 한국 희곡사에서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다룬 첫 사실주의 희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밑바닥 인생들의 비극적인 삶과 질긴 생명력을 생생히 담아냈다.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적 장치를 통해 비극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새로 각색되어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의 김철리가 연출을 맡고 김정환, 김정은, 황선화, 김정호 등 2015년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대거 출연해 탄탄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은 오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국립극단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며, 같은 기간 동안 공연장 로비에서 이라는 테마 아래 근대극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도 열린다. 25일 공연 후에는 근대극에 대한 심포지엄이, 31일 공연 후에는 근대극과 주요 연극인들을 돌아보는 강연이 진행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10.14 / 조회 4,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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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작가와 젊은 연출가의 만남, <봄작가 겨울무대>
신춘문예 당선작가들이 젊은 연출가가 함께 만드는 연극 무대인 가 12월 6일부터 1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주최하는 차세대 공연예술가 발굴 프로젝트인 는 2008년부터 시작, 올해가 세 번째이며 그해 신춘문예 당선 작가의 신작 창작부터 독회, 공연에 이르기까지 무대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총 7명의 작가들의 장편 신작 7편을 3개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당 2~3편의 작품을 하루에 연속 공연한다. 12월 6일부터 9일까지는 (이난영 작, 김한내 연출)와 (김나정 작, 오경택 연출)가, 11일부터 14일까지는 (김란이 작, 이영석 연출), (임나진 작, 김태형 연출), (이철 작, 박해성 연출)가 공연되며, 14일부터 16일까지는 (이시원 작, 류주연 연출)과 (이서 작, 이종성 연출)이 이어진다. 이들 작품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두 작품은 내년 봄 재공연의 기회가 주어지며 향후 한국공연예술센터의 레퍼토리 공연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11.16 / 조회 1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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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 모인 그들의 쌉싸름한 추억
“헌책방에 있는 책은 다 헌책인가?” ‘지식인을 위한 변명’ ‘역사적 유물론’과 같은 인문서적들로 들어찬 작은 헌책방안. 그곳에 91학번 국문과 동기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행동하는 386세대의 어느 언저리, 학생운동이 퇴화하기 시작한 90년대에 대학생활을 시작한 20대 청춘들이 서른 중반을 넘어 갖는 이 만남은 추억과 회한으로 가득 찬다. 어설프지만 사회에 대한 신념을 지녔던 푸릇한 91학번. 그 당시 선배 따라 읽었던 책들은 읽히지 않는 헌책이 되었을 뿐이다. 교수와의 불화로 박사과정을 포기한 채 냉소적으로 변한 현식, 독립영화감독이 된 재하, 일간지 문화부 기자 광석, 그리고 그들을 한 자리에 모은 그들의 첫사랑 유정. 이들의 대화에서 추론되는 추억은 반가움과 서글픔을 객석에까지 전달한다. 연극 는 2000년 폐점한 신촌의 사회과학서점 ‘오늘의 책’을 배경으로 2006년 초연한지 4년 만에 대학로에 헌책방을 열고 오픈런 공연을 시작했다. 대학로 은 공연이 끝난 후 관객이 자유롭게 무대를 오가며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진행하던 이전의 방식에서 더 나아가 공연 시작 4시간 전부터 대학로를 찾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책을 구매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는 대학로 미마지 아트센터 풀빛극장에서 오픈 런 공연된다. 공연장면 유정이 새로 오픈한 헌책방에 모인 91학번 동기 현식(우돈기) 광석(선명균) 박사과정을 포기한 현식과 "일등 일간지" 문화부 기자가 된 광식, 서로 뭔가 어색하다 시집에서 그들의 첫 사랑 흔적 발견! 독립영화감독이 돼 돌아온 재하(이상혁) "그날 왜 안왔냐?" 불편한 진실 앞에 선 세 사람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2.25 / 조회 9,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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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조네 사람들> 별의별 일로 정겹고 재미진 사람들 이야기
이 작품, 참 배짱 좋다. 마우스로 클릭한 컴퓨터 화면이 다음 화면으로 변하기까지 채 3초를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과, 러닝 타임 2시간의 뮤지컬도 50분 공연 후 인터미션을 갖는 공연들이 즐비한 이때, 현란한 볼거리와 사운드도 없는 연극으로 3시간의 러닝타임을 아무렇지도 않게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이 공연을 찾은 관객들이다. 연극 을 찾은 관객들에게 3시간은 쉽게 채감 할 수 없는 물리적인 숫자로 이내 곧 머릿속에서 날아가버리고 만다. 그러고 보니, 배짱이 아니라 까닭 있는 자신감이 두둑한 작품이었다. 올 2월 극단 드림플레이의 워크숍 공연으로 첫 선을 보였던 연극 이 본 무대에 오르고 있다.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뜬 김소진의 동명 소설 ‘장석조네 사람들’에서 시작된 이 무대에는 길음동과 미아리 주변 기찻길 옆, 장석조네 집에 세 들어 사는 아홉 가구의 이야기들이 흐른다. 각기 떠나온 길이 다른 이들의 삶은 거칠고 억세지만 푸근한 정으로 가득 차 있다. 무엇보다 관객들은 희곡과 배우가 공연에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며 극적 재미와 완성도에 기여하는 지, 그 상당한 의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글말’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입말’이 가득했던 소설의 미덕이 그대로 작품에서 살아난다. 팔도를 넘나드는 구수한 사투리와 더불어, 걸쭉한 입담에 실린 해학은 1970년대 도시 빈민들의 남루한 삶을 흥겹고 또 가슴 저리게 비춰낸다. 또한 8편의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에서는 조연이 없다. 끝 방에 사는 양은 장수 최씨는 옆집 박씨 형님의 도망간 아내를 몰래 찾아 오고는 “이 정도도 안 해주면 이웃사촌도 아니라”며 스리슬쩍 넘어가 준다. 사근사근한 아내에 괜한 오해를 품는 겐짱 박씨나, 모자란 딸과 아픈 아내도 제쳐놓고 돼지꿈에 또 노름판으로 뛰어든 양씨, 파란 눈, 노란 머리의 아들을 낳아 놓고는 검은 피부의 사내와 결혼하겠다는 딸로 날로 속을 썩는 함경도 아즈망 등 등장 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삶의 주인공은 언제나 ‘나’인 것처럼 저마다의 개성으로 살아 펄떡이는 캐릭터들의 향연은 이 작품을 즐기는 또 하나의 선물일 것이다. 스물 아홉 가지의 배역을 넉살 넘치게 연기하는 14명의 극단 드림플레이 배우들을 놓치지 말자. 그 중 똥지게를 지고 다니는 광수애비와 거인증을 앓는 비운의 육손이 역을 맡은 이갑선은 더욱 돋보인다. 흉터로 뒤덥힌 얼굴로 기 한번 제대로 못 펴고 세상을 살아가는 서글픈 육손이에서, 대를 이어 똥을 지며 ‘별은 똥이다’를 소박하고 절실한 철학으로 풀어내는 광수애비를 자연스레 오고 가며 그는 관객 모두에게 매끄럽고도 또렷한 인상을 깊게 심어준다. 가장 최근 출연작인 연극 에서 기존의 질서를 지키려 살인을 마다 않던 위험하고 날카로운 우등생 역에 섰던 그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더욱 새롭게 다가올 모습이다. 오리 역으로 유일하게 동물 역할을 맡은 김하리에게서도 쉬이 눈을 뗄 수 없다. ‘반짝이는 것을 삼킨 듯’한 까닭에 사람들의 극진한 보호와 암투 속에서 하루하루를 사는 오리를 비롯하여, 지능도 모자라고 거동도 불편하지만 효심만은 넘치는 양씨의 어린 딸, 먹성 좋은 갑석아범의 딸, 또 혼혈아 옥자의 아들 등 자식 역도 도맡아 열연하는 그의 변신은 신선하고도 놀랍다. 작은 소극장 무대 벽에 분필로 그려 넣은 듯한 그림들은 뒷방 문, 옆집 문턱, 연탄집게, 창호지 덧바른 창문 등, 수 많은 소품과 공간을 만들어낸다. 소박한 작품의 분위기와 소박한 극장에서 인물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재치가 십분 발휘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일궈내는 담담하고 담백한 인간미에 관객들의 감동은 소박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05.19 / 조회 9,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