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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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S씨어터 개관기념작, 서울시극단 ‘사막 속의 흰개미’ 오는 11월 개막
서울시극단이 창작극 '사막 속의 흰개미'를 오는 11월 세종S씨어터 개관작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 11월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창작대본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황정은 작가의 창작극이다. 황 작가는 2017년 연극 '오리온'을 시작으로 2017년 음악극 '멘탈 트래블러', 연극 '미녀와 야수'의 각색과 2017년 연극 '생각보다 괜찮은',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너무 오래 알았다'를 집필한 바 있다.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는 흰개미 떼의 서식지가 되어버린 100년 된 고택을 배경으로, 미스터리한 자연현상에 의해 무너져가는 집의 실체와 이를 감추려는 사람들의 팽팽한 긴장감을 파고드는 작품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메말라가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고택의 주인이자 대형교회 목사인 석필은 이 집의 미스터리한 현상이 흰개미 떼의 페어리 서클(fairy-circle, 아프리카 사막에서 발견되는 둥근 원)이라며 집안을 살피는 곤충 연구원 에밀리아를 만난다. 죽은 아버지 공태식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석필에게 묘령의 여인 지한이 찾아오고, 되돌릴 수 없는 15년 전 그날의 이야기가 밝혀진다.
서울시극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김광보가 연출로 나서며, '옥상 밭 고추는 왜'로 한국문화공간상 무대디자인부문을 수상한 박상봉 디자이너가 무대를 맡아 무너져가는 고택의 공간과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만들어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고택의 주인 공석필 역은 뛰어난 김주완, 이를 파헤치는 에밀리아 피셔 역은 최나라. 석필의 아버지 공태식 역은 강신구가, 어머니 윤현숙 역은 백지원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묘령의 여인 임지한 역은 황선화가, 문화재연구소의 총괄 관리감독 팀장 노윤재 역에는 한동규가, 그리고 문화재연구소 인턴사원은 신예 배우 경지은이 맡았다.
'사막 속의 흰개미'는 오는 11월 9일부터 25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에 개관하는 세종S씨어터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다양한 예술작품의 기획과 제작이 가능한 300석 규모의 블랙박스형 공연장으로 10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18.10.11 / 조회 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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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재공연
12일부터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오는 12일부터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를 재공연한다. ‘옥상 밭 고추는 왜’는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옥상 텃밭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낸 극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렬한 갈등을 ‘옥상 밭 고추’라는 사소한 사건을 매개로 포착한 시선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며 화제를 모았다. 2017년 10월 초연했다. ‘옥상 밭 고추는 왜’는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뽑은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와 한국연극에서 선정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 7’ 초연작 부문에 선정됐다. 연극의 배경인 오래된 다세대 연립주택을 간결하면서 영화적 화면 분할 같은 무대로 만들어내 지난 1월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의 ‘한국문화공간상’ 무대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옥상 밭 고추는 왜’는 초연과 동일한 멤버인 김광보 연출, 장우재 작가와 함께 고수희, 이창훈, 이창직, 유성주, 최나라, 이지연 등 원년 배우가 다시 모여 관객을 찾는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09 / 조회 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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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올해의 연극' 선정 '옥상 밭 고추는 왜' 다시 무대에
한국연극평론가협회·월간 한국연극 '베스트'
내달 12일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재공연서울시극단 ‘옥상 밭 고추는 왜’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월간 한국연극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7’에 선정된 서울시극단의 ‘옥상 밭 고추는 왜’(4월 12~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가 앙코르공연으로 다시 돌아온다.‘옥상 밭 고추는 왜’는 지어진지 20년 이상이 된 서울의 한 다세대 연립주택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렬한 갈등을 ‘옥상 밭 고추’라는 사소한 사건을 매개로 포착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고추 텃밭이 있는 옥상과 주요 등장인물이 살고 있는 공간을 간결하면서도 영화적 화면 분할 같은 무대로 만들어내 지난 1월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의 ‘한국문화공간상’ 무대디자인 부문도 수상했다.초연 당시 미니멀리즘의 대가인 연출가 김광보와 타고난 이야기꾼인 작가 장우재의 11년 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장 작가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라는 독일 사회운동가 페트라 켈리의 말에 힘을 받아 글을 썼다”며 “다양한 싸움이 벌어지는 ‘옥상 위 고추밭’의 혼돈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연출은 “사회적인 문제가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고수희, 이창훈, 이창직, 유성주, 최나라, 이지연 등 초연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공연 기간 동안 희곡집도 공연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 세종문화티켓, 인터파트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서울시극단 ‘옥상 밭 고추는 왜’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04 / 조회 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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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호 늙은 광자가 옥상에 고추를 심었다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10월 개막 앞두고 제작발표회
서울시극단 연습실서 진행해
내달 13~29일 세종 M씨어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 某구에 있는 某빌라. 지어진지 20년 이상이 된 그 빌라의 옥상에 올해도 304호 늙은 광자가 고추를 심었다. 그걸 201호 아줌마가 몽창 따갔다. 단지 고추가 탐났다기에는 너무 많은 양. 무슨 일이 있는 걸까.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오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의 제작발표회를 연다. 2017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신작 ‘옥상 밭 고추는 왜’는 미니멀리즘의 대가 김광보 연출과 타고난 이야기꾼 장우재 작가가 오랜만에 재회하는 작품이다. 이는 2016년 ‘악당의 조건’ 이후 11년만이다.작품은 단독빌라 옥상 텃밭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이 중심이다. ‘현태’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도덕(Moral)과 윤리(Ethic) 사이에서 격렬하게 부딪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투영한다.주인공 현태 역은 최근 연극 ‘프로즌’에서 연쇄살인범 랄프 역으로 주목 받은 이창훈이 연기한다.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고수희는 정년퇴직후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현자 역을 맡는다.이밖에도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배우 이창직, 제50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백지원, 제6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 인기상을 수상한 베테랑 배우 한동규 등이 출연한다. 10월 13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가능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14 / 조회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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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장우재 작가 11년 만에 재회
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도덕과 윤리의 충돌 속 사회 현실 그려내
이창훈·고수희·이창직·백지원·한동규 등 출연서울시극단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의 작가 장우재(왼쪽), 연출가 김광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출가 김광보와 작가 장우재가 11년 만에 재회한다. 두 사람은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10월 13~2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를 함께 선보인다.서울시극단의 예술감독인 김광보 연출은 모던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보여주는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린다. 장우재 작가는 ‘여기가 집이다’ ‘환도열차’ ‘햇빛샤워’ 등으로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작품은 낡은 단독빌라 옥상에 있는 텃밭의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다. 개인과 집단의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격렬하게 부딪히는 현실을 압축해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줄 예정이다.주인공 현태 역은 최근 연극 ‘프로즌’에서 연쇄살인범 랄프 역으로 주목 받은 이창훈이 연기한다.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고수희는 정년퇴직후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현자 역을 맡는다.이밖에도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배우 이창직, 제50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백지원, 제6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 인기상을 수상한 베테랑 배우 한동규 등이 출연한다.티켓 가격은 2만~5만원.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4 / 조회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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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정선아 "레이첼로 사는 3개월 행복했다"
마지막 공연 치른 뒤 종연소감 밝혀
명실상부 무대 위 디바 ‘전석 기립’
재연·삼연 때도 변함없는 사랑 부탁뮤지컬 ‘보디가드’에서 레이첼 역으로 열연중인 정선아(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선아가 뮤지컬 ‘보디가드’ 마지막 공연을 치른 뒤 진심 어린 종연 소감을 전했다. 그의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정선아가 4일 저녁 관객의 뜨거운 박수 속에 뮤지컬 ‘보디가드’의 서울 공연을 마무리했다. 퍼포먼스와 가창력, 카리스마를 모두 지닌 톱 디바의 모습으로 무대를 채워 기립박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극 중 정선아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았다. 동명 영화가 원작이자, 휘트니휴스턴의 명곡들로 꾸며진 만큼 창법은 물론 비주얼까지 완벽하게 ‘레이첼 마론’으로 변신을 꾀했다. 정선아는 약 2시간여 동안 이어지는 공연에서 총 15곡의 넘버와 댄스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뮤지컬계 톱 배우’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또 극 중 대부분의 장면에 등장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선까지 놓치지 않는 열연을 펼치며 팽팽하게 극을 이끌어갔다는 평이다. 이에 정선아는 “보디가드를 하는 동안 관객 호응과 응원, 그리고 내 공연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고, 레이첼 마론으로 사는 3개월 동안 진심으로 행복했다. 이후 재연과 삼연이 열리더라도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정선아는 ‘보디가드’ 서울 공연을 마치고 4월 1일 부산 공연에 이어 4월 12과 13일에 열리는 대구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3.05 / 조회 2,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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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성웅, 뮤지컬에서도 발휘된 21년 차 연기 내공
배우 박성웅이 뮤지컬 ‘보디가드’를 통해 21년 차 연기 내공의 진가를 입증했다. 배우 박성웅은 지난 12월 개막한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톱스타 레이첼 마론의 경호원 프랭크 파머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는 생애 첫 뮤지컬 무대임에도 자신의 연기 내공을 증명하고 있다. 배우 박성웅의 진가는 냉철한 인물이 로맨티시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유연하게 그려내며 유감없이 발휘됐다. 박성웅이 맡은 프랭크 파머는 겉으론 무심하고 차가워 보이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바치는 보디가드다. 스토커의 위협을 받는 레이첼 마론을 지킬 때는 냉철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인데 이어,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점차 헌신적이고 온화한 면모를 드러내는 등 입체적인 캐릭터를 표현했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영화 ‘보디가드’의 남자 주인공 느낌을 정말 잘 살리고 있다. 진짜 보디가드처럼 나를 불구덩이에서도 지켜줄 수 있는 남자 같다. 또, 계속 무대를 해온 분처럼 발성이 좋고 대사 전달력도 뛰어나며 베테랑답게 나를 이끌어주더라. 무대에서 호흡이 척척 맞는다”라며 함께 연기하는 박성웅에 대한 애정 어린 소감을 전한 바 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오는 3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CJ E&M?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2.15 / 조회 2,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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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 "화려한 디바…무대 밑에선 평범한 여자죠"
뮤지컬 '보디가드'서 레이첼 마론으로 열연
닮은 점 많은 캐릭터에 깊이 감정이입해
디바 연기 위해 마돈나·신디 로퍼 자서전 참고
"카리스마? 알고 보면 연약한 모습도…"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서 만난 배우 정선아는 “뮤지컬 ‘보디가드’는 아날로그 감성이 있는 작품”이라며 “매회 떨리는 마음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자서전을 좋아한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자신의 고뇌를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켰을지 궁금해서다. ‘보디가드’를 준비하면서 마돈나, 신디 로퍼 등의 자서전을 읽었다. 멋진 여자의 삶을 모아 ‘디바’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뮤지컬 디바’ 정선아(33)가 ‘팝의 디바’가 됐다. 오는 3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보디가드’를 통해서다. 정선아가 연기하는 레이첼 마론은 당대 최고의 팝스타. 1992년 개봉한 원작영화에서 전설적인 R&B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연기한 캐릭터다. 지난 1일 공연장에서 만난 정선아는 “좀 더 어릴 때 이 역할을 했다면 감정이입이 잘 안 됐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레이첼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를 부를 땐 레이첼로도 정선아로도 빠져들어 감정이 벅차 오른다”고 말했다. 뮤지컬 ‘보디가드’의 한 장면(사진=CJ E&M).레이첼은 무대에 오르면 화려한 스타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아들 하나만 생각하는 평범한 엄마다. 사랑하는 남자 앞에선 두근거리는 감정을 수줍게 표현하는 여자기도 하다. 정선아가 생각하고 되고 싶은 디바가 바로 레이첼에 있다. “내가 지향하는 디바는 무대에선 완벽하게 관객의 갈증을 채워주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여자다. 나 역시 내 안의 나약한 모습도 사랑할 수 있는 정선아로 있고 싶다.”레이첼은 스타로서의 자존심이 강한 캐릭터다. 처음 레이첼을 맡았을 땐 ‘센’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공연을 거듭하면서 정선아는 레이첼의 감춰진 모습을 발견하며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레이첼은 자신을 묵묵히 지켜주는 보디가드 프랭크 앞에서는 마치 소녀와도 같다. 정선아가 ‘보디가드’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사랑’이다.“언젠가부터 관객에게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박수를 받는 것만으로는 나를 채울 수 없더라. 관객이 극장 밖을 나설 때 행복을 안고 가야 만족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내 안에 사랑이 가득 차 있어야 관객에게도 사랑을 전할 수 있다. 3월 마지막 공연 즈음엔 ‘사랑’ 그 자체를 보일 수 있을 것 같다(웃음).”뮤지컬배우 정선아(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보디가드’는 여배우가 오롯이 140분의 공연을 이끌어간다. 남자 배우 중심의 뮤지컬시장에선 흔치 않다. 그만큼 정선아가 뮤지컬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음 확인할 수 있다. 데뷔 이후 뮤지컬이란 한 우물만 판 결과이기도 하다.뮤지컬이 좋아 ‘렌트’로 무조건 처음 무대에 섰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정선아는 “뮤지컬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더 질 높은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증을 갖게 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했다.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단 “뮤지컬을 알릴 수 있다면”이라는 단서와 함께 말이다. 레이첼처럼 정선아도 무대 위에선 카리스마가 넘친다. 하지만 정선아는 “무대 아래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다. “알고 보면 약한 부분도 많고 눈물도 많다. 슬픈 드라마를 보면 많이 운다(웃음).” ‘보디가드’를 마친 뒤에는 동남아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인생에서 가장 큰 휴식은 여행이다. 여행으로 모든 걸 비우면 새로운 캐릭터와 만날 힘이 생긴다. 그래야 관객에게도 더 많은 행복을 전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03 / 조회 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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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선아 '이럴 줄 알았지.' 뮤지컬 ‘보디가드’ 호평 이어져
뮤지컬 ‘보디가드’의 배우 정선아를 향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보디가드’에 출연 중인 배우 정선아는 극 중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아 16곡의 넘버를 소화한다. 그는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뮤지컬 디바의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배우 정선아는 뮤지컬 ‘보디가드’의 국내 초연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관객들의 희망 캐스팅 1위로 지목된 바 있다. 이에 보답하듯 열연을 펼치는 활약에 극찬이 이어지며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배우 정선아의 공연을 접한 관객들은 “정레이첼의 가창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hla03**)”, “역시 정선아 짱! 뮤지컬 예매 1순위 배우답게 극을 살리는데 충분한 매력을 보여줬다(njfj01**)”, “정선아 배우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뮤지컬(jinju**)”, “정선아 배우를 위한 배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든 음악과 안무, 연기를 완벽 소화하는 정선아 배우의 모습에 굉장히 감명 받았다(liana3**)” 등의 관람평을 남기며 열렬한 호평을 보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오는 3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씨제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2.01 / 조회 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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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즐기고 할인까지…'보디가드' 설날 이벤트
연휴 맞아 이색 이벤트 마련
전 좌석 30% 할인 혜택도뮤지컬 ‘보디가드’를 공연 중인 LG아트센터 로비에 마련한 노래방 이벤트 부스(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보디가드’가 설날 연휴 기간을 맞아 색다른 이벤트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보디가드’는 지난 24일부터 노래방 이벤트 ‘오늘은 나도 휘트니 휴스턴’을 진행하고 있다. 공연 1시간 전부터 극장 로비에 설치한 노래방 부스에서 노래를 부르면 점수에 따라 OST 음반, 와인 등의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설 연휴 기간인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는 전 좌석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해 티켓을 3매 또는 4매 구매할 경우 VIP석과 R석을 기존보다 더 높은 할인율로 제공한다.90년대 향수를 다시 느낄 수 있는 ‘일일 찻집’도 준비 중이다. 오는 2월 22일 오후 3시에 진행하는 마티네 공연에서 선보인다. 지난 21일 먼저 진행한 ‘일일 찻집’은 다방커피와 꿀 생강차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16곡으로 꾸민 뮤지컬로 정선아, 양파(이은진), 손승연, 이종혁, 박성웅 등이 출연한다. 오는 3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26 / 조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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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이종혁, 매진 공약 실천했다
27일 공연 커튼콜에서 특별한 이벤트
공약 이행에 박수갈채·환호 받아뮤지컬 ‘보디가드’의 이종혁의 매진 공약 이행 모습(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프랭크 파머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이종혁이 지난 27일 공연에서 매진 공약을 실천했다.이종혁은 지난달 있었던 제작발표회 당시 전석 매진이 되면 “보디가드처럼 여성 관객을 안고 인증샷을 찍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보디가드’의 시그니처 포즈인 프랭크 파머가 레이첼 마론을 안아올리는 모습을 관객과 재현하겠다는 것이었다.이에 이종혁은 27일 공연 커튼콜 전 무대에 등장해 공약을 이행했다. 그는 “매일 감사한 마음이지만 오늘은 더욱 특별한 마음이다. 정말 감사하다”며 “매진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말과 함께 선정된 관객의 이름을 호명해 박수갈채와 환호를 받았다.이종혁이 처음으로 ‘보디가드’ 매진 공약을 실천한 가운데 또 다른 프랭크인 박성웅과 레이첼 마론 역의 정선아, 양파(이은진), 손승연의 공약 이행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으로 꾸민 주크박스 뮤지컬로 지난달 15일 개막했다.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28 / 조회 2,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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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뷔 양파 "연기 쉽지 않지만 재미 느껴요"
15일 개막한 '보디가드'서 레이첼 마론 역
"가수 꿈 안겨준 휘트니 휴스턴 때문에 출연"
군대 훈련 같은 연습 속 체력 키워 무대에
새로운 직함보단 '노래하는 사람'의 연장선
"90년대 감성 가장 잘 담은 공연 보여줄 것"뮤지컬 ‘보디가드’로 뮤지컬배우로 첫발을 내딛은 가수 양파(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 2회차 때였다. 레이첼이 프랭크에게 ‘(당신이 노래하는 건) 우리 둘이 원하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애드리브였는데 혼자서 되게 뿌듯하고 기뻤다.”가수 양파(본명 이은진·37)가 무대 위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 노래의 재미가 아닌 연기의 재미다. 지난 15일 개막한 ‘보디가드’로 뮤지컬배우로 첫발을 내딛은 양파를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났다. 1992년 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주연으로 세계적으로 흥행한 동명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양파는 휘트니 휴스턴이 연기했던 톱 가수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았다. 뮤지컬 출연 제안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보디가드’를 선택한 건 순전히 휘트니 휴스턴 때문이었다.뮤지컬 ‘보디가드’의 한 장면(사진=CJ E&M).“2003년쯤 뮤지컬 출연 제안이 있었다. 그때 만약 ‘보디가드’를 제안 받았다면 출연을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 같다. 이번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휘트니 휴스턴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까. 작품 시작 전에도 ‘뮤지컬배우로 변신한다’는 생각보단 ‘어린 시절 휘트니 휴스턴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운 중학생 이은진의 마음으로 도전하자’는 생각이 더 컸다.” 그렇게 시작한 뮤지컬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본 공연까지 약 2개월 동안 매일 연습실로 출퇴근을 하며 제작진과 함께 연습을 했다. 마치 “군대에 입소해 훈련 받는 것”처럼 힘든 시간이었다. “자타공인 몸치다(웃음). 그런데 정말 어려운 안무가 많았다. 아이돌가수도 추기 힘든 춤이라더라.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을 하곤 안무 선생과 따로 남아 연습을 더 했다. 2~3주 정도 지났을 땐 정말 죽겠다 싶더라.” 그러나 땀과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힘든 연습 속에서 양파는 “히딩크 감독이 축구 대표팀을 강하게 만든 것”처럼 강해졌다. 그래서 지금 양파는 “춤추고 노래하며 연기하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그럼에도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기쁘다”고 말한다. 휘트니 휴스턴이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지만 무대 위에서 연기해야 하는 건 휘트니 휴스턴이 아닌 레이첼 마론이다. 톱 가수이자 싱글맘인 레이첼은 스타답게 화려하고 당당하면서도 자존심 강한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엔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가수 양파(사진=CJ E&M).양파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배우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편집장 캐릭터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센’ 캐릭터를 연기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가수로서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레이첼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도 5㎏이나 찌웠다. 이번 공연엔 양파 외에도 뮤지컬배우 정선아, 가수 손승연이 레이첼을 연기한다. 양파는 이들과 다른 자신만의 매력으로 ‘감성’을 꼽았다. “내 나이도 그렇고 휘트니 휴스턴과 동시대를 살며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자란 만큼 감성적으론 가장 레이첼과 가깝지 않나 싶다. 나 역시 1990년대에 활동한 가수였고. 내가 공연할 때 1990년대의 감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웃음)” 뮤지컬배우로 데뷔했지만 양파는 “새로운 직함이 생겼다기보단 ‘노래하는 사람 이은진’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내년엔 가수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가을쯤 새 정규앨범을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때 색다른 음악을 하는 가수 비요크와 왕비를 롤 모델로 삼았던 양파는 “지금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위로를 줄 수 있는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커튼콜이 ‘양파의 콘서트 같다’는 말을 들었다. 나로선 감사한 말이지만 작품 전체로 보면 좋은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어질 공연을 통해 양파로서의 모습을 최대한 덜어내고 레이첼이 보일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매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면 좋겠다.” 가수 양파(사진=CJ E&M).▶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23 / 조회 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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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뷔 박성웅 "무대서 살아있는 느낌 받아"
생애 첫 뮤지컬 '보디가드' 15일 개막
"보컬 트레이닝해 뮤지컬 섭렵하고파"뮤지컬 ‘보디가드’에서 프랭크 파머를 연기하는 배우 박성웅(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15일 개막한 ‘보디가드’로 뮤지컬 데뷔 신고식을 치른 배우 박성웅이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소감을 전했다.박성웅은 16일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데뷔 20년 만에 뮤지컬을 드디어 했다. 너무 감회가 새롭고 정말 속 안에서 무언가 찌릿찌릿 올라오는 느낌, 무대에서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이어 “보컬 트레이닝을 해서 뮤지컬도 섭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보디가드’ 많이 사랑해달라”고 덧붙였다.박성웅은 ‘보디가드’에서 주인공 레이첼 마론을 지키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을 맡았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캐릭터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발산했다.이번 작품엔 박성웅 외에도 이종혁이 프랭크 파머를 연기한다. 레이첼 마론 역은 뮤지컬배우 정선아, 가수 양파(이은진), 손승연이 맡는다.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7 / 조회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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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첫 무대 마친 정선아 "벅차오르는 기분"
15일 개막…폭발적 가창력·카리스마 선보여
2시간 동안 16곡 넘버 흔들림없이 소화
내년 3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15일 뮤지컬 ‘보디가드’의 첫 공연을 마친 뮤지컬배우 정선아(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15일 개막한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이날 첫 공연에서 정선아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퀸 오브 더 나잇’으로 막을 열었다. 약 2시간 동안 총 16곡의 넘버를 소화했다. 노래와 춤을 병행하는 고난이도 장면에서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선보였다.‘보디가드’에서 정선아는 인기 절정의 가수 레이첼 마론을 연기한다. 화려한 톱스타 이면에 사랑을 바라는 여린 마음과 상처를 지닌 여인이다. 스토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한 경호원 프랭크 파머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다.첫 공연을 마친 뒤 정선아는 “이제 막 첫 무대를 마쳤을 뿐인데 마지막 공연을 끝낸 것처럼 가슴이 벅차오른다. 올 겨울엔 ‘보디가드’로 관객들이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이 한 몸 불사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보디가드’는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정선아 외에도 양파(이은진), 손승연이 레이첼 마론을 연기하며 이종혁, 박성웅이 프랭크 파머로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6 / 조회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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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로 뮤지컬 데뷔 양파 "꿈꿨던 가수 영광"
가수 오디션 당시 '제2의 휘트니 휴스턴' 포부
모든 일정 취소하고 연습 매진 열정 드러내
오는 15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 앞둬뮤지컬 ‘보디가드’ 연습 중인 가수 양파의 모습(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보디가드’로 생애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가수 양파(이은진)가 오는 15일 개막을 앞두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채 연습에 매진 중이다.1997년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한 양파는 올해 19년차인 베테랑 가수다. 당시 고등학생이라고는 믿기 힘든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82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인기가수로 자리매김했다.가수 데뷔 전 오디션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를 부른 양파는 ‘제2의 휘트니 휴스턴’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에 더욱 남다른 마음으로 ‘보디가드’ 연습에 임하고 있다.‘보디가드’에서 양파가 맡은 역은 동명 영화에서 휘트니 휴스턴이 연기한 레이첼 마론이다. 뮤지컬 연습을 위해 모든 일정을 취소할 정도로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꿈꿨던 가수를 재현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작품엔 양파 외에도 뮤지컬배우 정선아, 가수 손승연이 레이첼 마론으로 출연한다. 레이첼 마론을 지키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은 배우 이종혁, 박성웅이 맡았다. 오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4 / 조회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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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첫 도전 박성웅 "연습 초반부터 열의 대단"
15일 개막 '보디가드'서 프랭크 파머 연기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 선봬
정선아 "상대 배우와 호흡 중요하게 생각"뮤지컬 ‘보디가드’에서 프랭크 파머를 연기하는 배우 박성웅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박성웅이 첫 뮤지컬 도전작인 ‘보디가드’의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 중이다.박성웅은 오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보디가드’에서 가수 레이첼 마론을 지키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를 연기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다. 박성웅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하기 위해 깊이 있는 연기력과 집중력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박성웅은 진중하고 강렬한 카리스마로 유쾌한 에너지를 현장에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레이첼 마론을 연기하는 뮤지컬배우 정선아는 “박성웅은 연습 초반부터 대본을 거의 다 외워올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쌓아온 연기 내공을 토대로 무대에서 연기하는 모습이 여유 있으면서도 매력적”이라며 “배우와의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배려가 넘치고 몸을 사리지 않는다”고 전했다.박성웅은 그동안 영화 ‘신세계’ ‘검사외전’ 등을 통해 남성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보디가드’에서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관심이 모아진다.박성웅 외에도 이종혁이 프랭크 파머를 연기한다. 가수 양파(이은진), 손승연도 정선아와 함께 레이첼 마론 역을 맡는다. 내년 3월 5일까지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09 / 조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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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다정하게…이종혁의 '보디가드'
뮤지컬 초연 앞두고 연습 장면 공개
"영화의 추억·초연 기대감에 선택해"
과묵함·부드러움 카리스마로 펼쳐뮤지컬 ‘보디가드’에서 프랭크 파머를 연기하는 배우 이종혁의 연습 장면(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아시아 최초 한국 초연을 앞둔 뮤지컬 ‘보디가드’에 출연하는 배우 이종혁의 연습 장면이 공개됐다.‘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 이종혁은 가수 레이첼 마론을 지키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를 연기한다.이종혁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벽을 뚫는 남자’ ‘미녀는 괴로워’, 연극 ‘레인맨’ ‘19 그리고 80’ 등으로 무대 위에서 다양한 활약을 펼쳤다. ‘보디가드’를 선택한 이유로는 “영화에 대한 추억과 한국 초연에 대한 기대감”을 꼽았다.1997년 연극 ‘서푼짜리 오페라’로 데뷔한 이종혁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연극부터 시작한 탄탄한 기본기로 드라마, 영화는 물론 뮤지컬, 연극까지 섭렵하며 멀티플레이어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뮤지컬 ‘보디가드’에서 프랭크 파머를 연기하는 배우 이종혁의 연습 장면(사진=CJ E&M).‘보디가드’에선 전작들과는 또 다른 과묵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줄 예정이다.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 중이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다정한 매력이 작품에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후문이다.이종혁과 함께 배우 박성웅이 프랭크 파머 역을 맡는다. 레이첼 마론은 뮤지컬배우 정선아와 가수 양파, 손승연이 연기한다.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07 / 조회 2,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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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로맨틱 패키지 출시와 동시에 매진
프리미엄석 관람·VIP룸 서비스 등 제공
예매 2분 만에 매진으로 높은 관심 입증
12월 15일 LG아트센터서 아시아 최초 초연뮤지컬 ‘보디가드’의 박성웅, 정선아(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아시아 최초로 한국 초연을 앞둔 뮤지컬 ‘보디가드’가 연말 패키지 상품 ‘로맨틱 패키지’를 출시해 예매와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다.‘보디가드’의 로맨틱 패키지는 연말을 준비하는 관객을 위해 마련한 티켓 상품이다. 로열석 중에서도 최고의 전망을 선사하는 프리미엄석 관람과 함께 공연 1시간 전과 인터미션에 사용 가능한 VIP룸과 케이터링, 뮤지컬 관람 이후 추억을 기념할 수 있는 폴라로이드 기념촬영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또한 고급 와인·프로그램북·보디가드 머그컵·OST CD 등도 함께 증정한다. 20매 한정으로 지난 29일 CJ ONE에서 단독으로 예매를 시작했으며 2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보디가드’는 팝 가수 휘트니 휴스턴 주연으로 9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오는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30 / 조회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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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디가드' 손승연, 디바로 거듭난다
파워풀한 '보이스'서 '섹시함'까지
보컬에 집중하는 연습사진 공개
레이첼 마론’ 역으로 관객 압도 예고뮤지컬 ‘보디가드’에서 레이첼 마론 역을 맡은 손승연의 연습실 모습(사진= CJ E&M).[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보디가드’의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을 맡은 가수 손승연의 연습 사진이 공개됐다.공개된 사진 속 손승연은 당대 최고 여가수의 화려한 삶 이면에 외로움을 느끼는 한 여자의 모습을 오가는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아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안무 연습과 감성을 울리는 보컬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2012년 ‘보이스 코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불후의 명곡’, ‘듀엣 가요제’, ‘슈가맨’ 등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괴물 보컬’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을 정도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화제를 모았다.손승연은 특유의 파워풀함에 섹시함까지 더하며 진정한 디바로 거듭날 예정이다. 콘서트를 재현한 레이첼 마론의 섹시함과 앙상블의 파워풀함으로 매회 강렬한 첫 인상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뮤지컬 ‘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주옥 같은 노래와 90년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영화 ‘보디가드’의 추억을 선사할 예정. 오는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한국 초연 무대를 갖는다. 1644-262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27 / 조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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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박성웅·정선아, 싱크로율 100%…"호흡 눈길"
포스터 촬영현장 비하인드 전격 공개
박성웅 블랙수트·정선아 톱★ 아우라
다음 달 15일 LG아트센터서 막 올라뮤지컬 ‘보디가드’의 주역을 맡은 배우 박성웅과 정선아(사진=씨제스컬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보디가드’의 두 주역인 배우 박성웅과 정선아의 포스터 촬영 현장 비하인드 컷이 공개됐다.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7일 오전 씨제스 컬쳐 공식 포스트 채널을 통해 뮤지컬 ‘보디가드’로 호흡을 맞출 예정인 박성웅과 정선아의 포스터 촬영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각각의 캐릭터로 분해 경호원의 강인하고 진중한 매력과 톱스타의 강렬한 아우라를 연기해 시선을 사로 잡았다고 씨제스 측은 전했다.‘프랭크 파머’ 역을 맡은 박성웅은 블랙 수트 차림에 총을 든 모습이 영화 속 케빈 코스트너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또 뮤지컬계 최고의 디바 정선아는 휘트니 휴스턴‘레이첼 마론’으로 분해 우아하고 당당한 매력을 발산했다.한편 박성웅과 정선아가 극강 케미를 선보일 뮤지컬 ‘보디가드’는 오는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7 / 조회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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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의 '코카서스 백묵원' 음악극으로 재탄생
로드액션재판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
진실한 母 재판 시작…한번더 비튼 각색
서울문화재단 상주단체 육성사업 제작
23~26일 4일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구로아트밸리와 극단 아리랑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음악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원작 베르톨트 브레히트·연출 김수진)를 기획해 공연한다.‘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는 원래 중국의 ‘회란기’라는 연극을 브레히트 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회란기’에는 솔로몬의 재판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 등장한다.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없는 시절 두 어머니가 이이를 서로 자기 자식이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재판관은 동그라미를 그린 후 아이를 잡아당겨서 끌어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지독하게 아이를 끌어낸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아파하는 것을 보고 팔을 놓아버린 사람을 친모라고 판결한다. 여기서 재판관은 그 유명한 판관 포청천이다.솔로몬의 재판과 중국 회란기의 재판은 ‘생모’가 진짜 어머니가 되는 재판이다. 하지만 브레히트는 이 이야기를 한번 더 비틀어 놓는다. 친엄마지만 전쟁통에 아이를 버려두고 도망친 귀족여자, 천민이지만 아이를 거두어 소중하게 키워온 하녀가 아이의 양 팔을 잡아당기게 된다. 재판관도 이름난 명판관이 아닌 술주정뱅이 망나니 판사다. 이 판사는 어머니들의 태도는 물론이고 아이가 누구를 필요로 하는지, 원 안에 선 아이의 눈빛을 가장 중요한 증거로 삼아 판결한다.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들은 주정뱅이 판사 아치의 재판에 참여하며 연극의 주제인 합리적 판단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게 된다. 아이의 선택마저도 존중하는 브레히트의 사상은 극단 아리랑이 추구하는 인간존중의 연극관과 맞물려 따뜻하고 감동적인 결말로 관객을 이끈다.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지며 귀에 쏙쏙 꽂히는 퓨전 라이브 음악,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는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명작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원작의 인명과 지명 대신 서울, 구로지역에 익숙한 배경과 지명, 인명을 극중에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또한 민대식 배우가 아들 민병우 아역과 한 무대에서 부모와 아이에 대한 연극을 펼쳐가는 점도 관람 포인트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의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을 통해서 제작됐다.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은 공연장과 전문예술단체 간 인적, 물적 협력을 통해 전문예술단체를 육성하고 공연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문화예술정책이다.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은 구로지역민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예술단체로 극단 아리랑을 선정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6 / 조회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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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닭도리탕이 되지 않는 우리를 바라며
이 무슨 '초딩'스러운 싸움인가. 짝꿍과 다툰 한 아이가 책상 가운데 연필로 선을 그어 내 칸, 네 칸을 나누고 절대 내 영역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말한다. 덩치가 큰 쪽이나 다툼에서 작은 승리를 거둔 사람이 책상 분할선을 그을 땐, 그 영역이 공평하게 1대 1로 나뉘는 것도 아니다. 책을 펴기도 좁은 책상 위에서 어찌어찌 버티던 나머지 아이는 울어버리거나, 선생님한테 이르거나, 혹은 화해를 청하려 짝꿍의 눈치를 보기도 할 터인데, 이러한 모습 또한 똑 닮았다. 바로 다 큰 어른들이 모여 있는 이곳, '제45갱생시설'과 말이다. 일본 작가 츠치다 히데오 작, 김광보 연출의 는 우연에서 시작된 분쟁, 분쟁을 키우는 권력의 무분별한 질주, 그 안에서 더욱 강해지는 파벌 등의 웃지 못할 인간사를 블랙코미디로 빚어 놓은 무대다. 시작은 훈훈하다. 교도소 안 수감자들은 오손도손 같이 작업도, 식사도, 게임도 하며, 간수들은 시대가 바뀌어 이제 수감자들의 '하녀'일 뿐이다. 하지만 한 덩어리였던 곳이 두 개의 나라로 분리되자, 이 경계선 바로 위에 위치한 교도소 내에도 양쪽으로 가르는 선이 생긴다. 순식간에 한민족이 다국적 공동체가 되더니, 이윽고 상대를 전복시키려는 적으로 마주한다. 장난으로 시작된 '선 넘기'가 대립각을 더욱 예민하게 세우는 '도발'이 되고, 도발이 시작되면 공격도 시작. 정말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정작 선은 중요하지 않다. 다소 상투적이긴 하지만, 극 마지막 "선은 내 마음 속에 있었어"라는 대사가 이 작품이 말하고 싶어하는 부분일 것이다. 선은, 그저 공통점으로 동질의식을 갖고, 무리가 되어 힘이 쌓이고, 그 힘으로 다른 무리를 제압하고 싶은 인간의 어리석은 이기심의 촉발제이며, 이후의 상처일 뿐이다. 그 안의 군중심리가, 강렬한 소수에 이끌리는 중우정치가 종종 이 세상의 다양성을 업신여기고 사안을, 진실을 흐리게 만드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자주 목격해 와서, 이들의 한바탕 소동에 마냥 웃다가 끝날 수 없게 만든다. 실소가 폭소로 바뀌는 순간 끝에 찾아오는 작은 씁쓸함은 이 작품의 빠질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각양각색 인물들도 우리 사회를 이루는 나이고, 너이고, 또 그를 비쳐낸 자화상이다. 눈치나 보거나, 앞뒤 논리도 전혀 안 맞는 다혈질에 볼품없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처음엔 '웃기'지만 갈수록 가슴 한 켠이 따끔거린다. 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 오히려 작정하고 망가지는 배우들의 '찌질함'이 관객들의 예상 밖에서 허를 찌르며 너무나도 가볍게 팔랑거린다.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메시지를 무척이나 가볍게 이야기하는 재주는 대본, 연출의 힘도 있겠지만, 유연수, 김영민, 유병훈, 이석준, 유성주, 한동규, 이승주, 임철수 등 원캐스트로 전 무대를 지키는 여덟 배우들의 환상의 호흡 덕도 크다. '닭도리탕'은 극중 가장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부분일 것이다. 공연을 보지 않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 위해 극중 의미는 밝히지 않은 채, 우리 모두 '닭도리탕'이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명랑한 이 작품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11.12 / 조회 7,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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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몰랐던 찌질함 드러나"<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개막
츠치다 히데오 작, 김광보 연출의 연극 가 개막에 앞서 5일 낮 작품의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고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의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무심코 그은 선 하나로 인해 두 세력으로 나뉘는 죄수들과 힘의 논리에 휘둘리는 간수들에게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치졸함과 비이성적인 모습을 유쾌하게 비춰낸다. 작가 츠치다 히데오도 개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작가, 연출가, 배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그는 과거 공연된 의 작가로도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이번 작품도 와 마찬가지로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펼쳐내는 남다른 코미디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공연은 오는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선 하나를 그음으로 인해서 변하고 드러나는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연극이 전개되어나가는 것까지가 이성적인 부분이고, 참상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찌질함이 나타나죠. 8명의 배우들로 인해서 흘러가는 연극인데, 주연급 배우들을 캐스팅해두고 어떻게 이 작품 안에서 앙상블을 이뤄나갈 것인가를 연습하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앙상블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오셔서 유쾌하게 웃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연출가 김광보) "작품 집필 당시 일본과 중국이 영토를 둘러싼 분쟁이 있었어요. 마침 그때 일로 중국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 중국의 연극인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와보니 일본 내 중국에 대한 보수화 경향이 짙어져 있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며 쓴 작품이 이번 작품입니다. 연극인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말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언어로서 이 작품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어제 최종 리허설을 봤는데 배우들 한 명 한 명이 다들 매력적이었다는 걸 가장 먼저 느꼈습니다. 그럴 경우 저마다 눈에 띄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 배우들은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그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작가 츠치다 히데오) 에 출연하는 8명의 배우들"연출님이 항상 배우를 캐스팅할 때 그 사람이 무대 위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이면을 많이 끄집어 내는 것 같아요. 여기 배우들도 평소 못 봤던, 본인 성격의 모습을 끄집어 내고 있습니다." (이석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 같이 찌질하고 모자란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치졸한 모습을 꺼낸 것 같은데, 그 모습 안에 숨겨진 진실성을 보자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민) "잠 못 주무셔서 짜증내시느거죠? 맞죠?""상상 오셀로 게임, 재밌어요!""이구 허는 착해. 춤도 춰봐~.""하나, 둘, 하나, 둘,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둔해져""여기, 큰물에서 한 번 안 놀아본 사람 있어?"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06 / 조회 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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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배우의 명쾌한 신념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한동규
연습 전 마주한 한동규가 처음으로 한 말은 "왜 저를 인터뷰하시는 거에요?"였다. 올해만 해도 그는 등 세 편의 연극, 뮤지컬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변함없이 선보인 '관록의 배우'임과 동시에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든 영화 에서 일본군으로 등장해 그간 무대 위의 그를 보지 못했던 많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과 이름을 더욱 알린 '뉴페이스'이기 때문이다. 동글게 부푼 곱슬머리, 그와 어울리게 자리한 콧수염, 강렬하게 반짝이지만 웃음기 어려있는 눈동자. 등장만으로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는 절제를 알고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감각을 바탕으로 13년 간 배우라는 자신의 길을 묵묵히 다져오고 있는 배우 한동규다. 이제 그는 가상의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경계와 힘의 논리, 인간성의 변화 등을 유쾌하게 다룬 연극 의 간수로 등장할 참이다. 스스로 생계형 배우라 지칭하는 자의 자신감과 무대를 향한 번민 없는 믿음, 그리고 명확한 시선이 얼마나 한 사람을 빛나게 하는지, 이번 작품에서도 지켜보면 좋을 것이다.Q. 일본군 역을 맡아 출연한 영화 이 큰 흥행기록을 세웠다. 단역만 계속 하다 조연으로서는 첫 영화인데 잘 돼서 좋다. 망하면 안 되는 작품이었다,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웃음) 최동훈 감독님이 워낙 잘 만드시는 분이니까, 다음 작품 기대하고 있습니다! (웃음). Q. 그러고 보니 출연한 영화 편수가 많지는 않더라. 한 세 편? 띄엄띄엄 했다. 그리고 워낙, 나도 찾아야 보이는 배역들이라, 훅 지나가고. (웃음) 난 들어오는 건 다 한다. 가족들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웃음) 작품도 안 가린다. 스케줄 맞으면 다 한다. Q. 올해 뮤지컬 에서도 친일파 역으로 등장했다. 한 해에 친일파 역을 두 번이나 맡은 셈이다. 광복 60주년에 친일파 역으로 1년을 먹고 산다는 게 쉽지 않은데.(웃음) 글쎄, 내가 친일파 이미지에 잘 맞나 보다. 은 '나쁜 역할이다'고만 하고 섭외가 됐는데 '괜찮다, 얼마나 나쁘겠냐' 하고 와 보니 진짜 나쁜 놈이더라. 공연하면서 욕 많이 먹었다. 어우, 진짜 쌍욕도. (웃음) 물론 역할이라 애교 섞인 욕이긴 한데 좀 기분은 나쁘더라. 난 역할에 충실한 것 뿐인데. 얼마 있지도 않은 팬들 다 떨어져 나갔다. (웃음) Q. 곱슬머리, 수염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변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한동규의 모습이다. 그런데 일부러 고집한 적은 없다. 연출이 원하면 바꾸는데 (김)광보 연출님은 스타일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으시더라. 예전에 최용훈 연출님은 본인이 지겨우시니까, 이번에 머리 한번 자르자, 수염도 자르고, 그러셔서 그렇게 했다. 근데 내가 어색해서 죽는 줄 알았다. 너무 얼굴이 평범해져서.(웃음) 장모님도 사위는 수염 기르는 게 낫다고, 그게 배우 같다고 하신다. Q. 데뷔 후 초창기 사진을 보니 곱슬머리도 아니고, 수염도 없는 매끈한 얼굴이 정말 '꽃미남'이더라. 그런가? 내가? (웃음) 머리는 파마한 거다. 파마한 건, 뭐, 멋있어서? (웃음) Q. 어려서부터 배우를 꿈꿨나? 어려서 꿈은 은행에 취직하는 거였다. 평범한 직장인. 집에 아들이 하나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그렇게 주입이 된 것 같다. 나중에 내가 부모님 모셔야 하니까, 취직하려고 주산학원도 열심히 다녔다, 6년이나, 오로지 은행에 가려고. 그래서 과도 오로지 경영학과. 그러다 대학교 1학년 때 극예술연구회라는 동아리를 들어갔고, 동아리 문을 잘못 여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웃음) 그(연극) 매력에 푹 빠져서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갑자기 연극한다고 하니까 집에서 난리가 났었는데, 그렇다고 크게 말리진 않으시더라.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부모님은 내가 금방 성공할 줄 알았던 것 같다. 금방 텔레비전에 나오고. 그렇게 시작이 됐다. 텔레비전 한번 나오는 데는 오래 걸렸지. (웃음) Q. 무엇이 그토록 무대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무대에 있는 게 그렇게 좋았다. 관객이 날 바라봐 주고, 마지막에 박수 받고. 그 희열이 어떤 걸로도 표현이 안 되더라. Q. 극단 아리랑에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극예술동아리 선배가 먼저 아리랑에 입단해 있었다. 본격적으로 연극을 하고 싶다고 선배한테 말씀을 드렸다. 어떻게 해야 대학로에서 프로로 활동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리랑 들어와라, 그래서 들어갔다. 거기서 막내부터 시작한 거다. Q. 극단 입단 후 무대에 서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 3년 걸렸다. 난 내가 잘 하는 줄 알았고 그래서 바로 무대에 설 줄 알았다. 그런데 우물 안 개구리였지. 동아리 안에서 잘 해봐야 뭔 소용이 있겠나. 또 그땐 다 취직하러 가고 연극만 하겠다는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무대에 섰던 거고. 극단엔 워낙 선배도 많았고, 신입단원을 바로 무대에 세우지도 않았다, 조명실부터 들어가게 했지. 규율이 그랬다. Q. 자신감을 가지고 20대 후반에 들어간 극단, 그 안에서 3년의 기다림은 결코 쉬운 시간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조명실에서 선배들 연기 보고 배우고, 이것도 되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이 욕심이 없었다는 건 거짓말이고, 뭐, 칼 갈았지, 조명실에서. (웃음) Q.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은 본인의 성격 영향도 있지 않을까. 같이 공연하던 박철민 선배가 그때 영화 로 조금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술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나도 좀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할 수 있겠나" 물었을 때 35살까지 무조건 버텨야 된다고, 그 말 믿고 버텼다. 그런데 서른 다섯에 만나니까 다시 40살까지 버텨야 한다고. (웃음) 계속 버티는 인생이었다. 끝까지 버텨보자, 그런 마음 없었으면 중간에 그만뒀을 수도 있었을 거다. Q. 잘 버틴 것 같나? 잘 버텼다. 내 천직이니까. 배우 안 했으면 뭐 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상상이 안 된다. 그런데 직장생활도 잘 했을 것 같긴 하다. 유머러스하게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내가 빠릿빠릿하게 일도 좀 잘하는 편이고 눈치도 빠르고 해서. 정년퇴직이 없다는 점에서도 이 일(배우)이 좋다. 나이 지긋한 선생님들 뵈면, 아, 나도 저 나이 때까지 연기해야겠다, 그 생각 든다. 이호재 선생님이나 오영수 선생님 같은 분 뵈면 정정하시지 않나. 연극을 하시니까 더 건강하신 것 같다, 계속 일하시니까. Q.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면 강렬한 이미지를 줄 때가 많다. 대단히 희극적이거나 또는 대단히 악하거나. 희극적 캐릭터는 내 몸에 제일 잘 맞는 옷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희극적 캐릭터만 고집한 적은 없는데 대부분의 연출가들이나 캐스팅하시는 분들이 그런 역할들을 (내게서) 원하시더라. 아니면 아예 강렬한 악역으로 가든지. 그렇게 좀 극단적인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다. Q. 희극적 캐릭터라 해도 작정하고 웃기는 인물, 그러한 표현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웃기려고, '내가 다 웃길 거야' 하고 별 짓을 다했다. 그런데 조금씩 나이가 들다 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 코미디가 진짜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코미디 호흡이 어마어마한데,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고 그 흐름, 호흡, 템포를 알아야 관객들을 웃길 수 있으니까. 그런 호흡으로 욕심을 좀 비우고, 내가 골을 넣으려 하지 않고 수비한다는 마음으로 항상 작품에 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절제하게 되고. 연습할 때는 마음껏 해보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깎아내는 과정이 있고 마지막에 공연 때는 어느 정도의 선에 도달하는 거다. 그런데 뭐라 해도 코미디 연기할 때가 가장 편하고, 그런 재능도 조금 있는 것 같긴 하다. (웃음) Q. 집에서도 코믹한 아빠인가? 되게 평범하다. 말도 별로 없고. 아무래도 밖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다 보니까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돼서. 그렇다고 뭐 그게(원래 성격) 어디 가겠나. 애들한테 책 읽어 주는 거 되게 좋아 한다. 캐릭터 다 바꿔가지고. (웃음) 동화책을 한 편의 작품처럼 읽어버리니까 애들은 좋아한다. (웃음) Q. 연출 작업을 한 적도 있다. 연출을 하겠다고 달려든 건 아니고, 극단 프로젝트로 한 번 해 봐라, 해서 했는데 너무 어렵더라. 내가 연출론이라는 게 없고, 그러니 자꾸 외부에서 봤던 연출들은 흉내 내고 있더라. 아우, 이런 건 아니다 싶어서 거기서 접었다. 난 연기하는 게 좋다. Q. 잘 하는 사람들을 따라 하다 보면 내 실력도 느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런데 난 롤모델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사람은 없었다. 선배들의 좋은 호흡이나 화술들을 따라해 본 적은 있는데 그걸 내 걸로 만들어야겠다, 이런 적은 없었다. 극단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런 캐릭터로 온 것 같다. Q. 자신감, 자기 확신이 큰 것 같다. 전공서적을 읽어본 적도 없고 누구에게 연기론을 배워본 적도 없고, 오로지 젊었을 때 무대 경험만으로, 술자리에서 주워들은 게 다다. 그래서 나한테 거창하게 무슨 연극적 이론을 대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순간에 딱 표현할 수 있는 게 배우라고 생각할 뿐이다. Q. 과거 박철민에게 물었던 것처럼, 후배 배우가 '언제쯤 나도 선배처럼 뭔가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일단 버텨라. (웃음) 그리고 많은 무대 경험을 쌓아라. 연극 그만두고 영화사에 프로필 막 돌리는 후배들 있다. 그 마음은 알겠으나 되게 덧없는 행동 같다. 아무것도 안 하고 프로필만 돌리면 기회가 오기도 힘들 뿐더러, 그 시간에 차라리 어떤 작품이든 작품을 알아보러 다녀야지. 그렇게 하다 잠깐 쉬고 다시 연극으로 돌아오면 이미 설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묵묵히 그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는데. Q. 스스로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의심도, 고민도, 후회한 적도 없었나? 없었다. 하다 보니 (사람들이) 공연 보러 오고, 공연 보신 감독님이 캐스팅도 하고. 내가 억지로 뭘 막 했다면 그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다 보면 찾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Q. 순리에 맡기는 쪽인 것 같다. 작품 선택할 때도, 작품을 읽어보고 선택하지 않고 스케줄 맞으면 다. (웃음) 생업으로, 내가 작품 고르고 할 때가 아니니까. 운이 좋게 지금 김광보 연출님도 그렇고 그 전에 연출님들도 그렇고, '이거 왜 했지?' 그런 생각 드는 작품이 없는 걸 보면 지금까지 순리대로 잘 온 것 같다. 욕심 안 내고. 운이 좋았던 거지. Q. 의 간수 '대기 곽'은 시류에 편승하고 힘을 가지면 그 힘을 남용하는 캐릭터이다. 누구나 그 상황에 처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진짜 무소불위의 완장을 차게 됐을 때 주변을 통치하고 억압하려는, 그런 본능은 누구나 인간 본연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악한 인물이 아니고 그 상황에 처했을 때 변화하는 인물이라고 본다. Q. 의 배우들은 대본 리딩할 때도 배역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간수 두 명(유연수, 한동규)만 캐스팅 때부터 배역이 확정되었다고. 광보 연출님이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서 캐스팅하신 걸로 일단 생각한다. (어떠한 장점이 캐릭터와 맞았다고 생각하나?) 뭘까, 어떤 명쾌함? 뜨뜻미지근하지 않은. 예전에 연출님이 나에게 되게 명쾌한 사람이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배려. 이 말을 내 입으로. (웃음) 내가 되게 남을 배려하는 배우라고. 앞에 안 나서고 서포트하는. 지금 대기 곽도 그런 역할인 것 같다. 물론 나중에 권력을 잡았을 땐 앞에 나서기도 하지만 중반까지는 극에서 죄수들을 서포트해야 하는 역할이다. 내가 뭘 해보려고 욕심을 내면 작품도 죽을 뿐더러 되게 안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그런 것 같다. Q. 주인공 욕심이 없나? (2007)에서는 주연을 맡기도 했는데. 글쎄. 되게 부담스럽더라. 포스터 맨 위에 내 이름이 올라와 있다는 게. 작품이 잘 되고 안 되고가 나한테 달려있는 것 같고. 내 성향도 원톱으로 나서서 뭘 끌고 가거나 그런 건 아직 자신이 없다. 배우가 어떻게 주인공 욕심 없겠나. 물론 있는데,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 욕심 안 내고. 그리고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더 빛나고 박수 받고 관객들 뇌리에 강하게 남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지. Q. 올해로 배우 데뷔 13년이 되었다. 시작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밑바닥에서부터 배우로서의 인성을 극단에서나 참 많이 배운 것 같다. 바로 인기 얻고 바로 무대에 섰다면 우쭐한 마음에 빨리 지치고 좌절도 했을텐데, 벽돌 쌓듯이 차곡차곡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쉽게 지치지 않고 계속 이 일을 할 것 같다. 한 작품 할 때마다 대본이랑 포스터, 팜플렛, 계약서까지 (웃음) 파일로 해 두는데, 하나하나 쌓이는 게 되게 뿌듯하더라.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아빠가 걸어온 길을 보면 '아빠가 이런 일을 했구나', 그러지 않겠나. 더 이상 꽂을 데가 없을 때까지 하나하나 쌓일 때마다 자부심도 크고, 언제까지 쌓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내 가보 같은 거다. Q. 생계형 배우임을 강조하지 않았나. (웃음) 생계형 배우이긴 하지만 자본에 휘둘리고 싶지는 않다. 일이 겹쳤을 때는 고민도 하는데 과감히 연극 쪽으로 선택하는 편이다. 할 때, 돈을 좀 벌 수 있는 일이 겹쳤다. 돈이 한 열 배 차이는 나더라. 애랑 엄마랑 노는 거 보는데, 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 나한테 없었던 돈이라 생각하자' 그러고 를 했는데 그 해 상을 다 휩쓸었다. 그때 돈을 선택했으면 내가 여기까지 못 왔겠다 싶다. 역시 무대는 배신하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생계형 배우가 돈 되는 것만 한다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들어오는 건 다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달수 선배님 되게 존경한다. 1억 배우지 않나. 그런데도 여전히 연극배우 같으시다. 아무리 바빠도 1년에 한 편씩 연극하려고 하시고, 돈 벌어서 극단 연극 제작도 하시고.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다. 나도 진짜 바빠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꼭 1년에 한 두 편씩 연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감을 놓쳐버리면 나중에 무대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두렵기도 할 테고.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1.05 / 조회 13,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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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연습공개
상상 그 이상의 이상한(?) 작품이 될 분위기다. 가만히 자리하기만 해도 묵직한 존재감을 저마다 뿜어내는 배우 8인이 분명한데, 이곳에서는 촐싹맞고, 변덕쟁이며,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가, 금방 삐치기도 하는,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변신해 연습실을 들썩거리게 하고 있었다. 정말 '살짝 넘어가기만' 했는데, 이 난리가 나다니. 보다가 웃음이 터지는데 그 뒤엔 가슴이 뜨끔거리며 씁쓸함도 남기게 하는 이곳은, 연습 현장이다. 연극 , 드라마 등을 쓴 일본 작가이자 연출가 츠치다 히데오가 쓴 는 교도소에 수감된 6명의 죄수와 2명의 간수들이 우연히 국경을 가르는 선 하나를 그으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제 각각의 캐릭터들이 스스로 교도소 내 선을 긋고 이를 중심으로 편을 나누며 생기는 충돌과 힘의 관계에 따라 흥미롭게 목격할 수 있는 인간 심리의 변화 등이 이 작품을 마냥 '웃음'에서만 그치게 하지 않는 요소가 될 듯하다. 우연한 기회에 도쿄에서 이 작품의 초연을 봤다는 김광보 연출은 "블랙 코미디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아주 시의적절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츠치다 히데오는 이 작품을 내놓으며 "대지진 이후 다들 너무 살벌해진 것 같다. 단정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이 눈에 띄고 정치에 대해서도 정책 이전에 입장만으로 비판을 하는 것 같은 감정이 앞서는 발언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극으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을 때 정치나 사회를 운운하기 이전에 인간 행위에 시선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광보 연출은 이 말에 적극 공감하면서 "인간 자체가 사회 구성원 중에 하나니까, 인간이 변해간다는 건 사회가 모순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더욱 확장된 메시지가 작품 안에 담겨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국내 공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른바 '김광보 사단'이라 불릴 정도로 과거 김광보 연출작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배우들의 대거 출연이었다. "이 작품은 호흡이 잘 맞아야, 앙상블이 잘 맞아야 해요. 8명이 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 비중이 모자라다, 그런 것도 없고요. 그래서 앙상블을 생각해봤을 때 익히 작업해 왔던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했죠."(김광보) 최근 영화 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았던 김영민과 등에 출연하며 올 한해 가열차게 무대 위를 채우고 있는 이석준, 그리고 등의 작품에 출연해온 이승주, 등의 유성주를 비롯해, 이번이 김광보 연출과 첫 작업인 유병훈과 임철수 등 오랜 시간 무대를 탄탄하게 채웠던 배우 6인은 이번에 경범죄로 수감된 죄수로 변신한다. 배역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본 리딩을 시작했다는 팀이지만, 처음부터 배역이 결정된 두 사람은 바로 간수 역을 맡은 유연수와 한동규다. 동료 배우들이 입을 모아 "적역을 만났다."고 칭하는 간수 경보 역의 유연수는 언제나 잠을 청하는 게으른 간수이면서 힘을 가진 후배에게 쩔쩔매는 모습이었고, 또 다른 간수 대기 역의 한동규는 원리 원칙을 따지지만 힘을 얻게 되자 무자비하게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주변을 장악하려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었다. 가장 반전인 캐릭터가 누구냐고 묻자 과격하고 거친 장창 역으로 등장하는 이석준은 "여기서 정상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며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한국 초연을 위해 등을 쓴 김은성 작가가 각색을 맡았다. 저마다 이유가 궁금해지는 독특한 이름도 기억해두면 좋을 듯하다. 는 오는 11월 5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udiochoon.com)
2015.10.16 / 조회 7,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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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 신작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캐스팅 공개
지난해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풍자극 을 선보여 큰 호평을 이끌어냈던 김광보 연출이 오는 11월 새로운 연극 를 무대에 올린다. 는 연극 와 드라마 등의 각본으로 잘 알려진 일본작가 쓰치다 히데오가 쓴 희곡으로, 국내에서 올해 처음 공연되는 작품이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연극은 여섯 명의 죄수와 두 명의 간수들이 바닥에 장난처럼 그은 선 하나로 통제 불가능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속성을 코믹하고 신랄하게 비꼬는 작품이다. 이번 연극을 제작하는 LG아트센터 측은 “이번 작품을 위해 김광보 연출이 일찍이 팀을 꾸려 오랜 기간 작품에 대한 구상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간 등에서 김광보 연출과 작업해온 유연수, 김영민, 이석준, 이승주, 한동규를 비롯해 유병훈, 유성주, 임철수가 출연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개성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이 주고받을 팽팽한 긴장감과 에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는 오는 11월 5일부터 18일까지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5.08.11 / 조회 9,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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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주역 <암살>&<아리랑>] ① 한눈에 보는 격동의 시대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5.08.10 / 조회 9,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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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주역 <암살>&<아리랑>] ② 암살 VS 아리랑 캐릭터 대전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격변의 바람이 몰아쳤던 일제강점기 한반도에는 목숨을 바쳐 항일투쟁에 나섰던 걸출한 인물들이 무수히 나타났다 사라졌고, 그들의 기막힌 삶과 운명은 그간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서 다뤄져 왔다. 당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과 뮤지컬 에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강렬한 카리스마와 매력, 개성을 갖춘 인물들이 등장한다. 서로 닮은 듯 하면서도 제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이 캐릭터들을 만나보자.비중은 크지 않지만, 영화 에서 조승우가 연기한 의열단 단원 김원봉은 안옥윤 일행의 암살 작전을 배후에서 지시하는 중요인물이다. 김원봉은 실제로 김구와 함께 당대 해외 독립투사들의 무장투쟁을 이끌었던 인물로, 조승우는 영화에서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존재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의 주인공인 송수익은 의 김원봉 못지 않은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가진 캐릭터로, 죽산면 일대에 살았던 독립군을 이끌고 만주로 건너가 항일투쟁을 진두지휘한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과 침착을 잃지 않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이지만, 독립운동과정에서 수없이 죽어나간 투사들을 떠올리며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라고 애도하거나(김원봉) 옥중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떠올리며 눈물짓는(송수익) 모습은 그 안에 감춰둔 깊은 속정을 짐작하게 한다. 이청천 한군독립군 제3지대 저격수인 안옥윤은 친일파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을 향한 굳은 의지를 굽히지 않는 여성이다. 목표물을 정확히 조준해 먼 거리에서도 암살 대상을 저격하는 솜씨나 해방을 기다리며 고난의 세월을 버텨온 고향사람들을 기억하는 따스한 마음은 그녀를 멋진 히로인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의 방수국은 비록 안옥윤과 같은 사격능력은 없지만, 아름답고 다정한 모습 뒤에 죽은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칼을 들고 나서는 결기를 지녔다는 데서 안옥윤 못지 않게 매력적인 여성캐릭터다. 태생도 성격도 다르지만, 여주인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호하는 듬직한 남성미로 매력대결에 나선 인물들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피스톨은 상해의 한 커피숍에서 우연히 만난 안옥윤의 목에 스카프를 둘러주고 헤어진 후 염석진으로부터 그녀를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삼백 불만 주면 아무나 죽여준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안옥윤을 쫓으며 알게 된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에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그녀를 일본군인들로부터 보호하며 겉으론 차갑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한 ‘츤데레’의 매력을 십분 발산한다. 의 첫 장면에서부터 순박한 얼굴로 “나는 수국이 사랑허제”라고 노래하던 차득보 역시 순결을 유린당한 수국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녀를 위해 복수를 감행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애잔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날카로운 눈빛과 날렵한 몸, ‘어쩔 때는 선비 같고 어쩔 때는 깡패 같은’ 묘한 존재감을 가진 의 염석진은 한때 친일파 기업인 강인국의 암살작전을 최전방에서 수행하던 독립군이었으나, 지금은 독립군 행세를 하면서 뒤로는 일본군에게 정보를 팔아 넘기는 밀정이다. 의 양치성 역시 만주까지 송수익을 따라가 방물장사를 하면서 독립군을 추적하는 일제의 앞잡이다. 이들은 자신의 앞길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면 수년간 알고 지냈던 이웃이나 동료들까지도 서슴없이 죽이는 잔혹성에 있어서도 서로 뒤지지 않는 캐릭터다. 그러나 모진 고문 끝에 일본 경찰 앞에 무릎을 꿇는 염석진의 모습과 자신의 비천한 출생을 저주하는 양치성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와 함께 묘한 측은지심을 느끼게 한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신시컴퍼니, 쇼박스 제공
2015.08.10 / 조회 1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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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주역 <암살>&<아리랑>] ③ 의상디자이너 조상경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과 조정래의 동명 대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 . 요즘 영화계와 공연계 양쪽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두 편의 작품 속엔 의상디자이너 조상경이 있다. 등 다수의 영화에서 의상을 담당하며 이미 두 차례 대종상영화제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배우들과 캐릭터의 매력을 대단히 디테일하게 조화를 이뤄내는 디자이너로도 손꼽힌다. 철저한 고증과 미적 감각을 더해 '믿고 보는' 의상들을 만들어내는 그녀에게 민초들의 격변의 삶을 담아낸 '옷 이야기'를 들어보았다.Q. 뮤지컬 이 공연 중인 지금, 영화 이 줄줄이 개봉을 한다. 는 재작년에 했고 은 작년 봄에, 은 작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했다. 물론 프리(사전작업)는 겹쳤지만 촬영 순서는 다 달랐다. 공교롭게 영화가 다 이번에 개봉이 된 거다. Q. 개막 전 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 관심에는 12권 분량의 책을 뮤지컬로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랬나? 난 몰랐다. (웃음) 어떤 데이터도 없고 편견도 없고 온전하게 만 본 거다. 대본도 되게 좋았고, 연습실에서 런쓰루 봤을 때 배우들이 육성으로 직접 하는걸 처음 봤는데, 그때 에너지가 되게 좋았다. 연출님과 큰 컨셉은 잡았지만 배우를 직접 보고 디자인을 하는 편이다. 워낙 배우들이 연습을 열심히, 집중도 높게 했다. 그때 이미 (윤)공주는 울면서 '꽃이여'를 하더라. 감정적인 것들이 정말 좋았다. 이 사람들의 음색들이며 앙상블들의 조화를 가지고 디자인 했고, 그림을 그리면서 예측한 대로 무대에서 보았다. Q. 그간 주로 영화 작업을 해왔다. 이번이 첫 뮤지컬 작업인가? 이런 대형 뮤지컬은 처음이다. 처음에 신시에서 연락이 왔을 때 "왜 저한테?" (웃음) 그간에도 공연 제안은 있었는데 같은 소극장 공연은 큰 부담이 없고, 동문들이 하기도 하니까 했는데 이런 큰 공연들은 되게 부담스러운 게 있다. 영화 현장은 굉장히 불규칙하고 변수가 너무 많아서 공연팀에 어떤 확답을 못 드리는 거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데 공연은 정해진 날에 막이 올라가야 하니까. 일의 메커니즘 자체가 너무 다르고, 그걸 내가 모르는 게 아니고. 그래서 영화와 공연을 병행하기가 사실 힘들다. 도 사실 하기 버거웠던 상황이긴 했는데 연출님이나 배우들도 되게 많이 도와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하다. Q. 결정적으로 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창작 초연이라는 게 매력이 있었다. 가끔 공연을 보는데 번역극이 되게 많고, 배우한테 전혀 안 어울리는 가발과 옷을 입고 나올 때가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런데 라이선스 때문에 그걸 못 건드린다고 하니, 그런 작업은 나에게 의미가 없는 거고, 뮤지컬 쪽 라이선스 공연들이 그런 방향으로 가면 재미도 없고. 근데 '아리랑'이라고 하니까, 약간 한국적이고, 난 한복도 좋아하고 창작극이고 이런데 관심이 있으니까 호감이 있었던 거다. Q. 같이 작업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작업 결정에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처음에 다 물어봤다. "신시는 어떤데야?", "고선웅 연출님은 어때?" (웃음) 근데 결국엔 직접 내가 만나서 판단한다. 그런데 어떤 단체든 오래하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영화나 공연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기획사들이 있을 텐데 10년 이상 한 데는 이유가 있는 거거든. 그런 데는 믿을 만한 거다. 뮤지컬 중 송수익과 의병들Q. 보도자료에 실린 제작진 설명에 "첫 스텝 미팅에서 해박한 배경지식으로 연출에게 작품에 대해 먼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라고 나와 있더라. 용어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웃음) 일제시대 배경 영화로 미술감독을 했었으니까. 경성에 대해서 교수님들 만나고 다니면서 리서치를 다 했었다. 역시 일제시대 때 호랑이 사냥에 대한 이야기고 도 마찬가지고. 그 시대 영화를 몇 편 하면서 이미 리서치가 많이 되어 있는 상태고, 또 사극을 하면서 한복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사실 영화는 그런 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말 실제처럼 보여야 하는 걸 기본으로 깔고 가니까 공부하지 모르면 아무도 모른다. 처음엔 연출님도 그렇고 배우들도 당연히 모르고, 그러니까 용어 알려 드리고, (웃음) 그런 정도 가지고 그랬을 거라 생각을 한다. 공연은 훨씬 더 상징적으로, 표현적으로 갈 수 있는데 은 다른 공연 작업처럼 표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셔서 아마 연출님도 나를 콜하신 거라고 생각을 하고 나도 거기에 맞게 제안을 드린 거지, 특별하게 뭘 한 건 아니다. Q. 작업에 필요한 자료 조사는 어느 범위까지 하나. 작업하시는 분들 다 그러실 거라고 생각한다. 같은 경우는 조선시대를 다 훑어야 하는 거고, 한복 작업 처음 할 때는 우리나라 한복 다 뒤져야 되는 거고. 논문 보거나 박물관 가는 건 다들 하실 텐데 실제 인터뷰는 많이 안 하실 것 같다. 내가 다른 건 아마 장인들, 선생님들 만나고 학계에 계신 명예교수님들 만나는 거. 할 때는 북한 귀순용사 만나야 하고. (웃음) 무조건 내가 확인을 해야 하는, 그런 강박이 좀 있다. 변주를 하더라도 일단 알고 변주를 해야 하니까. 선생님들 만나서 확인 받고 '영화에서 이렇게 바뀌는데 영화니까 좀 봐 주세요' 이러기도 하고. (웃음) 그런데 찾아가면 선생님들이 다들 너무 좋아하신다. 되게 잘 도와주시고 논문이나 가지고 계신 물품들도 다 빌려주셔서 실제 촬영에 쓰기도 한다. 그런 분은 실제 자기 경험담을 얘기하시니까 사료를 보는 것보다 느낌이 다르고 훨씬 재미있다. Q. 과거에 대한 자료들이 많이 남아 있나? 일제 시대는 되게 많다. 요즘에는 또 더 많이 드러나 있고, 족보까지 다 캐니까. 사람들이 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Q. 왕, 의례 등 특별한 신분이나 행사에 대한 자료에 비해 당시 민초들에 대한 자료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특히 1930년대 배경에 대한 자료는 사진들이 엄청 많다. 1860년대부터 우리나라에 사진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사진이든 프랑스인들이 그린 삽화든.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 이렇게 일본 사람들이 기록한 한국 책도 많고. 일제시대 자료는 정말 많은데 요즘엔 인터넷으로 다 열람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감옥에 있던 사람들을 정리해 둔 사진들이 있다. 그 명부책도 인터넷으로 다 열람이 된다. 그걸 보고 있으면 기분이 되게 묘하다. 사람들 사연이 얼굴에 다 있지 않나. 또 입은 옷도 다 다르고. 작업할 때 새벽 내내 그걸 보는데, 정말 기분 묘해진다. Q. 의상 제작의 목표는 '재현'이었나? 그것보다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게 컸다. 공연을 많이 안 봐서, 창작극, 시대극들 이미지컷을 요즘 인터넷에 다 나와있으니 보니까 이게 '공연' 같은 거다. 그래서 은 기록사진들, 박수근의 그림 등이 레퍼런스가 됐다, 이를테면 질감적으로 다가오는 것들. 배우들의 에너지가 너무 좋은데, 이 배우들을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받아들여지게, 이 배우들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의상은 배우를 받쳐주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Q.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 말고도 배우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개성도 의상과 조화를 이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연출님 처음 만났을 때 카이와 김우형이 되게 다르니 의상을 따로 가겠다고 했다. 3월에 포스터 촬영장에 배우들을 보려고 갔었는데, 그땐 배우들을 전혀 안 본 상태에서 옷만 가지고 갔었다. 그런데 카이 피팅할 때 되게 애먹었다. 이 친구가, 무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카메라로 가까이 찍으니 너무 어려 보이고 애기 같은 거다. (웃음) 같은 역할이지만 김우형과 신체 사이즈도 다르고 음색도 다르고. 그래서 둘 의상을 나눠 입자고 연출님께 말씀 드렸다. 컨셉 상 빨간색인데 빨간색이 안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그럼 색을 바꾼다. 아무리 역할에 요구되는 컨셉이 있다 해도, 그 역을 맡은 사람 이미지에 맞춰 가는 거다. 배우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Q. 송수익의 의상도 인상적이었다.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이 선비 그 자체더라. (웃음) 송수익 옷은 공연 직전까지 되게 고민했다. 연상되는 이미지로 슬슬 갈 때가 있고, 보이는 게 있는데 수익이 같은 경우는 되게 헛갈리는 거다. 어떻게 하면 안재욱씨가 작아 보이는 것 같고, 또 범석씨는 뭔가 몸짓이 개그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도대체 감을 못 잡겠고, 무대에 올라 극장에서 보고 결정한 거다. 그래서 안재욱씨가 초반엔 불안했을 거다. 왜 자꾸 옷이 바뀌나. (웃음) 그럴 때 배우한테 미안하다. Q. 에서는 옷이 의상으로 뿐만이 아니라 무대 장치로도 활용되고 있다. 엔딩의 수의는 최종 런쓰루 보면서 무대 박동우 선생님이 제안하신 거다. 무대에 옷이 걸려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어우, 멋질 것 같아요. 그러면 이런 거 해야 하나? 선생님, 이런 거 만들어 드릴까요?" 나는 또 오바하면서 그 자리에서 자료 찾아서 보여드리고. (웃음) 그런데 그런 것 보다는 가지고 있는 걸 빌려달라고 하셔서. (웃음) 난 도와드린 것 밖에 없다, 한복을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알려드리고. 보통 한복 전시회 할 때 거는 방법이 있고 옷이 보이는 형태가 있으니까. 그리고 그 시대에는 그냥 입던 옷을 상복으로 한다. 그 장면에서 위에 올라간 옷도 당시 민초들이 입던 일상 옷이다. Q. 과거 인터뷰들에선 영화나 공연을 위해 만들었던 의상들을 보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엔 보관한다. 그 때는 현대물 위주로 작업을 했고 또 내가 한 작업에 대해서 애착이 없는 것 때문에 그런 얘길 했던 거다. 그런데 쓰레기를 만드는 것도 안 좋은 것 같다. 낭비인 것도 같고. 그래서 요즘에 작업할 땐 천연 소재를 쓰려고 하는데 한복들도 다 그렇다. 또 한복이라는 옷은 다 뜯어서 다시 만들고 그러니까 애초에 그럴 수 있게 원단을 좀 더 좋은 걸 쓰는 거다. 내가 NGO처럼 막 그런 건 아니지만 (웃음) 작업할 때 그런 게 점점 중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같은 옷들이 귀하다. 시간은 훨씬 더 걸려도 제대로 만들어 놓는 게 필요하고. 되게 작은 차이가 그 결이 달라 보이게 느낄 수 있다고 믿는 쪽이라서 소재든 만드는 방식이든 조금 더 신경을 쓴다. 그러고 싶고 그래서 이제는 모아놓는 거다. 다른 방식으로도 쓰고 자료로도 쓰고. Q. 그간 작업한 의상들로 박물관을 세우거나 전시회를 하는 것도 좋겠다. 그럴 생각은 없다. 무대 의상은 배우가 입어줘야 존재 이유가 생기는 거고, 영화 의상은 카메라로 찍어줘야 그렇게 보여지는 거지, 옷 한 벌 바디에 걸쳐두고 보는 게 뭐가 재미있나. Q. 올해가 광복 70년이기도 하고, 요즘 1900년대 초반~중반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이 나오면서 그 시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다수의 작품을 통해 들여다 본 이 시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궁금하다. 그 시대엔 정말 굉장히 많은 사연들이 있고. 이를테면 에서 조승우가 연기했던 의열단 단장 김원봉에 대해서 이제 사람들이 알게 되기도 하고. 그들의 활약상들이 너무 드라마틱하니까 오히려 믿겨지지 않는 게 있다. 그런 거 보다 보면 처음엔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하고 어떤 자극도 되고 하다가, 그 시대에서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그 사람들이 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객관화가 되는 거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든다. 왜 우리는 반성하지 않는가. 영화나 공연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에 제일 못하는 게 반성과 속죄다. 그런 입장에서 작품을 하지 않는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되게 조심스러운 시대고,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이 작품을 해야 될 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인데, 가해자든 피해자든 속죄하는 캐릭터가 잘 없고, 반성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안 나온다. 항상 단순한 처단까지만 가고. 그러니까 아직까지 친일파들이 떵떵거리면서 살면서 반성하지 않는 거고, 사과하지 않는 거고. 같은 민족 안에서도 마찬가지고. 만드는 입장에서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나는 보는데, 아무래도 상업영화, 기획영화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성숙해져야 되지 않나, 그런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 보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조금 더 반성해야겠다, (웃음) 사람들한테 실수하면 안되겠다, 그렇게 자극 받으면서 하는 거다. 역사 공부 하는 건 그런 것 같다. Q. 앞으로도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작업을 꾸준히 할 계획인가? 작품이 좋으면. (웃음) 원래 영화보다 공연을 더 좋아한다. 일정 때문에 못했던 거지, 첫 작업 시작도 공연 쪽이었고, 내가 무대미술과였는데 선생님들도 다 무대 하시는 분들이었다. 직접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하신 김현숙 선생님이신데 작품 초연 했을 때 그 의상들을 선생님 작업실에 가서 봤다. 그런 계기가 이 일을 하게 한 거고 무대 의상이 영화 쪽 보다 훨씬 좋다.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여지도 많고. 현실적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으니까. 지금도 동문인 박해성 연출이 하는 작품을 하기로 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8.10 / 조회 1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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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리랑> 대국민 이벤트, 2000명 초청한다.
조정래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 이 대국민 관람 초청 이벤트를 펼친다. 광복 70년을 맞아 한국 뮤지컬 사상 민간 대형 공연으로서는 최대 규모로 펼쳐지는 이번 초청 공연은 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응모자 추첨을 통해 1인 2매씩 관람권을 증정, 약 2000명에게 관람 기회을 줄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광복 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후원으로 진행되는 본 행사는, 특히 1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전 세대 관람을 독려하는 취지로 마련되었으며, 광복절인 8월 15일과 19일 저녁공연에 각각 490쌍(1인 2매)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응모는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이며 자세한 응모 방법은 인터파크 티켓 예매 페이지와 신시컴퍼니 이벤트 페이지(http://iseensee.cafe24.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뽑히지 않은 모든 응모자에게는 전석 40% 할인쿠폰이 제공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7.30 / 조회 7,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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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애이불비, 그리고 사랑’ <아리랑> 고선웅 연출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가 있는 ‘애이불비’의 정신을 에 담아내겠다고 한 고선웅 연출은 지난 16일 본공연에 들어간 무대를 통해 그 말을 증명했다. 조정래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 한민족의 고난의 역사를 담아낸 창작뮤지컬 에는 넘치는 비장미나 신파조의 울음이 없다. 그러나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미소 어린 얼굴에서도, 덩실덩실 춤을 추는 몸짓에서도, 어깨동무를 하고 숨죽여 노래하는 ‘아리랑’에서도 진한 슬픔과 굳은 결의를 느낄 수 있다. 슬픔을 강요하지 않아도 넉넉히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이 탄생하기까지,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수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지난 17일 공연장에서 만난 고선웅 연출은 전보다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그 얼굴 한 켠에는 맑고 개운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 결국 그가 작품을 품어 말하고자 한 것이 ‘사랑’이어서일까.Q 처음부터 ‘이 작품 된다’고 생각했다고. 어떤 가능성을 보았나. 작품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서서히 느낌이 온다. 흩어진 파편 같은 것들이 뭉쳐서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동력이 생기고 나면 그 다음부터 저절로 굴러가거든. 그때부턴 누가 말리려고 해도 말리지 못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의 자체 동력이 생기더라. 그리고 ‘아리랑’이라는 것 자체가 한국 사람 안에 이미 다 존재하는 것 같다. 배우들 안에도 있고, 스텝들 안에도 있고. 그래서 내가 뭘 하지 않아도 다들 어느 순간 하나의 덩어리가 돼서 앞으로 나아가더라. 나는 그 중 한 명일 뿐이었다. 그래서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또 주변에서도 다들 그렇게 이야기했으니까. Q 예전에도 각색 작업을 여러 차례 해왔지만, 은 특히 더 어려웠을 것 같다. 당연히 더 어려웠다. 이나 등 예전에 각색했던 작품은 모두 한 권이고 인물관계도 공연에서 그대로 살려낼 수 있는 규모였으니까. 그런데 이 책은 일단 열 두 권에,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없이 많은 인물들이 삼대에 걸쳐서 등장한다. 그걸 2시간 40분의 뮤지컬로 만드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조정래라는 존재 자체가 문학계의 태산 아닌가. 그분의 을 뮤지컬로 담아낼 엄두를 내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일이었다. 일단 엄두를 내고 나니 먼저 선생님이라는 존재를 내려놓아야겠더라. Q 부담감을 내려놓게 된 계기가 있었나. 따로 계기가 있던 게 아니라, 그렇지 않고는 내가 극을 쓸 수가 없었다. 나를 계속 사로잡고 있는 강박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굳게 들어서 그냥 어느 순간 다 내려놓고 내 식대로 가기로 했다. 인물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원래는 송수익도 자기 처자식이 있지 않나. 그런데 그런 것에 얽매여버리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나중에 송수익이 만주에 가서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고, 아들이 면회를 오는 그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면 절대 극을 2시간 20분으로 압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만주로 같이 이동할 수 있는 사람(옥비)을 만든 것이고, 송수익은 그냥 젊은 사람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옥비라는 인물은 판소리를 할 수 있는, 가장 아리랑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정서를 가진 인물이라서 넣었고. Q 일제시대를 어떤 시각으로 그릴 것인지를 특히 많이 고민했다고 했는데. 당시 일본은 자신들이 굉장히 문명화되어 있고, 우리는 미개한 민족이라고 봤기에 그렇게 침략해온 것이 아닌가. 조선을 근대화시키겠다는 미명을 내세워서 온 것이다. 그런데 내 관점에서는 우리나라가 어떤 원시성, 자연성을 갖고 있었던 데 반해 그들을 대표하는 것은 문명을 빙자한 야만성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제복을 멋있게 입고 도열해도 당시 우리 민족에게는 건달, 깡패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극중 일본 군인들이 원숭이처럼 어기적 어기적 하며 걷게 만든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풀고 싶었다. 지금 남아있는 많은 역사자료에서도 당시의 일본인들은 깔끔하게 제복을 차려 입은 사람들로, 우리는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로 남아 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 민족은 그냥 농사만 짓던 순박하고 선량한 사람들이었던 거다. 그래서 극중 싸움 장면에서도 의병들이 들고 있는 나무나 농기구가 바로 무기가 되는 모습을 그리려 했다. 물론 실제 그런 것만 갖고서 일제와 싸울 수는 없었겠지만, 우리가 갖고 있던 있는 그대로의 자연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반대로 일본은 화려한 인공미로 표현해 대비를 주고자 했고. Q 하와이로 떠난 감골댁의 맏아들 방영근은 극중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인물이다. 그를 버리지 않고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그 사람을 집어넣지 않으면 ‘아리랑’이 나올 수가 없다. 그 당시 먼 하와이로 이민 가서 고된 노동을 하며 살았던 동포들의 가슴 속에 있던 것이 ‘아리랑’이니까. 그래서 그들을 대표하는 인물이 꼭 한 명은 있어야 했다. 그래야 극중 이야기가 끝까지 흘러가는 동안 그 변화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그리움도 함께 표현할 수 있고. Q 각색하는 과정에서 특히 버리기 아쉬웠던 인물들을 꼽는다면. 건달 서무룡도 버리기 아쉬웠고, 친일파 백종두와 장덕풍의 캐릭터도 좋았다. 그런데 그 인물들이 캐릭터로서는 재미있지만 드라마를 끌고 가는 동력은 없어서 털었다. 조정래 선생님 입장에서 보시면 안 좋아하실 거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소설에 쓰신, 독립운동가들이 지하에서 옥비의 노래를 듣는 장면이나 하와이에 있는 방영근의 동료가 죽었을 때 동포들이 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 등 읽으면서 가슴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올라왔던 부분은 다 살렸다. 선생님이 쓰신 대사도 많이 고치지 않고 살리려고 했다. Q 소설 이 1945년 해방까지 이어지는 데 반해, 뮤지컬 은 1920년대에 끝난다. 끝맺는 시점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담아낸다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었고, 그러려면 극중 인물들이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야 했다. 서사적인 흐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이 느꼈던 어떤 정서 같은 것을 덩어리로 담아내면 그게 ‘아리랑’이겠구나 싶었다. 극중 ‘사철가’를 집어넣은 것도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른 것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다. 옥비가 송수익을 처음 만났던 꽃 같은 나이에서 시간이 많이 흐른 후의 감회를 전하려고 했다. Q 가사 없이 ‘아-‘로 이어지는 넘버 ‘아의 아리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그 상황을 글로 썼을 때 ‘아’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른 노랫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장면에서 수국이가 양치성이 밀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나. 자신은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그가 자기 어머니를 죽인 원수라는 것을 알게 된 거다. 그걸 안 순간 수국이의 입에서는 ‘아…’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양치성도, 득보도, 불타버린 마을을 본 다른 사람들도 그 말밖에는 할 수 없었을 것이고. Q 가사에 김수영(풀), 이육사(절정),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의 시구도 들어갔는데. 조정래 선생님의 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아리랑’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우리 민족이 지나온 아픔과 투쟁을 연상케 하는 시구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김수영 시인의 ‘풀’의 경우 해방 후 4.19와 관련된 시지만, 저항하는 우리 민초의 힘을 상징하지 않나. 이육사의 ‘절정’의 경우 만주로 간 독립투사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시이기 때문에 그대로 오마주로 가져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노랫말을 멋있게 쓸 수도 있지만 그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관객 분들이 ‘아리랑’을 여러 각도에서 풀려고 했구나, 라는 생각으로 봐주시길 바랬다. Q 마지막 장면에서 죽었던 수국이와 득보, 일본군인이 모두 함께 ‘아리랑’을 부른다. 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과거에 대한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건가. 그렇다.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는데, 일본은 아직도 지리멸렬하게 사과를 안 하고 있다. 그런데 연극 안에서는 뭐든지 다 가능하지 않나. 극중 일본 군인들이 죽으면서 고개를 숙이는데, 그들이 우리에게 사과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밀정이었던 양치성도 독립운동을 한 송수익에게 고개를 숙이고, 일본군인에게 유린당했던 옥비는 ‘일본 만세!’를 외치며 고개를 뒤로 젖혀서 죽은 일본장교의 머리를 앞으로 숙여준다. 사과를 하라는 뜻이다. 그 후에 ‘아리랑’이 나오면서 그들이 다 살아나고, 일본군인들이 죽은 득보와 수국이를 위해 상여를 멘다. 너희가 묶은 매듭이니 너희가 풀라는 결자해지의 뜻에서 그렇게 만들었고, 그게 연극적인 관용이다. 모든 경계와 구분, 갈등을 한방에 무화시키는 ‘아리랑’의 힘을 보여주면서 극을 끝맺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Q 작년에 로 처음 창극에 도전했다. 그 경험이 을 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많은 도움이 됐다. 우선은 우리 소리와 친해졌고, 그래서 극본을 쓰면서도 국악 작업과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 김성녀 선생님과 이소연씨도 만날 수 있었고. 이번에 을 하면서 깨달았는데, 그동안 내가 했던 모든 작업들이 다 이 작품을 향해서 조금씩 나를 이끌어온 것 같다. 뿐 아니라 나 우리 마방진에서 했던 작품들 하나하나가 조금씩 다 훈련이 돼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Q 운명 같은 느낌이 들겠다. 그렇지. 같은 작품만 생각해봐도 당시 그 작품을 하기 위해 2년 가까이 극중 역사와 시대상을 파고들었는데,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이번에 “호란 때도 임란 때도 살어남었으니께” 같은 대사가 나올 수 있었다. 우주가 나한테 그렇게 공부를 시킨 것 같다. Q 대학(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서 처음 연극을 했다고 알고 있다. 그 전부터 이야기나 예술에 대한 꿈이 있었던 건가. 그건 아니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는 연극을 한 편도 안 봤다. 그냥 TV를 보니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분들이 그렇게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원래는 연극영화과를 가려고 하다가 신문방송학과도 비슷한 줄 알고 들어갔던 건데, 전혀 다르더라(웃음). 욕심이 많아서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동아리 여섯 개에 들어갔다. 행글라이더, 클래식기타, 연극 등. 근데 하다 보니 그걸 다 하는 게 불가능하겠더라. 그래서 하나 남겨둔 게 연극이었고, 그 때 연극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극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지. Q 졸업하고 나서는 잠시 직장생활도 했다고. 몇 달 다니다 잘렸다(웃음). 광고회사였는데, 사실은 회사에 들어간 것도 돈 벌려고 들어간 게 아니라 글 때문이었다.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한 대 샀는데 그걸 변제할 능력이 없어서 들어간 거다. 연극에 대한 열망은 계속 있었기 때문에 회사를 나온 후 극단에 들어갔다. 연극 한 편을 연출해주는 조건으로 백 만원을 받기로 한 일이 있었거든. 처음엔 한 달만 작업하면 된다고 했는데 길어져서 결국 거기 눌러 앉게 된 거다. Q 예술가로서의 주된 가치관, 감수성이 형성되기까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무엇인가. 고등학교 때 크리슈나무르티라는 사람의 철학 책을 많이 읽었다. 안병호의 에세이집도 좋아했고. 인생을 잘 사는 지혜나 철학에 대한 책을 좋아했다. 시를 쓰면서 잠시 염세주의에도 빠져봤고. 뭘 해봐도 ‘그래서 뭐?’라는 질문이 남더라. 만약 출세하고 성공을 했다 해도 ‘그래서 뭐?’를 생각해보면 인생이 허망한 것 같더라. 그 이후 극단과 작업을 하면서 ‘사랑’이라는 것이 내 심장에 한 번 들어온 일이 있었다. 그때부터 철도 좀 들었고, 사랑 없이는 연극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옛날에는 연극을 할 때 ‘잘’하려고 했다면, 사랑을 깨닫고 나서는 잘하는 것보다 내가 안 틀리고, 다른 사람들과 전체 중의 하나로서 잘 어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을 생각하니까 아집도 없어지고, 좋은 생각도 많이 떠오른다. 지금도 어떤 연극을 보면 그 작품에 사랑이 있었는지 아닌지가 보인다. 작가의 마음이 착한지 아닌지, 연출가에게 공명심이 있는지 없는지도 다 보인다. 뽐내려고 하는 작품들, 돈을 벌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것들은 느낌만으로도 다 안다. 나는 지금 그런 공명심 같은 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냥 안 틀리고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때도 그랬고 때도 그랬고, 도 마찬가지다. Q ‘아리랑’의 정신에도 ‘사랑’이 있는 건가. 그렇다. 사랑해야지. 사랑을 하지 않고는 인간이 살 수 없는 것 같다. 미워하고 증오하며 살면 너무 힘들다. 의 경우에도 광주민주화운동으부터 30년이 지났는데 계속 미워하고 원망하면 어떻게 살겠나,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 어떻게든 용서하고, 사죄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사람같이 살 수 있다. 미움을 품으면 미움을 품은 자신도 미워지고, 반대로 사랑을 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다고 내가 매일같이 사랑하면서 사는 건 아니지만(웃음) 연극하면서 누구를 크게 미워할 일이 생기지는 않더라. Q 올해로 극단 마방진을 창단한지 10년이 됐다. 10주년을 기념해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감회가 어떤가. 원래 10주년을 맞아서 몇 작품 이어서 쭉 해보려고 했는데, 대관이 잘 안 됐다. 근데 공연을 하려는 데는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그간 새로 뽑은 단원들도 있고, 그들과 재미있게 공연을 한 번 해보려는 거다. 10년이 됐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해왔던 대로 하는 거지. 사실 10년 됐다고 자랑스러운 것 보단 좀 창피하다. 20년된 극단들도 엄청 많으니까. 그냥 우리끼리 자축하는 느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싶다. 내가 아무리 바빠도 극단은 운영을 해야 한다. 그래서 작품을 계속 하는 거다. 내가 다작을 하고 싶어서, 욕심이 많고 오지랖이 넓어서 하는 게 아니라 단원들이 계속 공연을 해야 하니까 몸이 좀 힘들어도 하는 거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7.27 / 조회 9,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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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무대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동, <아리랑>
뮤지컬 의 프리뷰공연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5일, 객석 여기저기에 코를 훌쩍이거나 눈물을 닦는 관객들이 보였다. 커튼콜에선 자리에서 일어난 관객들이 배우들과 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광경도 펼쳐졌다. 조정래 대하소설의 뮤지컬화, 50억의 제작비 등의 이슈로 개막 전부터 공연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셈이다. 장장 12권에 달하는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탄생된 뮤지컬 은 한일합방 직전, 빚 때문에 단돈 20원을 받고 맏아들을 하와이로 떠나 보낸 감골댁 가족과 독립운동에 나선 양반 송수익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1부에선 친일세력의 폭압으로 삶도 사랑도 무참히 짓이겨진 주인공들이 고향 땅을 뒤로 하고 만주로 떠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원작에서는 30여년에 걸친 본격적인 항일투쟁이 막 펼쳐질 무렵, 서곡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2막에서는 먼 타국에서 관동군의 탄압에 쫓기면서도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북 김제에서 출발해 하와이와 만주, 일본과 러시아 등 드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500여명이 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원작을 두 시간 반 가량의 뮤지컬로 각색하는 일은 매우 막막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 부담감을 내려놓기가 가장 힘들었다는 고선웅 연출은 그러나 소설 을 고선웅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는 뮤지컬로 무리 없이 재탄생시켰다. 압축과 재편성을 거친 이야기 속에는 일제의 탄압에 짓밟힌 우리 민족의 순수와 사랑, 일제의 비정과 폭력, 지난한 독립운동의 과정이 모두 담겼다. 프리뷰공연 초반에 다소 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LEC 스크린은 그새 강약을 조절했는지 튀는 부분 없이 극의 진행을 도왔다. 미선소에서 일하던 수국이 유린당하는 장면에서는 쌀가마니가 터지고 수국 꽃잎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영상이 슬픔을 더했고, 모든 등장인물이 만주로 떠나는 1막 마지막 장면에서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선로와 스크린에 휘날리는 눈발, 객석 한쪽 벽을 가르듯 질러오는 조명이 어우러져 고향을 등진 주인공들의 비통한 심정과 굳은 결의를 극대화했다. 극의 흐름이 빠른데다 담긴 이야기가 많아 일부 관객들에게는 다소 복잡하고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를 상쇄하는 것은 그 자체로 깊고 진한 정서를 담은 음악이다. 첫 곡 ‘진달래와 사랑’을 시작으로 ‘탁탁’ ‘어떻게든’ ‘풀이 눕는다’ 등 여러 곡이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 이육사, 김수영의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넘버와 옥비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원 이소연이 선사하는 ‘사철가’등은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감동이다. 배우들은 누구 하나 기울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특히 머슴이라는 출신에 한을 품고 밀정이 된 양치성 역으로 분한 김우형의 존재감이 강렬했다. 탄탄한 기량의 배우들로 꾸려진 앙상블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은 9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07.20 / 조회 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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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아리랑>…무대를 가득 메운 ‘애이불비’의 정서
조정래 대하소설의 뮤지컬화, 50억의 제작비 등의 이슈로 개막 전부터 화제에 올랐던 뮤지컬 이 지난 15일 본공연의 막을 올렸다. 제작진은 본공연 이틀째인 지난 16일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3년 간의 준비 끝에 첫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은 일제강점기부터 1920년대까지 전북 김제, 군산 일대와 만주를 배경으로 우리 민족의 항일 투쟁과 고난의 역사를 담았다. 등에서 특유의 재기발랄한 무대를 선보여온 고선웅이 각색/연출을 맡았고, 김대성 작곡가,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이 참여했다. 안재욱, 서범석을 비롯한 배우들은 이날 김제 죽산면에 대를 이어 살아온 남녀 주인공들이 서로를 향한 풋풋한 마음을 표현하는 ‘진달래와 사랑’을 시작으로 14개의 곡과 장면을 선보였다. 가난한 농민의 딸 수국과 득보, 양반 송수익과 소리꾼 옥비는 서로를 사모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일제 앞잡이들의 폭력으로 유린당한다. 1막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넘버 ‘어떻게든’은 항일 투쟁 끝에 만주로 터전을 옮기며 꼭 고향에 돌아오리라 다짐하는 주인공들의 심경을 표현했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낯선 타국에서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가는 이들의 비극이 펼쳐졌다. ‘탁탁’ ‘찬바람’ ‘진도 아리랑’ 등의 넘버와 배우들의 구성진 합창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고선웅 연출은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원작 은 12권 분량의 대하소설로, 한일합방 작전부터 해방까지 약 35년간 50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를 2시간 반 가량의 뮤지컬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것. 앞서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애이불비’의 정서를 그려내겠다.”고 밝힌 바 있는 고선웅 연출은 “광복 70주년이라는 데에 초점을 두기보다 한국인으로서 ‘아리랑’을 어떻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그릴 것인지를 생각했고, 일제시대를 어떻게 봐야 할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세트와 소품을 비교적 적게 사용하는 대신 극 전반에 걸쳐 LEC스크린을 활용한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고선웅 연출은 “격조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일반적 세트를 만들면 무대공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영상과 조명 위주로 모던한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온 몸에 멍과 부황 자국이 가득하다.”(서범석) “그 어떤 작품보다 겸손한 자세로 자부심을 갖고 임하고 있다.”(카이)며 입을 모아 이번 작품에 쏟고 있는 각별한 노력과 애정을 밝혔다. 서범석과 함께 지조 높은 양반 출신의 독립투사 송수익으로 분한 안재욱은 “양반이라는 역할이 가진 무게감 때문에 다른 배우들과 함께 웃고 울고 싶을 때 자제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연습 소감을 밝힌 뒤 “은 예전의 아픈 과거를 떠올려 속상하게 만들려는 작품도 아니고, 관객들을 계몽하려는 작품도 아니다. 지금 많이 힘들고 지쳐 있는 관객 분들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한 지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우형과 카이는 머슴이라는 출신에 대한 한을 품고 일제의 앞잡이로 나서는 양치성을 연기한다. 김우형은 극중 나오는 전라도 사투리와 일본어에 대해 “배우들이 전라도 출신이 아니라서 다들 어려워했다. 그런데 연출님의 말대로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말하며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라도 말을 하고 있더라.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감골댁으로 분한 김성녀, 소리꾼 옥비로 분한 이소연 등이 극중 펼치는 창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김성녀는 “작곡가가 서양음악과 국악의 틀이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음악을 만들어줬다.”며 만족감을 표했고, 이소연은 “우리 소리가 가진 힘을 서양음악과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고민했고, 우리 소리가 가진 힘이 그 모든 소리를 뚫고 잘 나오도록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은 9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7.17 / 조회 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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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력보강훈련 ①] 아는 만큼 보인다 - <아리랑> 완독 도전기
어느새 한 해의 반이 지났다. 공연 마니아들에게 지금은 상반기에 관람했던 공연의 감동을 마음 한 켠에 고이 간직해두고 하반기 기대작들의 치열한 접전에 대비해야 할 시기다. 그래서 준비한 ‘덕력보강훈련’ 시리즈는 더 깊이 있고, 더 각별하며, 더 다채로운 공연 관람을 위한 지식·감성·체력 보강훈련법을 기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소개하는 자리다. 1편에서는 곧 개막하는 뮤지컬 을 더 깊이 즐기기 위해 원작소설 완독에 도전한 기자의 글을, 2편에서는 색다른 시선으로 공연을 보기 위해 전시회를 관람한 기자의 글을, 3편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극을 위한 운동법을 익혀본 기자의 글을 소개한다.▲ 완독 도전기 * 분량 - 권당 약 350페이지 / 총 약 4,000페이지 * 소요시간 - 권당 약 4시간 30분 / 총 약 54시간 * 난이도 - 중(후반부로 갈수록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술이 많아지면서 난이도가 다소 높아짐) * 작품 특징 - 1904년 러일전쟁 이후 1945년 광복까지 40년을 아우르는 시간 - 전북 김제에서 출발해 군산, 경성, 만주, 도쿄, 하와이, 러시아로 이어지는 방대한 공간 - 500명이 넘는 등장인물(언급되는 인물까지 포함) -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19금 수위를 넘나드는 화끈한 욕설 예) “좆겉은 놈, 수박 쪼개디끼 대갈통얼 두 짝으로 팍 쪼개부러야 허는디.” “염벙헐 놈이 붕알 떨어져라 허고 도망언 잘 가네.” * 줄거리 - 구한말, 동학농민혁명에 가담했던 남편이 병으로 죽은 뒤 감골댁은 그간 쌓인 빛을 갚기 위해 큰아들 방영근을 단돈 20원에 하와이 농장으로 떠나 보낸다. 감골댁 가족과 친가족처럼 지냈던 지삼출은 그 과정에서 빛을 독촉하는 사람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가 철도 공사장의 일꾼으로 끌려간다. 한일합방 직전의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아전 출신의 백종두, 보부상 출신의 장덕풍 등 기회주의자들은 재빨리 일본 세력에 영합해 돈을 불려나가고, 지조 높은 양반 송수익은 지삼출, 손판석, 방대근 등과 힘을 합쳐 독립운동에 나선다. 일제의 탄압이 극심해지면서 송수익 일당은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을 계속하고, 남은 이들은 날로 극심해지는 총독부의 수탈 때문에 온갖 고통을 당한다. 땅을 빼앗기고 가족을 잃은 채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도, 낯선 타국에서 추위에 떨며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들에게도, 유일한 위로는 잠시나마 애환을 달래주는 민족의 노래 ‘아리랑’뿐이다. 일제 통치가 10년, 20년이 넘어가며 독립운동가들은 차츰 죽고 지치고 나이 들어가지만, 대를 이은 독립운동은 만주뿐 아니라 지리산 일대에서, 중국에서, 하와이에서, 러시아에서 끈질기게 이어진다. 이와 함께 친일파, 유학파 지식인, 신여성, 예술가 등 각계각층 사람들의 삶이 펼쳐진다. ▲ 뮤지컬 과 소설 한일합방 직전부터 해방까지 약 4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원작과 달리 뮤지컬 은 1920년대 말까지로 시간을 한정했다. 주요 등장인물은 독립운동에 나서는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과 친일파 밀정 양치성을 비롯해 열 여덟 명이며, 이는 수백 명에 달하는 원작의 등장인물을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한 결과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그만의 스타일로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신명이 어우러진 뮤지컬로 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나는 니를 사랑허제” 원작 속 러브라인은? 원작의 방대한 분량과 사건이 160분 간의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자연히 인물들 사이의 관계도 달라졌다. 뮤지컬 에서 안재욱, 서범석이 맡은 송수익과 소리꾼 차옥비는 서로 사모하는 사이로 나오는데, 사실 원작에서 차옥비는 송수익의 둘째 아들 송가원과 사랑하는 사이다. 즉 송수익의 며느리뻘인 셈이다. 빼어난 인품과 덕망, 훤칠한 외모를 갖춘 송수익은 소설 속에서도 많은 여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여인들의 애타는 눈빛을 모른 체 하는 ‘철벽남’이자, 결혼한 지 30년 되는 해 고향에 두고 온 아내에게 만주산 호박반지를 보내는 순정남이다. 이창희·김병희가 맡은 차득보와 윤공주·임혜영이 연기하는 방수국의 러브라인도 원작과는 다르다. 차득보는 소설에서도 이뤄지지 못한 사랑으로 애달파하지만, 그가 사랑한 여인은 양반 신세호의 딸 하엽이다. 방수국의 운명은 소설 속에서와 대체로 비슷하다. 빼어난 미모 때문에 여러 남자들에게 유린당하는 방수국은 그러나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가혹한 운명에 맞서 직접 칼을 빼 들고 독립운동에 나서는 강인한 면모를 갖고 있다. 엇갈리는 생과 사, 뮤지컬 그 뒷이야기는? 앞서 언급했듯 소설 의 등장인물은 수백 명에 달하는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그 중 매우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다. 동네 당산나무에 묶여 총에 맞고, 고문당해 죽고, 탄광에 강제 징용돼 일하다가 수류탄에 맞아 폭사하는 그들의 삶은 우리네 조상들이 깊고 깊은 한과 슬픔을 담아 ‘아리랑’을 부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해준다. 당연히 뮤지컬 의 등장인물 중 상당수도 일본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거나 고문 끝에 옥사한다. 뮤지컬과 소설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러나 양쪽 모두 치열하게 펼쳐지는 이들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무대뿐 아니라 책으로도 만나볼 것을 권한다. 12권이라는 분량이 만만치는 않지만, 소설을 모두 읽고난 후 뮤지컬 무대에서 들려오는 ‘아리랑’은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슬픔을 안겨줄 것이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5.07.06 / 조회 1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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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지만 신명 나는 <아리랑>으로 만나다, 서범석 안재욱 김우형 카이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이 창작뮤지컬로 새롭게 태어난다. 등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가진 고선웅 연출이 원작을 새롭게 각색하여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이 오는 7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월요쇼케이스를 통해 3년의 준비 기간, 제작비 50억원이 투입된 이 마침내 그 첫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은 고선웅 연출이 강조한 ‘애이불비’ 정신에 아름다운 우리 가락, 우리 정서가 섬세하게 녹아 있는 모습이었다. 쇼케이스 시작 2시간 전, 리허설을 막 끝내고 온 의 주역, 서범석, 안재욱, 김우형, 카이를 만나 에 대해 물었다. Q 월요쇼케이스 리허설을 막 끝내고 왔다. 안재욱: 오늘처럼 음악이 있는 낭독회는 처음이다.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는 여러 번 해봤지만 이런 스타일은 처음이라 배우들도 하면서 새롭게 느껴지고 관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김우형: 쇼케이스를 보시고 나면 이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뉘앙스인지 느끼고 가실 수 있을 거다. 실제 공연에서 보시면 또 다른 느낌이겠지만 오늘 쇼케이스는 관객들과의 작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서범석: 그런데 결코 이게 다가 아니다. 쇼케이스는 최대한 절제해서 보여주려고 하는 연출님의 의도가 있다. (오늘 쇼케이스 공연은) 본 공연의 십 분의 일 정도 밖에 안된다. 여러 가지 동선들이 배제된 상태로 장면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짧은 연기와 노래만 하니까 관객들이 보시기에 “이게 뭐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본 공연에 와서 보시면 의문스러웠던 점이 해결될 거다.Q 에서 각자 맡은 역에 대해서 소개해달라.서범석: 송수익은 굉장한 부잣집에서 태어난 동네 유지인데, 나라를 잃은 아픔에 비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재를 털어서 의병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서당도 열어서 마을 사람들을 가르치기도 하는 등 여러 모로 의식이 깨어 있는 양반이다. 일단 이것이 겉으로 드러난 그의 모습이고, 그 액면 너머를 보면 송수익은 돈키호테적인 기질이 있다. 한마디로 약간의 똘끼가 있는 것 같다. 일본에 거침없이 맞서고 말도 자기 생각 그대로 내뱉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안재욱: 송수익은 나라를 잃은 슬픔에 흔들릴 수 있는 민중의 심리를 잡아주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기댈 수 있는 기둥이며 지렛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이다. 이상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기존의 다른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의협심이 강하고 꼭 주인공처럼 앞장서서 리더 역할을 보여준다기보다는 그 역시 속의 한 인물이자 여기에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김우형: 양치성은 홍보 문구에도 나와 있듯 암울했던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콤플렉스 덩어리고, 피해의식의 어떤 상징이다. 그가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다. 조선인 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앞잡이가 돼서 평생을 살다가 짓밟히고 핍박당하고 결국은 가엾은 인물이 돼버린다. 사실 우리 작품의 모든 인물이 짠하고 가여운데 치성이가 조금만 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었다면 이렇게 괴물이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연습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우리 작품에서는 충분히 악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이면에 그런 외로움과 쓸쓸함을 지니고 있지만 악역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해내야겠다는 생각이다. 카이: 캐릭터를 연구하며 양치성이란 인물이 ‘일본의 밀정 노릇을 하는 게 진짜 그의 목적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의 성향 속에는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머슴으로 살았던 어릴 적 모습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던 아픔 등 여러 가지 애환과 분노, 시기, 질투, 미움 등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쌓여 있다. 그래서 그것이 일제라는 시대와 맞물려지면서 우형이가 이야기한 것처럼 난폭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그런 분노 속에서 송수익과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인물이다.고선웅 연출Q 기자간담회 때 제작진, 배우들이 ‘영광스럽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가?서범석: 원작 12권짜리 아리랑을 토대로 고선웅 연출이 각색을 했다. 하지만 조정래 원작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일부러 책을 읽지도 않았다. 2권까지 읽다가 우리 대본이랑 다른 부분이 많아서 ‘이걸 읽다가는 자칫 여기(원작)에 빠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서 고선웅 연출이 해놓은 ‘대본만 믿고 가자’ 싶어서 원작을 읽다가 말았다. 영광스런 느낌들이 어디서 났는지 생각해보니 연출님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이 너무 뛰어나고 그래서 같이 상승해서 누구 하나 모자람 없이 덩어리가 돼서 움직인다. 이 우리 민족 혼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심장 박동 수를 엄청 뛰게 한다. 그래서 연습 때마다 신명 난다.카이: 요즘 뮤지컬 시장이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이렇게 훌륭한 창작뮤지컬이 시도되고 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 모여서 우리나라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혼과 정서가 스며있다는 점에서 을 만났다는 것이 배우 인생에 있어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안재욱: 조정래 선생의 원작 아리랑을 기반으로 각색을 한 거지, 조정래 선생의 ‘아리랑’이 있기 전에도 우리에게는 늘 아리랑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 아리랑을 알고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관객들이나 배우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으로 무대에서 보여진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특별하다기보다는 당연하게 아주 당연히 갖고 있어야 되는 마음인 거다. 나중에 공연이 올라가면 참여하지 못한 다른 배우들이 아마 부러워하지 않을까 싶다. Q 고선웅 연출과는 이번이 첫 작업이다. 연극뿐 아니라 창극 작업을 통해 개성 있는 연출가로 인정받고 있다.서범석: 저는 선웅이 형과 작업을 한 번 해봤고 그가 연출한 연극을 거의 다 봤다. 연출 스타일 자체가 색깔이 있어서 좋다. 영화나 TV, 기존의 연극에서도 보지 못했던 ‘이게 연극이다’, ‘이게 무대다’라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다. 그게 보는 이에게 재미를 준다. 그리고 배우들도 충분히 무대 위에서 놀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냉철한 분석으로 배우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다. 그래서 믿고 갈 수 있다라는 점이 가장 크다.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장으로써 확실히 그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배우들이 더 믿고 갈 수가 있다. 그리고 작품만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연출의 힘이 굉장히 뛰어나다. 앞으로 선웅이 형도 이 작품을 계기로 뮤지컬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다.김우형: 이 작품은 고선웅 연출이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함께 작업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반했다. (웃음) 전라도 말로 깡다구라고 하는데 연출님이 굉장히 강단이 있다.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엄청 유연하시다. 연습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이 내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가 시키는 대로 모든 걸 맡겼다.안재욱: 요즘 어디 가나 늘 하는 이야기가 고선웅이 곧 아리랑이란 이야기다. 고선웅을 보면 아리랑 덩어리 같다. (웃음) 다른 배우나 스텝들도 함께 그 덩어리가 커지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연출님만큼 다가가지 못한 것 같다. 지금은 거의 꽉 채워 가고 있는 단계이다. 자기가 대본을 쓰고 연기도 하고, 연출도 하는 정도의 사람이면 굉장한 매너리즘에 빠질 수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정말 배려심이 깊다. 누구에게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정말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싶어하고, 실제로 이야기를 듣고 좋은 것은 공연에 활용하려고 한다. 연출님은 늘 “내가 썼지만 내 머리 속에 있는 것이 다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누구 하나 도태되지 않고, 우쭐해 질 수도 없고, 함께 어우러질 수밖에 없는 작업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믹서기 같다. 너무 잘 섞어 놓으니까. (웃음)카이: 연출님이 지도를 하시면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두 가지다. “재밌다”, “슬프다”. 굉장히 선명하다. 뭔가 있는 체 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연출이니까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신다. 이 작품의 주제가 ‘애이불비’인데 굉장히 아이러니한 것 같다. 슬플 때 오히려 유머러스함을 가미하시고 뭔가 채워야 될 부분에 여백을 두고, 당연하게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일침을 놓는다. Q 대사와 노래 모두 전라도 사투리로 구성됐다고 들었다.카이: 전라도 출신 우형이가 정말 맛깔나게 잘한다. (웃음)김우형: 집안도 전라도, 제 출생도 전라도라 어릴 때부터 많이 듣고 자란 게 있어서 다른 분들 보다는 그래도 조금은 수월한 편이다. 우리 작품은 등장인물 모두 대사와 노래까지 다 사투리로 이야기 한다. 그런 작품은 이제껏 한 번도 없었다. 대사는 사투리를 쓰다가도 노래는 표준말을 쓰기도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이상한 거다. 사투리는 의 가장 큰 특성 중의 하나고 그래서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배우들 모두 사투리를 완벽하게 습득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서범석: 고향이 충남 대천인데 그곳이 마침 전라북도 접경 지역이다. 그래서 사투리가 비슷한데 전라도만큼 진하지는 않지만 그냥 믿고 저지르는 중이다.안재욱: 고향도 서울이고 사투리하는 작품자체가 처음인데 집에서 연습을 못했다. 다른 작품 같으면 집에서 수십 번 수백 번을 리딩을 해보고 호흡을 끊어보고 감정선을 연습을 해볼 텐데. 오히려 이번 작품은 스스로 연습을 못했다. 내가 읽으면서 몸에 배어야 되는데 대사의 억양을 모르니까 혼자서 연습이 죽어도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초반에 너무 힘들었다. 연출님은 집에서 대본 보지 말고 오라고, 현장에서 다 할 수 있으니까 사투리 연습하지 말라고 했다. 어설프게 배워오면 더 못 고치니 연습 와서 내기 시키는 대로 그대로 읽어보라고 그럼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정말 되더라. 나도 몰랐는데 연습할 때 정색을 하고 뻔뻔하게 하니까 다른 배우들도 끄덕끄덕.. 단 한 번도 나 사투리 어때? 물어본 적이 없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오래된 친구나 연인을 보면 서로 그 사람을 많이 쳐다보고 그 사람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제스처가 같아지고 표정이 닮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연출님이랑 시간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말투를 따라가게 되고, 그 생각을 읽게 되니까 그런 효과가 있는 것 같다.카이: 저는 사실 연습도 많이 하고 스스로 주변에 있는 전라도 출신 친구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했는데 외국 말 하는 것처럼 자신이 없었다. 영어 발음 기호 적듯이 단어 밑에 적어 놓고 연습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 분이 운전을 하시다가 “근데 고향이 전라도여” 하시더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연출님과 작업을 하면서 ‘이 작품과 점점 하나가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씩 웃었던 기억이 난다. Q 개막이 3주 정도 남았는데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카이: 나 같은 경우는 악역이 처음이고, 또 양치성은 단순히 악역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굉장히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물이라 그런 점에서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계속해서 연출님 얘기를 하고 있지만 연출님께서는 그냥 믿으라고 한다. 자신의 감정 속에 있는 것을 그냥 믿기만 하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뭔가를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신다. ‘양치성이란 인물을 믿어라’라는 주파수를 저에게 계속 주셔서 (어려움은 있지만)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안재욱: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연습하는 시간에 집에 혼자 있는 색시다. (웃음) 그래서 집중력과의 싸움 중이다. (웃음) 서범석: 사랑의 힘이란 좋은 거다. (웃음) 작품에서 좋아하는 여자 옥비가 나오는데, 그런 마음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서 ‘옥비와의 관계를 관객들이 얼마나 이해해주실까’라는 고민이 있다. 김우형: 아까 얘기했지만 고선웅 연출에게 모든 걸 맡겼다. 그래서 고민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만큼 신뢰가 생겼다. Q 연습하면서 서로에게 받은 인상은 어떤가.서범석: 나는 가만히 사람들을 지켜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번에 함께 하면서 안 배우가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 줄 몰랐다. 친화력이 너무 좋다. 우형이는 느낌대로 듬직하다. 이름에 ‘우’자가 들어가서 그런가. 말도 우직하게 한다. (웃음) 카이는 에서 한 번 같이 해봤지만 그때하고는 또 다른 진지함이 있다. 자기 자신을 연기자로 발전시키려고 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뿌듯하다. 김우형: 안재욱 선배님은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활동을 많이 하신 분이고 이번에 작업은 처음이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매사에 진중하고 카리스마까지 갖췄다. 범석이 형님은 이 작품을 꼭 해야 되는 사람이고 에너지가 폭발적이다. 카이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서로 되게 좋아한다. 카이가 처음에는 낯을 가렸지만 저는 낯가리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막 들이댔다. (웃음)카이: 우형이는 양치성 그 자체다. 몸에서 뿜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노력과 연습을 통해서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동갑이지만 많이 배우고 있다. 범석이 형님은 눈빛으로 모든 걸 말하신다. 형님 덕분에 송수익이란 인물을 굉장히 사랑하게 됐다. 재욱 형님은 딱 보면 ‘차도남’인데 사실은 마음이 굉장히 따뜻한 분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많다. 연기를 할 때도 불편함은 없는지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안재욱: 작품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지만 다들 알고 지내던 선후배들인데 이번에 같이 연습을 하면서 ‘이 사람들이 무대에서 사랑 받는 이유가 다 있구나’라는 걸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범석이 형은 가장 먼저 배역에 대한 대본과 노래를 외웠고 열정을 가지고 몸소 보여주니까 후배들이 안 따라가려야 안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예전에 우형이나 카이가 “형이랑 작품 한번 하고 꼭 하고 싶다”고 해서 속으로 무척 반가웠다. ‘이놈들이 형하고 하면 도움될 것 같으니까 하고 싶은 거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까 ‘자기들이 하는 걸 한 번 봐라’ 이런 느낌이었다. 내가 못 쫓아가겠더라. (웃음)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신시컴퍼니 제공 / 영상편집: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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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9 / 조회 1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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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아리랑>은 신명나고 감동적인 작품 될 것”
“역사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의 방향을 가리키는 지팡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이 공연되는 것은 망각의 딱지를 뜯어내고 그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일과 같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나라를 잃어버린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대하소설 의 작가 조정래가 광복 70년을 맞아 제작된 창작뮤지컬 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일, 공연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의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이날 작품의 원작자인 조정래를 비롯해 주요 제작진과 출연진을 언론에 소개했다. “을 준비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따로 오디션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하고 싶은 배우들과 공연을 하는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2007)이후 8년 만에 대형 창작뮤지컬에 도전하는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의 각오도 남달랐다. “몇 년 전 뮤지컬 를 보다가 누비아 백성들이 핍박 아래서 조국을 그리워하며 노래하는 장면에서 우리 민족의 아리아인 ‘아리랑’이 생각났다.”고 뮤지컬 제작 배경을 밝힌 그는 “총 50억의 제작비를 들였고, 무대 셋업 기간만 3주를 잡을 만큼 무대에도 큰 공을 들였다. 대형 창작뮤지컬의 눈높이를 새로이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조정래, 박명성원고지 2만장, 책 12권에 달하는 원작의 내용을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한 뮤지컬 은 혹독한 일제강점기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린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원작이 너무나 대단한 작품이어서 파면 팔수록 늪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연구를 할수록 작품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눈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조정래 선생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 읽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선웅, 김대성연출을 맡게 된 소감을 ‘오지다’는 사투리로 표현해 웃음을 자아낸 고선웅 연출은 “40년 가까운 세월의 이야기를 2시간 남짓한 무대에 담아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도 “연출 방향은 ‘애이불비’로 잡았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음악의 중심은 제목이기도 한 ‘아리랑’이 될 예정이다. 작/편곡을 맡은 김대성 작곡가는 “현대음악도 있고 국악, 뮤지컬적인 음악도 있지만 중심은 ‘아리랑’이다. ‘아리랑’에 중심을 두고 다양한 외래음악을 ‘우리화’하는 작업을 했다. 전자음악을 많이 쓰기보다 20인조 오케스트라를 편성해 어쿠스틱한 느낌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녀, 서범석, 안재욱배우들도 각기 소감을 밝혔다. 고난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어머니 감골댁을 맡은 김성녀는 “연습하면서 가슴이 분하고, 원통하고, 먹먹하고, 가만히 서 있어도 눈물이 났다.”며 “주연과 앙상블 구분 없이 주인의식을 갖고 의병처럼 연습하는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서범석과 안재욱은 독립운동가 송수익으로 분한다. “나중에 객석에서 무대를 보면 속상할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는 안재욱은 “큰 책임감을 갖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고, 서범석은 “나는 왜 대한민국에 태어났는지, 뮤지컬 배우로서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다른 작품을 계약하기 하루 전 측에서 연락이 왔고, 바로 출연한다고 했다.”며 은 신명 나고 감동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우형, 카이, 윤공주, 임혜영, 이소연, 이창희, 김병희일제의 앞잡이 양치성 역은 김우형과 카이가 맡았고, 고난의 세월을 감내하는 아름다운 여인 수국 역에는 윤공주와 임혜영이 캐스팅됐다. 윤공주는 “연습 전 낭독회를 했는데, 주책맞게도 리딩을 하다 눈물이 나올 만큼 가슴이 먹먹했다. 그만큼 가슴이 뜨거웠던 작품”이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고, 김우형은 “이 작품이 눈물이나 애국심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 아픈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낼 뿐이다. 그런데도 연습하며 참 많은 눈물이 났다. 그게 이라는 작품이 가진 힘 같다.”며 윤공주의 말을 거들었다. 카이는 “처음 대본을 받고 양치성이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가 과연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얼마나 떳떳한 삶을 살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그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인간의 참된 모습을 거짓 없이 표현해 낼 것”이라고 진지한 각오를 밝혔다. 이와 함께 국립창극단의 이소연이 옥비 역을 맡아 판소리와 뮤지컬 넘버를 오가며 한민족의 소리를 표현하며, 이창희와 김병희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남자 차득보로 분할 예정이다. 조정래 작가는 공연을 앞두고 저마다 각별한 각오를 밝힌 배우들에게 “배역이 무엇이든 ‘당신들 하나 하나는 조선이다’라는 소설 속 대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7월16일부터 9월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6.11 / 조회 6,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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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뮤지컬로 7월 개막, 안재욱 · 서범석 등 출연
장장 12권에 달하는 조정래의 역사소설 이 뮤지컬로 태어난다. 신시컴퍼니 제작의 창작뮤지컬 이 오는 7월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소설 은 김제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일제 강점기, 해방의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내는 조선 민초들의 삶을 방대하게 그린 작품으로, 1990년 12월 한국일보에 연재되기 시작해 약 4년 8개월의 집필 기간 동안 2만장 분량으로 탈고된 대하소설이다. 약 3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뮤지컬 은 소설에 바탕을 두되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내용을 재편하여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정신, 인간의 삶을 투영할 것으로 알려진다. 연극 등의 각색, 연출을 비롯해 뮤지컬 윤색을 탁월하게 선보인 고선웅이 극작과 연출을 맡아 2시간 40분의 무대로 펼칠 예정이며, 등 다수의 뮤지컬, 국악 작품을 만들어 온 작곡가 김대성이 아리랑의 다양한 변주를 포함한 50여 곡의 넘버들을 맡았다. 이 밖에 무대 디자이너 박동우, 영국의 조명 디자이너 사이먼 코더, 영화 등을 맡았던 의상 디자이너 조상경 등의 제작진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진취적인 양반이자 독립운동가 송수익 역으로 등의 작품에 출연한 안재욱과 등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남긴 서범석을 만날 수 있다. 등에서 활약한 김우형과 의 주역으로 설 카이는 시대가 만든 악인 양치성 역을 맡아 악역 도전에 나서며, 거친 운명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살아내는 방수국 역으로 윤공주와 임혜영이 활약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의 대표 배우인 이소연은 우리 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하는 예인 차옥비 역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하며, 사랑 앞에 두려울 것이 없는 차득보 역은 에서 가이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창희와 다수의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져온 김병희가 번갈아 설 예정이다. 인고의 어머니상을 보여주는 감골댁 역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자 등의 무대를 펼쳐온 김성녀가 맡았다. 19인조 오케스트라가 공연 음악을 담당하며 무빙 LEC 스크린을 통한 영상 활용으로 역동적인 무대 구현을 꾀하고 있다. 뮤지컬 은 오는 7월 1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5.04.13 / 조회 8,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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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을 넘어선, 그들의 뜨거운 재회 <엠.버터플라이> 김광보 & 김영민
2012년 초연과 2014년 재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연극 가 1년 만에 다시 삼연으로 돌아온다. 뮤지컬이나 연극에서 재연은 종종 있었지만 삼연은 보기 드문 경우이다. 여기에 초·재연를 빛내준 모든 배우들이 총출동하기에 티켓 오픈 전 캐스팅 발표만으로도 큰 화제에 올랐다.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와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의 기묘하고도 충격적인 20여 년간의 관계를 담은 연극 의 총 지휘자 김광보 연출과 2년 만에 다시 르네 갈리마르 역으로 무대로 돌아오는 김영민을 만났다.‘부부는 닮는다’고 옛 어르신들은 말씀하신다. 여기 닮은꼴 관계를 하나 추가해본다. 연출가와 배우도 닮는다. 오랜 시간 무대에서 서로를 지켜보고 응원해왔기 때문일까?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그들은 마치 오래된 부부처럼 꼭 닮은 느낌이었다. 부부처럼 닮은 두 사람“모르셨어요? 연출님은 유명한 헤비스모커(골초)에요.”(웃음) (김영민) 그들을 만난 날, 사진 촬영을 앞두고 김광보 연출은 연신 손에서 담배를 놓지 않는다.“원래 한참 동안 금연하고 있었는데 이후로 계속 피게 됐네요. 그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원래 하기로 했던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개관이 지연되면서 극장을 부득이하게 바꿔야만 했어요. 머릿속은 하얘지고, 가슴속은 바짝바짝 타 들어가고, 이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지요.(웃음) 요즘처럼 공연을 앞두고는 더욱 자주 피게 되는 것 같아요." (김광보)웃음 가득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된 인터뷰. 웃을 때 반달이 되는 선한 눈매가 꼭 닮은 두 사람은 2005년 로 처음 만나 이후 2010년 , 2012년 그리고 오는 4월 삼연으로 무대에 서는 로 다시 만났다.“연출님을 만난 지 벌써 올해로 꼭 십 년이 됐어요.”(김영민)"십 년 전에는 제가 사실 좀 악동이어서 영민씨를 많이 괴롭혔어요. 지금도 기억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가 첫 공이 끝나고 축하 파티를 할 때, ‘너무 많이 괴롭혔구나’ 싶어서 스스로 민망한거에요. 그래서 파티에 참석 안하고 몰래 도망갔어요." (김광보)"연출님과의 작업이 항상 고마운 이유가 배우로서의 스팩트럼을 넓혀주셨어요. 농담삼아 "영민이가 찌질해"라고 말씀하시다가도 정말 그런 부분을 공연에서 표현해줄 수 있게 해주셨거든요.” (김영민)초연 당시 르네 갈리마르 역에 김영민을 대번에 떠올렸다는 김광보 연출은 "극 중 인물 갈리마르가 찌질한 인간이에요. 영민씨가 생긴 것은 동안이고 말끔하죠, 하지만 가끔씩 보면은 찌질한 모습이 보여요. (웃음) 대본을 읽자마자 영민씨 생각이 대번에 나더라고요. 때도 수명이라고 찌질한 역할을 참 잘 했고요. 영민씨가 표현하는 찌질함은 고급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차원이 다르죠. 잘생긴 배우가 찌질한 역을 할 때 거기서 오는 쾌감이 있는데 그래서 처음에 영민씨를 떠올렸어요."라고 캐스팅 비화를 설명한다. “우리는 원 팀”초·재연 배우들의 전원 캐스팅 비결을 묻자 "초·재연 멤버들 다같이 하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연극열전 허지혜 대표의 제안에 “같이 합시다”라고 대답한 것 밖에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김광보 연출은 재연도 잘 안 하는 편인데 는 삼연이니 특별할 수 밖에 없음을 고백한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영민씨의 합류 과정도 쉽지 않았어요. 여러가지 스케줄이 있었는데 고민하다가 를 선택한 것 같아요. 우리 배우들이 다들 의리가 있어요. 내 마음 속의 일 순위의 배우들이 지금 이 작품에 다 모여 있어요. 어떤 작품이든지 ‘같이 하고 싶다’라는 믿음이 가는 사람들이죠.”라며 배우에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작년 재연 때는 영화 작업 때문에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참여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많았어요. 이번에 삼연을 한다고 해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작년에 (이)승주와 (김)다현이 공연을 보러 갔는데 진중하고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무대에 있는 그들에게 엄청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죠." (김영민)2년 만에 무대이자, 초연과 재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 부담감이 있을 법 하지만 김영민의 대답은 기자의 예상을 뛰어 넘는다. "물론 오랜만에 서는 무대고 삼연이라 책임감과 부담감이 느껴지지만, 스스로는 '오랜만에 한다'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항상 여기(무대)에 마음이 있으니까요. 초연 때부터 워낙 치열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한 것이라 그것에만 충실하고 정직하게 임하면 관객들 역시 놓치지 않고 봐주실 거라고 믿어요.”라며 힘주어 말한다.한 달 후면 다시 관객 앞에 서게 될 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단도직입적으로 김광보 연출에게 묻자 “재연 때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달라진 건, 출연하는 배우들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오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초연 때 텍스트에 대한 분석이 심도 있게 이뤄져서 작품에 손 볼 일은 없을 것 같아요."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나 작품에 대한 해석은 초연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하지만 지금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초연과 재연을 할 때 비해서 배우들이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이라고 대답을 덧붙인 김광보 연출, 이에 김영민은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은 사실이죠. (웃음) 배우로서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시간이 더 흐른 만큼 자연스럽게 살아온 시간들이 작품과 인물에 투영이 되면 좋겠어요."라고 전한다. "다들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어요. 워낙에 서로가 친한 배우들이니까요. 우리 작품의 연습 분위기 중 하나의 흠이라고 한다면 너무 친한게 흠이죠."라고 김광보 연출이 운을 떼자 "그래서 다들 서로를 많이 배려해요."라며 김영민이 답한다. "연습 첫 날 배우들에게 우리는 ‘원 액터’가 아니고 ‘원 팀’이다. 팀을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만큼 우리 분위기가 좋아요. 배우들에게 제가 애교와 투정을 많이 부립니다. 그러지 않으면 배우들이 어떻게 편하게 연습을 하겠어요."라는 김광보 연출의 말에서 팀의 연습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초연과 재연을 뛰어넘는 판타지적인 무대원작이 가지고 있는 현실과 환상,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섬세한 텍스트는 ‘새장’이라는 무대로 형상되어 배우들의 세심한 연기와 함께 관객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초연에서는 새장 자체가 무대 안에 설치되었고, 재연 때는 극장의 조건이 달라져 새장이 들어오지 못했지만 대신 새장의 내부가 보여졌다. 이번 경우에는 어떨까? 김광보 연출은 "무대 디자이너에게 한 마디만 했어요. 초연과 재연에 비해서 더 월등하게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무대를 원한다고요. 지금 디자이너의 머리가 굉장히 아플거에요.”라며 웃는다. 또한 "의상도 많이 보충될 것 같아요. 삼연은 배우들만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고 무대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등 모든 사람이 부담스러워요. 워낙에 이 작품을 사랑해주신 사람들이 많으시니까요."라고 덧붙인다. 또한 무엇보다 이번 시즌은 초연과 재연 배우들이 함께 나오는 새로운 조합에 대한 기대도 크다. "동화씨랑 다현씨랑은 초연 때 해봤고, 성우씨랑은 이번에 새로 하고 있어요. 저도 그렇고 다른 배우들도 지금은 서서히 맞춰 가는 과정인데 서로의 호흡을 각자 존중해주고 기다려주고 있어요. 특히 이번 공연은 각 페어마다 좀 더 색다른 느낌이 나올 것 같아요. 귀여운 페어, 섹시한 페어 등 근래에 보기 드문 페어의 조합이 탄생하지 않을까요"라며 김영민 역시 배우들의 새로운 합으로 인해 생기는 에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나’이자 ‘당신’이자 ‘나’. 삼 년 만에 다시 대본을 읽어본 김영민은 “스스로 환상을 만들고, 스스로 그 환상에 파묻힌다는 것에 마음이 많이 와 닿았어요. 르네 입장에서 송은 전부라고 말할 수 있잖아요? 르네는 송의 실체를 알면서도 그것을 망각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죠. 사랑을 스스로 규정해버려요. 그런 지점들이 전 보다 더 마음이 가더라고요.”라고 이야기했다. “르네가 송에게 빠져 드는 것은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거에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 부분은 무척 중요하잖아요. 나와 같은 사람이며, 나와 비슷한 사람, 나이자 당신이기도 한, 내가 눈 앞에 있는 거죠.”라며 송에 대한 감정을 설명했다. 처음 희곡을 보고 전율이 일었다는 김광보 연출은 “우리는 보통 ‘부부는 닮는다’라고 하는데 그것은 나의 삶이 상대방한테 투영되고 상대방의 삶이 나한테 투영되면서 서로 비슷해지는 거거든요. 르네가 송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게 아마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그 전부터 르네한테는 환상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환상 속의 인물을 만나면서 자기 자신을 그 안에 투영시킨 것 같아요. 스스로를 거기에 묶어 버리고 죽을 때까지 그 환상을 깨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라며 이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환상’에 대해 조심스레 이야기한다. 공연을 보고 공부하는 관객들 김영민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사랑해주는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작품이 약간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지’, ‘저 사랑은, 저 죽음은, 저 애처로움은 뭐지’하는 호기심이 생기면서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일으키게 하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한다. 김광보 연출은 여기에 “관객들이 객석에 앉아서 공연을 보면서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인간, 인간의 내면을 들어다보고 있어요. 그 안에서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라고 하는 ‘사랑’의 한 형태가 보이고, 그것을 각기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요. 르네가 환상에 빠져 결국은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무한 공감과 애정을 보내준 관객들에 대해 감사를 전하는 김영민은 “이 작품은 준비하는 과정이나 무대에서 배우들이 힘이 엄청 드는데 그만큼 관객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초연 때 깜짝 놀랐던 게 공연을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는데 교보문고가 가깝잖아요. 교보문고에 있는 희곡집이 다 팔린 거에요. 그때 희곡집을 읽고 공부하고 사인 받으면서 질문하시는 관객들이 참 많았어요. 배우들이 무대에 서는 이유가 관객이 공연을 보고 나서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를 바라면서 하는 건데 그런 점에서 의 관객들은 최고에요.”라며 손을 치켜세운다.스스로 만들어 놓은 환상 깨기이번 삼연에서 중점적으로 봤으면 하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김광보 연출은 “초·재연을 거치면서 이 공연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이 공연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 배우들과 제작진의 이번 삼연에서의 가장 큰 숙제에요. 이번 공연에 대해서 관객들이 너그러우시면 좋겠어요.”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김영민은 “커튼콜 때 관객 분들이 박수를 아주 작게 쳐주셔도 관객들이 전달해주시는 그 느낌을 알기 때문에 힘이 나요. 힘들면서도 보람 있고 무엇인가를 가져 간다는 느낌을 고스란히 받게 되죠. 이번 무대에서도 그 에너지를 받고 싶어요.”라고 활짝 웃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스스로가 르네 갈리마르라고 농을 치는 김광보 연출은 “르네 갈리마르가 어떤 카테고리 속에 스스로 들어가 있는 것처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을 벗어나 싶고 여유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일 자체가 너무 즐거워요. 그렇기 때문에 나도 그렇고 영민씨도 젊게 사는 거거든요. 남들은 저보고 워커홀릭이라고 하는데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주어진 일들 하나하나가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에 그 자체를 즐기고 있어요.”라고 인사하며 서둘러 연습실로 향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3.16 / 조회 13,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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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오는 <엠. 버터플라이> 초·재연을 채웠던 배우들 전원 출연
2012년 초연 및 2014년 재연 당시 큰 인기를 얻은 연극 가 오는 4월 다시 무대에 오른다.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황의 대표작인 는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 전 프랑스 영사 버나드 부르시코의 실화를 모티브로 무대화 한 작품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해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와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의 기묘하고도 충격적인 20여 년간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총 지휘에 나서는 김광보 연출을 비롯하여 지난 두 번의 공연에 함께했던 배우 전원이 다시 출연하여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는 동시에 극한의 감정 변화까지 선보이는 르네 갈리마르 역에는 초연에서 활약한 김영민과 재연 당시 큰 사랑을 받은 이석준, 이승주를 다시 만날 수 있으며, 남성과 여성의 겉모습뿐 아니라 심리까지 완벽하게 넘나드는 송 릴링 역에는 초연부터 줄곧 자리를 지켜온 김다현과 초연과 재연에서 각각 열연을 펼친 바 있는 정동화와 전성우가 함께한다. 또한 손진환, 정수영, 유성주, 한동규, 빈혜경, 김보정, 이소희도 출연한다. 중극장 무대에서 다시 선보일 연극 는 2월 25일부터 온라인 티켓예매가 가능하며, 공연은 4월 1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하여 6월 7일까지 계속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연극열전 제공
2015.02.12 / 조회 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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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기울기가 우리와 닮았다, <사회의 기둥들>
지난 19일 개막한 연극 은 무엇보다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한 쪽으로 기우는 무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얀 액자처럼 꾸며진 이 무대는 마치 한 척의 배처럼 등장인물을 태운 채 위태롭게 기울어지고, 그 아찔한 기울기를 느끼지 못한 채 서있는 인물들은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그 위태로운 모습이 꼭 우리와 같기 때문이다. 은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이 1877년 발표한 희곡으로, 국내에서는 이번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고상한 명분 뒤에 이기심을 감춘 인간들의 본심을 낱낱이 드러내는 이 연극은 의 김광보 연출과 박지일, 정재은, 이석준 등 쟁쟁한 배우들의 참여 아래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노르웨이의 한 소도시, 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영사 베르니크(박지일)의 저택 거실에서 펼쳐진다.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베르니크는 높은 도덕성으로 ‘사회의 기둥’이라 불리지만, 사실은 공익을 가장한 철도사업을 벌여 자신의 재산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처남 요한(이석준)과 옛 연인 로나(우현주)가 갑작스레 미국에서 돌아오고, 궁지에 몰린 베로니크는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배에 요한을 태워 출항시키려 한다. 헨릭 입센이 130여년 전 쓴 이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닮아 있다. 저마다 양심을 가진 인간들이 어떻게 탐욕에 휩쓸려 자신을 잃게 되는지, 사회적 권위를 가진 자가 어떻게 제 욕심을 그럴듯한 가치로 포장해 타인의 삶을 지배하는지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 혹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극 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더해져 베르니크가 무리하게 배를 출항시키는 4막에 이르러서는 잔뜩 기울어진 무대를 바라보는 객석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게 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입센의 날카로운 통찰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배의 출항을 앞두고 갈팡질팡하며 무너져 내리는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은 선과 악을 오가는 인간의 나약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부인들에게 도덕적인 삶을 살라고 종용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아집으로 똘똘 뭉친 뢰를룬 역의 이승주는 틈틈이 웃음을 자아내며 극의 무게를 던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가 저마다의 목소리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 극의 4막은 관객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담고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결말이지만, 이 반전을 통해 입센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은 이달 말까지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11.25 / 조회 8,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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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한국 모습과 너무 닮아 놀라워” <사회의 기둥들> 낭독회 현장
"작품 속 이야기가 지금 한국 모습과 너무 똑같아서 놀랐었는데, 어떤 각색도 하지 않았다니 더 충격적이다." 낭독회 후 쏟아진 반응은 하나같았다. 이 작품이 무려 137년 전 노르웨이에서 쓰여졌다는 사실이 더욱 참가자들을 놀라게 만드는 듯 했다. 우리에게 등으로 유명한 작가 헨릭 입센의 또 다른 작품인 이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10월 18일, 40여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작품 낭독회를 가졌다. 노르웨이의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그곳의 영주이자 선박회사를 운명하며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사회의 기둥' 카르스텐 베르니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역민을 위한 여러가지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그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사건과 추악한 비밀, 그리고 그를 둘러싼 많은 '정직한'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이 묘미인 작품이다. 총 4막으로 이뤄진 작품 중 이날 낭독회에서는 사건과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결말을 맞게 되는지 핵심 열쇠가 담긴 마지막 장을 제외하고, 1막부터 3막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은 박지일이, 그의 아내 베티 베르니크 역은 정재은이 맡았으며 이미 한차례 화제를 일으켰던 화려한 캐스팅의 주인공들인 이석준, 우현주, 정수영, 김주완, 유연수, 이승주 등의 배우들이 의 생생한 캐릭터들로 변신하여 치열한 낭독을 펼쳤다.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던 낭독회는 탄탄하고 견고한 대사와 별다른 동작과 이동 없이도 인물과 장면을 실감나게 구현했던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워져 한시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낭독 모습을 내내 서서 지켜봤던 김광보 연출은 "무엇보다 관객들의 의견이 궁금하고 오늘의 의견을 통해 앞으로 작품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고민을 더할 것"이라며 여느 본 공연 때보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사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가장 먼저 객석에서 나온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였다. 김광보 연출의 작품을 열심히 찾아 본다는 한 관객은 "사회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면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더불어 세월호 사건도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번역과 드라마투르기를 맡은 김미혜의 제안으로 지난해 11월 작품 제목을 처음 들었다는 김광보 연출은, 올 3월 말 대본을 받았다고 한다. 대사에 매끄러움을 더하고자 윤색 작업은 거쳤지만, 작품의 소재나 흐름에 변화를 주는 각색 작업은 조금도 없었다는 연출의 설명에 객석 반응은 더욱 커졌다. "작품은 당시 시대 상황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이 작품을 만난 것은 내게도 참 운이 좋은 일"이라는 것이 김광보 연출의 소감이다. 남편의 도덕적 명성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는 베티 베르니크,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불쑥 돌아온 요한 퇴네센, 죄의식에 사로잡혀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며 지냈던 마르타 베르니크 등 캐릭터들에 대한 많은 질문들도 쏟아져 나왔지만, "4막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는 답변이 가장 빈번히 등장해 배우들과 객석 사이에 시종일관 웃음이 터져 나오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공연을 연습하며 평화, 자유의지, 정의, 이런 단어들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은 "위선과 거짓, 가식들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기도, 또 그런 사람들을 조롱하는 재미로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을 이야기했다. 등 자주 한국 무대에 섰던 입센의 여느 작품들과는 달리 은 이번이 한국 초연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등 올해에도 탄탄한 무대를 선보였던 김광보 연출의 은 오는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4막까지 다 지켜볼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4.10.20 / 조회 8,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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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 신작 <사회의 기둥들> 박지일, 이석준, 이승주 등 캐스팅 발표
올 11월 막을 올릴 LG아트센터 제작 연극 의 출연 배우들이 확정되었다. 은 등 올해에도 역시 큰 화제를 모은 무대들을 이끈 김광보 연출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등을 쓴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의 1877년 작이다. 노르웨이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은, 높은 도덕성으로 시민들에게 '사회의 기둥'과 같은 존재로 칭송 받는 시의 영주 카르스텐 베르니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선박회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그는 도시 개발을 통한 이익을 개인의 것으로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누명을 쓰고 떠났던 처남 요한과 옛 연인 로라가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추악한 비밀이 밝혀질 위험에 처하게 되고, 베르니크는 이를 막기 위해 무리한 일들을 벌인다.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은 박지일이, 그의 아내 베티 역은 정재은이 맡으며, 누이동생 마르타 역에는 정수영이, 베티의 남동생 요한 퇴네센 역에는 이석준이 낙점되었다. 또한 우현주, 김주완, 이승주, 손진환, 유연수 등 그간 탄탄한 무대를 만들어 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약 140년 전 작품이지만 현 사회의 실상을 매우 적나라하게 비춰내어 매우 시의적인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은 오는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08.29 / 조회 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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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악인, 두 모습의 맥베스가 너무나 매력적' <맥베스> 박해수
"이 계단이야말로 걸려 넘어지든가, 아니면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구나!" 이것은 자신의 야망을 온 몸에 일깨운 맥베스의 대사이며, 동시에 를 만난 맥베스, 박해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간 등 묵직한 작품에서 선 굵은, 강인하고도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그이지만 나름의 슬럼프를 지나 배우로서의 진일보에 목마름을 깊게 느끼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를 만난 지금 박해수는 기쁘고 가슴이 벅차며 다시 한번 단단한 마음을 먹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잘 해내고 싶고, 또 잘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 있는 이 배우의 믿음이 의 무대를 견고히 채우고 있다. 시적인 대사,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처절하게 드러내는 극한의 이야기로 셰익스피어 비극 중에서도 압권으로 꼽히는 연극 가 오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맥베스,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만세!" 비극의 출구를 단숨에 열어버린 세 마녀들의 이 한마디에 자신의 야망을 일깨우고 거기에 맞춰 충실히 질주한 인간. 하지만 끝내 신 아래 미약한 존재로 스스로 괴로워하며 피를 부르고 피로써 생을 마감한 맥베스의 모습은 지금도 인간들의 우매함이 어느 정도인지 낱낱이 일깨워주고 있다. 고전이지만 현재에 더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는 작품이 임을 박해수 역시 강하게 인정하고 있었다.왜 맥베스 역할에 캐스팅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도 그 점이 의아하고 궁금했다. 주변에서 말씀하시길 근래 젊은이들한테서 나오기 어려운 외모와 클래식함이 (나에게) 있다고도 하시는데 그래서 캐스팅해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습하면서 이병훈 연출님 스타일을 보니, 연습에 잘 따라올 수 있고 심성이 착한 사람들을 뽑으신 것 같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함께 수업하며 선생님이 꾸려놓으신 좋은 스타일을 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신 것도 같다. '제 나이 답지 않아 보인다'는 이야기와 실제 나이의 박해수 사이에 간극은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표현할 때 이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물론 간극이 있었다. 그간 맡아왔던 배역의 나이만큼 실제로 살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또래들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주변 남자 친구들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현실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이 많은 것 같은데, 난 작품에 대한 생각, 작품 속 삶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크게 간극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같다. 남자들이 자동차나 전자 기계 등에 대한 욕심들이 많은 반면에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욕심은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것이다. '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러한 영향도 있었던 것 같은데, 과거 했던 작품들이 대부분 고전이었고 현대극은 적었다. 고전, 비극이 힘들어도 더 좋고 재미있게 했던 것 같고, 일반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도 같다. 이런 부분들에 관심을 좀 둬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대극도 분명히 내게 필요한 부분이다. 맥베스는 어떤 인물일까. 맥베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욕심을 가졌다가 다시 나락까지 떨어지는 상황 속에 몰리기도 한다. 정말 다이내믹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남자배우라면 꼭 해보고 싶을 역할이다. 연습하면서 셰익스피어는 정말 천재라는 걸 느낀 게, 맥베스라는 살인자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또 악인으로도 만든다. 시인과 같이 아름다운 말들을 구사하지만 악을 품고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이기도 한 맥베스, 그 두 가지 모습으로 인물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다. 연습 과정을 이야기 할 때, '무척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습하기 전보다 연습하면서 감동이 더 컸다. 좋은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작품이라는 건, 이렇게까지 정말 재미있는 배역이라는 건 몰랐다. 연습을 통해서 깨닫고 느끼는 게 많아졌다. 보이스 코칭, 신체 트레이닝, 움직임 등 최고의 선생님들이 수업을 탁탁탁 진행하셨는데 연출선생님들을 비롯해 한 작품을 가지고 트레이닝하는 그러한 과정들이 너무나 행복했고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들이 변화하니 그것 또한 너무나 감사한 거다. 이병훈 연출이 박해수를 두고 "연극배우의 이상형을 갖고 있었고 그게 어떤 계기를 통해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가 그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연습하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걸 하나 얻었다. 원래 스스로 가지고 있던 대사 조도 있었고 연기 패턴이라는 게 있었는데 (연습) 초반에 많이 깨졌다. 완전히 박살이 난 후에 (웃음) 새 벽돌을 하나씩 쌓았다. 어떻게 캐릭터와 작품에 접근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방법을 연출님이 많이 제시해 주셨는데, 이를테면 예전엔 배역과 내가 맞닿는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찾았다면, 선생님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다른 방법을 찾게 해 주신다. 그간 아예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혼용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연습부터 지금까지 연출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만 가지고 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지금까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 왔다. 배역이 아닌 작품에 대해 연출이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게 굉장히 뇌리에 꽂혀있다. 어리석은 욕망 때문에 일은 점점 더 커지고 아내와 사이는 소원해지며, 제일 친한 친구는 죽여야 되고 다른 가족들을 파탄시키기까지 한다. 단순히 누군가를 죽이면 모든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일이 시작되는 상황, 현명하지 않은 고민들, 결국 쓸쓸히 혼자 남아서 인생이 정말 허무한 것을 깨닫는 모습,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이번 작품에 담겨 있다. 연출님은 이 모든 걸 인간 이야기로만 풀기에 한계가 있다고 하셨고, 그래서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들과 결핍, 욕망들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하신다.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맥베스의 욕망을 이끌어 낸 결핍은 무엇일까.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아닐까. 마녀들이 "넌 왕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할 때 '에이,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마녀의 예언대로 코우더 영주가 되고 나니 '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말콤(전 왕의 아들)이 후계자가 됐다고 하니 숨겨졌던 욕망이 구토처럼 쑥 나오는 거다. 맥베스 입장에선 자신이 왕으로서 대우받아야 함이 마땅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자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런 것 같다. 예전엔 좀 겸손한 척 했는데 (웃음) 나도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내 욕심이 과하다고 느꼈을 때, 그래서 내가 너무 싫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 때가 서른 살이 됐을 무렵인데, 작품이나 배우로서가 아니라 주변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일의 폭도 커지고 친구들 사이에 간극도 생겼다. 당시 자괴감과 자책감에 빠져 집 밖에 한 달 동안 안 나왔었다.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인데 당시엔 반 우울증 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이 계속 집에 찾아와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먹이고. (웃음) 돌이켜보면 그래도 잘 넘긴 것 같다. 지금은 무언가 다시 할 수 있고, 해 보고 싶은 또 다른 욕심의 시작 단계인 것 같다. 맥베스 아내 역의 김소희는 대 선배이자 학창시절 선생님이기도 했다. 항상 바라만 봤고 동경하는 배우이자 선생님이셨다.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면 부인으로 (내 안에) 싹 들어오신다. 눈높이를 낮추면서 싹 들어오는 느낌, 정말 신기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선생님이 작품을 준비하고 접근하는 면, 인간적인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다. '레이디 맥베스'를 타이틀로 내세운 작품이 많이 존재할 만큼 맥베스 부인 역시 강렬한 캐릭터이다. 내가 느끼기에 소희 선생님은 이 작품에서 '레이디 맥베스'가 되길 원하지 않으시고 정말 맥베스의 부인, 그 자체로 섬세하게 작품과 내 안에 들어오신다. 그렇게 나오는 '진짜 레이디 맥베스'의 모습을 정말 느끼고 그래서 더욱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정말 좋은 배우가 되어서 후배와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는 눈빛으로 봐 줘야 그 배우의 기운이 싹 올라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소녀 같으시다.부담감이 크겠다. 부담 많이 된다.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보여 줘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관객들도 자신들의 생각으로 칭찬도, 비판도 할 수 있는데 그것과 별개로 이 작품에서 하고 싶은 한 가지, 연출님의 말씀에 따라 변화되는 나를 경험하고 싶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맥베스를 무대 위에서 정확하게 하기만 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내 역량 이상으로 큰 시너지를 내 주시는 분들, 좋은 선배님들이 너무 많아서 눈빛만 줘도 그냥 딱! 온다. (웃음) 비극의 주인공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다 옆에서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것만 온전히 받으면 되는 거다. 그 욕심이 강해져서 부담이 되지 않기를 스스로 바라고 있다. "맬콤이 왕이 돼? 이거야말로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라는 대사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는 내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뛰어넘어야 할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배님들이 넘어가라고 많이 밀어주고 계신다. (웃음) MBC 드라마 , 최근 드라마스페셜 등에 출연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영화 등 다른 장르로 영역을 넓혀도 좋겠다. 그렇게 하고 싶다. 차근차근 하나씩 정말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다른 분야의 맛, 분위기를 알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영화를 하시는 분들은 연극과 같은 연습 과정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실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어떤 상황,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배역을 연구할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조연, 단역으로 영화 두 편에 들어가서 해 봤더니 뭔가 조금 알겠더라. 연기하기 좋은 상태로 자신과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시는데, 박해수라는 배우가 한 역할에 접근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쓸지 궁금하다. 배역에 더욱 가깝게, 완벽하게 접근해 나가는 걸 경험해 보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04 / 조회 1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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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비극의 진수, 연극 ‘맥베스’
2014 국립극단 봄마당의 첫 작품인 연극 ‘맥베스’가 3월 8일부터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시적 리듬이 빼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원작의 강렬함은 이병훈 연출가와 신선희 무대미술가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깊어진다. 이병훈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하며 현대인의 욕망과 무의식을 투영해 연극 ‘맥베스’의 현대성을 극대화 시킨다. 신선희 무대미술가가 이를 도와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무대로 이끌어낸다. 주역인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역은 박해수와 김소희가 각각 맡는다. 박해수는 연극 ‘갈매기’, 뮤지컬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한 실력파다.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과 제4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간 심연의 깊은 고뇌와 절망에 찬 ‘맥베스’를 강렬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김소희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고곤의 선물’ 등 다수의 작품에서 경력을 쌓은 탄탄한 배우다. 지난해까지 세 차례의 동아연극상(2006년 신인연기상·2009년 여자연기상·2013년 여자연기상)을 석권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훌륭한 무대언어로 위태로운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들을 비롯해 총 20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국립극단
2014.02.07 / 조회 8,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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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낭만음악극 ‘십이야’ 만나보세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는 음악극 ‘십이야’가 강동아트센터의 무대에 다시 오른다. 음악극 ‘십이야’는 지난해 강동아트센터의 개관 기념작으로 무대에 올랐다.‘십이야’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곡이다. 이번 공연은 4백 년이 지난 희극을 세련된 로맨틱코미디로 풀어낸다. 작품은 라이브 음악극으로 펼쳐진다. 타악기와 피아노, 플롯 등으로 구성된 라이브 연주와 노래가 더해져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음악극 ‘십이야’는 지중해에 위치한 가상의 섬 일리리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쌍둥이 남매 바이올라와 세바스찬은 섬에서 난파당해 서로 헤어지게 된다. 바이올라는 길을 헤매다 영주 오시노 공작을 만난다. 남자 옷을 입은 바이올라를 오해한 오시노 공작은 그녀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올리비아에게 마음을 전하는 전령사 역을 맡긴다. 바이올라는 그 과정에서 오시노 공작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남장한 바이올라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작품은 얽히고설킨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재치 넘치게 풀어내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김관은 “연극 ‘십이야’는 사랑에 대한 감각적인 인식과 착오가 일으키는 사랑의 변주곡이라 정의한다. 현재 셰익스피어가 살아있다면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작품이다”고 전했다.음악극 ‘십이야’는 12월 6일(목)부터 12월 30일(일)까지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김동순, 위훈, 김구경, 한동규, 민대식, 유정민, 홍륜희, 김기범, 김희원 등이 출연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0.29 / 조회 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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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국서 연출이 돌아왔다, 연극 ‘햄릿6-삼양동 국화 옆에서’
22년 만에 돌아온 한국현대 연극의 문제작 기국서 연출가의 햄릿 시리즈 연극 ‘햄릿6-삼양동 국화 옆에서’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남산예술센터가 선보이는 2012 시즌 마지막 공연이다. 작품은 1981년 ‘기국서의 햄릿’으로 시작해 1990년 ‘햄릿5’까지 9년간 다섯 편의 ‘햄릿시리즈’로 무대에 올랐다.기국서 연출은 오랫동안 연극계를 떠나있었다. 그는 최근 영화 ‘도둑들’에서 홍콩 조직의 보스 ‘웨이홍’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76년 극단 76을 창단한 뒤 ‘햄릿 시리즈’로 한국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연극 ‘햄릿6-삼양동 국화 옆에서’는 극단 76의 김낙형 연출과 2006년 ‘룸엔트로피’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안재승이 각색으로 참여한다. 2012년 대한민국 정치사회모순을 직시해 더욱 날 선 무대를 선보인다.연극 ‘햄릿6-삼양동 국화 옆에서’에 등장하는 햄릿은 독특하다. 작품 속 햄릿은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노조탄압작전에 물고문을 받고 죽어 정신분열이 된 원혼이다. 극중 등장하는 망령들은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 성폭행 피해자들, 쌍용자동차 파업의 자살자다. 오필리어는 햄릿을 위해 몸을 파는 여인으로, 햄릿의 친구 호레이쇼는 연극 연출가로 등장한다. 무대에는 연극 ‘뻘’, ‘목란언니’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윤상화와 연극 ‘됴화만발’의 안창환이 햄릿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연극 ‘햄릿6-삼양동 국화 옆에서’는 11월 6일(화)부터 11월 25일(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0.22 / 조회 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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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M. Butterfly’ 김광보 연출가 인터뷰①
최근 연출가 김광보는 스스로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다”고 말할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작년까지 부산시립극단의 예술감독으로 재임하며 다양한 작품에 참여해 왔다. 임기가 끝날 무렵 그는 미친 듯이 무엇인가에 매진하고 싶다는 생각에 매료됐다. 때마침 운명처럼 만만치 않은 작품들이 김광보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연이어 맡게 된 엄청난 에너지의 작품들에 대해 “어차피 운명이고, 쉬운 작품은 없더라”고 말했다. 그의 ‘말도 안 되는 행보’의 시발점인 연극 ‘M. Butterfly’(이하 엠나비)에 대해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연극 ‘M. Butterfly’(이하 엠나비)를 비롯해 연극 ‘네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등 만만치 않은 작품을 연달아 맡으셨어요.작년 11월 말까지 만 2년간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었습니다. 임기를 마치면서 어렸던 시절처럼 ‘미친 듯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우연하게 작년 연말부터 올 초반까지 만만찮은 작품들이 저에게 들어왔습니다. 어떤 작품을 하던 어려운 것이니 이왕이면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전력투구할 수 있는 작품을 하는 게 좋지 않겠나 했습니다. 그 시작이 연극 ‘엠나비’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초반에 너무 힘을 뺐어요.(웃음) - 이제야 막 전력투구를 하겠다고 하셨는데.(웃음)그러니까요.(웃음) 지금은 고연옥 작가와 함께하는 40분짜리 낭독공연 ‘내 이름은 강’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6월 24일부터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연극 ‘네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공연합니다. 이후에는 극단 ‘청우’ 작품을 해요.(그는 극단 ‘청우’의 대표다.) 올 초 극단에서 워크숍을 했던 작품인데 반응이 좋았어요. 한국적 각색을 거쳐 ‘12명의 좋은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공연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있으세요?제가 미쳤습니다.(웃음) 9월에 극단 ‘청우’ 작품을 또 해요. 문화재단 지원금을 받은 작품 중에 ‘그게 아닌데’라는 작품이 있어요. 올해 1월 초에 창작희곡 페스티벌에서 당선된 작품입니다. 낭독공연을 했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단막으로 올랐던 공연을 제가 작가에게 장막으로 한 번 써보지 않겠냐고 말했어요. 9월에 정보소극장에서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11월에 하는 ‘드라마틱 칸타타 김구’라는 작품도 제가 정말 재미있어서 하겠다고 했어요. 작곡가가 강준일 선생님이세요. 강준일 선생님의 음악을 들어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평소에 생각해 온 ‘음악극의 결정체’라고나 할까요. 이 작품은 제작 여건이 너무나도 열악합니다.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무조건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제가 좀 돈이 안 됩니다.(웃음)-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으세요?지금 체력적으로 힘든 건 고비를 지났고요. 장인 기질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광보가 왜 저렇게 다작을 하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비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쉰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은 에너지가 있는 거겠죠. 그래도 작품 짤 때 겹치게 하지는 않습니다.(웃음) - 연극 ‘엠나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연습현장에서 ‘극이 어려워서 관객이 어려워하지 않을까’하고 말씀하셨어요. 막상 공연을 보니 잘 정리가 돼서 생각보다 안 어렵더라고요.(웃음)서울에서 연출 데뷔한 지 딱 만 18년째입니다. 18년 역사상 어려움이 있었던 작품이 딱 두 편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가 ‘브레히트’의 작품이었습니다. ‘와, 이 작가 미치겠구나, 내가 감당이 안 되는구나’ 했었어요. ‘브레히트’는 연극사의 한 부분을 완성한 사람이잖습니까. 그 공력에 밀리더라고요. 두 번째가 연극 ‘엠나비’입니다. 형상화하기가 너무 어려운 작품이었습니다. 무대디자인을 5번이나 퇴짜 놨어요. 여섯 번째 무대디자인이 딱 도착했을 때는 거의 공연 초읽기에 몰려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줄타기를 했죠. 무대를 형상화 시켜줄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다면 무대에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무대 디자이너가 자신의 디자인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 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은데 결국 해냈어요.이 무대도 조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제가 조명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작품 할 때 조명 디자이너에게 잘 못 맡깁니다. 소극장은 웬만하면 제가 하고요. 이번에 같이 하게 된 최형오 디자이너는 조명을 잘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무대에 통합과 분할의 개념이 있다면, 조명도 통합과 분할이 가능해야 하거든요. 조명이 최고예요. 조명이 공간을 분할해 준 것이죠.- 연극 ‘엠나비’에 대한 소개를 해주신다면?연극 ‘엠나비’에 대한 ‘진실과 오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오해는 초연입니다. 이 작품이 90년대 초 한국에서 초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작품이 동성애에 초점이 많이 갔던 것 같아요. 90년 초에 대학로의 야한 연극이라는 오해를 받았죠.오해 두 번째는 영화 ‘M. Butterfly’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함께 ‘제레미 아이언스’의 깊은 눈을 기억합니다. ‘제레미 아이언스’의 쓸쓸한 눈은 클로즈업이라는 영화적 특성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문제는 영화와 연극 매체의 차별성을 두지 않는 일부 관극 태도입니다.영화와 연극은 다릅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크래쉬’, ‘폭력의 역사’ 등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든 사람입니다. 하지만 영화 ‘M. Butterfly’는 감독의 작품 중 실패한 영화로 꼽히는 작품이지요. 우리는 왜 실패한 영화를 두고 호의적일까 생각했을 때 가장 큰 이유는 ‘제레미 아이언스’이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송 역할을 맡은 ‘존 론’은 어떻게 보셨어요?영화사에서 이 영화의 ‘존 론’을 평가할 때 ‘막대기 같은 여자’라는 평가를 했었습니다. 그만큼 존 론에게도 아쉬운 작품이지요. 우리 작품에서 (김)다현이는 그나마 여자 같고, (정)동화는 여자 같지 않습니다. 르네가 송에게 빠진 건 여성스러워서가 아닙니다. 연극에는 영화에서 삭제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르네가 자신의 전사(前事)를 이야기하는 장면인데요. 르네는 아주 소극적이고, 고등학교 때 섹스 한 번 겨우 해본 별 볼 일 없는 인간입니다. 환상만 잔뜩 가지고 있는 거죠. 르네는 ‘마담 버터플라이’ 공연을 봤을 때 이미 송에게 완전히 반한 겁니다.(웃음) 이상형이라고 할까요. 환상 속에 그리던 사람을 현실에서 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 조금 전 르네는 송이 ‘여성스럽기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르네가 여성스럽지 않은 송에게 빠진다는 것은 르네가 남성스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송은 여성으로 꾸미고 있지만 남성적인 모습이 존재합니다. 저희끼리는 중성적이라고 말하는데요. 르네는 송을 통해 자신의 남성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 바꿔 말하면 동질감을 느끼며 ‘거울 보기’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송에게 빠져 드는 거죠.(②에서 계속)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21 / 조회 1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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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utterfly> 환상을 놓지 못한 남자, 그 파멸에 대해
가슴 속 깊이 묻어 두었던 욕망이 어느 날 갑자기 충족된다면, 그리고 나만 눈감으며 유지 된다면, 이를 외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설령 그것이 환상에 불과하더라도.
는 한 남자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서양 남자가 사랑에 빠진 동양 여자가 실은 남성에, 스파이였다는 이 충격적인 이야기 속엔 자신의 욕망을 차마 놓지 못해, 결국 파멸하는 한 인간의 서글픈 모습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거대한 새장을 연상케 하는 무대 한 쪽, 한 평짜리 감옥에 갇힌 르네(김영민)는 자신과 자신을 지배한 여인, 송 릴링(김다현, 정동화)과의 만남을 재연한다. 스스로를 조롱하고 낄낄거리며 처음 소개하는 이야기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동양여자에 대한 서양남자들의 환상을 그려놓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작품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건 의미심장하다.
르네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배우 송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매료된다. 그리고 그녀가 서양남자인 자신을 두려워할 수 있단 사실에 호기심을 넘어선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나비부인’의 해군장교 핑커턴처럼, 그녀를 박제한 나비 같이 새장에 가둬둘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하고 결국 “그녀가 박제 나비처럼 자신의 바늘로 몸을 돌렸다”고 믿었을 때 승리감에 도취된다. 송의 실체와 그리고 그 끝엔 파멸이 있다는 걸, 그가 모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영화와는 다른 반전일지라도 그는 사랑이라 믿는 욕망을 끝내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는 동명영화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잘 알려졌지만, 이 작품은 희곡이 먼저였다. 영화 속 제레미 아이언스(르네 갈리마르 역) 같이 멀끔하고 의젓한(?) 프랑스 영사를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연극 속 르네는 어릴 때 따돌림을 당하고, 잘 노는 친구 뒤에서나 존재하는,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다. 출세를 위해 연상의 여자와 결혼한 속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경험이 없어서” 몸을 보여주지 않는 송은 신비롭고 우아한데다 동양의 순종을 가진 절대적인 ‘여성’이다. 송이 그에게 환상으로 존재가 확고해 지면서 관계는 역전되기 시작한다. 누가 누구의 나비이고, 누가 누구를 가두어 놓았는지 확연히 드러나면서 충격적인 결말로 달려나간다.
이 작품엔 남자와 여자, 이성애와 동성애, 동양과 서양, 제국주의와 공산주의 등 여러 상반된 개념들이 쉴 새 없이 오가며 ‘편견’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가장 깊숙이 자리잡은 건 르네의 욕망이다. 인생을 건 욕망이 불꽃처럼 타다 흩어졌을 때, 파멸을 맞는 나약한 한 남자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기에 배우들의 심리묘사와 호흡은 이 작품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이었을 것이다. 작품의 해설자이자 주인공으로 극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르네 갈리마르’를 연기하는 배우 김영민은 베테랑 배우답게 찌질하면서도, 한 없이 욕망에 순수한 르네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여장과 남장을 오가는 송 릴링 역의 김다현, 정동화의 열연도 흥미롭다. 더블 캐스팅의 묘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역할을 ‘두 배우답게’ 소화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다라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떤 이에겐 세상의 갖은 편견으로, 어떤 이에겐 서글픈 사랑으로, 어떤 이에겐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으로 다가갈테니 말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ek.com)
2012.05.07 / 조회 12,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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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연극 ‘M. Butterfly’, 왜곡된 환상과 현실 속 진실은?
연극 ‘M. Butterfly’(이하 엠나비)는 중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헨리 황’이 쓴 동명의 희곡이 원작이다. 희곡은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잡힌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데이비드 헨리 황’은 이 작품으로 토니어워즈, 드라마데스크어워즈 등에서 수상했다.이번 공연은 극단 청우의 대표 김광보가 연출을 맡았다. 김광보는 이번 작품을 연출하게 된 것에 대해 “연극 ‘엠나비’는 내가 선택한 작품이 아니라 내가 선택당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양식적 측면과 작품의 깊이, 성향 등이 정말 잘 맞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새벽에 몹시 흥분했었다. 기막힌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국가 비밀 유출을 이유로 감옥에 갇힌 ‘르네 갈리마르’(이하 르네). 그는 감옥 내에서 오페라 ‘나비부인’을 공연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기묘한 사건 속으로 관객을 불러들인다. ? ‘르네’는 외교관 자격으로 중국에서 지낸다. 우연히 본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마담 버터플라이’를 연기하고 있는 ‘송 릴링’(이하 송)을 발견한다. 그는 한순간 그녀에게 빠져든다. ‘송’은 제대로 된 오페라를 만나고 싶다면 중국 오페라를 만나러 오라고 권한다. ?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르네’는 ‘송’의 권유대로 경극을 보러 찾아간다. 그는 강인하면서도 순종적인 여성 ‘송’에게 매료된다. ? 몇 번의 만남 뒤 서서히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사람. ? ‘송’을 만난 뒤 남자로서의 힘과 활력을 얻게 된 ‘르네’. 정력적으로 일한 ‘르네’는 부영사로 승진한다. ‘르네’는 당장 ‘송’을 찾아간다. 자신에게 매몰차게 대했던 ‘르네’에게 ‘송’은 차갑게 대한다. 두 사람은 이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 ‘르네’와 ‘송’의 관계는 점점 깊어져만 가는데….연극 ‘엠나비’는 동양과 서양, 환상과 현실, 공산주의와 제국주의 등 대비되는 구조를 통해 서양이 동양에 대해 가진 편견을 드러낸다. 왜곡된 환상과 사랑에 빠진 남자 ‘르네 갈리마르’는 김영민이, 매혹적인 여성성을 연기할 ‘송 릴링’ 역에는 김다현과 정동화가 출연한다. 작품은 5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30 / 조회 1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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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utterfly> 왜곡된 사랑 한복판에 선 두 남자
의 두 번째 무대 (김광보 연출)가 프레스 콜을 갖고 1막을 선보였다. 1막은 평범하다 못해 소심한 프랑스 남자 ‘르네 갈리마르’가 순종적인 동양 경극 배우 ‘송 릴링’을 만나 빠져드는 모습이 과거와 현재, 환상을 오가며 펼쳐진다. 새장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무대 한 쪽, 감옥에 갇힌 르네 갈리마르가 자신의 기막힌 사연을 자조하듯 재연하는 과정은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을 오가며 진행된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연기하는 경극배우 송릴링을 만나 신비한 그녀에게 성적인 우위를 느끼는 남자, 르네 갈리마르 역은 배우 김영민이 활약한다. 그는 연극의 해설자이자 주인공으로 극의 안팍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우아한 동양여성으로 분했지만 사실 남성인 송 릴링 역은 김다현과 정동화가 번갈아 무대에 선다. 김다현이 목소리와 외모로 여성스러운 송을 연기한다면, 정동화는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 송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남성의 욕망을 꿰뚫고 순종적인 여자로 르네를 조종하는 여장남자의 매력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두 배우는 노선을 같이 한다. 왼쪽부터 정동화, 김광보 연출, 김영민, 김다현 전출연진김광보 연출은 “르네는 송의 묘한 중성적인 매력에 매혹돼, 거울을 보는 듯한 감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두 배우가 나타내는 송은 차이점은 있지만 그 속은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공연의 문구가 ‘나를 속인 건 나의 욕망’이듯, 환상적인 여자를 만나 환상을 쟁취하려고 하지만 결국 송이 르네를 쟁취하고 조종하는 걸 보여준다”며 “영화와는 상당히 많이 다르고, 1막의 대부분은 영화에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르네를 열연하는 김영민은 “이 작품은 남자배우라면 욕심이 날만한 작품”이라며 “감정의 폭이 크고 경쾌함과 무거움도 있는데다 해설자의 입장이라 어렵지만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다현은 “헤드윅에서 여장을 해봤지만 두 캐릭터의 차이는 크다”며 “헤드윅은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지만 송은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우아함과 섬세함을 가지고 있어야 해서 몸짓 하나 하나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정동화는 “처음엔 여장을 하면 예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서 포스터 촬영 날 나도 많이 놀랐고 불안감이 엄습했다(일동 웃음)”며 “섬세함과 우아함을 가진 여인이어야 하는데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 걱정했지만 의상, 움직임 등 여성적인 면을 공부해서 최대한 환상적인 여인으로 변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는 프랑스 외교관과 중국 경국 배우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탄생한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황의 대표작. 1988년 워싱턴 초연 이후 뉴욕 유진 오닐 씨어터에서 777회 연속 상연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토니 어워즈 최고 작품상 등을 수상하면 작품성으로도 인정받았다. 1993년엔 제레미 아이언스와 존론 주연의 영화로 제작돼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는 오는 5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감옥에 있는 르네(김영민)"전 유명인사입니다. 모두들 제 이야기를 하죠" "나비부인은 동양여성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희생을 그리고 있죠"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주인공 '송릴링'(정동화) 강렬한 첫 만남 송의 순종성에 푹 빠지는 르네 "전 처음이에요" 송릴링(김다현)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4.27 / 조회 18,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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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utterfly> 두 남자의 충격적인 사랑, 김영민, 정동화
1986년, 전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라는 남자가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다. 그가 사랑한 중국 경극 여배우가 실은 중국의 스파이인데다가 사실은 남자였다는, 기묘하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뉴욕타임즈에 보도된 두 단락 짜리 기사를 접한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황은 이 사건을 바탕으로 (엠.버터플라이)를 발표했다. 수년 간 사랑한 여성이 스파이에 남성이었다는 자극적인 이 이야기 속엔 서양의 아시아에 대한 뿌리깊은 오리엔탈리즘, 여성성과 남성성, 이성애와 동성애, 현실과 환상이라는 편견과 이분법 양파처럼 겹겹이 싸여있다. 쉬이 접근하기 어려운 이 복잡미묘한 사랑 한 복판에, 배우 김영민과 정동화가 섰다. 세상 많은 관계 중 하나에 대해 “헤어샵에서 미용사분이 저에게 ‘정말 저 분이 형이세요?’ 묻더라고요.” 막강 동안 김영민 덕분에 겪은 정동화의 미용실 굴욕(?)담에 스튜디오에 한바탕 폭소가 퍼졌다. 사진 촬영 중에도 유쾌한 말로 분위기를 띄우는 정동화와 부드럽게 주위를 아우르는 김영민의 조화는 꽤 잘 어우러진다. 이들이 에서 기묘한 사랑에 빠진다. 여장남자에게 이끌려 파멸을 맞은 ‘르네 갈리마르’(김영민)와 남자이지만 여자로서 르네 앞에 선 ‘송 릴링(정동화)’으로. “난 한 남자가 창조해낸 여자를 사랑한 남자일 뿐”이라고 자조하지만 끝까지 자기 환상에 머문 프랑스 남자 ‘르네 갈리마르’ 역을 찾을 때 김광보 연출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는 김영민이었다. 이후 2년 만에 오르는 무대. 40회가 넘는 공연을 혼자 소화해야 하지만 베테랑 배우답게 단단하게 르네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연출님에 대한 믿음 때문에 출연 결정하는데 고민은 없었어요. 무슨 작업을 하든 집요하게 탐구해서 완성도를 만들어 내는 분이시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저에게 말씀하셨겠지, 생각했거든요.”(영민) 반면 정동화는 ‘송 릴링’ 역을 선택하는데 고민을 거쳤다. 지금까지 그가 연기해 본 적이 없는 여성의 모습을 선뜻 맡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단한 작품이 나올 것 같아서” 고민 끝에 결정했다. “좀 두려운 생각도 들었어요. 처음에 못할 수도 있겠다고도 생각했고요. 하지만 하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것 같았어요. 대단한 작품이 나올 것 같았거든요. 지금은 도전한 게 잘했다 싶어요. 연습하면서 정말 즐겁고 좋은 작품에 참여해서 영광이에요.”(동화) 정동화는 여자로 분해 한 남자를 꼼짝 못하게 하는 팜므파탈로 분한다. 여성적인 행동과 말투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요즘 여자들의 행동을 하나 하나 관찰한다. 손동작이나 말할 때의 표정을 살피며 묘한 매력을 지닌 여성이 돼가고 있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작품 사진촬영을 하며 처음 시도한 송 릴링의 여장 모습이 생각했던 비주얼이 아니었다고. “전 좀 예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장을 하니 트랜스젠더 같더라고요(웃음). (김영민에게) 그렇죠, 형? 그래도 그 점이 작품에 나쁜 영향을 줄 거 같진 않아요. 중성적인 느낌을 잘 살릴 예정이에요.” “동화의 그런 점이 오히려 저희 작품하고 잘 맞아요. 소심하고 내성적인 남자가, 오히려 자기와 반대되지만 은근히 비슷한 성질을 가진 사람에 끌리는 것이니까요 겉으로도 아름답지만 내면에서도 뭔가 나랑 같은 걸 가진 사람이구나, 이런 무의식이 작용하거든요.”(영민) 정동화 처음 여성으로 변모하는데 에너지를 썼다면, 김영민은 극 중 해설자이자 남자주인공 갈리마르로 분한다. 감정의 폭이 워낙 큰 인물인데다 30대부터 60대라는, 세월의 폭도 감당해야한다. “극이 긴 시간을 다루고 있어요. 송과 갈리마르의 사랑이 시작하고 끝나는 시점이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이라 제가 연기하기 괜찮은데, 감옥에 있는 나이는 60대에요. 애매하죠. 그런데 60대를 표현하면 뭔가 좀 진부하고 올드할 것 같아요. 쿨하게 가기로 했어요.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인간이 인생을 걸고 추구한 욕망에 배신을 당했을 때,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내가 바랐던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말하고 있죠.” 1993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환상을 충분히 채워주는 아름다운 동양여성이 사실은 남자에, 스파이였다는 충격적인 반전에 주인공 갈리마르와 함께 충격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연극은 이 보단 한발 더 나아간다. 한 사람이 무너지면, 다른 사람도 무너지는 도미도, 혹은 정복하고 정복당하는 ‘관계’에 대해 파헤친다. 동양과 서양, 남성과 여성이라는 ‘힘’의 관계도 역설한다. 이 복잡한 심리를 텍스트로 받아 든 배우들 역시 많은 이해가 필요했다. “영화와는 많이 다르게 굉장히 연극적이고, 자유롭고, 시공간을 뛰어넘죠. 갈리마르는 원래 동양적이고 순종적인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송을 만나면서 남성적인 힘을 가지고, 내가 이렇게 가학적인 사람이었구나, 하는 점도 깨달아요. 나중엔 그에게서 여성성도 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는 스스로 쌓아놓은 환상에서 나오기를 거부해요. 환상이 깨지는 순간 죽음을 선택하는 거죠. 그게 좀 어려운 부분이긴 한데 연기를 할 때는 인물이 그 순간 가질 수 있는 마음으로 가고 있긴 합니다. 그 안에 있는 심연, 편견에 대해서도 건들면서요.”(영민) 갈리마르가 진행하는 극 속에 등장하는 ‘송’의 심리 역시 정동화에게 풀어야 할 과제였다. “처음엔 극의 후반부에서 갈리마르를 설득하려는 게 사랑인지, 뭔지 혼란스러웠어요. 얼마 전 연출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정리를 했죠. 송은 갈리마르에게 사랑 이상의 관계를 원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영화의 해석을 뛰어넘죠. 대본에는 정확하게 표시되지 않았지만, 송 자체가 작품이 주제와 맞물려 심리가 변한다고 생각해요. 작가 헨리 황이 송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송을 아는 방법으로 헨리 황을 공부했어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동화) "어렵냐고? 재미있는 연극이 될 것"지난 4월 초 연습 현장이 공개된 이후, 아니 캐스팅이 발표되고 독특한 컨셉트 사진이 공개되면서 는 관객들에게 관심작으로 떠올랐다. 무대에 대한 몰입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배우 김영민과 두 송 릴링인 김다현, 정동화에 대한 기대감도 큰 몫을 했다. 두 인물의 사랑이 어느 선까지 표현될 지에 묻자 진지한 표정으로 정동화가 답한다. “수위가 높을 것 같진 않아요. 연출님을 이번에 처음 뵙는데, 의외로 대놓고 드러내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감추고 절제하려고 하세요.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는 느낌을 추구하시고. 그렇다고 저희가 더럽길 원하는 건 아니에요. 사실 저는 조금 더 갔으면 하는데. (일동 폭소)” 연습현장이 정동화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정말 전 진지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연기를 하는데, 연출님이 너무 웃기다고, 과할 걸 줄이라고 하신다”라며 진지함과 장난기가 섞인 말을 건넨다. 김영민이 알 것 같은지 웃음 띤 얼굴로 덧붙인다. “재미있어요. 어제도 서로 마주보다가 얼굴을 싹 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다현씨도 똑같이 해요. 그런데 동화가 하면 어쩐지 경쾌한 호흡이 있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조절할 땐 엄격하게 조절하니까, 그게 동화씨의 매력 중 하나죠. 특히 법정 씬에선 송의 매력이 저런 게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지적이에요. 또 하나는 굉장히 정직해요. 연습에서도, 연기할 때도, 일상생활도 정공법으로 임하죠.” 정동화 역시 함께 연기하며 느낀 선배 배우의 매력을 꺼내놓는다. “형은 그냥 잘생긴 게 아니라 소년의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피터팬 같아요. 제가 꿈꾸는 이미지가 형한테 묻어나거든요. 다현이 형과 번갈아 가면서 연습을 하는데 두 번 이상 반복해도 매 순간순간 오장육부를 토해내듯이 감정 표현을 하세요. 집중력이 대단하시죠. 여자분들이 형 눈을 보면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남자인 저도 흔들리는데 오죽하겠어요. (영민: 난 유부남이야~)”최근 실전(?)에 돌입한 키스씬에 대해서도 “담배를 피우시는데도 체취와 감촉이 괜찮았다”는 평을 내놓는 정동화에게 “여자 배우와 할 때는 가글을 열심히 했는데 가글도 안 하는 점은 미안하다”는 김영민의 화답이 오간다. 인터뷰 내내 작품에 자신감이 있는 배우들 특유의 여유와 유머가 느껴진다. ‘연극’에 목마른 관객에게도 이들 무대는 즐거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새삼 높아지기도.“어렵지 않고 재미있을 거에요. 굉장히 대중적인 작품이거든요. 인물들의 심리가 정리가 되고 나니까 이젠 설렘이 더 커졌어요. 빨리 무대, 조명과 만나고 싶어서 지금 약간 흥분된 상태에요. 빨리 극장에 들어가고 싶어요.”(동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 경쾌하게 나아가되 후반에 마무리를 잘 하는 것 등을 많이 염두하고 있어요. 갈리마르가 극을 진행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극 전체의 리듬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에요. 작품 열심히 준비했고, 쉽게 풀어가려고 노력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보러 와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영민)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2.04.23 / 조회 19,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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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Butterfly> 그가 사랑한 건 환상이었을까
연극열전4의 두 번째 작품 가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는 1986년 국가 기밀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무대화된 작품. 프랑스 영사 ‘르네 갈리마르’와 경극 배우 ‘송 릴링’의 20여 년간 기묘한 관계를 충격적으로 펼쳐 보인다. 이날 공개 연습현장에선 신비한 경극배우 릴링에게 빠져드는 ‘르네 갈리마르’ 역의 김영민, 경극 배우 ‘송 릴링’ 역의 김다현, 정동화 등 주요 배역들이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1막 갈리마르와 릴링의 인상적인 첫만남에서부터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공연 후반부가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다. 인간 내면의 다중적인 감성을 지닌 ‘르네 갈리마르’ 역을 열연하는 김영민은 신비스러운 동양여성에 푹 빠져드는, 평범하다 못해 소심한 남성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김영민은 그 특유의 촘촘한 연기로 소심한 갈리마르와 능청스러운 해설자 갈리마르, 또는 광기에 휩싸인 갈리마르를 펼쳐 주목 받았다. 김광보 연출은 “영화에선 제레미 아이언스가 멋진 남자로 나오지만, 사실 갈리마르는 찌질한 캐릭터”라며 영화와의 차별성 언급했다. 작품 화자이자 주인공 르네 갈리마르(김영민)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정동화) 송 릴링(김다현)김다현, 정동화는 여장남자로 갈리마르를 유혹하는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을 번갈아 연기했다. 여성, 경극 배우, 남성을 오가며 섬세한 연기를 펼치는 두 배우는 서로 다른 매력으로 복잡 미묘한 여성, 남성을 연기해 그 파격성에 주목받고 있다. 김광보 연출은 “동양과 서양, 남자와 여자, 제국주의와 공산주의, 현실과 환상의 대비가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김광보 연출 "두 사람의 차이는 무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는 중국계 미국인 작가 데이비드 헬리황의 대표작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이 갖고 있는 편견과 인간의 욕망을 폭넓게 다룬 수작이다. 1988년 워싱턴 초연 이후 뉴욕에서 777회 연속 공연을 기록했고 토니 어워즈 최고 작품상, 드라마데스크 어워즈 최고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1993년 제레미 아이언스와 존 론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는4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4.06 / 조회 18,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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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세기의 러브스토리, 연극 <엠.버터플라이> 공연
연극열전4의 두 번째 작품, 연극 가 오는 4월 막을 올린다.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의 대표작인 는 1986년 프랑스 외교관과 중국 경극 배우 사이에 벌어진 실화를 모티브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해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
1964년,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여주인공 송 릴링에 매료된 중국 베이징의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는 이후 송과 만남을 지속하면서 동서양의 이질감에 혼란스러워하지만 신비스런 송의 동양적 면모에 사로잡히고, 깨닫지 못한 스스로의 남성성을 확인하며 사랑에 빠진다. 그가 프랑스로 돌아간 후 자신을 따라온 송과 15년 동안 동거 생활을 하지만, 그 사이 국가 기밀죄를 범했단 사실을 깨닫게 되고,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다.
1988년 워싱턴 내셔널 씨어터에서 초연 이후 뉴욕 유진 오닐 씨어터에서 777회 연속 상연 기록을 세우는 등 흥행에 성공했으며, 토니어워즈 최고작품상을 비롯, 드라마데스트어워즈, 퓰리처상에 노미네이트, 수상하며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등의 김광보 연출로 선보이는 한국 공연에서는, 남성과 여성을 오가는 매력적인 송 릴링 역에 김다현과 정동화가 더블 캐스팅 되었으며, 스스로 창조한 환상 속에 충격적인 사랑을 이어온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는 전노민과 김영민이 함께 나선다.
동양의 신비스러움을 나타내기 위해 전통 음악 방식을 사용했던 과거 공연과 달리 피아노, 기타, 중국 전통 악기 등을 중심으로 한 현대적인 음악과 오페라 음악을 바탕으로 선보일 연극 는 4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3.20 / 조회 17,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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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음악극 ‘백야’, 김좌진 장군을 연기하는 이계창
음악극 ‘백야’에서 김좌진 역을 맡은 이계창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계창은 이번 공연에서 배우 이정열과 함께 김좌진을 맡아 연기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내가 담아내기에는 큰 인물이었다. 많은 부분을 담으려고 하기보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목표를 향해 달려간 불굴의 의지와 순수한 열정을 기억하고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김좌진의 삶과 함께 일제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는다. 흑두건 사건을 시작으로 청산리 대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음악극 ‘백야’는 3월 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22 / 조회 9,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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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음악극 ‘백야’, 희망이 없다면 나는 싸우지 않을 것이다
음악극 ‘백야’는 김좌진 장군이 청산리 전투까지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과 함께 그 시절 사람들의 다양한 군상을 담는다. 제목 ‘백야’는 김좌진 장군의 호(號)이자 하얗게 밤을 사르며 전투를 펼친 청산리 대첩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극단 작은 신화의 대표 최용훈은 “김좌진 장군이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양반 출신임에도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싸우게 됐는지에 대해 김좌진 장군의 사상, 철학, 세계관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담아 보고자 한 작품이다”고 전했다. ▲ 경성 한복판, 괴한 흑두건이 사건을 일으킨다. 경찰들은 흑두건을 잡으려 애쓰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흑두건 사건은 김좌진 장군이 무기를 마련하기 위해 벌인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우월주의자 하세가와 대좌가 파견된다. ▲ 서로 사랑하는 은희와 민욱. 독립운동을 하는 아버지의 일을 돕던 은희는 일본 경찰에서 잡혀간다. 민욱은 아무도 은희를 구하려 하지 않자 분노한다. 그는 은희를 구하기 위해 일본군의 하세가와 대좌를 찾아간다. ▲ 은희를 풀어주겠다는 조건으로 민욱은 첩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 은희는 풀려나고 그가 만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김좌진 장군과 기차 안에서 의도적으로 함께 앉는 민욱. ▲ 하지만 민욱은 독립운동을 준비하는 김좌진 장군과 주변 사람들을 보며 갈등한다. 일본군의 학살이 자행되자 민욱은 더욱 괴로워하고, 김좌진 장군은 절규한다. ▲ 하세가와는 신출귀몰한 김좌진 장군에 대해 걷잡을 수 없는 호기심을 느낀다. 처음으로 마주한 김좌진 장군과 하세가와 대좌. ▲ 조선군과 일본군의 급박한 전투 상황이 펼쳐지는데….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22 / 조회 10,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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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영웅
또 한 명의 영웅, 김좌진이 무대에서 살아났다. 청산리대첩으로 기억되는 김좌진 장군의 활약을 그린 창작 초연 음악극 (김영인 작/최용훈 연출)에서 그는 완벽한 ‘영웅’의 모습으로 현대인들의 앞에 섰다. 는 청산리대첩이란 한 줄로 회자되는 한 사람의 독립군이, 왜 스스로 희생하며 대의를 도모했는지를 펼쳐 보이는 작품.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마음만 먹으면 일생 배불리 잘 살 수 있었던 인물이 왜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대의를 위해 뛰어다녔는지, 왜 집안 노비를 불러 모아 노비 문서를 불태우고 논밭을 나누어 줬는지, 왜 자신을 희생하며 독립전쟁에 뛰어들었는지, 이 작품은 김좌진 장군의 말과 행동으로 직접 설명한다. “억강부약(강한 것은 누르고 약한 것은 돕는다)”라고 말하며 조선과 민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김좌진 장군의 모습엔 빈틈이 없다. 군자금 모금, 독립군 훈련 등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이야기 속 그는 인간으로서 가질만한 욕망보단 나라와 대의를 위해 행동하고 울분을 토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산리대첩은 이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청산리대첩이 있기 직전까지의 여정을 그리며 그의 고뇌와 대의를 보여준다.사랑을 위해 일본의 첩자가 되는 민욱이란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대척점에 있는 두 남자의 신념도 이 작품의 포인트. 이번 무대에서 김좌진 역은 이정열과 이계창이 맡고, 장용철, 한성식, 한동규, 문종원 등 모두 32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최용훈 연출은 “양반이 왜 모든 걸 포기하고 일본과 싸웠는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지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며 “초연이라 완성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성과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좌진 역을 맡은 이정열은 “집에 위인전으로 꽂혀있을 것 같은 김좌진장군의 이야기가 책을 뚫고 나왔다”며 “함께 이야기하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음악극 는 2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2.02.21 / 조회 8,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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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좌진 장군의 뜨거운 삶을 담다! 음악극 ‘백야’ 프레스콜
음악극 ‘백야’가 2월 20일 오후 3시 김좌진 장군의 뜨거운 삶을 담은 프레스콜 현장을 공개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정현욱 회장과 연출가 최용훈, 이형주 작곡가, 김좌진 역을 맡은 배우 이정열, 이계창의 짧은 무대 인사 후 전막 공연으로 펼쳐졌다. 음악극 ‘백야’는 김좌진 장군이 겪었던 실제 사건과 함께 당시 시대상에 직면한 사람들의 군상을 담는다. (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정현욱은 이번 공연에 대해 “역사극을 올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코미디 소재의 공연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진중한 공연처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고, 현재를 되돌아보게 되는 공연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극단 작은 신화의 최용훈 대표는 ‘백야’를 음악극으로 칭한 이유에 대해 “음악극은 소박한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독립군들이 빈손으로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담아 만들었다. 많은 기술로 움직이는 작품이 아니라 배우들의 힘으로 움직이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더해 “김좌진 장군을 다룬 작품이다. 왜 그가 이 길을 선택했는지, 양반 출신임에도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싸우게 됐는지에 대해 김좌진 장군의 사상, 철학, 세계관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담아 보고자 한 작품이다”고 밝혔다. 음악극 ‘백야’로 김좌진 장군으로 변신한 이계창은 “내가 담아내기에는 큰 인물이었다. 많은 부분을 담으려고 하기보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목표를 향해 달려간 불굴의 의지와 순수한 열정을 기억하고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계창과 함께 김좌진 역을 맡게 된 이정열은 “책꽂이에 전시용으로 있을 것 같은 위인전 중의 하나인 김좌진 이야기를 책을 뚫고 나와 무대 위에서 숨 쉬고 웃고 떠들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음악극 ‘백야’는 3월 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21 / 조회 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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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it] 음악극 ‘백야’, 이들의 얼굴을 보라
두 남자의 얼굴이 있다. 오른쪽 남자의 얼굴은 굳건하다. 눈을 매섭게 뜨지도 않았건만 강렬함이 느껴지는 눈빛에는 흔들리지 않은 단단함이 엿보인다. 왼쪽 남자의 얼굴은 분노가 타오른다. 그늘로 가리워진 한쪽 눈에서는 이글대는 열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포스터의 한 가운데, 정면을 보고 선 두 남자에게는 무슨 사연이 얽혀 있을까.포스터를 가로지는 하얀 두 글자 ‘백야’는 김좌진 장군의 호(號)다. 또한, 동시에 김좌진 장군이 2천의 군사로 5만의 일본군을 대파한 청산리 전투의 하얀 밤(백야)을 상징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포스터 속의 두 남자는 음악극 ‘백야’에 등장하는 하세가와 대좌(왼쪽)와 김좌진 장군(오른쪽)이다. 독립군 부대의 김좌진 장군은 일본과 독립 전쟁을 벌이기 위한 무기를 공수하기 위해 흑두건 사건을 일으킨다. 이를 막기 위해 일본에서는 하세가와 대좌를 파견한다. 하세가와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 ‘강한 자가 약한 것의 목숨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일본우월주의에 빠져있다. 음악극 ‘백야’의 포스터는 흑백 사진을 떠올리게 한다. 생기를 잃은 듯 빛바랜 하늘과 구름, 들과 산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조선을 환영처럼 불러들인다. 흑백의 배경 위로 비장하게 들어선 두 남자의 얼굴은 작품에서 펼쳐질 두 남자의 긴박한 이야기 전개를 예상케 한다. 하지만 전면에 김좌진 장군의 호인 ‘백야’를 내세워 놓고 하세가와의 얼굴을 동등하게 다룬 것은 왜일까. 작품은 군자금 모금, 독립군 훈련 등 청산리 전투가 있기까지의 실제 역사적 사건을 음악극으로 재구성한다. 사건들을 따라가며 김좌진 장군의 업적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하세가와 대좌를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민욱 등 김좌진 장군과 다른 삶을 선택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음악극 ‘백야’의 연출을 맡은 최용훈은 “역사적 인물을 다룬다는 건 그 인물을 통해서 그 당시를 생각하고 지금 이 시대에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대의를 꿈꾸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두 인물을 충돌시키며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싶다”라고 말했다.음악극 ‘백야’의 포스터는 김좌진 장군을 표현하는 인상적인 문구들이 있다. ‘희망을 얻지 못하는 싸움이라면 나는 싸우지 않을 것이다’는 조선 독립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김좌진 장군의 굳센 의지를 엿보게 한다. 제목 아래 ‘불의한 시대에 맞서 불꽃같은 삶을 선택한 백야 김좌진 장군’이라는 문구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독립의 위해 자신의 권리를 버린 김좌진 장군의 삶을 한 줄로 담아냈다. 음악극 ‘백야’는 2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16 / 조회 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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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뛰어넘는 판타스틱 사랑이야기! 연극 ‘연’, 뮤지컬 ‘피맛골 연가’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랑이야기를 담은 공연 두 편이 있다. 연극 ‘연’은 ‘광화문’이라는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현재와 과거의 사건이 교차한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조선 시대와 경성을 넘나들며 애틋한 사랑을 전하는 한 연인의 이야기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환상적인 이야기를 선보이는 두 편의 공연을 소개한다.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한 여자의 이야기연극 ‘연’9월 16일부터 10월 16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필링2관에서 연극 ‘연’은 대학로 대표 극단 차이무가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번 공연은 차이무의 대표단원인 민복기가 직접 쓰고 연출했다. 민복기는 ‘양덕원 이야기’, ‘슬픈 연극’ 등을 통해서 잔잔하지만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담는 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다. 연극 ‘연’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시도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현재와 과거의 사건이 교차한다. 작품 속 신재순은 역사학도다. 그는 친구와 광화문에 간다. 그곳에서 신재순은 1895년과 1979년의 자신으로 돌아가 역사적 사건을 겪게 된다. 연극 ‘연’은 미래가 과거의 뒤에, 과거가 현재 앞에 있는 독특한 연극 구조를 관객에게 펼쳐 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연기력을 인정받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연극 ‘연’을 위해 뭉쳤다. 김왕근, 성노진, 구자승, 한동규, 우지순 등 대학로에서 인정받는 배우들이 작품에 힘을 싣는다. 신재순 역으로는 ‘퀵’, ‘체포왕’, ‘초능력자’ 등에 출연했던 김소진이 맡았다. 그 외에도 이관훈, 공상아, 서재필, 곽자형, 박상우 등이 출연한다. 조선과 경성을 오가는 우리 모두의 사랑이야기뮤지컬 ‘피맛골 연가’9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조선과 경성을 넘나드는 화려한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작곡/작사상(장소영 음악감독, 배삼식 작가), 조명상(민경수 조명감독), 음향상(권도경 음향감독)을 수상한 작품이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현대, 조선 시대, 경성 등 시대를 넘나든다. 서민들의 터전인 피맛골에서 피어나는 서출 김생과 사대부 여식 홍랑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신분의 벽의 엄격하던 조선 시대에 우연한 계기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죽음의 문턱에서 정신을 잃은 김생은 300년이 지난 경성에서 눈을 뜬다. 그는 홍랑을 찾기 위해 살구나무 정령인 행매의 도움을 받아 쥐들의 세계로 찾아간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초연 당시 한국 최고의 스텝들이 참여한 웰메이드 뮤지컬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2010년 초연 때 참여했던 유희성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배삼식 작가와 ‘제5회 뮤지컬어워즈’ 작곡/작사상을 수상한 장소영 음악감독, 스타안무가 이란영 등 최고의 스텝들이 함께 했다. 이번 공연은 초연 때 남녀주인공을 맡았던 박은태와 조정은이 다시 출연한다. 또다른 김생과 홍랑으로는 박성환과 선영이 새로 합류했다. 이들은 초연과는 또 다른 느낌의 ‘피맛골 연가’를 전해 줄 예정이다. 지난해 행매 역으로 참여했던 배우 양희경도 재공연에 참여해 작품에 힘을 실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01 / 조회 6,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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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는 습관> 당신의 생각하는 예술가의 모습은?
앨런 베넷의 신작 이 21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했다. 앨런 베넷은 등 특유의 익살과 통렬한 문체로 주목 받아온 영국 극작가. 은 2009년 영국 로열국립극장에서 공연돼 호평 받은 연극이다. 실존인물이었던 영국의 대시인 W. H. 오든과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가장 만남을 극중극 형식으로 그리며 연극이 올라가기까지의 과정과 예술가의 심리상태를 잔잔하게 보여준다. 극중극인 은 W.H.오든과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을 통해 예술가 이면에 숨겨진 모습을 보이며 그들의 고뇌를 그리고 있다. “진짜 예술가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 최선의 감정들은 작품으로 가지만 실제 삶에 남은 것을 찌꺼기일 뿐”이라는 오든의 말처럼 예술가가 한계 상황에 봉착하며 업적과 개인적 삶(동성애 등)의 괴리에 대해 말한다. 한편, 의 리허설 현장. 연출이 급한 사정으로 불참하고 무대감독인 케이(오지혜)가 대신 리허설을 진행하며 일어나는 배우와 작가, 스태프들의 미묘한 갈등과 마찰이 그려진다. 배우들은 자기 역할이 축소되거나 자신이 맡은 기이한 캐릭터가 배우와 동일시 될까 우려하고 작가는 연출과 배우들이 자신의 작품을 함부로 들어내 훼손시킬까 전전긍긍, 무대스태프들은 배우들의 비위를 맞춰가며 연습을 진행시키느라 애를 쓰는 장면이 그려진다. 관록있는 배우 이호재와 양재성이 각각 오든을 연기하는 피츠와 브리튼을 연기하는 헨리로 분했고, 오지혜, 민복기 등 개성파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를 볼 수 있다. 은 7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연극 리허설 현장 연출이 연습에 참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난감해 하는 케이(오지혜) 주인공의 캐릭터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배우 피츠(이호재)와 작가 닐(백인남) 리허설 시작 연습에 빠진 배우들은 스태프들이 대신 투입 "제 작품을 이렇게 바꿔놔도 되나요?" 민감해진 작가 극중극. 콜보이(김기범)를 부르는 오든(이호재) 오랜 친구 헨리(양재성)을 만나는 오든 "내 역할에 음악을 넣는 건 어떨까요?" 배우 도널드(민복기) 결말에 의견 차를 보이는 노배우와 작가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6.22 / 조회 1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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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여는 연극전.1] 봄맞이 창작 단막극전 ‘달콤한 비밀’
극단 아리랑이 봄맞이 창작 단막극전 ‘달콤한 비밀’을 3월 31일부터 5월 29일까지 대학로 아리랑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7월 ‘극단 아리랑 창작전’을 통해 선보인 작품들 중 엄선, 옴니버스 형식으로 새롭게 제작된 ‘달콤한 비밀’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가슴 따뜻한 삶의 비밀을 일깨워 줄 각기 다른 주제를 지닌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새롭게 조망한 ‘아버지날다’, 해체된 가족의 색다른 결합을 이야기하는 ‘허니허니’, 향수 어린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그려낸 ‘동백꽃’이 차례로 공연 된다. 한동규 각색 연출의 ‘아버지 날다’는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2011)’과 ‘제4회 김유정 문학상(2010)’을 수상하는 등 주목 받고 있는 소설가 김애란의 단편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를 연극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아버지날다’는 아들의 출생 비밀을 둘러싸고 아버지와 아들이 하룻밤 동안 나누는 대화를 펼쳐 보인다. 이를 통해 무뚝뚝하고 엄격하게만 느껴졌던 우리시대 아버지들의 모습 속에 숨겨져 있는 따뜻한 감성과 부성애를 재치 있게 그려내며 새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관객에게 느끼게 해줄 예정이다. 극단 아리랑의 신진작가 배새암이 극작과 연출을 맡은 ‘허니허니’는 아버지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던 한 가족이 엄마의 재혼을 위해 다시 뭉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허니허니’는 가족의 의미가 퇴색해가고 있는 이 시대, 가족의 소중함을 신세대 특유의 가볍고 코믹한 언어로 제시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편,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을 각색한 김동순 연출의 ‘동백꽃’은 산골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전한다. 김동순은 익숙한 원작에 전통장단과 민요를 덧입혀 신명나는 마당극 작품으로 새롭게 만들어냈다. 극단 아리랑의 대표 김수진 연출은 이번 공연을 “극단 아리랑이 추구해 온 창작 작업의 새로운 시도”라고 밝혔다. 기존의 작업이 한명의 연출가가 중심이 돼 다수의 배우들을 이끌었다면, ‘달콤한 비밀’은 여러 연출가가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공동창작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극단 아리랑 관계자는 “개성 있는 연출가들이 자기만의 색깔로 펼쳐내는 각각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극단 아리랑만이 보여줄 수 있는 폭넓은 연기의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한국의 대표적 소설가인 김유정의 작품에서부터 김애란, 배새암 등 지금의 한국사회와 호흡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까지 하나의 무대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3.18 / 조회 1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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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밑바닥에서" 뭉친 이유 - 김수로, 엄기준
차 한잔을 더 달라는 김수로의 목소리는 카페 안을 쩌렁쩌렁 울렸고, 그 옆의 엄기준은 귀를 쫑긋해야 들을 수 있는 나긋한 웃음을 연신 지어댔다. “이 친구하고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는 김수로의 말이 아니더라도, 연극 무대에 두 사람이 함께 서는 건, 그들에게도 관객에게도 흥분되는 일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오랜 기다림 & 꾸준한 걸음 “사실은 1, 2년 전부터 하려고 했었어요. 계속 미뤄지고 극장이나 기타 문제들로 안되다가 여러 작품들 중에 를 제가 적극적으로 골랐죠. 9년 만에 하는 거고, 상업적인 느낌이 들까봐 코미디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고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셰익스피어는 너무 동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사이 다리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작품이 고리끼의 것이 아닐까. 를 너무 재미있게 봤고,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독특한 캐릭터로 스크린을 누비던 그가, 최근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김계모’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가 연극 무대에 선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가 막심 고리끼의 연극 가 그 작품. 9년 만에 다시 찾아온 무대가 “아주 편하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작품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사실 그는 극단 목화 단원으로 , 등을 통해 정극의 맛을 누구보다 느꼈던 사람 아닌가. “이번에 연습하면서 10년, 11년, 또는 15년 전에 연극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어 했고, 우리가족들이 좋아했던 그 옛 추억이 다시 나오는 거예요. 죽었던 세포들이 다 올라와요. 와,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9년 전 을 마지막으로 실로 오랜만의 무대에서 서는 김수로의 감흥이 이어진다. 하지만 함께 서는 엄기준을 그 ‘새로움’의 대열에 넣는 것은 무리다. 왕성한 TV드라마 출연이 돋보였지만, 지난해까지 연극 , 뮤지컬 , 등 꾸준히 무대에 서는 그이기 때문이다. “하던 거 계속 하고 있는 것 뿐인데 다시 돌아온 느낌이 어떠냐고 많이 물어보세요(웃음). 드라마는 촬영이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고 배우들, 스텝들과 친해질 여유가 별로 없는데, 무대 같은 경우는 연습도 많이 하고 회식도 자주 하니까(웃음) 되게 많이 친해져요. 그래서 무대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도둑 & 사기꾼 몰락한 귀족, 폐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여자, 알코올 중독자 배우 등 이 시대의 밑바닥 군상들이 모인 이 작품에서 엄기준은 사기꾼으로 전락한 지식인 사틴으로 선다. 도둑질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친 페펠은 김수로의 몫이다. “페펠은 희망을 갖고 많이 이야기 하는데, 그에겐 희망이 ‘사랑’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사랑을 많이 보여드린 적도 없고, 물론 관객들이 볼 땐 되게 거친 사랑입니다(웃음). 하지만 페펠에게는 순수한 사랑이에요. 사랑을 갖고 희망을 이야기 한다는 것, 참 매력적이잖아요.”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처럼, 사틴은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도 내가 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 싶기 때문에, 그것을 살아가는 이유로 삼는 사람이에요.” 맡은 배역에 대해 저마다 말을 이어가던 두 사람, 첫 호흡을 맞추게 되는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살짝 물어봤다. “기준이 너무 재미있고 좋죠. 기준이가 친하지 않으면 참 말이 없는데, 서로 마음이 통하면 되게 편하고 말도 잘하고.” “저 A형이에요(웃음).” “남자 B형의 절친한 사람들을 보면 다 A형이에요. 내가 B형인데 베스트 프렌드는 다 A형이야! 진짜 신기해, 통계학적으로도 그렇데요. 뭐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 일수도 있고(웃음).” 김수로의 말에 웃기가 더 바쁜 엄기준이 또 한번 발을 구른다. 배우들간의 팀웍은 좋다 해도 연습 분위기는 작품 성향을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품이, 배역이 배우들을 지배하는 것 아닌가. 를 만들어 가는 과정들이 가볍게만 상상되지 않았던 이유이다. 따라서 엄기준의 대답은 더욱 의외였다. “가서 한번 보세요. 아휴, 정말 궁상이에요(웃음). 그런데도 분위기는 참 유쾌해요.” 여기 & 거기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들은 개인의 노력으로 안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연극은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반영이 되는 부분이 더 커요. 영화는 코믹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온다면 연극은 좀 더 다양하거든요.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배역만 할 수는 없죠. 그런 것들이 좀 더 지혜로워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연극은 정말 순수하게, 이런 모습을, 이런 작품을 알려주고 싶다,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를 앞에 두고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를 나누는 말은 이제 어색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장르의 차이,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너비의 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엄기준의 말이 이어진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좀 달라졌어요. 군에서 휴가 나왔을 때 한 선배님이 무대에서 딱 10년만 버티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10년이 지났고, 잘은 못해도 이제 어디 가서 욕 먹을 만한 연기력은 아닌 것 같고. 그 때쯤 브라운관에 한번 나가보자 했었는데 마침 운이 닿았죠. 무대는 배우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방송보다 훨씬 더 배우를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분명히 있어요. 지금 TV를 하고 있는데 한번 시작했으면 끝은 봐야하지 않나, 그래서 매진하려고 하는 것이고, 1년에 한 두 편씩은 꼭 무대에 설 거예요.” 다양한 무대를 계속 탐하며 채워가는 이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해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상’으로도 꼽힌 김수로에게 비법을 물어봤다. “하하하하(웃음), 기준아, 내가 작년에 상을 딱 두 개 탔는데 하나가 인기 스타상하고 신문읽기 상이야(웃음). 하루에 보통 3, 4가지 신문을 읽고 책도 많이 보려고 노력해요. 어제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샀는데 어우, 일단 제목이 훅! 오더라고. 아! 이거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샀어요. 힘이 되는 책 좋아해요. ‘긍정의 힘’ 조엘 오스틴의 설교도 TV에서 많이 봐요. 경기가 안좋다, 살기 힘들다, 자꾸 그러기만 하면 어떻게 해요. 난 강하게 외치고 싶더라고. 좋은 것 듣고 긍정적인 것을 채취해야지, 안 좋은 영향이 있으면 그걸 빨리 갈아 끼워야지, 힘이 되는 것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긍정적으로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수로의 힘찬 외침(?)에 엄기준이 조용히 맞장구를 친다. “전 무대 위에서 많이 풀어요. 그래서 오히려 울부짖고 오열하는 캐릭터를 더 좋아해요. 살면서 언제 그렇게 소리를 질러보겠어요(웃음).” 듬직한 맏형과 심지 굳은 동생의 모습이다. “잘 되서 앵콜 공연하면 이 작품의 알코올 중독자 배우 역할을 어떻게든 하겠다”는 김수로가 있다면 “형은 너무 몸이 좋아서 안돼요”하며 웃는 엄기준이다. “연출님 개런티를 안 깎았다더니 역시 각색이 현대에 맡게 아주 세련되고 훌륭하다”고 김수로가 운을 띄우면, “고전이 갖고 있는 무게나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없애고 감정은 좀 가볍게, 그렇다고 감동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하며 엄기준이 거든다. 하지만 “탄탄한 작품성, 함께 서는 탄탄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진정성으로 최고의 정극을 선사할 것이다”라는 것에는 입을 모은다. 올해 두 사람 모두 또 다른 무대에 설 계획을 품고 있다. 다르고도 같은 천상 배우인 두 사람의 모습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2.03 / 조회 25,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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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김수로, 엄기준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배우 김수로와 엄기준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스크린을 주무대로 활동하다 9년 만에 무대로 돌아오는 김수로는, 드라마 등 한동안 TV활동에 주력했던 엄기준과 함께 연극 의 주연으로 낙점됐다.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극작가 막심 고리키가 1902년에 발표한 희곡을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에서 김수로는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페펠’역에, 엄기준은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지금은 사기꾼에 불과한 ‘사틴’역에 각각 캐스팅 되었다. 이들 외에도 남편이 있지만 페펠을 사랑하는 ‘바실리사’,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루카’ 등 총 20명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 사회 밑바닥에서의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조명한다.
1800년대 후반 러시아가 배경인 원작과는 달리 2009년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재해석 한 것이 특징인 연극 는 2월 14일부터 한 달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글: 김연지 객원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2009.01.22 / 조회 48,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