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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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 만나는 연극 '우리의 여자들'
의정부예술의전당 '별밤연극' 첫 작품
안내상·우현·정석용·이원종 등 출연
심야 활동 늘어난 생활 사이클 맞춘 기획연극 ‘우리의 여자들’에 출연하는 배우 안내상(왼쪽부터), 우현, 김광식(사진=의정부예술의전당).[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의정부예술의전당은 레퍼토리 브랜드 ‘별밤연극’ 시리즈 첫 작품으로 연극 ‘우리의 여자들’를 오는 14일과 15일 이틀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2동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 올린다.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몰리에르상 작가상을 두 차례 수상한 에릭 아수의 작품이다. 2013년 9월부터 5개월간 파리에서 초연해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앙코르공연에 이어 영화로도 제작됐다.35년 지기 죽마고우 폴·시몽·막스에게 벌어진 하룻밤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한 친구를 놓고 고민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다. 제목과 달리 여자는 단 한 번도 출연하지 않는다. 상상을 초월하는 뒷담화 속에서 로맨틱과 거리가 먼 남자들의 속사정이 파헤쳐진다.안내상·서현철이 폴 역을 맡는다. 우현·정석용은 시몽 역으로, 이원종·김광식은 막스 역으로 출연한다. 극작가 오세혁이 각색하고 연출가 이대웅이 연출을 맡는다. 전석 4만원. 의정부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의정부예술의전당의 ‘별밤연극 시리즈’는 심야 활동이 확대돼가는 현대인의 생활 사이클에 맞춰 기획한 공연 시리즈다. 획일화된 공연 시간에서 탈피해 금요일 밤 9시라는 심야 시간대에 연극을 선보인다. ‘우리의 여자들’을 포함해 총 4편의 연극을 올해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4.12 / 조회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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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상·우현 '아재들' 온다…코믹극 '우리의 여자들'
연극 '우리의 여자들' 亞 초연
정석용·이원종·서현철 7명 배우 열연
웃음 유발·아재 매력 대방출
내달 2일 수현재시어터 개막코미디극 ‘우리의 여자들’ 캐릭터 이미지(사진=수현재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안내상·우현·서현철·이원종·정석용 등 치명적인 아재들이 총출동하는 코미디극 ‘우리의 여자들’이 포스터와 캐릭터 이미지를 공개했다. 연극 ‘우리의 여자들’은 극과 극 개성을 가진 35년지기 죽마고우 폴·시몽·막스에게 벌어진 하룻밤 소동을 그린다.작품은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한 친구를 위해 거짓 알리바이를 할지, 정의를 택해 경찰에 고발할 것인지를 두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작품 제목과는 달리 여자는 단 한번도 출연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말하는 여자 이야기, 상상초월하는 뒷담화가 펼쳐지며 그들의 속상정이 파헤쳐진다.오는 12월 아시아 초연하는 작품은 아직 국내에서 생소하지만 프랑스 화제작이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몰리에르상 작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에릭 아수의 작품이다. 2013년 9월부터 5개월 간 파리에서 초연돼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했다. 영화로도 제작돼 지난해 4월 개봉되기도 했다. 이날 공개한 포스터는 7명 배우들의 비밀스럽고 익살스러운 모습이 포착돼 연극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자아낸다. 캐릭터컷에는 ‘폴, 시몽, 막스’ 세 친구간 티격태격 투닥거리는 모습이 재미나게 담겨 있다. 극중 캐릭터와 똑같이 30년 이상 친구 사이인 안내상과 우현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릴 정도의 싱크로율을 보여줄 것으로 공연제작사인 수현재컴퍼니 측은 기대하고 있다.프랑스 아재들의 요절복통 소동극 ‘우리의 여자들’은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이 각색을, 이대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2월 2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한다. 02-766-6506.코미디극 ‘우리의 여자들’ 캐릭터 이미지(사진=수현재컴퍼니).코미디극 ‘우리의 여자들’ 포스터 이미지(사진=수현재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11 / 조회 2,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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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웃기고 날카롭게, 차이무 대표작 5선
극단 차이무가 올해로 창단 20년을 맞았다. 이상우 연출이 김광림, 김석만, 정한룡과 함께 창단한 연우무대를 나와 문성근, 유오성, 송강호 등과 새롭게 만든 극단 차이무. 이곳의 강점은 강신일, 이대연, 이성민, 최덕문, 전혜진 등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까지 두루 활약하는 배우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것과 현실을 비추는 창작극 무대화를 더욱 유쾌하게 실천해 현재까지 힘을 잃지 않고 큰 사랑을 받는 레퍼토리가 많다는 것이겠다. 지금 소개할 다섯 편의 작품은 그러한 차이무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극단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초연 후 25년이 지난 작품도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결로 울림을 주고 있는 작품이니 재연 소식을 듣는다면 꼭 공연장으로 향하기를 권한다. 이상우 작 연우무대 초연 : 1989.04.14~06.28 이상우 연출, 동숭아트센터 대극장 차이무 초연 : 1996.03.01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출연) 초파일 특사로 감옥에서 풀려 나와 거리를 헤매던 두 명의 늙은 도둑.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그 분'의 집에 우연히 들어간 이들은 세계적인 현대 미술작품들이 쌓여있던 그곳에서 금고를 찾으며 티격태격하다 결국 경비견에게 잡혀 다시 경찰서로 향한다. 사상적 범행 배후를 밝히려는 사명감 넘치는 수사관의 조사와 한 일이 없어 말이 안 되는 변명만 쏟아내는 두 늙은 도둑의 모습이 배꼽 잡게 웃기는 한 편, 비리로 얼룩진 사회 고위층, 기득권 이면에 대한 풍자가 속 시원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과거 출연배우 : 김뢰하, 김승욱, 김원해, 김학선, 민성욱, 박길수, 박상우, 박원상, 박진영, 박철민, 박해수, 서동갑, 서현철, 송재룡, 오용, 유형관, 윤상화, 이대연, 이성민, 이현걸, 이희준, 이중옥, 전배수, 정경호, 정은표, 최덕문, 한동규 등 이상우 작 초연 : 1996.08.02~12.31 고 박광정 연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학전블루 소극장 (이대연, 송강호, 오지혜, 최덕문, 박원상 출연) 화장실, '변소'를 느리게 발음하면 '비언소'가 된다. 한자로는 '바퀴 비(蜚), 말씀 언(言), 곳 소(所)', 즉 바퀴벌레처럼 더러운 말들이 오고 가는 곳. 번잡한 도시의 공중변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이야기를 펼친다. 무능함에 스스로 지친 술 취한 가장, 볼일이 급해 서로 먼저 들어가겠다고 싸우는 자들, 욕심 없는 남자 등 현실을 비춰내고 있는 이 오만상의 사람들과 상황들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유쾌하고 합이 잘 맞는 차이무 배우들의 찰떡 호흡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 과거 출연배우 : 강신일, 공상아, 김두용, 김승욱, 노정임, 류승범, 문성근, 민복기, 민성욱, 이대연, 이희준, 박지아, 박진영, 박철민, 박희순, 송재룡, 오상무, 오용, 오유진, 이성민, 이광희, 전혜진, 조희봉, 최덕문 등 코너 맥퍼슨 작, 성수정 역 초연: 2002.10.03~12.29 이상우 연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박진영, 정원중, 김승욱, 이성민, 민복기, 김두용, 최덕문, 오용, 박지아, 전혜진 출연) 원제 'The Weir'(둑)를 '거기'라 바꾸었다. 아일랜드 서북쪽 끝 바닷가 마을 카페가 배경이나 이를 강원도 북쪽, 부채끝처럼 생겨서 '부채끝'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로 옮겼다. 마을 사람들이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드나드는 작은 해수욕장 근처 한산한 카페. 이곳에 서울에서 이사 온 사연 있는 젊은 여인이 등장하자 그녀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풀어낸다. 술과 정겨운 이야기, 이해와 보듬어 주기 등 술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이들의 모습이 정겹기 그지 없어, 누구라도 '거기'에 가고 싶어 진다. 구수하고 진한 강원도 사투리의 맛도 일품이다. 과거 출연배우 : 김두용, 김소진, 김승욱, 김중기, 문소리, 민복기, 박원상, 박지아, 박진영, 송선미, 오용, 이대연, 이성민, 전혜진, 정석용, 정원중, 최덕문 등 민복기 작 초연 : 2004.02.25~05.02 민복기 연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현 아르코 예술극장), 정보소극장 (이성민, 정석용, 오용, 김지영, 전혜진, 권미형 출연) 아버지가 병원에서 세 시간 후면 돌아가신다는 사망선고를 받자 가족들은 아버지를 시골집으로 모시고 애타는 마음을 애써 달랜다. 하지만 세 시간이 넘어도 아버지는 돌아가시지 않고, 현실을 살아야 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조금씩 변해간다. 잔잔하게 펼쳐지는 장면들을 통해 부모와 가족, 고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과거 출연배우 : 공상아, 김학선, 김소진, 김지현, 박영신, 송재룡, 신혜경, 오용, 이성민, 이중옥, 전혜진, 정석용, 정승길, 조승연, 최덕문 등 이상우 감독 개봉일 : 2010.04.15 극단 차이무 제작 영화. 한국 전쟁 중, 피난길에 오르던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양민 300여 명이 미군에 의해 사살 당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 했다. 기획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개봉했으며, 문성근, 강신일, 민복기, 송강호, 유해진 등 142명의 배우들과 229명의 제작진들이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배우 김승욱의 아들, 딸, 민복기의 어머니, 부인, 아들, 이성민의 딸, 민성욱의 아버지 등 배우와 그의 가족들이 함께 참여한 것도 여느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차이무 홈페이지
2015.11.04 / 조회 9,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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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즐겁게, 그렇게 우리는 "극단 차이무의 이성민, 최덕문입니다"
등을 통해 때론 웃기게, 때론 날카롭게, 때론 가슴 따뜻하게 세상을 비춰오던 극단 차이무가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사랑 또한 놓치지 않았던 작품 뿐 아니라, 차이무는 연기 잘하는 배우, 개성 넘치는 배우가 많아 대한민국의 대표 스타 배우 산실이라는 수식어 또한 언제나 함께 했다. 하지만 소위 '떴다'하는 배우들이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서는 모습 또한 차이무가 여느 극단과 다른 모습을 띠는 부분이다.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세 편 중 신작 두 편인 , 에 각각 출연하는 이성민, 최덕문도 마찬가지다. 각각 드라마 이나 영화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훨씬 전부터 차이무를 지탱해 온 극단 터줏대감인 이들은 연극을 하는 이유를 "그냥", "배우니까"라는 단순한 이유로 고민 없이 정의하고 있다.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때론 괴롭고 부족함을 느끼지만, 그렇기 때문에 계속할 수밖에 없는 연극이라는 마성의 존재. 이들의 순수하고, 그래서 강렬한 무대에 대한 끌림이 아마도 이들을, 차이무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 같다.차이무 창작자들의 매력이 각각, Q. 연습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성민(이하 성민) : 아, 죽겠다, 힘들어서. 허허허. 연습 끝나면 자괴감이 든다. 최덕문(이하 덕문) : 그 팀 배우들이 다 죽으려고 하던데. 성민: 이상우 선생님 연극은 원래 힘들다. 근데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Q. 부조리극 형식을 띠는 것 같더라. 성민: 조리에는 안 맞는 것 같다. (웃음) 여자 두 명이 각각 하는 독백이 있는데, 한 여자는 입양 간 딸에게 여태까지 쓴 편지를 바닷가에서 이야기해주고, 또 한 명은 기생충 전문가인데 끊임 없이 기생충 이야기를 하고. 우리는 계속 테이블 앞에 앉아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몇 명 남았어?' 사고 난 얘기만 하고. Q. 작품을 관통하는 큰 맥락은 있다고 들었다. 성민: 스케일이 엄청 큰 작품이다. 가상의 나라 '꼬리솜'이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은 2천 명 정도 밖에 안 된다. 그 나라에 고위 귀족들, 부자들이 똥돼지생고기, 이런 생식을 주로 하다가 그 안의 기생충이 변형되어 사람들의 뇌를 조종하고, 그래서 꼬리솜이 멸종하는 이야기다. 나는 꼬리솜의 비서실장이고 국무부장, 경찰부장, 군사부장도 등장한다. 그 계급들이 테이블 앞에 앉아서 끊임없이 뭘 먹으며 먹는 얘기만 하다 보면 사고가 나고, 누가 죽었다고 그런다. 그러면 계속 "몇 명 남았어?" 그렇게 카운트만 하고. 그런데 그 카운터도 잘 못해. 그런 얘기다. 어마어마하다. (웃음) 이상우 선생님이 '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과연 우리 아이들이 함께 살만한,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인가, 하고 질문하는 연극'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주제를 참 어렵게 하고 있다. (웃음) Q. 과거 차이무의 창작극과는 형태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성민: 우리끼리도 이상우 선생님이 같은 작품을 생각하시는 걸까? 그런다. 덕문: 이번 작품 자체가 다 선생님이 늘 하셨던 얘기 같다. '너희들 생고기 먹지 마라, 기생충 있다.' 그거 같은데? (웃음) 성민: 누가 봐도 이 시대 대한민국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다 알게 될 거다. 이 세상이 도대체 이렇게 되가는 이유가 뭔가. 기생충 감염 아닌가, 뭔가 사람들 뇌가 다 이상해지고 있다는 거고. Q. 최덕문 배우가 출연할 는 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같다. 덕문: 전형적인 소동극이다. (민)복기 형이 살던 양평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는데, 누군가 개에 물리고 아주머니들끼리 툭탁거리다 개를 팔고 다시 찾아오고 그 와중에 난동꾼이 나와서 잡혀가고, 그러다 다 같이 여행가고, 말 그대로 '원 파인 데이'로 끝난다. 소동극 치고는 좀 제목이 컨츄리한 것 같은데(웃음) 재미있다. 개가 주인공인데 어떻게 등장시킬지 고민하는 중이다. 천만 배우? 그저 '즐거운 일' 하다 보니 부모님 뿌듯해하셔Q. 최근 최덕문은 영화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덕문 : 아까 형도 천만 배우, 그랬는데. (플디: 은 관객수가 천 이백 만이 넘었다.) 성민: 정말? 흥행은 문제가 없겠구나. (웃음) 덕문: 남들은 '물 들어왔으니 노 저어라' 그렇게 농담 삼아 말하는데 물 들어온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사람들이 이거 하자고 하면 "그래"하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 하고. 대학로에서 술 먹고 공연 보러 다니고, 변한 게 없다. 식당 아줌마가 조금 알아본다는 거 말고는. 저번 주에 지방을 많이 다녔는데 가는 데마다 아주머니들이 다 알아보시더라. 많이들 봤구나, 그 정도 생각만 한다. 성민: 두 달 지나면 잊혀진다. (웃음) Q. 오래 공연계에 있던 배우들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졌을 때,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가장 뿌듯해 하더라. 성민: 그렇다. 안 그래도 집사람이 "여보, 드라마 좀 해, 엄마가 당신 나오는 거 보는 게 유일한 낙인데." (웃음) 어른들은 드라마를 보시니까. 덕문: 이전까지 영화 시사회에 부모님을 한 번도 안 불렀다. 좀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오시라고 얘길 못하겠더라. 그런데 할 때 "이번에도 안 부르냐?"하시길래 오시라고 했다. 무대 인사하는데 막 뒤에서 손 흔드시고.(웃음) 부끄럽기도 하고 좀 기쁘기도 하고. 영화 다 보시고 가실 때 전화 했더니 아버지가 "아, 우리 아들 참 자랑스럽다." 그러셨는데 기분은 좋더라. 성민: (덕문이) 나이가 있으니까 뭐. 또 어느 날 갑자기 된 것도 아니고. 도 천만 넘지 않았나? 덕문: 얼마 전에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천만 영화를 찍은 남자배우들 중 관객 동원수를 따졌는데 달수 형이 1위고, 거의 1억? 내가 2위더라. 5천 2백만 명 정도 된대서 깜짝 놀랐다, 신기하기도 하고. Q. 차이무에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참 많다. 과거 그들을 보며 조바심이 나진 않았나? 성민: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옛날에도 난 그런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때 이미 (송)강호 형님이 스타셨고 (김)승욱이 형, (박)원상이는 영화나 이쪽을 좀 빨리 시작했고. 나는 나이도 있고 형이라 동생들이 그쪽 일 하는 거 보면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었는데 그냥 연극 했던 것 같다. 영화 하러 가면 아르바이트 간다고 생각을 했었고. 심지어 섭외 온 드라마를 연극 때문에 못 한다고 한 적도 있다. 단역이었는데, 나중에 스케줄 맞춰준다고 해서 그래서 했고. 물론 돈이 궁할 때였지만 연극을 한다는 프라이드가 좀 있었던 것 같다. 덕문: 그냥 하는 거다, 그냥. 다른 이유로 하는 것도 아니고. 연극과 졸업했으니 당연히 대학로 나가는 줄 알았고, 당연히 오디션 봐서 으로 연극을 시작했고. 뭐가 돼야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하는 거다. 그렇게 영화나 드라마도 한 두 편씩 하게 되고. 성민: 우리 덕문이는 진짜 심하게 그냥 했다. (웃음) 영화나 다른 분야 껄떡대지도 않고. 덕문: 재밌고 즐거우면 하는 건데. (성민: 아, 이 자신감!(웃음)) 물론 생활이 힘들 때도 있었다. 요즘 와서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있다. 류승룡이랑 되게 친한데 승룡이 되는 거 보고, '어허, 가만있어 봐라' (웃음) 승룡이는 대학 때도 너무 친했던 놈이고 지금도 친하니까, 승룡이도 되는데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성민: 옛날에 정동극장에서 할 때 얘가 나한테 승룡이 걱정을 했었다. 그때 승룡이가 를 하고 있었는데 자기 친구 중에 10년 째 만 하고 있는 얘가 있다고. 그렇게 걱정을 하던 애가. (웃음) 덕문: 잠깐 그런 생각이 든 거지. 연극은 진짜 좋아서 그냥 하는 거다. 조급함? 그런 건 없다. 성민 : 거기서 휘달리면 지치지. 누가 봐도 잘하는 형 &차이무 공식 '몸 잘 쓰는' 비주얼 배우Q. 차이무에서는 최덕문이 선배 아닌가? 덕문: 맞다. (웃음) 학전에 1년 있었다. 하고 까지 했는데 노래에 자신도 없고. (웃음) 은 드라마가 세서 좋았는데 는 록 뮤지컬이니까,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때 (유)오성이 형이 차이무라는 데가 있다고 해서 (박)원상이랑 같이 갔다. 그때가 차이무 생긴지 1년(1996년) 됐을 때다. Q. 이성민은 2002년에 차이무에 들어왔다. 성민: 이상우 선생님을 알고 이 친구들을 다 만났던 건 1998년도다. 그 전에 비공식으로 공연에 대타로 지방에 있다 올라와서 일주일 공연한 적도 있었고. 덕문: 이상우 선생님이 대구 내려가서 하실 때 그때 형을 만난 거지? 우리가 그 공연 연습 때도 가고 공연도 보러 갔었는데 '저 사람 누구야? 너무 잘하는데?' 그런 형이었다. 언젠가 형한테 그런 얘기 한 적이 있다. 형 잘 되고 나서 "난 옛날부터 형이 잘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잘 될 줄도 알았고". 진짜 너무 잘하니까. 성민: 할 때 덕문이를 처음 봤었는데, 차이무 공식 몸을 잘 쓰는 배우, 몸 좋은 배우. 벗는 배우, 다역 전문 배우. (웃음) 차이무의 비주얼 배우다. 몸 좋고 무대 서면 뽀대나고. (웃음) 덕문이가 극단 막내라도 일찍 무대에 섰는데 얘기 들어보면 원래 잘 하는 애였다. 그러니까 무대에 세웠지. Q. 몸을 잘 쓴다는 건 의외의 소식이다. 덕문: 중,고등학생 때 꿈이 백댄서였다. 그래서 대학로에 춤 추러 다녔다, 카세트 들고. (웃음) 그때 브레이크 댄스 추는 애들 있지 않았냐. 부모님이 진짜 걱정 많이 하셨지, ‘저거 뭐가 되려고 그러나’, 하고. (웃음) 성민: 그러니까 그렇게 아버지가 자랑스러워 하시지. (웃음) 난 그런 끼가 없다. Q. 끼가 없어도 배우를 하고 있지 않나. 덕문: 끼로 연기하는 건 아니니까. 끼가 재료는 될 수 있겠지만 그게 음식은 아니니까. Q. 차이무의 작품들 중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유머, 풍자, 해학 등으로 친근하게 말하는 작품이 많다. 극단원으로 자신의 생각도 이와 같이 하는가. 성민: 차이무는 경쾌한 연극을 하는 단체 같다. 대표 작가가 두 명 있는데 차이무를 이상우 작가의 색으로 규정할 수도, 민복기 작가의 색으로 규정할 수도 없다. 두 가지 색이 모두 있는데, 공통점은 두 사람 작품 다 경쾌하다는 거. 이제 20년이 지나서 그렇게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90년대 무렵 차이무 연극은 굉장히 빠르고 형식도 과감했었고 좀 독특했다. 신선했고. 그런 연극이 나 이었다면 20년이 흐른 지금의 연극이 다. 여전히 경쾌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형식은 바뀌었고. 차이무의 모토가 '생각은 진지하게, 표현은 경쾌하게'인데 그걸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차이무 배우들은 옛날도 그랬지만 여전히 무대 위에서 눈치 빠르고 귀가 밝고, 미덕이 많다. 어떤 상황이든 그걸 수용해 내는 앙상블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차이무 배우들이 곳곳에서 활약을 하고 있지 않을까.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뭘 하지 말라고 안하고 계속 뭔가 하라고 하고, 그걸 또 후배들도 수용하고, 우리 선배들도 후배들을 그렇게 잘 받아줬고. 그래서 여전히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 덕문: 너무 자연스럽게 차이무에 스며들어서 이젠 떼려야 뗄 수도 없다. 오늘날 를 보면서, 선생님은 정말 선생님의 길을 하고 싶은 말씀 하시면서 가시는구나, 형식도 파괴하시는구나, 싶다. 역시 (민)복기 형은 자기 얘기를 썼을 때 작품이 가슴에 와 닿는구나, 싶고. 작품 첫 대본 리딩을 하다 보면 어색하고 그런 게 원래 있는데 차이무는 그런 게 없다. 첫 리딩부터 편안하게 읽고, 이상한 거 해도 웃어줄 수 있고. 내가 어디 가서 이런 건 못 느끼겠구나, 할 정도로 이미 내가 차이무화 된 것 같다. 지금도 대학로에서 처음 만나는 후배들하고 인사하면 "차이무의 최덕문입니다." 그 얘기부터 한다. 행복하고 즐겁게,조바심 내면 휘달리고 지칠 뿐Q. 지금 차이무 내의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성민: 잘 해야지. 어렸을 땐 잘해야 한다는 생각 안하고 닥치는 대로 했는데, 이젠 그런 책임이 좀 따르는 것 같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옛날보단 많이 받고. 잘 해서 후배들한테 좀 넘겨줘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덕문: 이번 20주년 공연만 우리들이 하고 나중엔 후배들이 공연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상우 선생님이 차이무를 만든 게 아마 지금 내 나이일 것 같은데, 그러고 나서 10년 지났을 때 선생님이 "새로운 극단을 만드는 것도 건강한 세포분열"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원상이랑 항상 농담으로 하는 말이 '자이무' 만든다, '저이무' 만든다. (웃음) 후배들한테 많은 작품들 하라고 하고 우리는 따로 극단이나 모임을 만들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선생님이나 복기 형이 그걸 나쁘게 생각할 일도 절대 없고. 그것도 우리의 몫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다. Q. 두 사람처럼 대중적 인지도와 탄탄한 연기력 모두를 갈망하는 후배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혹은 차이무 후배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성민: 그냥 하는 거지 뭐. 자기들 인생인데 알아서 살아야지. (웃음) 하지만 즐겁게 해야지. 우리 행복하자. 돌이켜보면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 예전엔 7시 반 공연이었는데 3시면 극장에 나와서 괜히 컵차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수다도 떨고. 지금도 무슨 할 말이 그렇게들 많은지, 어후, 진짜 잠을 안 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웃음) 덕문: 형은 술도 안 마시는데 늘 술자리에 끝까지 있는다. 그리고 커피 마시자고 하고. (웃음) 커피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것도 아니다. 세 시간을 계속 얘기하고, 한 잔 더 시키고, 리필해서 마시고. (웃음) 굉장히 내성적이신데 좀 친해지면 커피 마시러 가자고. (웃음) 후배들도 그냥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행복하고 즐겁게. 뭐가 되든 다 되니까. 컵차기 하고 사발면 먹고 동년배들끼리 싸우고 또 어울리고.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 그래도 행복하게. 지치면 힘드니까. Q. 바보 같은 질문이 될 것 같지만, 만약 지금, 대중적 인지도를 얻지 못했다 해도 연극을 계속 하고 있었을 것 같나? 덕문: 그냥 하는 거라니까. (웃음) 성민: 그럼. 배우니까 하는 거다. 배우라는 사람은 연기라는 밥을 먹고 사니까. 언젠가 왜 연기를 하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이만큼 왔으니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건데,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 생각해 보니, 이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다. 사회 나와서 처음 선택한 직업이 이거였고, 쉽지 않고 부대끼는 것도 많은데, 하나를 가면 또 앞에 길이 보이는 거지. 만족이 안 되는 것과 비슷한데, 그런 부족함 때문이지 않을까? 이번에 좀 쪽팔렸으니까 다음에 좀 덜 쪽팔려야지, 그게 지금까지 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연극은 늘 먹는 밥 같은 것 같다. 내가 유명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하고 있을 거고,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할 거고, 다른 매체 일을 그만 두게 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극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하고 같이 안 하겠다고만 하지 않으면 (웃음)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이상우 선생님과 오랜만에 작업하는데, 선생님은 연극도 연극이지만 우리가 다 같이 연습하고, 밥 먹고, 하는 걸 행복해하시는 것 같다. 형제들이 오랜만에 만나서 한 이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그런 향수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연습은 힘들지만 그런 게 요즘 즐거운 지점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영상: 김혜진의상: PAL ZILERI /신발: D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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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 조회 1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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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유오성 등 밥 먹을 돈 없는 배우 무대 올리려 만든 극단' 차이무 20주년
"극단이 영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연극을 창작하는 좋은 배우, 좋은 창작자들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이 될 수만 있다면 가는 것이고, 그 힘이 다 소진된다면 계속될 필요가 없지 않나." 극단 차이무를 만들고 이끌어온 이상우 연출은 힘주어 말했다. "재고품 팔아먹는 게 아닌가 하는 자괴심이 솔직히 있어서 이번엔 신작을 가지고 나왔다."는 65세 거장의 변다웠다. 문성근, 송강호, 유오성, 강신일, 이성민, 전혜진, 박원상, 최덕문 등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탄탄한 연기와 개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누비고 있는 배우들이 모인 곳. 극단 차이무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두 편의 신작과 한 편의 인기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스물스물 차이무-어느덧 20년'을 마련했다. 스무 살 차이무 "우리 삶, 우리 이야기 고민이 차별화 지점" 10월 29일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기념 공연에 대한 설명과 20주년을 맞이한 단원들의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극단을 만들고 초기 8년간 대표로 있었으며, 현재까지 연출과 극작 작업을 펼치고 있는 이상우는 "지금까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작업했다."며 20년을 이어온 힘을 '사람'에게 돌렸다. 이상우 연출과 민복기 대표(왼쪽부터)"극단 연우무대에서 나와 1995년, 밥벌이를 위해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었다. 송강호, 유오성, 류태호 등이 당시에는 정말 밥 먹을 돈이 없어 매일 내 사무실에 와서 버티고 있었는데 한 달 정도 같이 술을 마시다 보니 정말 안되겠다 싶었고, 극단을 만들어서 이 친구들을 무대에 서게 하자는 생각으로 차이무를 만든 것이다." 이상우와 함께 당시 이미 스타였던 문성근이 각각 사비 1천 만원씩을 내놓아 올린 첫 공연 로 차이무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후 등 연달아 화제의 작품을 선보이며 차이무의 색과 명성은 이어져갔다. "번역극이 한창 성행했을 때 연우무대가 생겨났고 거기서 어떤 연극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시작됐었다. 그 고민이 차이무에도 이어지고 우리의 삶, 우리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면서 당시 다른 극단 작품과 연기나 형태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자연스러운 연기는 우리의 것에 대한 고민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강신일) 연극 에서 지씨 역할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차이무와 함께 한 강신일을 비롯하여 1998년 배우 시작을 차이무에서 한 정석용, 1997년 입단해 올해로 18년 단원 생활을 하고 있는 전혜진, 2002년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나 깜짝 놀라며 를 봤고, 지금 한 자리에 같이 있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다는 박해준 등 현재 차이무를 채우고 있는 배우들이 쟁쟁하다. '이 시대 왜 연극하는지 알아야 해' 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인 에 출연하는 이성민 역시 "내가 지금의 자리까지 오는데 차이무가 큰 바탕이 되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차이무에 있은 지 16, 7년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모이면 할 말들이 많아 밤새 술을 마셔도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차이무에 있으면 여전히 극단에 들어왔던 30대인 것 같아 그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단 차이무의 배우들이상우 작, 연출로 오는 11월 6일 첫 선을 보이는 는 가상의 나라 꼬리솜의 역사와 멸망을 보여주는 가상역사극이다. 세 개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성민, 정석용, 오용, 전혜진, 김소진 등이 두 팀으로 나눠 선보일 예정이다. 당대 사회의 모순을 무대를 통해 풍자와 해학으로 꼬집어낸 작품을 선보여온 이상우 연출은 이번 작품 역시 "우리나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나 극단에서나 '이 시대에 내가 왜 연극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걸 알게 되면 태도가 생길 것이고 그러면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없다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가. 예술이란 권력에 봉사할 수도, 복종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예술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게 예술을 하는 사람의 태도 아닐까. 기본적으로 우리 팀이 그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이상우) 두 번째 작품은 2003년부터 차이무의 대표를 맡고 있는 민복기의 신작 다. 그가 살고 있는 양평에서 실제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동네 개에 물린 아주머니를 시작으로 하루 간의 소동을 유쾌하게 펼쳐내는 작품이다. "배우들이 하도 악다구니를 쳐서 엄청 시끄러운 연극이 될 것 같다."고 민 연출이 말한 이 작품은 최덕문, 송재룡, 박해준, 김소진, 공상아 등이 동네 주민들 뿐 아니라 개, 참새 등의 독특한 배역으로 등장한다. 마지막 작품은 내년 1월 공연 예정인 차이무의 인기 레퍼토리 다. 민복기 작, 이상우 연출로 가족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따뜻한 무대로, 강신일, 박원상, 정석용, 박지아 등이 출연한다. "앞으로 극단이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이상우 연출은 "각자 자기 힘으로 발전하는 단계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복기 대표는 "오래 같이한 배우들의 평균 연령이 40대가 되었는데 나중엔 경로당에 모이듯 연극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차이무를 그려보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는 차이무의 오랜 단원들 뿐 아니라 데뷔 무대를 갖게 될 신인 배우들도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차이무 제공
2015.10.30 / 조회 1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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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차이무 20주년 맞아, <거기> 다시 돌아온다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를 원작으로 하는, 극단 차이무의 가 201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연극 는 원작의 무대인 아일랜드 서해안의 작은 시골 마을을 강원도 바닷가 작은 마을로 이동시켜 2002년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났다.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으로, 초연 당시 강원도 사투리를 공연에 등장시켜 관객들에게 특별한 관극경험을 선사하며 연장의 연장을 거듭, 5개월간 장기공연 되었다. 이번 2015년 공연에서는 극단 차이무의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장우 역에 김승욱, 김중기가, 춘발 역에 이대연, 오용이 출연하며, 진수 역에 정석용, 송재룡이, 병도 역에 류제승, 김훈만이, 정 역에 김소진과 오유진 참여한다.그동안 등을 통해 주로 사회성을 담은 세련된 블랙코미디를 선보이며 사회문제에 대해 예리한 감수성과 비판의식을 놓치 않았던 차이무는 올해 20주년 맞아, 이후에도 다양한 라인업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민복기 대표가 연출을 맡은 는 8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극단 차이무 제공
2015.07.28 / 조회 5,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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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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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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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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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 <서울노트> 연습현장
가까운 현대, 세계대전을 피해 유럽 미술작품들이 한국 미술관으로 왔다. 그림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모인 사람들. 스치고 또 만나며, 걷다 잠시 서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운 긴 이야기, 연극 가 2월 2일 막을 올린다. 일본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으로 2003년 국내 첫 선을 보인 는 특히 이 작품을 처음 연출하고 번안했던 배우이자 연출가, 고 박광정의 추모 공연이라 더욱 뜻 깊은 자리로 준비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혜화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하는 권해효를 비롯, 정석용, 오용, 이지아 등 굵고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온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등장 인물은 12명이지만, 과거 고 박광정과 인연을 맺었던 23인의 출연 배우들은 그를 기리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더블 캐스팅을 자청, 바쁜 시간을 쪼개어 모았다. 배우를 비롯 전 스텝이 노 개런티로 마음도 모았다. 고 박광정이 이끌었던 극단 파크의 창립 멤버이자 를 번역하고 극단 내 독회를 통해 작품을 소개한 성기웅이 이번 무대에서 연출을 맡았다. 극단 파크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초연 이후 국내 본격적인 ‘조용한 연극’ 붐이 일기도, 또 원작자인 히라타 오리자가 이끄는 청년단과 교류, 한국에서의 일본어 공연, 일본에서 한국어 공연 등 의미도 성과도 남다른 작품이 바로 이다. “사람 좋아하시고 정도 넘치시고, 또 보이기에 굉장히 소탈하고 사회 주변부로 살아가는 역할을 많이 맡으셨었지만, 음악과 영화 등을 이야기하고 즐기는 예술적인 취향과 감각은 굉장히 세련되고 도시적이어서 나름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에도 따뜻함과 서정도 있지만, 그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라든지 근 미래적인 설정들이 도시적이고 세련되어서, 그런 감각도 함께 보여주고 싶지 않으셨을까, 생각해요.” 2003년 초연 후 몇 번의 재공연, 그리고 2008년 고 박광정이 자신의 마지막 연출작으로 무대화 했을 때에 비해 몇 년의 시간이 흐른 까닭에, 가까운 미래라는 큰 틀 안에서 현대에 맞게 수정된 부분이 있으나 큰 줄기는 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성기웅 연출의 변. 초연 당시 객석을 향해 배우가 등을 돌리고 앉아 대사를 하는 등 신선하고 색다른 모습으로, 일상을 그대로 비춰냈던 장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지금, 성 연출은 미술관의 큰 유리창이 객석으로 나 있다는 설정을 더욱 부각시켜, 무대 위의 연극이 프레임 속 하나의 ‘그림’이 되어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느낌의 강조를 의도하기도 한다. 배우들이 객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은 더욱 많아져 무대와 객석 사이에 조성되는 순간의 포즈가 또다른 영향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2월 2일부터 12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쉬는 날 없이 13회 공연 예정인 는 초대권 없는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1.31 / 조회 1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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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을 기억합니다. <서울노트> 공연
2008년 폐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이자 연출가 고(故) 박광정을 기리는 무대, 연극 가 2월 2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히라타 오리자가 쓴 '도쿄노트'를 원작으로 하는 는 세계 3차 대전을 피해 서울로 온 미술작품들의 전시장을 배경으로, 이곳 로비에서 만나는 가족들, 미술관 직원들의 대화를 통해 쓸쓸한 현대인의 모습이 조용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고 박광정이 이끄는 극단 파크에서 초연을 했으며, 2008년 다섯 번째 공연이 그의 마지막 연출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는 초연 당시 작품의 번역을 맡았던 성기웅이 연출로 나서며, 고인과 절친한 관계를 맺었던 권해효, 유연수, 민복기, 최덕문을 비롯, 정해균, 박지아, 임유영 등 선후배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2월 8일 공연 후에는 고인과 동갑으로 공연을 통해 우정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 히라타 오리자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1.16 / 조회 1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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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한번 가는 인생, 신명나게 놀아보세! 연극 ‘이(爾)’
“니 놈은 본시 여자도 아닌 것이 여자이고, 부끄럽고 수줍고, 때론 앙탈도 부리고, 때론 눈물도 흘리고, 때론 서글퍼 꺽꺽 울기도 하고 때론 턱없이 헤헤 웃는구나”공허하고 외로움이 나부끼는 궁궐에 핀 장미 한 송이. 질투와 시기에 눈이 멀어 빛바랜 장미 가시에 손끝을 찔려 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쉽게 아물지 않은 작은 상처는 깊고 깊어져 가슴속의 고통을 동반한다. 연극 ‘이(爾)’는 ‘연산군이 궁중 광대극을 좋아했다’는 것과 ‘연산이 광대 중에 하나인 공길과 남색(동성애) 관계였다’는 두 가지 기발한 극적 설정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동성애는 연산과 공길의 관계를 단단히 묶어놓고, 장녹수와 공길의 갈등을 심화시켜 힘의 대결로 끌고나가는 극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연산군이 좋아했다는 광대극은 동성애로 고조된 갈등과 긴장상태를 웃음으로 이완시키는 장치이다. 연산, 녹수, 그리고 공길. 이 세 명의 역사적 실존이 등장하고 극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무대 위의 극으로 탄생된다. 극은 긴장감과 흥겨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진행된다. 극 중 인물들이 연신 뿜어대는 재치 있는 대사들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닌 현실의 세태를 풍자하는 꾸밈없는 발언이었다. 긴장감이 흐르는 장면 후, 등장한 광대들의 무대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또한 극 중 장생이 등장하는 장면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작품에서 굵고 짧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은 당연 장생이다. 장생은 하늘 아래 거칠 것 없이 당당했고 자신의 운명에 드리워진 그림자마저도 화려한 비극으로 승화시켰으며 자유를 향한 열망이 고스란히 내 비췄다. 장생의 세상을 향한 거침없는 비판은 관객들의 세상에 대한 외침과 상통된다. 이 극은 ‘신명나게 놀아보자’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정말 신명나게 놀아댔다. 하지만 광대들은 단지 노는 것에만 취중하지 않았다. 다양한 춤판을 벌리고 한바탕 놀며 ‘관객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어 관객을 극으로 끌어들었다.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내보이는 광대들은 관객들에게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관객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을 때는 극을 잠시 멈추는 듯했다. 박수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울 때, 비로소 광대들은 얼굴을 미소를 띠며 무대를 활보했다. 이것은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광대들의 춤판과 어우러져 더욱 흥겹게 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장구와 북, 꽹과리 등이다. 흥겨운 가락이 흥을 돋우며 공연의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다. 확연히 들어나는 무대 전환은 없다. 조선시대의 궁중생활을 사실적, 구체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공간으로 표현했다. 극이 후반부에 가면서 다소 무거워진 느낌이 있었지만 연산, 공길, 녹수 여기에 광대들의 신명나는 놀이판이 더해져 관객으로 하여금 극에 흡입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함께 할 수 없는 비극을 당당히 받아들인 결말은 관객들의 가슴에 애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18 / 조회 1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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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0주년 맞은 명품연극, 뜨거운 연습현장
네 놈은 본시 여자도 아닌 것이 여자이고 -부끄럽고 수줍고 때론 앙탈도 부릴까? -때론 서글퍼 꺼억 꺼억 울기도 하고 왕의 말의 장단을 맞추며, 수줍은 듯 교태를 보이는 공길의 눈이 반짝인다. 왕으로부터 하사 받은 비단 옷을 입고 권력을 탐하는 공길을 연기하는 배우는 정태우. 드라마에서 연산군을 연기했던 그가 이번엔 연산군의 사랑을 받는 궁중광대로 분한다. 지난 공연에서 오리지널의 아우라를 뿜으며 마지막으로 공길을 연기했던 오만석에 이어, 아역 시절부터 쌓은 만만치 않은 연기 내공을 지닌 그가 공길을 연기해 주목 받고 있다. 오는 11월 10주년 앵콜 공연을 시작하는 연극 의 공개 연습현장. 새롭게 공길로 투입된 정태우를 비롯해, 김뢰하 이승훈 하지혜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중 정태우는 지난 해 에 이은 두 번째 연극이다. 정태우(공길), 김뢰하(연산). 눈빛으로 말하는 두 배우. 정태우와 김뢰하(장생).가난과 멸시 속에 살아와 권력을 탐하는 공길과 그를 안타까워하는 연인 장생, 슬픈 폭군 연산군과 공길을 질투하는 녹수가 만들어내는 이 작품은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극은 네 사람의 갈등뿐 아니라 시대에 대한 풍자와 해학, 촌철살인의 유머로 무장한 소학지희로 웃음에도 포인트를 준다. 장생(문정수) 의 처형장면.이번 연습현장에서는 네 주인공들의 갈등을 잘 보여주는 장면으로 진행됐다. 성적 가학의 대상으로 왕에게 몸을 받쳐 서로의 아픔을 드러내는 연산과 공길, 그들을 지켜보는 녹수의 관계는 정태우, 김뢰하, 하지혜가 펼쳤고 변해버린 공길을 안타까워하는 장생과 희락원의 대봉이 된 공길의 갈등이 표출되는 장면은 이승훈과 정태우가 선보였다. 장생의 처형을 앞두며 클라이막스에 달려가는 장면은 또 다른 공길과 장생인 정원영과 문정수가 펼쳐 앞선 팀과는 다른 개성을 드러냈다. 연극 는 김태웅 작/연출로 2000년 초연해 '한국연극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작품상'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고, 공길역을 맡은 오만석은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연산군이 궁중 광대극을 좋아했으며 광대 중 하나인 공길과 동성애 관계였다'는 극적 설정으로 인간의 권력과 애증, 해학과 풍자를 무대에서 풀어내 지난 10년간 사랑을 받아왔다.연극 는 오는 11월 4일부터 1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광기를 분출하는 연산. 김뢰하의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왕에게 몸을 받치는 공길(정태우). 애틋한 감정이 생기는 두 사람. 비단 도포를 하사받고 기뻐하는 공길. "광대가 뭐하러 권력을 추구하는 거지?" 공길이 안타까운 장생(이승훈). 장생의 처형 직전, 한판 놀이를 청하는 공길(정원영). 마지막 신명을 불태우는 장생(문정수).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0.10.21 / 조회 1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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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호영'이라는 매혹적인 배우, 그 속에 감춰진 치열함
연극 '이'의 공길, 인생이라는 한바탕 꿈 메말라 더 이상 생명이 자라지 않을 것 같은 땅에 꽃 한 송이 피었다. 시들어 바삭거리는 잎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선명하고 싱그러운 꽃. 이 특별하고도 기이한 꽃은 혼자 피느라 인고의 시간을 견디었을 것이다. 그만큼 날카롭고 억셀 것 같지만 그 모습은 영롱하고 곱기만 하다. 여기 그런 배우가 있다. 아름다움 속 치열함과 영리함을 갖고 있는 배우, 특별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배우 김호영을 만났다. - 공길, 나는 너를 이해한다 “난실 속에서 살고 싶었던 꽃이랄까. 비가 오면 비를 맞고 햇빛 내리쬐면 그 빛을 받아들이는 들판의 꽃이 꽃다울 진데, 누군가 자신을 더 바라봐주고 사랑해주길 바랬던 꽃. 온실 안에 있길 원했는데 알고 보니 자연 속에서 꽃답게 있는 것이 좋았던 거죠. 화분 속에 홀로 심겨져 그 향기로 사랑을 받고 싶었는데 자연 속에서 자신과 닮은 꽃들과 함께 있을 때 향기가 더욱 진하고 아름다웠던 거예요. 외로움을 많이 타고 누군가 진심으로 보듬어주길 바랬던, 안타까운 꽃이 아닐까 싶어요.” 배우 김호영은 공길을 이렇게 표현했다. 10년 동안 관객의 꾸준한 찬사를 받아온 연극 ‘이’에서 김호영은 공길 역으로 열연 중이다. 공길을 바라보는 김호영은 언제나 마음 한켠이 아리다. 공길은 사람을 사랑했고 사랑받길 원했으나 그만큼 힘들었다. 남들보다 조금 현명했기에, 또 안식을 바랐기에 자신의 꽃들을 온실로 들였으나 들판에서 바람을 맞으며 자유롭게 흔들리고 싶었던 꽃들은 공길을 이해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왕의 남자’ 공길보다 연극 ‘이’의 공길이 더 현실적이지 않나 싶어요. 궁궐에 들어가 출세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이 없더라도 조금 더 사랑받고 편하게 살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을 한 거예요. 그리고 사랑하는 장생과 광대들을 궁에 머물게 했죠. 이 작품에서 공길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결과적으로 다들 공길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 무대 위에서 믿을 것은 오직 ‘나’뿐 영화 ‘왕의 남자’를 기대하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다소 놀랄 것이다. 그리고 김호영의 공길이 주는 이미지를 떠올리고 무대 위의 그를 만난 관객 역시 당황할지 모른다. 김호영의 공길은 단순히 여리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충분한 아픔과 슬픔, 카리스마와 분노를 안고 있다. 이 적절한 조화를 유지하며 무대에 오르는 김호영은 누구보다 공길을 이해하고 있다. “욕심쟁이가 아니더라도 주변 상황으로 인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옷을 입혀주고 대우를 해준다면 이 시대에 사는 그 누구라도 변할 수 있죠. 조금 다르다면 동성애 코드가 있다는 것? 사실 동성애 보다는 사람에 대한 과욕인 것 같아요. 제가 사람 욕심이 많거든요. 사람에 대한 집착 아닌 집착도 갖고 있는 편이죠. 이 욕심이 과해지면 공길을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김호영은 2006년 처음 공길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 첫 정극 도전이기도 했다. “연극을 학창시절부터 했었고 대학에서 전공도 했지만 뮤지컬로 데뷔를 했었기 때문에 뮤지컬 배우라는 것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어요. 당시 나이도 어렸던 데다가 남들과 조금 다른 행동과 대사를 해 생소하게 느껴지면 다들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네가 뮤지컬을 해서 그런 것 같다고. 그래서 공연이 끝날 때는 ‘호영씨, 우리 다음 작품도 같이 해봐요’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해보자고 다짐했어요.” 그 후 4년, 영리한 배우 김호영은 비우는 법을 터득했다. 비워진 공간에는 김호영이 아닌 공길, 바로 그가 들어왔다. “4년이 지난 지금은 특별히 뭔가 하지 않아도 그 부분에 젖어들어 표현될 때가 있어요. 스스로 표현하고도 멈칫하죠. 알게 모르게 성숙되지 않았나 싶어요.” - 나의 이미지, 그것은 내 노력의 결과 그동안 배우 김호영에게는 ‘여장남자 전문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실제로 김호영이 연기한 렌트의 ‘엔젤’을 본 관객들 대부분은 마지막까지 실제 여자인가 남자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이미지가 굳어진다는 우려가 있지만 어쨌거나 관객들에게는 두 손 들고 반길 일이다. 여성성이 강한 캐릭터를 현재 김호영만큼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해내는 배우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단어에서 주는 느낌으로 구별하자면 민감하고 예민하고 섬세하고 깔끔한 것은 여성적이라고 생각하죠. 저는 그런 부분인 것 같아요. 연기할 때도 디테일하고 살아있는 세포를 건드린 것처럼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있거든요. 자신감과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그게 제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는 김호영이니까 으레 그런 역을 맡으려니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서운한 면이 있다고 전한다. “성향은 비슷할 수 있죠. 하지만 성격이 달라 제 나름대로 고민하고 분석하며 캐릭터를 연구하는데 마치 쉬운 것처럼 받아들이고 평가하는 분들을 보면 좀 서운해요.” 그의 중성적 이미지는 몸에 맞춘 듯 캐릭터를 소화해 낸 그의 능력 때문이다. 그 에너지는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배우 김호영은 함께 있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배우다. 그는 아름답고 당차며 끊임없는 고민 속에서도 유쾌하다. 영원히 성장하며 발전할 것 같은 이 배우는 오늘도 공길을 바라본다. 아마도 연극 ‘이’가 막을 내리는 날까지 애잔하며 아플 것이다. 글_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12 / 조회 22,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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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김내하, “연산과 나는 닮은 점이 많다”
히히덕 거리며 웃는 웃음에는 광기가 서렸다. 말 없이 가만히 있으면 곧 서릿발 같은 독설이 쏟아질 것 같았고, 손에 쥔 칼에는 붉은 피가 이내 뚝뚝 흐르고 말았다. 하지만 뒤돌아 걷는 그의 어깨 위엔 채워지지 않는 결핍과 사라지지 않는 슬픔이 묻어났다. 그게 바로 김내하(44)의 연산이다. 김내하는 1999년 연극 가 그 모습을 만들어 가기 시작할 때부터 함께였다. 희곡을 읽자마다 “연산은 내 것”이라며 배역에 매료되었다는 그에게 지난 10년의 와 그보다 더 오랜 배우 김내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 벌써 10주년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 연습하면서 ‘아하, 참 세월이 이렇구나’ 했어요. 99년도에 세기말이라고 다들 떠들고 난리가 났을 때 우리 연극하는 친구들은 눈에 독기만 가지고 어떻게든 뭘 해보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거든요. 초연 준비 할 땐 2010년까지 할 줄은 전혀 몰랐죠. 당장 닥친 것이고, 또 너무나 작품이 좋다 보니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죽어라 했는데, 다행히도 첫 회에 대학로가 난리 났었어요. 상이란 상은 다 받고,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했던 건 관객들이 너무나 열화와 같이 좋아해줬다는 거에요. 당시엔 그런 것도 없었는데 의 팬클럽이 생겼어요. 사이트도 생기고, 단체로 와서 케익도 잘라 주고 단관도 하고, 배우들이 다들 “이게 뭔가…” 했었다니까요. 그 덕분에 매년 공연을 성황리에 했던 것 같아요. 를 만난 첫 느낌은 어떠셨나요? 보통 70쪽 되는 대본을 한 번에 다 봐지기가 쉽지 않잖아요. 근데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3, 40분 만에 쭉 봤어요. 그리고 “나 연산할래” 이렇게 얘기가 나온거죠. 김태웅 연출도, “그래, 그거 너 시키려고 했어”(웃음) 그러더라고요. 어느 연극인에게나 욕 먹겠지만, 감히 말한다면, 셰익스피어의 언어 유희, 시적 표현들에 버금가는 정도로 저는 이 작품을 느꼈어요. 대단하다, 꼭 하자, 해야 한다, 그렇게 되었죠. 왜 ‘연산’ 역을 한다고 하셨어요? 일단 비주얼로 봐서 제가 공길 하긴 그렇고(웃음). 당시 30대 초,중반이었지만, 살아오면서 경험해왔던 질곡들이 정확하게 만나진 않아도 어느 정도 연산이란 캐릭터와 맞닿은 부분들이 있었어요. 연산은 최고의 지위를 가졌지만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그 누구에게나 어려워하고, 그 근원에는 엄마에 대한 생각도 있고, 저 역시 부모님들과 떨어져 산 기억들, 이런 것이 많이 중첩되면서, 아, 이건 내가 해야겠다, 한 거죠.(웃음) 특히 연산은 대중들에게 한 가지 캐릭터로만 각인된 인물입니다. 그 부분에서 가장 격론이 심했고, 천편일률적인 연산의 평가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폭군이 아니라 그 안에 아픔이 있는 사람. 그 아픔으로 인해 폭정이나 사람을 죽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왜 이 사람이 그렇게 되었는지, 궁궐에 혼자 갇혀 살면서 자아가 성장되었고, 인간 본연의 만남을 갈구하고. 이런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폭군보다는 좀 더 유약하고 애정결핍이고, 어찌 보면 노는 것에 목숨을 걸기도 하는, 나중에는 ‘결국 인생은 이렇구나’ 하고 허무를 느끼는 철학적인 인물로 이 작품에서는 그려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여타의 연산과는 차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위 부터)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일지매'. 그간 강한 느낌의 배역을 주로 맡으셨어요. 일단 생김새가 그쪽인 것 같고(웃음). 2003년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맡은 캐릭터가 워낙 좀 세다 보니 그 이후에 영화, 드라마 쪽에서 계속 강한 캐릭터, 나쁜 놈이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쪽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를 아는 친구들은 저를 아주 착하다고 생각을 해요. 원래 그렇고. 또 스스로 본다면, 비극적인 연기 보다는 희극적인 연기가 잘 어울리는 배우에요. 그런데 감독들이나 연출가들이 그걸 잘 모르죠(웃음). 평소 사진들만 봐도 강렬함이 묻어나오던데요. 그렇죠. 그러니 감독들도 그 유혹에 빠지게 되죠(웃음). 내 안의 다양한 프리즘을 인정해 주고 써줬으면 싶지만, 내가 감독이나 연출가라고 생각해도 그 사람을 봤을 때 그 사람이 증명했던 연기 스타일이 내 작품 한 부분에 있으면 가져다 쓰고 싶지, 모험을 할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저 뿐만이 아니라 보통의 배우들에게서 다양한 모습들이 안 나와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사람에게나 일곱 가지 색깔이 있겠지만 저 사람은 보라색이 더욱 아름답다, 그런 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저에게도 어떤 색깔이 더 빛이 날 것이다, 하는 게 있겠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프리즘은 따로 있어요. 이제 더 나이 들기 전에 조금씩 해 봐야죠. 올해로 연기생활이 몇 년째이신가요? 극단 천안에서 데뷔한 것이 1989년이고, 서울에 올라와 연우 무대에서 데뷔한 건 1992년이니, 20년이 넘었네요. 대학에선 도예(단국대 도예과)를 전공하셨다고요.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각각의 길은 다르지만, 꼭지점은 하나인 것 같아요. 예술이라는 장르를 꼭지점이라고 놓고 보면, 결국 한 곳을 향해 가는 것이잖아요. 도예를 하기 전에는 서양화를 했고, 또 디자인도 하고. 그러다 대학생 때 연극이라는 걸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배우가 직업이 된 거죠. 를 비롯하여 연극 등 롱런 작품을 유독 많이 하셨습니다. 좋다는 작품은 제가 다 만났어요. 도 작품이 짜여갈 때 작가님과 같이 리서치도 했고, 또 초연 때 김형사를 했었고요. 또 그 작품이 잘 돼서 영화로 만들 때 영화 속 한 인물도 했었고. 연우 극단에 들어가서 좋은 작품들의 워크숍을 할 수 있었고, 또 제작에 제가 같이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도 마찬가지에요. 어떻게 보면 제가 연극판에 들어와서 초반에 고생을 좀 했지만, 작품에 있어서 만큼은 운이 좋거나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앞에 언급하셨던,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또 다른 프리즘’은 어떤 모습인가요? 아마, 연출을 하지 않을까, 해요. 또 조금 더 안정이 되면 학교에서 배운 도자기를 해야 되지 않을까, 하기도 하고요. 10년, 20년 꿈으로 갖고 있으면서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요. 나중에 시골로 들어가게 되면 그런 작업들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보통 몇 년 살다가 이사할 집을 고르는 건 쉬운데, 시골로 들어가 공기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평생이든 아니면 그 버금가게 살려는 곳은 쉽게 안 찾아 지더라고요.(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7 / 조회 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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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아 초연멤버 총출동한 <이> 납시오~
지난 10년간 ‘관객 여기 있고, 이 거기 있었’다. 조선 연산군이 궁중 광대극을 좋아했다는 것과 광대 중 하나인 공길과 남색(동성애) 관계였다는 기발한 가설에서 출발하는 연극 공연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무대를 마련 중이다. 2000년 초연 당시 는 연극협회 우수공연 베스트5 작품상, 신인연기상(오만석),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베스트3 등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김내하, 이승훈), 서울공연예술제 희곡상(김태웅)을 휩쓸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거머쥔 화제작이기도 하다. 2005년 본 극을 바탕으로 영화화 된 ‘왕의 남자’는 대중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10주년 공연에서는 초연 멤버이자 꾸준히 를 지켜온 김내하, 이승훈, 진경을 비롯해 1대 공길 오만석과 2006년에 선 3대 공길 김호영이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지난 9일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에서 한창 공연 연습 중인 김태웅 연출은 “지난 10년간 결혼도 하고 같이 했던 배우들이 유명세도 타는 등 기분 좋은 변화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작품을 쓸 땐 공길, 공연 하면서는 연산이 주인공인가 싶었는데 이제는 우인들이 보인다”며 “과거 연산으로 대변되는 허무의 세계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공연에선 광대들로 대변되는 웃음과 놀이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 공길이 죽기 전 큰 판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무대를 통해 ‘이번이 마지막’을 고하는 배우들이 많았는데 2000년, 2001년, 2003년, 그리고 2006년에 이어 2010년 공길로 서는 오만석은 “마지막으로 공길이 되는 마음으로 좋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는 계속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변신하는 창작과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장 인상 깊은 연산으로 꼽히는 김내하를 비롯하여 10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장생 역을 맡은 이승훈이 “이번을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역할을 넘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믿을 수 없다’는 주변 동료들의 즐거운 아우성 흘러나와 좌중에 웃음을 낳기도 했다. 199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내 워크숍 공연으로 시작, 2000년 문예회관(현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첫 세상에 선보인 연극 는 오는 2월 27일부터 3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연습현장
녹수(진경)와 즐거운 놀이에 빠진 연산(김내하)"내가 자네의 누이를 범한게 그리 죄인가?""보셔요, 공길(오만석) 저것은 본디 여자도 아닌 것이 여자같지 않습니까?""어서 일어나거라, 공길아, 어서!"바람처럼 살고자 하는 장생(이승훈)과 그 바람을 피해 서고자 하는 공길(김호영)"마지막으로 장생과 한번 놀게 해 주십시오""난 거기서 왔는데 넌 어디서 왔나?"공길(김호영)의 봉사놀음공길이 가기 전, 걸판진 우인들의 놀이판"우리는 모두 비극인 것이냐"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1 / 조회 1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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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는 연극 <이>, 오만석 김내하 등 역대 출연진 총출동
연극 가 오는 2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10주년 특별공연을 펼친다.
이번 무대에서는 오만석, 김내하, 정석용, 김호영, 이승훈 등 지난 10년의 역사를 함께한 배우들이 총출동 예정. 특히 2000, 2001, 2003 2006년 공길 역으로 분했던 오만석이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공길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 받고 있다. 오만석은 지난 2000년 초연 무대를 통해 연극협회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는 연산군이 궁중광대와 동성애 관계였다는 설정으로 고독한 연산과 권력욕과 사랑 사이에서 고통 받는 공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 탄탄한 스토리와 짜임새로 2000년 초연 당시 한국 연극협회 올해의 한국 연극상, 희곡상, 연기상 등을 수상했고 이듬해 2001년 동아 연극상, 작품상 연기상을 휩쓸었다. 2005년에는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으로 알려지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연극으로 다시 주목 받은 바 있다.
연극 는 2월 27일부터 3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0.01.13 / 조회 22,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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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爾)> 더욱 슬픈 것은 웃음 뒤의 눈물
연산군과 녹수, 공길 등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의 삶을 바탕으로 했기에, 진기한 광대들의 재주와 흥겨운 걸판진 놀이가 등장하기에, 혹은 ‘연산이 동성의 광대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발칙한 가설에서 출발하기에, 연극 가 큰 관심 속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등 위로 쉼 없이 채찍을 내리치는 사람(연산)도, 그 매를 맞으면서도 아프다는 신음 한번 내 뱉지 않는 사람(공길)도 같은 마음으로 울고 있는 것, 그 까닭을 공감도 이질감도 아닌 묘한 감정으로 가슴이 뭉클하게 변해버리는 것, 이것이 연극 를 놓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 아닐까.
2000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무대 위를 지켜 온 연극 가 다시 관객들을 맞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으로 전국적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후 뮤지컬로도 선보인 이 작품은 여전히 연극의 고유성을 잃지 않고 다시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라 할 수 있다.
광기 어린 연산군, 입신을 위해 그를 감내하는 공길, 연산의 사랑을 차지하는 공길에 무한한 질투를 내뿜는 녹수, 자신의 목소리로 소리치며 놀기를 원하는 진정한 광대 장생 등이 저마다의 상처를 딛기 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이 풍자와 해학이 버무려진 ‘놀이’로 풀어지는 남다른 매력은 여전하다.
각기 다른 트라우마를 지니고 애정과 권력 등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 그 충돌이 작품의 특징인 만큼 역사의 소용돌이 속 인간 개인의 좌절과 번민을 느껴보는 것 역시 이 작품을 관람하는 맛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한국 고유의 슬랩스틱코미디, 촌철살인의 마력이 철철 넘치는 우인들의 놀이는 여전히 대단하다. 무대 위에서 상모를 돌리며 공중에서 껑충 뛰어오르면 탄성이 절로 나고, 돈도 싫다며 한 관리가 노골적으로 원하는 ‘흥분되는 그것’을 설명할 땐 객석에선 큭큭거리며 웃음이 터지고야 만다.
하지만 대립된 인물이 내뿜는 긴장과 놀이가 가진 이완의 넘나듦은 다소 느슨해진 느낌이다. 사회의 부패함을 비꼬고 있지만, 더 이상 아무개 형판의 부정부패가 심하게 괘씸하게 다가오지도, 그의 부도덕함을 고하는 공길과 죄를 묻는 연산의 모습이 통쾌함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과거 공길에서 이번 무대의 또 한 명의 연산으로 분하는 박정환의 무게감이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연산의 광기를 더욱 돋보이게 할 어둡고 무거운 기운보다는 기행과 놀이에 휩쓸린 웃음이 더욱 많은 까닭이겠다. 열심은 있으나 노련함이 덜 했던 녹수(이화정)와 공길(정원영)은 이번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하고 있다.
그렇지만 연산이 상놈 중의 상놈인 한 광대에게 친히 ‘이’라는 극존칭을 써 가며 곁에 두고 싶어하는 심중,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외로움은 변함없이 헤아려진다.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공길, 장생, 연산 등 서로 닿지 못하는 길을 걷는 이들의 애틋함이 우리 삶에게도 통하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06.29 / 조회 1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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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爾)> 4대 공길 정원영, “나만의 공길보다 모두의 ‘이’가 되는 게 목표”
연극 를 토대로 한 뮤지컬, 영화 등에서 단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인물은 공길이다. 연극에서도 마찬가지다. ‘본디 여자도 아닌 것이 남자도 아닌 듯’ 오묘한 매력을 소유한 슬픈 광대 공길의 애환과 인생 역정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림과 동시에, 배우들에게도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모습이기도 한 까닭이다. 첫 연극 무대에 4대 공길로 서는 스물 다섯의 배우 정원영은 이 모든 것이 “감격스럽지만 부담도 컸다”고 한다. 4대 공길,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아직 학교(서울예술대학 연기과)도 졸업 안 한 상태고, 뮤지컬도 경력이 많진 않지만 5, 6편 했지만, 연극은 처음이다. 하지만 배우로서 생각했을 때, 춤과 노래도 중요하지만 연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배우로서 욕심이 있었다. 작품 자체가 인증된 작품이기 때문에, 좋은 선배님들과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공길이 되었다고 들었다. 오디션도 치뤘고, 연출(김태웅)님이 올 초까지 했던 뮤지컬 을 보러 오셨는데, 그 작품의 원작 연극이 연출님 작품이었기 때문에 뮤지컬을 보면서 나를 생각해 두신 것도 같다. 2007년 뮤지컬 으로 데뷔한 후 의 주연 ‘세기’ 역을 맡기까지 앙상블의 기간이 짧은 편이다. 맞다. 이제 2년이 되었다. 어떤 분들은 “이제 너도 주조연 배역 받는 쪽으로 갔다”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내게 오는 기회를 하나하나 잡아갈 뿐이고, 앞으로 또 좋은 작품을 할 기회가 앙상블 밖에 없다고 해도 할 마음이 있다. 배우로서 이제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직 어린 나이라는 핑계를 가지고 계속 배워가면서 꿈꿨던 것들을 채워갈 예정이다. 꿈꿔왔던 작품들은 무엇인가? 남자 배우로서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는 , 그리고 도 있다. 사실 헤드윅 오디션을 보기도 했는데 떨어졌다(웃음). 첫 연극에, 쉽지 않은 작품이다. 연습에 어려움은 없었나? 뮤지컬이나 서양 작품은 무게 중심이 위로 떠 있는데, 가 가진 한국적인 정서는 아래로 중심이 간다. 한의 정서를 갖고는 걸음걸이부터 가볍게 할 수 없고, 깊이 있는 호흡과 깊이 있는 움직임을 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다. 또 그간에는 노래로서 감정을 표현해서 한편으로는 편하게 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여기서는 모든 것을 연기와 호흡으로서만 끝을 내야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과거 연극 나, 뮤지컬, 크게 흥행한 영화가 지금 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뮤지컬은 못 봤고, 연극 도 사실 영상을 통해서 봤다. 그 때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영화 ‘왕의 남자’를 먼저 알았다. 물론 어느 배우나 나만의 이미지, 나만의 인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고, 그 점을 생각 안 할 수는 없지만, 그 전에 있었던 좋은 것들을, 굳이 나만의 것을 만들겠다고 따라하지 않는 것 보다는 그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을 가져가면서, 플러스 알파로 내가 더 넣을 수 있는 것들을 더해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게 가장 큰 꿈이다. 기존에 너무들 잘 하셔서 자신감이 떨어질랑 말랑(웃음). 하지만, 누구보다 잘 할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길과 정원영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공길은 “난 권력을 택하겠어”라고 딱 부러지게 뭔가 할 것 같지만 마음은 장생에게도 흔들리고, 연산에게도 흔들린다.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 줏대 없게 남을 더 인정해 주고 배려해 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나도 공길처럼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웃음). 또, 나 역시 직업이 광대이지만, 극 중 공길 보다는 장생의 길을 택할 것 같다. 광대에게는 광대의 길이 있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좀 다른 것 같다. 광대 공길의 재주를 극 중에서 볼 수 있는가? 우인으로 시작했지만, 극 초반에 왕에게 권력을 하사 받고, 그간의 가난을 떨쳐내고 권력을 택하는 인물이어서 극 중에서 우인들과 노는 장면은 없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자, 애인, 동반자이며 또 다른 ‘나’인 장생의 죽음을 통해서 다시 한번 내 인생이 광대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후에 다시 광대로서의 삶을 택하면서 ‘나는 죽어도 좋으니 광대로 살겠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사설도 하고 춤도 춘다.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 중 막내인 것 같다. 휴우, 막내다(웃음). 녹수 역으로 서는 친구(이화정)가 저 보다 한 살 어리긴 하다. 일단 어렵기도 하고 부담도 되고, 선배님들이 만들어 놓은 좋은 작품에 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이다. (연출님은 어떠신가?) 어휴,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는데. 앞으로 방송이나 영화 쪽에서도 러브콜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느냐? 꿈이 ‘뮤지컬배우다, 연극배우다’라는 것 보다 어느 분야에서도 쓰임 받을 수 있는 준비된 배우가 되는 것이라,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4대 공길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전의 작품과 같을 순 없겠지만, 내면에 담긴 감동을 꾸준히 전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나 만의 공길로서 더 잘하고 싶은 것은 내 개인의 욕심이고, 어느 공길이나 같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감정을 객석에 전달할 수 있게, 공길로서 보다는 라는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기존에 를 보셨던 분들도 또 오셔서 다시 감동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29 / 조회 1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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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爾)> “영원한 광대로 걸판지게 놀아 보자꾸나~”
숨소리도 쉬이 낼 수가 없었다. 중앙으로 나가 있는 배우들을 향해, 그 주변에 둘러 앉아 있는 다른 배우들과, 북과 장구, 꽹과리 등을 쥐고 있던 이들 모두의 시선이 고정된 이곳. 오는 6월 공연을 앞둔, 연극 의 연습실이다. 폭군 연산이 광대 공길과 동성애 관계였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연산과 공길, 공길과 장생, 그리고 연산을 사이에 둔 녹수와 공길의 힘 겨루기 등의 갈등 구조를 통해 사랑과 권력, 그리고 광대를 비롯해 운명 앞에 놓인 인간의 삶의 희로애락을 펼치고 있다. 2000년 초연 당시 한국연극상 우수공연 베스트 5, 희곡상, 신인연기상 등을 수상했으며, 영화 ‘왕의 남자’, 뮤지컬 ‘이’ 등 다른 장르로 변신하기도 했다. 연산 역의 김내하를 비롯, 녹수 역의 진경, 장생 역의 이승훈 등 지난 의 무대에서 십분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배우들이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날, 연습실 한쪽에 자리한 박정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과거 공길 역으로 무대를 누볐던 그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부터 연산 역을 맡아온 김내하와 번갈아 광기 어린 연산 역으로 관객 앞에 설 예정이기 때문. 박정환을 비롯, 오만석, 김호영 등 스타 배우가 거쳐간 공길 역에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정원영이 맡았다. 무엇보다 광대들의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광대들일 것. 20여 명의 출연진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광대 역의 배우들은 성대모사, 흉내내기, 재담, 음담패설 등 언어유희를 통해 당시 세태를 풍자하며 신명 나게 놀아나는 흥이 가득하다. 악기 연주를 비롯, 상모 돌리기, 덤블링 등 자유자제로 몸을 구사함과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옷과 탈 등의 소품으로 한껏 재미진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모습이다. 관객들은 객석으로 던지는 이들의 농지거리에 대답하는 또 다른 관람의 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연습이 무르익을 수록 작품 안에서 흥과 맛을 찾아가며 간간이 웃음을 내 비치던 배우와 스텝들 사이에서 쉽게 미소 짓지 않는 유일한 사람은,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해 온 김태웅 뿐이었다. 역사 속 인물들과 사건을 토대로 긴장과 이완의 끈을 적절히 풀어내기 위한 집중과 섬세함이 작품을 세상에 내 놓은 지 9년 째인 지금까지도 팽팽하게 서려 있었다. 웃음을 주지면 결코 웃으며 살 수 만은 없었던 조선시대 광대들의 삶 이야기, 연극 는 아르코시티극장 개관기념공연으로 오는 6월 9일부터 약 한 달간 공연될 예정이다. 연극 연습현장어찌할 수 없는 끌림으로 가학적 성희를 사이에 둔 연산과 공길.아이를 낳은 녹수의 기새는 등등하다.빠질 수 없는 광대들의 놀이.공길의 친구이자 그 이상의 감정을 나누는 장생.권력에 눈이 멀이 놀이의 본질이 변질되는 것을 질타한다.연습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연산 역의 박정환(우)과 녹수 역의 이화정(좌)."내 흉내를 내 보겠느냐?"홍내관 역을 맡은 정석용의 맛깔나는 연기.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28 / 조회 11,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