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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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재공연
12일부터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오는 12일부터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를 재공연한다. ‘옥상 밭 고추는 왜’는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옥상 텃밭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낸 극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렬한 갈등을 ‘옥상 밭 고추’라는 사소한 사건을 매개로 포착한 시선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며 화제를 모았다. 2017년 10월 초연했다. ‘옥상 밭 고추는 왜’는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뽑은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와 한국연극에서 선정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 7’ 초연작 부문에 선정됐다. 연극의 배경인 오래된 다세대 연립주택을 간결하면서 영화적 화면 분할 같은 무대로 만들어내 지난 1월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의 ‘한국문화공간상’ 무대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옥상 밭 고추는 왜’는 초연과 동일한 멤버인 김광보 연출, 장우재 작가와 함께 고수희, 이창훈, 이창직, 유성주, 최나라, 이지연 등 원년 배우가 다시 모여 관객을 찾는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09 / 조회 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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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올해의 연극' 선정 '옥상 밭 고추는 왜' 다시 무대에
한국연극평론가협회·월간 한국연극 '베스트'
내달 12일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재공연서울시극단 ‘옥상 밭 고추는 왜’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월간 한국연극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7’에 선정된 서울시극단의 ‘옥상 밭 고추는 왜’(4월 12~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가 앙코르공연으로 다시 돌아온다.‘옥상 밭 고추는 왜’는 지어진지 20년 이상이 된 서울의 한 다세대 연립주택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렬한 갈등을 ‘옥상 밭 고추’라는 사소한 사건을 매개로 포착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고추 텃밭이 있는 옥상과 주요 등장인물이 살고 있는 공간을 간결하면서도 영화적 화면 분할 같은 무대로 만들어내 지난 1월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의 ‘한국문화공간상’ 무대디자인 부문도 수상했다.초연 당시 미니멀리즘의 대가인 연출가 김광보와 타고난 이야기꾼인 작가 장우재의 11년 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장 작가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라는 독일 사회운동가 페트라 켈리의 말에 힘을 받아 글을 썼다”며 “다양한 싸움이 벌어지는 ‘옥상 위 고추밭’의 혼돈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연출은 “사회적인 문제가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고수희, 이창훈, 이창직, 유성주, 최나라, 이지연 등 초연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공연 기간 동안 희곡집도 공연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 세종문화티켓, 인터파트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서울시극단 ‘옥상 밭 고추는 왜’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04 / 조회 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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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 된 마트가 요정의 숲으로…'한여름 밤의 꿈'
서울시극단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내달 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
아이 어른 함께 즐기는 가족음악극서울시극단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세 번째 작품 ‘한여름 밤의 꿈’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낭만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이 가족음악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은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한여름 밤의 꿈’을 내년 1월 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한여름 밤의 꿈’은 ‘요정들이 사는 마법의 숲’이라는 셰익스피어만의 시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낭만 희극이다. 원작은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사는 허미어와 라이샌더, 헬레나와 드리트리어스를 중심으로 연인들의 사랑과 갈등이 초자연적인 힘을 빌려 해결되는 꿈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서울시극단은 원작을 다양한 음악과 유쾌한 안무를 가미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선보인다. 설정도 현대적으로 변화를 준다. 아수라장이 된 마트에서 우는 아이를 위해 마트 판매원이 책을 읽어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서울시극단은 2009년부터 어린이 관객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2015년부터는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템페스트’ ‘십이야’ 등 정극의 무게감을 덜고 유쾌한 등장인물과 무대 연출로 온 가족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올려왔다.공연은 원작의 의미를 전달하는 영어자막, 어린이 관객을 위해 공연 관람 예절과 작품의 설명을 돕는 스터디 가이드와 함께 진행한다.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연출가 부새롬이 연출을 맡고 극작가 오세혁이 각색을 담당했다. 티켓 가격은 2만~4만원.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8 / 조회 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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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호 늙은 광자가 옥상에 고추를 심었다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10월 개막 앞두고 제작발표회
서울시극단 연습실서 진행해
내달 13~29일 세종 M씨어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 某구에 있는 某빌라. 지어진지 20년 이상이 된 그 빌라의 옥상에 올해도 304호 늙은 광자가 고추를 심었다. 그걸 201호 아줌마가 몽창 따갔다. 단지 고추가 탐났다기에는 너무 많은 양. 무슨 일이 있는 걸까.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오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의 제작발표회를 연다. 2017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신작 ‘옥상 밭 고추는 왜’는 미니멀리즘의 대가 김광보 연출과 타고난 이야기꾼 장우재 작가가 오랜만에 재회하는 작품이다. 이는 2016년 ‘악당의 조건’ 이후 11년만이다.작품은 단독빌라 옥상 텃밭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이 중심이다. ‘현태’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도덕(Moral)과 윤리(Ethic) 사이에서 격렬하게 부딪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투영한다.주인공 현태 역은 최근 연극 ‘프로즌’에서 연쇄살인범 랄프 역으로 주목 받은 이창훈이 연기한다.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고수희는 정년퇴직후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현자 역을 맡는다.이밖에도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배우 이창직, 제50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백지원, 제6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 인기상을 수상한 베테랑 배우 한동규 등이 출연한다. 10월 13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가능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14 / 조회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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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장우재 작가 11년 만에 재회
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
도덕과 윤리의 충돌 속 사회 현실 그려내
이창훈·고수희·이창직·백지원·한동규 등 출연서울시극단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의 작가 장우재(왼쪽), 연출가 김광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출가 김광보와 작가 장우재가 11년 만에 재회한다. 두 사람은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10월 13~2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를 함께 선보인다.서울시극단의 예술감독인 김광보 연출은 모던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보여주는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린다. 장우재 작가는 ‘여기가 집이다’ ‘환도열차’ ‘햇빛샤워’ 등으로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작품은 낡은 단독빌라 옥상에 있는 텃밭의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다. 개인과 집단의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격렬하게 부딪히는 현실을 압축해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줄 예정이다.주인공 현태 역은 최근 연극 ‘프로즌’에서 연쇄살인범 랄프 역으로 주목 받은 이창훈이 연기한다.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고수희는 정년퇴직후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현자 역을 맡는다.이밖에도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배우 이창직, 제50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백지원, 제6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 인기상을 수상한 베테랑 배우 한동규 등이 출연한다.티켓 가격은 2만~5만원.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4 / 조회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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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판 콤비 김광보·고연옥 '왕위 주장자들' 온다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 기념작품
번역 김미혜·각색 고연옥·연출 김광보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연극 ‘왕위 주장자들’ 포스터(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작가 고연옥(46)과 연출가 김광보(53·서울시극단 단장) 콤비가 다시 한번 뭉쳤다. 두 사람은 헨리크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에서 각각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이번 작품은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2017년 시즌 첫 작품으로 오는 31일부터 4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근대극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헨리크 입센의 5막 대작이다. 인물들 사이의 의심과 믿음, 자기 확신 등이 일으키는 왕위에 대한 욕망을 그린다. 1863년에 쓰인 이후 154년 만에 국내 초연하는 작품이라 주목할 만하다. 국내 유일의 헨리크 입센 연구자이자 전문가인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았으며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홍문기 의상, 정윤정 소품, 금배섭 안무, 이국호 무술 등 국내 최정상 제작팀이 의기투합했다. 끊임없는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스쿨레 백작은 유성주 배우가 열연한다. 호콘왕과 스쿨레백작 사이를 오가며 둘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인물인 니콜라스 주교는 유연수가, 자신의 소명을 확신하며 권력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는 호콘 왕은 김주헌이 맡아 밀도 있는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창직, 최나라, 이지연 등 서울시극단 정단원들과 연수단원, 김현, 문호진 등 실력파 배우 총 23명이 출연한다.서울시극단 측은 “13세기 노르웨이가 배경이지만 역사적 맥락 보다는 인간의 심리 변화와 방황을 주로 다루며 현대적이고 모던한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김광보 연출과 고연옥 극작가는 17년지기다. 2001년 연극 ‘인류 최초의 키스’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지금까지 무려 19편을 같이 제작하고 있다. ‘웃어라 무덤아’(2003), ‘발자국 안에서’(2007), ‘주인이 오셨다’(2011), ‘나는 형제다’(2015) 등 사회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문제작으로 평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3.07 / 조회 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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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장우재 신작 '불역쾌재' 26일 막오른다
이호재·오영수·이명행 연기파 출동
11월6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 올라
"질문들 여유럽게 바라보자는 의도"연극 ‘불역쾌재’(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LG아트센터는 최근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장우재와 함께 제작한 신작 ‘불역쾌재’를 오는 26일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장우재는 한국 연그계 대표적인 이야기꾼이다. 2013년 ‘여기가 집이다’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과 희곡상을, 2014년 ‘환도열차’로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공연과 이론 작품상’을, 지난해 ‘햇빛샤워’로 ‘차범석 희곡상’과 ‘김상열 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최근 3년간 굵직한 연극상을 휩쓸며 주목 받고 있는 작가 겸 연출가다. 이번 신작 ‘불역쾌재’(不亦快哉)는 조선시대 문인 성현(成俔)이 쓴 기행문 관동만유(關東漫遊)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조선시대의 두 대감 ‘기지’와 ‘경숙’이 왕의 질문을 품고 금강산으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제목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란 뜻으로, 다산 정약용의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 중국 문인 김성탄(金聖歎)의 ‘불역쾌재삼십삼척’(不亦快哉三十三則) 등 옛 선비들이 세상을 달랬던 시에서 따왔다. 두 주역 ‘경숙’과 ‘기지’ 역에는 50년 넘게 연극 무대를 지키며 100편 이상의 연극에 출연해 온 관록의 배우 이호재와 오영수가 출연한다. 두 대감 중 한 명만을 선택해야 하는 젊은 ‘왕’ 역에는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히스토리보이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명행이, 두 대감을 호위하는 순수무사 ‘회옹’ 역에는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 ‘시련’ 등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최광일이 연기한다.작품의 화자로 두 대감의 금강산 여정을 기록하는 두 명의 ‘사관’ 역에는 장우재 연출의 주요 작품에 모두 출연하며 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윤상화와 김정민이 맡는다.이외에도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사회의 기둥들’ 등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 유성주와 극단 이와삼의 조판수, 마두영, 김동규, 이동혁, 황설하, 전영서, 고광준, 라소영, 손은경 등 총 16명의 배우들이 등장한다.장우재는 “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려 절박한 상황에 처한 두 대감이 문제를 풀기보다는 뜬금없이 금강산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며 “현실을 살아가면서 우리를 난감하게 만드는 수많은 질문들을 보다 여유롭게 생각하고 바라보자는 의도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삶에는 어두움과 밝음이 같이 있음에도 우리는 종종 밝음을 잊는다. 불역쾌재는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처럼 어두운 세상을 뒤집어서 밝게 보려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10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0.16 / 조회 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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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연출 장우재 신작 '불역쾌재' LG아트센터 오른다
이호재·오영수 등 연기파 '총출동'
조선 배경 어둠 뒤집어 밝음 보다
10월26일~11월6일 완벽호흡 선봬극작가 겸 연출가 장우재 극단 이와삼 대표(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스타연출가이자 타고난 이야기꾼이란 별칭이 붙는 장우재 극단 이와삼 대표가 오는 10월 신작을 들고 돌아온다. 관록의 배우 이호재·오영수 등과 함께 다.최근 3년 간 ‘여기가 집이다’, ‘환도열차’, ‘햇빛샤워’ 등의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연극대상·동아연극상·차범석희곡상·김상열연극상 등 굵직한 연극상을 휩쓴 그가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역쾌재’다.‘불역쾌재’(不亦快哉)는 조선시대 문인 성현(成俔)이 쓴 기행문 ‘관동만유’(關東漫遊)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조선시대의 두 대감 ‘기지’와 ‘경숙’이 왕의 질문을 품고 금강산으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제목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으로, 다산 정약용(丁若鏞)의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 중국 문인 김성탄(金聖歎)의 ‘불역쾌재삼십삼척’(不亦快哉三十三則) 등 옛 선비들이 세상을 달랬던 시에서 따왔다. 기지와 경숙은 왕의 스승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존경 받는 인물이지만 정치적 스캔들에 연루돼 하루 아침에 파직당한다. 다음 날 궁궐 앞에서 만난 두 대감은 ‘금강산 외팔담 아래에 동굴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언쟁을 벌이고, 이에 대한 내기로 함께 금강산으로 떠난다. 둘은 여행길에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기묘한 경험을 하는데 사사건건 대립을 거듭한다.장우재는 “사람들이 밝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세상이 어둡기 때문”이라며 “불역쾌재는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처럼 어두운 세상을 뒤집어 밝게 보려는 마음에 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두 주인공 경숙과 기지 역에는 관록의 배우 이호재(왼쪽부터)와 오영수가 캐스팅됐다.작품을 이끌어가는 두 주인공 경숙과 기지 역에는 관록의 배우 이호재와 오영수가 캐스팅돼 화제를 모은다. 50년 이상 연극 무대를 지켜 온 두 배우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연극계 거장이다. 작품에서 이호재는 풍류를 즐기는 호인 경숙역을, 오영수는 실용학문의 대가 기지 역을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두 대감 중 한 명만을 선택해야 하는 왕 역에는 ‘푸르른 날에’,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명행이 출연한다. 두 대감을 호위하는 순수무사 회옹 역에는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 ‘시련’의 배우 최광일이 맡았다. 작품 화자로 등장해 금강산 여정을 기록하는 두 명의 사관 역은 ‘환도열차’에서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 윤상화와 김정민이 연기한다. 김정민은 2015년 ‘햇빛샤워’의 주인공 광자 역으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사회의 기둥들’의 베테랑 배우 유성주, 장우재가 이끄는 극단 이와삼의 김동규, 황설하 등 연기파 16명의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불역쾌재’는 10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09 / 조회 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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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닭도리탕이 되지 않는 우리를 바라며
이 무슨 '초딩'스러운 싸움인가. 짝꿍과 다툰 한 아이가 책상 가운데 연필로 선을 그어 내 칸, 네 칸을 나누고 절대 내 영역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말한다. 덩치가 큰 쪽이나 다툼에서 작은 승리를 거둔 사람이 책상 분할선을 그을 땐, 그 영역이 공평하게 1대 1로 나뉘는 것도 아니다. 책을 펴기도 좁은 책상 위에서 어찌어찌 버티던 나머지 아이는 울어버리거나, 선생님한테 이르거나, 혹은 화해를 청하려 짝꿍의 눈치를 보기도 할 터인데, 이러한 모습 또한 똑 닮았다. 바로 다 큰 어른들이 모여 있는 이곳, '제45갱생시설'과 말이다. 일본 작가 츠치다 히데오 작, 김광보 연출의 는 우연에서 시작된 분쟁, 분쟁을 키우는 권력의 무분별한 질주, 그 안에서 더욱 강해지는 파벌 등의 웃지 못할 인간사를 블랙코미디로 빚어 놓은 무대다. 시작은 훈훈하다. 교도소 안 수감자들은 오손도손 같이 작업도, 식사도, 게임도 하며, 간수들은 시대가 바뀌어 이제 수감자들의 '하녀'일 뿐이다. 하지만 한 덩어리였던 곳이 두 개의 나라로 분리되자, 이 경계선 바로 위에 위치한 교도소 내에도 양쪽으로 가르는 선이 생긴다. 순식간에 한민족이 다국적 공동체가 되더니, 이윽고 상대를 전복시키려는 적으로 마주한다. 장난으로 시작된 '선 넘기'가 대립각을 더욱 예민하게 세우는 '도발'이 되고, 도발이 시작되면 공격도 시작. 정말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정작 선은 중요하지 않다. 다소 상투적이긴 하지만, 극 마지막 "선은 내 마음 속에 있었어"라는 대사가 이 작품이 말하고 싶어하는 부분일 것이다. 선은, 그저 공통점으로 동질의식을 갖고, 무리가 되어 힘이 쌓이고, 그 힘으로 다른 무리를 제압하고 싶은 인간의 어리석은 이기심의 촉발제이며, 이후의 상처일 뿐이다. 그 안의 군중심리가, 강렬한 소수에 이끌리는 중우정치가 종종 이 세상의 다양성을 업신여기고 사안을, 진실을 흐리게 만드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자주 목격해 와서, 이들의 한바탕 소동에 마냥 웃다가 끝날 수 없게 만든다. 실소가 폭소로 바뀌는 순간 끝에 찾아오는 작은 씁쓸함은 이 작품의 빠질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각양각색 인물들도 우리 사회를 이루는 나이고, 너이고, 또 그를 비쳐낸 자화상이다. 눈치나 보거나, 앞뒤 논리도 전혀 안 맞는 다혈질에 볼품없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처음엔 '웃기'지만 갈수록 가슴 한 켠이 따끔거린다. 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 오히려 작정하고 망가지는 배우들의 '찌질함'이 관객들의 예상 밖에서 허를 찌르며 너무나도 가볍게 팔랑거린다.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메시지를 무척이나 가볍게 이야기하는 재주는 대본, 연출의 힘도 있겠지만, 유연수, 김영민, 유병훈, 이석준, 유성주, 한동규, 이승주, 임철수 등 원캐스트로 전 무대를 지키는 여덟 배우들의 환상의 호흡 덕도 크다. '닭도리탕'은 극중 가장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부분일 것이다. 공연을 보지 않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 위해 극중 의미는 밝히지 않은 채, 우리 모두 '닭도리탕'이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명랑한 이 작품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11.12 / 조회 7,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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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몰랐던 찌질함 드러나"<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개막
츠치다 히데오 작, 김광보 연출의 연극 가 개막에 앞서 5일 낮 작품의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고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의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무심코 그은 선 하나로 인해 두 세력으로 나뉘는 죄수들과 힘의 논리에 휘둘리는 간수들에게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치졸함과 비이성적인 모습을 유쾌하게 비춰낸다. 작가 츠치다 히데오도 개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작가, 연출가, 배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그는 과거 공연된 의 작가로도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이번 작품도 와 마찬가지로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펼쳐내는 남다른 코미디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공연은 오는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선 하나를 그음으로 인해서 변하고 드러나는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연극이 전개되어나가는 것까지가 이성적인 부분이고, 참상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찌질함이 나타나죠. 8명의 배우들로 인해서 흘러가는 연극인데, 주연급 배우들을 캐스팅해두고 어떻게 이 작품 안에서 앙상블을 이뤄나갈 것인가를 연습하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앙상블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오셔서 유쾌하게 웃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연출가 김광보) "작품 집필 당시 일본과 중국이 영토를 둘러싼 분쟁이 있었어요. 마침 그때 일로 중국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 중국의 연극인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와보니 일본 내 중국에 대한 보수화 경향이 짙어져 있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며 쓴 작품이 이번 작품입니다. 연극인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말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언어로서 이 작품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어제 최종 리허설을 봤는데 배우들 한 명 한 명이 다들 매력적이었다는 걸 가장 먼저 느꼈습니다. 그럴 경우 저마다 눈에 띄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 배우들은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그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작가 츠치다 히데오) 에 출연하는 8명의 배우들"연출님이 항상 배우를 캐스팅할 때 그 사람이 무대 위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이면을 많이 끄집어 내는 것 같아요. 여기 배우들도 평소 못 봤던, 본인 성격의 모습을 끄집어 내고 있습니다." (이석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 같이 찌질하고 모자란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치졸한 모습을 꺼낸 것 같은데, 그 모습 안에 숨겨진 진실성을 보자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민) "잠 못 주무셔서 짜증내시느거죠? 맞죠?""상상 오셀로 게임, 재밌어요!""이구 허는 착해. 춤도 춰봐~.""하나, 둘, 하나, 둘,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둔해져""여기, 큰물에서 한 번 안 놀아본 사람 있어?"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06 / 조회 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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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배우의 명쾌한 신념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한동규
연습 전 마주한 한동규가 처음으로 한 말은 "왜 저를 인터뷰하시는 거에요?"였다. 올해만 해도 그는 등 세 편의 연극, 뮤지컬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변함없이 선보인 '관록의 배우'임과 동시에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든 영화 에서 일본군으로 등장해 그간 무대 위의 그를 보지 못했던 많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과 이름을 더욱 알린 '뉴페이스'이기 때문이다. 동글게 부푼 곱슬머리, 그와 어울리게 자리한 콧수염, 강렬하게 반짝이지만 웃음기 어려있는 눈동자. 등장만으로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는 절제를 알고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감각을 바탕으로 13년 간 배우라는 자신의 길을 묵묵히 다져오고 있는 배우 한동규다. 이제 그는 가상의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경계와 힘의 논리, 인간성의 변화 등을 유쾌하게 다룬 연극 의 간수로 등장할 참이다. 스스로 생계형 배우라 지칭하는 자의 자신감과 무대를 향한 번민 없는 믿음, 그리고 명확한 시선이 얼마나 한 사람을 빛나게 하는지, 이번 작품에서도 지켜보면 좋을 것이다.Q. 일본군 역을 맡아 출연한 영화 이 큰 흥행기록을 세웠다. 단역만 계속 하다 조연으로서는 첫 영화인데 잘 돼서 좋다. 망하면 안 되는 작품이었다,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웃음) 최동훈 감독님이 워낙 잘 만드시는 분이니까, 다음 작품 기대하고 있습니다! (웃음). Q. 그러고 보니 출연한 영화 편수가 많지는 않더라. 한 세 편? 띄엄띄엄 했다. 그리고 워낙, 나도 찾아야 보이는 배역들이라, 훅 지나가고. (웃음) 난 들어오는 건 다 한다. 가족들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웃음) 작품도 안 가린다. 스케줄 맞으면 다 한다. Q. 올해 뮤지컬 에서도 친일파 역으로 등장했다. 한 해에 친일파 역을 두 번이나 맡은 셈이다. 광복 60주년에 친일파 역으로 1년을 먹고 산다는 게 쉽지 않은데.(웃음) 글쎄, 내가 친일파 이미지에 잘 맞나 보다. 은 '나쁜 역할이다'고만 하고 섭외가 됐는데 '괜찮다, 얼마나 나쁘겠냐' 하고 와 보니 진짜 나쁜 놈이더라. 공연하면서 욕 많이 먹었다. 어우, 진짜 쌍욕도. (웃음) 물론 역할이라 애교 섞인 욕이긴 한데 좀 기분은 나쁘더라. 난 역할에 충실한 것 뿐인데. 얼마 있지도 않은 팬들 다 떨어져 나갔다. (웃음) Q. 곱슬머리, 수염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변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한동규의 모습이다. 그런데 일부러 고집한 적은 없다. 연출이 원하면 바꾸는데 (김)광보 연출님은 스타일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으시더라. 예전에 최용훈 연출님은 본인이 지겨우시니까, 이번에 머리 한번 자르자, 수염도 자르고, 그러셔서 그렇게 했다. 근데 내가 어색해서 죽는 줄 알았다. 너무 얼굴이 평범해져서.(웃음) 장모님도 사위는 수염 기르는 게 낫다고, 그게 배우 같다고 하신다. Q. 데뷔 후 초창기 사진을 보니 곱슬머리도 아니고, 수염도 없는 매끈한 얼굴이 정말 '꽃미남'이더라. 그런가? 내가? (웃음) 머리는 파마한 거다. 파마한 건, 뭐, 멋있어서? (웃음) Q. 어려서부터 배우를 꿈꿨나? 어려서 꿈은 은행에 취직하는 거였다. 평범한 직장인. 집에 아들이 하나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그렇게 주입이 된 것 같다. 나중에 내가 부모님 모셔야 하니까, 취직하려고 주산학원도 열심히 다녔다, 6년이나, 오로지 은행에 가려고. 그래서 과도 오로지 경영학과. 그러다 대학교 1학년 때 극예술연구회라는 동아리를 들어갔고, 동아리 문을 잘못 여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웃음) 그(연극) 매력에 푹 빠져서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갑자기 연극한다고 하니까 집에서 난리가 났었는데, 그렇다고 크게 말리진 않으시더라.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부모님은 내가 금방 성공할 줄 알았던 것 같다. 금방 텔레비전에 나오고. 그렇게 시작이 됐다. 텔레비전 한번 나오는 데는 오래 걸렸지. (웃음) Q. 무엇이 그토록 무대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무대에 있는 게 그렇게 좋았다. 관객이 날 바라봐 주고, 마지막에 박수 받고. 그 희열이 어떤 걸로도 표현이 안 되더라. Q. 극단 아리랑에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극예술동아리 선배가 먼저 아리랑에 입단해 있었다. 본격적으로 연극을 하고 싶다고 선배한테 말씀을 드렸다. 어떻게 해야 대학로에서 프로로 활동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리랑 들어와라, 그래서 들어갔다. 거기서 막내부터 시작한 거다. Q. 극단 입단 후 무대에 서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 3년 걸렸다. 난 내가 잘 하는 줄 알았고 그래서 바로 무대에 설 줄 알았다. 그런데 우물 안 개구리였지. 동아리 안에서 잘 해봐야 뭔 소용이 있겠나. 또 그땐 다 취직하러 가고 연극만 하겠다는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무대에 섰던 거고. 극단엔 워낙 선배도 많았고, 신입단원을 바로 무대에 세우지도 않았다, 조명실부터 들어가게 했지. 규율이 그랬다. Q. 자신감을 가지고 20대 후반에 들어간 극단, 그 안에서 3년의 기다림은 결코 쉬운 시간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조명실에서 선배들 연기 보고 배우고, 이것도 되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이 욕심이 없었다는 건 거짓말이고, 뭐, 칼 갈았지, 조명실에서. (웃음) Q.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은 본인의 성격 영향도 있지 않을까. 같이 공연하던 박철민 선배가 그때 영화 로 조금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술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나도 좀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할 수 있겠나" 물었을 때 35살까지 무조건 버텨야 된다고, 그 말 믿고 버텼다. 그런데 서른 다섯에 만나니까 다시 40살까지 버텨야 한다고. (웃음) 계속 버티는 인생이었다. 끝까지 버텨보자, 그런 마음 없었으면 중간에 그만뒀을 수도 있었을 거다. Q. 잘 버틴 것 같나? 잘 버텼다. 내 천직이니까. 배우 안 했으면 뭐 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상상이 안 된다. 그런데 직장생활도 잘 했을 것 같긴 하다. 유머러스하게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내가 빠릿빠릿하게 일도 좀 잘하는 편이고 눈치도 빠르고 해서. 정년퇴직이 없다는 점에서도 이 일(배우)이 좋다. 나이 지긋한 선생님들 뵈면, 아, 나도 저 나이 때까지 연기해야겠다, 그 생각 든다. 이호재 선생님이나 오영수 선생님 같은 분 뵈면 정정하시지 않나. 연극을 하시니까 더 건강하신 것 같다, 계속 일하시니까. Q.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면 강렬한 이미지를 줄 때가 많다. 대단히 희극적이거나 또는 대단히 악하거나. 희극적 캐릭터는 내 몸에 제일 잘 맞는 옷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희극적 캐릭터만 고집한 적은 없는데 대부분의 연출가들이나 캐스팅하시는 분들이 그런 역할들을 (내게서) 원하시더라. 아니면 아예 강렬한 악역으로 가든지. 그렇게 좀 극단적인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다. Q. 희극적 캐릭터라 해도 작정하고 웃기는 인물, 그러한 표현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웃기려고, '내가 다 웃길 거야' 하고 별 짓을 다했다. 그런데 조금씩 나이가 들다 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 코미디가 진짜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코미디 호흡이 어마어마한데,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고 그 흐름, 호흡, 템포를 알아야 관객들을 웃길 수 있으니까. 그런 호흡으로 욕심을 좀 비우고, 내가 골을 넣으려 하지 않고 수비한다는 마음으로 항상 작품에 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절제하게 되고. 연습할 때는 마음껏 해보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깎아내는 과정이 있고 마지막에 공연 때는 어느 정도의 선에 도달하는 거다. 그런데 뭐라 해도 코미디 연기할 때가 가장 편하고, 그런 재능도 조금 있는 것 같긴 하다. (웃음) Q. 집에서도 코믹한 아빠인가? 되게 평범하다. 말도 별로 없고. 아무래도 밖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다 보니까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돼서. 그렇다고 뭐 그게(원래 성격) 어디 가겠나. 애들한테 책 읽어 주는 거 되게 좋아 한다. 캐릭터 다 바꿔가지고. (웃음) 동화책을 한 편의 작품처럼 읽어버리니까 애들은 좋아한다. (웃음) Q. 연출 작업을 한 적도 있다. 연출을 하겠다고 달려든 건 아니고, 극단 프로젝트로 한 번 해 봐라, 해서 했는데 너무 어렵더라. 내가 연출론이라는 게 없고, 그러니 자꾸 외부에서 봤던 연출들은 흉내 내고 있더라. 아우, 이런 건 아니다 싶어서 거기서 접었다. 난 연기하는 게 좋다. Q. 잘 하는 사람들을 따라 하다 보면 내 실력도 느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런데 난 롤모델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사람은 없었다. 선배들의 좋은 호흡이나 화술들을 따라해 본 적은 있는데 그걸 내 걸로 만들어야겠다, 이런 적은 없었다. 극단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런 캐릭터로 온 것 같다. Q. 자신감, 자기 확신이 큰 것 같다. 전공서적을 읽어본 적도 없고 누구에게 연기론을 배워본 적도 없고, 오로지 젊었을 때 무대 경험만으로, 술자리에서 주워들은 게 다다. 그래서 나한테 거창하게 무슨 연극적 이론을 대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순간에 딱 표현할 수 있는 게 배우라고 생각할 뿐이다. Q. 과거 박철민에게 물었던 것처럼, 후배 배우가 '언제쯤 나도 선배처럼 뭔가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일단 버텨라. (웃음) 그리고 많은 무대 경험을 쌓아라. 연극 그만두고 영화사에 프로필 막 돌리는 후배들 있다. 그 마음은 알겠으나 되게 덧없는 행동 같다. 아무것도 안 하고 프로필만 돌리면 기회가 오기도 힘들 뿐더러, 그 시간에 차라리 어떤 작품이든 작품을 알아보러 다녀야지. 그렇게 하다 잠깐 쉬고 다시 연극으로 돌아오면 이미 설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묵묵히 그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는데. Q. 스스로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의심도, 고민도, 후회한 적도 없었나? 없었다. 하다 보니 (사람들이) 공연 보러 오고, 공연 보신 감독님이 캐스팅도 하고. 내가 억지로 뭘 막 했다면 그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다 보면 찾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Q. 순리에 맡기는 쪽인 것 같다. 작품 선택할 때도, 작품을 읽어보고 선택하지 않고 스케줄 맞으면 다. (웃음) 생업으로, 내가 작품 고르고 할 때가 아니니까. 운이 좋게 지금 김광보 연출님도 그렇고 그 전에 연출님들도 그렇고, '이거 왜 했지?' 그런 생각 드는 작품이 없는 걸 보면 지금까지 순리대로 잘 온 것 같다. 욕심 안 내고. 운이 좋았던 거지. Q. 의 간수 '대기 곽'은 시류에 편승하고 힘을 가지면 그 힘을 남용하는 캐릭터이다. 누구나 그 상황에 처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진짜 무소불위의 완장을 차게 됐을 때 주변을 통치하고 억압하려는, 그런 본능은 누구나 인간 본연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악한 인물이 아니고 그 상황에 처했을 때 변화하는 인물이라고 본다. Q. 의 배우들은 대본 리딩할 때도 배역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간수 두 명(유연수, 한동규)만 캐스팅 때부터 배역이 확정되었다고. 광보 연출님이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서 캐스팅하신 걸로 일단 생각한다. (어떠한 장점이 캐릭터와 맞았다고 생각하나?) 뭘까, 어떤 명쾌함? 뜨뜻미지근하지 않은. 예전에 연출님이 나에게 되게 명쾌한 사람이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배려. 이 말을 내 입으로. (웃음) 내가 되게 남을 배려하는 배우라고. 앞에 안 나서고 서포트하는. 지금 대기 곽도 그런 역할인 것 같다. 물론 나중에 권력을 잡았을 땐 앞에 나서기도 하지만 중반까지는 극에서 죄수들을 서포트해야 하는 역할이다. 내가 뭘 해보려고 욕심을 내면 작품도 죽을 뿐더러 되게 안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그런 것 같다. Q. 주인공 욕심이 없나? (2007)에서는 주연을 맡기도 했는데. 글쎄. 되게 부담스럽더라. 포스터 맨 위에 내 이름이 올라와 있다는 게. 작품이 잘 되고 안 되고가 나한테 달려있는 것 같고. 내 성향도 원톱으로 나서서 뭘 끌고 가거나 그런 건 아직 자신이 없다. 배우가 어떻게 주인공 욕심 없겠나. 물론 있는데,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 욕심 안 내고. 그리고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더 빛나고 박수 받고 관객들 뇌리에 강하게 남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지. Q. 올해로 배우 데뷔 13년이 되었다. 시작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밑바닥에서부터 배우로서의 인성을 극단에서나 참 많이 배운 것 같다. 바로 인기 얻고 바로 무대에 섰다면 우쭐한 마음에 빨리 지치고 좌절도 했을텐데, 벽돌 쌓듯이 차곡차곡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쉽게 지치지 않고 계속 이 일을 할 것 같다. 한 작품 할 때마다 대본이랑 포스터, 팜플렛, 계약서까지 (웃음) 파일로 해 두는데, 하나하나 쌓이는 게 되게 뿌듯하더라.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아빠가 걸어온 길을 보면 '아빠가 이런 일을 했구나', 그러지 않겠나. 더 이상 꽂을 데가 없을 때까지 하나하나 쌓일 때마다 자부심도 크고, 언제까지 쌓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내 가보 같은 거다. Q. 생계형 배우임을 강조하지 않았나. (웃음) 생계형 배우이긴 하지만 자본에 휘둘리고 싶지는 않다. 일이 겹쳤을 때는 고민도 하는데 과감히 연극 쪽으로 선택하는 편이다. 할 때, 돈을 좀 벌 수 있는 일이 겹쳤다. 돈이 한 열 배 차이는 나더라. 애랑 엄마랑 노는 거 보는데, 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 나한테 없었던 돈이라 생각하자' 그러고 를 했는데 그 해 상을 다 휩쓸었다. 그때 돈을 선택했으면 내가 여기까지 못 왔겠다 싶다. 역시 무대는 배신하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생계형 배우가 돈 되는 것만 한다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들어오는 건 다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달수 선배님 되게 존경한다. 1억 배우지 않나. 그런데도 여전히 연극배우 같으시다. 아무리 바빠도 1년에 한 편씩 연극하려고 하시고, 돈 벌어서 극단 연극 제작도 하시고.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다. 나도 진짜 바빠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꼭 1년에 한 두 편씩 연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감을 놓쳐버리면 나중에 무대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두렵기도 할 테고.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1.05 / 조회 13,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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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연습공개
상상 그 이상의 이상한(?) 작품이 될 분위기다. 가만히 자리하기만 해도 묵직한 존재감을 저마다 뿜어내는 배우 8인이 분명한데, 이곳에서는 촐싹맞고, 변덕쟁이며,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가, 금방 삐치기도 하는,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변신해 연습실을 들썩거리게 하고 있었다. 정말 '살짝 넘어가기만' 했는데, 이 난리가 나다니. 보다가 웃음이 터지는데 그 뒤엔 가슴이 뜨끔거리며 씁쓸함도 남기게 하는 이곳은, 연습 현장이다. 연극 , 드라마 등을 쓴 일본 작가이자 연출가 츠치다 히데오가 쓴 는 교도소에 수감된 6명의 죄수와 2명의 간수들이 우연히 국경을 가르는 선 하나를 그으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제 각각의 캐릭터들이 스스로 교도소 내 선을 긋고 이를 중심으로 편을 나누며 생기는 충돌과 힘의 관계에 따라 흥미롭게 목격할 수 있는 인간 심리의 변화 등이 이 작품을 마냥 '웃음'에서만 그치게 하지 않는 요소가 될 듯하다. 우연한 기회에 도쿄에서 이 작품의 초연을 봤다는 김광보 연출은 "블랙 코미디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아주 시의적절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츠치다 히데오는 이 작품을 내놓으며 "대지진 이후 다들 너무 살벌해진 것 같다. 단정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이 눈에 띄고 정치에 대해서도 정책 이전에 입장만으로 비판을 하는 것 같은 감정이 앞서는 발언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극으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을 때 정치나 사회를 운운하기 이전에 인간 행위에 시선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광보 연출은 이 말에 적극 공감하면서 "인간 자체가 사회 구성원 중에 하나니까, 인간이 변해간다는 건 사회가 모순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더욱 확장된 메시지가 작품 안에 담겨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국내 공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른바 '김광보 사단'이라 불릴 정도로 과거 김광보 연출작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배우들의 대거 출연이었다. "이 작품은 호흡이 잘 맞아야, 앙상블이 잘 맞아야 해요. 8명이 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 비중이 모자라다, 그런 것도 없고요. 그래서 앙상블을 생각해봤을 때 익히 작업해 왔던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했죠."(김광보) 최근 영화 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았던 김영민과 등에 출연하며 올 한해 가열차게 무대 위를 채우고 있는 이석준, 그리고 등의 작품에 출연해온 이승주, 등의 유성주를 비롯해, 이번이 김광보 연출과 첫 작업인 유병훈과 임철수 등 오랜 시간 무대를 탄탄하게 채웠던 배우 6인은 이번에 경범죄로 수감된 죄수로 변신한다. 배역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본 리딩을 시작했다는 팀이지만, 처음부터 배역이 결정된 두 사람은 바로 간수 역을 맡은 유연수와 한동규다. 동료 배우들이 입을 모아 "적역을 만났다."고 칭하는 간수 경보 역의 유연수는 언제나 잠을 청하는 게으른 간수이면서 힘을 가진 후배에게 쩔쩔매는 모습이었고, 또 다른 간수 대기 역의 한동규는 원리 원칙을 따지지만 힘을 얻게 되자 무자비하게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주변을 장악하려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었다. 가장 반전인 캐릭터가 누구냐고 묻자 과격하고 거친 장창 역으로 등장하는 이석준은 "여기서 정상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며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한국 초연을 위해 등을 쓴 김은성 작가가 각색을 맡았다. 저마다 이유가 궁금해지는 독특한 이름도 기억해두면 좋을 듯하다. 는 오는 11월 5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udiochoon.com)
2015.10.16 / 조회 7,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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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가 된 형제의 이야기, 김광보&고연옥 콤비의 <나는 형제다>
“서울시극단이라는 단체에서 연출가이기도 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이 답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결정을 내렸을 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작품이 고연옥 작가의 작품이었다.”(김광보) 최근 서울시극단장에 취임한 김광보 연출이 서울시극단장으로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극 가 내달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광보 연출은 지난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의 일부 장면을 공개하며 4년 만에 고연옥 작가와 함께 작업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는 2013년 미국에서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이다. 당시 이 사건은 2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다 체첸 출신의 이민자 형제가 용의자로 지목돼 큰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와 먼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점점 근거리에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힌 고연옥 작가는 “당시 테러를 저지른 이들이 사회에 분노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나와 다른 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기보다 무시하고 배척하고 소외시키고 있다. 테러는 가장 무서운 범죄 중의 하나인데, 우리 사회도 어느새 곳곳에 그런 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이 있다.”고 작품에 녹여내고자 한 문제의식을 설명한 고연옥 작가는 “이 연극의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극중 형을 맡은 이승주와 동생 역의 장석환을 비롯한 배우들은 이날 약 20분 가량 작품의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작품 속 형제는 가난 속에서도 자녀들에게 튀지 말고 착하게 살 것을 강요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다. 운동 특기생으로 대학에 간 형과 공부를 잘해 의대에 진학한 동생은 부모님의 당부를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둘 다 쓰라린 좌절을 겪게 된다. 이날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후 이 형제의 이야기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으로 흘러간다. 부모마저 세상을 떠난 뒤 둘만 남은 형제는 자신들을 소외시킨 세상에 대한 분노로 극장에 폭탄을 설치하고, 의도치 않게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범죄자로서 죽음을 맞게 된다. 이번 연극은 총 스물 한 장면으로 구성됐다. 김광보 연출은 “고연옥 작가의 작품은 모든 언어가 은유적이어서 장면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간 고 작가와 작업을 하면서 써왔던 무대적 기법이 있는데, 이번에는 가급적 기존의 기법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간이 많이 바뀌어야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이라서 내가 했던 다른 작품보다는 무대 장치가 좀 더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연극에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는 영상도 활용될 예정이다. 김광보 연출은 이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히 밝혔다. 서울시극단장으로 부임하는 3년의 임기 내에 정기공연 여섯 편을 직접 연출할 계획이라는 그는 “서울시극단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때에 따라 질책도 해 달라. 우리도 더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는 오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8.21 / 조회 7,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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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 신작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캐스팅 공개
지난해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풍자극 을 선보여 큰 호평을 이끌어냈던 김광보 연출이 오는 11월 새로운 연극 를 무대에 올린다. 는 연극 와 드라마 등의 각본으로 잘 알려진 일본작가 쓰치다 히데오가 쓴 희곡으로, 국내에서 올해 처음 공연되는 작품이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연극은 여섯 명의 죄수와 두 명의 간수들이 바닥에 장난처럼 그은 선 하나로 통제 불가능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속성을 코믹하고 신랄하게 비꼬는 작품이다. 이번 연극을 제작하는 LG아트센터 측은 “이번 작품을 위해 김광보 연출이 일찍이 팀을 꾸려 오랜 기간 작품에 대한 구상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간 등에서 김광보 연출과 작업해온 유연수, 김영민, 이석준, 이승주, 한동규를 비롯해 유병훈, 유성주, 임철수가 출연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개성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이 주고받을 팽팽한 긴장감과 에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는 오는 11월 5일부터 18일까지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5.08.11 / 조회 9,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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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김광보 연출의 <나는 형제다> 9월 공연
서울시극단이 오는 9월 연극 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극은 지난 6월 서울시극단 단장에 취임한 김광보 연출이 서울시극단에서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고연옥 작가가 2013년 보스톤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쓴 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관에 폭탄을 설치해 테러리스트가 되는 형제의 모습은 사회적 약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만들어내는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다. 이번 연극에는 이창직, 강신구, 주성환, 김신기, 최나라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과 의 이승주, 객원배우 천정하, 김송일, 문호진과 김동석, 박진호, 신해은, 유미선, 장석환, 조용진, 허재용, 이지연, 정예림, 한정훈 등 서울시극단의 젊은 연수단원들이 출연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김광보 연출과 고연옥 작가가 4년 만에 콤비를 이뤄 선보일 연극 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서울시극단 제공
2015.07.16 / 조회 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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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을 넘어선, 그들의 뜨거운 재회 <엠.버터플라이> 김광보 & 김영민
2012년 초연과 2014년 재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연극 가 1년 만에 다시 삼연으로 돌아온다. 뮤지컬이나 연극에서 재연은 종종 있었지만 삼연은 보기 드문 경우이다. 여기에 초·재연를 빛내준 모든 배우들이 총출동하기에 티켓 오픈 전 캐스팅 발표만으로도 큰 화제에 올랐다.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와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의 기묘하고도 충격적인 20여 년간의 관계를 담은 연극 의 총 지휘자 김광보 연출과 2년 만에 다시 르네 갈리마르 역으로 무대로 돌아오는 김영민을 만났다.‘부부는 닮는다’고 옛 어르신들은 말씀하신다. 여기 닮은꼴 관계를 하나 추가해본다. 연출가와 배우도 닮는다. 오랜 시간 무대에서 서로를 지켜보고 응원해왔기 때문일까?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그들은 마치 오래된 부부처럼 꼭 닮은 느낌이었다. 부부처럼 닮은 두 사람“모르셨어요? 연출님은 유명한 헤비스모커(골초)에요.”(웃음) (김영민) 그들을 만난 날, 사진 촬영을 앞두고 김광보 연출은 연신 손에서 담배를 놓지 않는다.“원래 한참 동안 금연하고 있었는데 이후로 계속 피게 됐네요. 그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원래 하기로 했던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개관이 지연되면서 극장을 부득이하게 바꿔야만 했어요. 머릿속은 하얘지고, 가슴속은 바짝바짝 타 들어가고, 이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지요.(웃음) 요즘처럼 공연을 앞두고는 더욱 자주 피게 되는 것 같아요." (김광보)웃음 가득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된 인터뷰. 웃을 때 반달이 되는 선한 눈매가 꼭 닮은 두 사람은 2005년 로 처음 만나 이후 2010년 , 2012년 그리고 오는 4월 삼연으로 무대에 서는 로 다시 만났다.“연출님을 만난 지 벌써 올해로 꼭 십 년이 됐어요.”(김영민)"십 년 전에는 제가 사실 좀 악동이어서 영민씨를 많이 괴롭혔어요. 지금도 기억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가 첫 공이 끝나고 축하 파티를 할 때, ‘너무 많이 괴롭혔구나’ 싶어서 스스로 민망한거에요. 그래서 파티에 참석 안하고 몰래 도망갔어요." (김광보)"연출님과의 작업이 항상 고마운 이유가 배우로서의 스팩트럼을 넓혀주셨어요. 농담삼아 "영민이가 찌질해"라고 말씀하시다가도 정말 그런 부분을 공연에서 표현해줄 수 있게 해주셨거든요.” (김영민)초연 당시 르네 갈리마르 역에 김영민을 대번에 떠올렸다는 김광보 연출은 "극 중 인물 갈리마르가 찌질한 인간이에요. 영민씨가 생긴 것은 동안이고 말끔하죠, 하지만 가끔씩 보면은 찌질한 모습이 보여요. (웃음) 대본을 읽자마자 영민씨 생각이 대번에 나더라고요. 때도 수명이라고 찌질한 역할을 참 잘 했고요. 영민씨가 표현하는 찌질함은 고급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차원이 다르죠. 잘생긴 배우가 찌질한 역을 할 때 거기서 오는 쾌감이 있는데 그래서 처음에 영민씨를 떠올렸어요."라고 캐스팅 비화를 설명한다. “우리는 원 팀”초·재연 배우들의 전원 캐스팅 비결을 묻자 "초·재연 멤버들 다같이 하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연극열전 허지혜 대표의 제안에 “같이 합시다”라고 대답한 것 밖에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김광보 연출은 재연도 잘 안 하는 편인데 는 삼연이니 특별할 수 밖에 없음을 고백한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영민씨의 합류 과정도 쉽지 않았어요. 여러가지 스케줄이 있었는데 고민하다가 를 선택한 것 같아요. 우리 배우들이 다들 의리가 있어요. 내 마음 속의 일 순위의 배우들이 지금 이 작품에 다 모여 있어요. 어떤 작품이든지 ‘같이 하고 싶다’라는 믿음이 가는 사람들이죠.”라며 배우에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작년 재연 때는 영화 작업 때문에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참여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많았어요. 이번에 삼연을 한다고 해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작년에 (이)승주와 (김)다현이 공연을 보러 갔는데 진중하고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무대에 있는 그들에게 엄청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죠." (김영민)2년 만에 무대이자, 초연과 재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 부담감이 있을 법 하지만 김영민의 대답은 기자의 예상을 뛰어 넘는다. "물론 오랜만에 서는 무대고 삼연이라 책임감과 부담감이 느껴지지만, 스스로는 '오랜만에 한다'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항상 여기(무대)에 마음이 있으니까요. 초연 때부터 워낙 치열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한 것이라 그것에만 충실하고 정직하게 임하면 관객들 역시 놓치지 않고 봐주실 거라고 믿어요.”라며 힘주어 말한다.한 달 후면 다시 관객 앞에 서게 될 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단도직입적으로 김광보 연출에게 묻자 “재연 때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달라진 건, 출연하는 배우들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오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초연 때 텍스트에 대한 분석이 심도 있게 이뤄져서 작품에 손 볼 일은 없을 것 같아요."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나 작품에 대한 해석은 초연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하지만 지금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초연과 재연을 할 때 비해서 배우들이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이라고 대답을 덧붙인 김광보 연출, 이에 김영민은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은 사실이죠. (웃음) 배우로서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시간이 더 흐른 만큼 자연스럽게 살아온 시간들이 작품과 인물에 투영이 되면 좋겠어요."라고 전한다. "다들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어요. 워낙에 서로가 친한 배우들이니까요. 우리 작품의 연습 분위기 중 하나의 흠이라고 한다면 너무 친한게 흠이죠."라고 김광보 연출이 운을 떼자 "그래서 다들 서로를 많이 배려해요."라며 김영민이 답한다. "연습 첫 날 배우들에게 우리는 ‘원 액터’가 아니고 ‘원 팀’이다. 팀을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만큼 우리 분위기가 좋아요. 배우들에게 제가 애교와 투정을 많이 부립니다. 그러지 않으면 배우들이 어떻게 편하게 연습을 하겠어요."라는 김광보 연출의 말에서 팀의 연습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초연과 재연을 뛰어넘는 판타지적인 무대원작이 가지고 있는 현실과 환상,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섬세한 텍스트는 ‘새장’이라는 무대로 형상되어 배우들의 세심한 연기와 함께 관객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초연에서는 새장 자체가 무대 안에 설치되었고, 재연 때는 극장의 조건이 달라져 새장이 들어오지 못했지만 대신 새장의 내부가 보여졌다. 이번 경우에는 어떨까? 김광보 연출은 "무대 디자이너에게 한 마디만 했어요. 초연과 재연에 비해서 더 월등하게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무대를 원한다고요. 지금 디자이너의 머리가 굉장히 아플거에요.”라며 웃는다. 또한 "의상도 많이 보충될 것 같아요. 삼연은 배우들만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고 무대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등 모든 사람이 부담스러워요. 워낙에 이 작품을 사랑해주신 사람들이 많으시니까요."라고 덧붙인다. 또한 무엇보다 이번 시즌은 초연과 재연 배우들이 함께 나오는 새로운 조합에 대한 기대도 크다. "동화씨랑 다현씨랑은 초연 때 해봤고, 성우씨랑은 이번에 새로 하고 있어요. 저도 그렇고 다른 배우들도 지금은 서서히 맞춰 가는 과정인데 서로의 호흡을 각자 존중해주고 기다려주고 있어요. 특히 이번 공연은 각 페어마다 좀 더 색다른 느낌이 나올 것 같아요. 귀여운 페어, 섹시한 페어 등 근래에 보기 드문 페어의 조합이 탄생하지 않을까요"라며 김영민 역시 배우들의 새로운 합으로 인해 생기는 에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나’이자 ‘당신’이자 ‘나’. 삼 년 만에 다시 대본을 읽어본 김영민은 “스스로 환상을 만들고, 스스로 그 환상에 파묻힌다는 것에 마음이 많이 와 닿았어요. 르네 입장에서 송은 전부라고 말할 수 있잖아요? 르네는 송의 실체를 알면서도 그것을 망각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죠. 사랑을 스스로 규정해버려요. 그런 지점들이 전 보다 더 마음이 가더라고요.”라고 이야기했다. “르네가 송에게 빠져 드는 것은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거에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 부분은 무척 중요하잖아요. 나와 같은 사람이며, 나와 비슷한 사람, 나이자 당신이기도 한, 내가 눈 앞에 있는 거죠.”라며 송에 대한 감정을 설명했다. 처음 희곡을 보고 전율이 일었다는 김광보 연출은 “우리는 보통 ‘부부는 닮는다’라고 하는데 그것은 나의 삶이 상대방한테 투영되고 상대방의 삶이 나한테 투영되면서 서로 비슷해지는 거거든요. 르네가 송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게 아마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그 전부터 르네한테는 환상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환상 속의 인물을 만나면서 자기 자신을 그 안에 투영시킨 것 같아요. 스스로를 거기에 묶어 버리고 죽을 때까지 그 환상을 깨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라며 이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환상’에 대해 조심스레 이야기한다. 공연을 보고 공부하는 관객들 김영민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사랑해주는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작품이 약간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지’, ‘저 사랑은, 저 죽음은, 저 애처로움은 뭐지’하는 호기심이 생기면서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일으키게 하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한다. 김광보 연출은 여기에 “관객들이 객석에 앉아서 공연을 보면서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인간, 인간의 내면을 들어다보고 있어요. 그 안에서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라고 하는 ‘사랑’의 한 형태가 보이고, 그것을 각기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요. 르네가 환상에 빠져 결국은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무한 공감과 애정을 보내준 관객들에 대해 감사를 전하는 김영민은 “이 작품은 준비하는 과정이나 무대에서 배우들이 힘이 엄청 드는데 그만큼 관객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초연 때 깜짝 놀랐던 게 공연을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는데 교보문고가 가깝잖아요. 교보문고에 있는 희곡집이 다 팔린 거에요. 그때 희곡집을 읽고 공부하고 사인 받으면서 질문하시는 관객들이 참 많았어요. 배우들이 무대에 서는 이유가 관객이 공연을 보고 나서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를 바라면서 하는 건데 그런 점에서 의 관객들은 최고에요.”라며 손을 치켜세운다.스스로 만들어 놓은 환상 깨기이번 삼연에서 중점적으로 봤으면 하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김광보 연출은 “초·재연을 거치면서 이 공연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이 공연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 배우들과 제작진의 이번 삼연에서의 가장 큰 숙제에요. 이번 공연에 대해서 관객들이 너그러우시면 좋겠어요.”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김영민은 “커튼콜 때 관객 분들이 박수를 아주 작게 쳐주셔도 관객들이 전달해주시는 그 느낌을 알기 때문에 힘이 나요. 힘들면서도 보람 있고 무엇인가를 가져 간다는 느낌을 고스란히 받게 되죠. 이번 무대에서도 그 에너지를 받고 싶어요.”라고 활짝 웃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스스로가 르네 갈리마르라고 농을 치는 김광보 연출은 “르네 갈리마르가 어떤 카테고리 속에 스스로 들어가 있는 것처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을 벗어나 싶고 여유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일 자체가 너무 즐거워요. 그렇기 때문에 나도 그렇고 영민씨도 젊게 사는 거거든요. 남들은 저보고 워커홀릭이라고 하는데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주어진 일들 하나하나가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에 그 자체를 즐기고 있어요.”라고 인사하며 서둘러 연습실로 향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3.16 / 조회 13,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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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오는 <엠. 버터플라이> 초·재연을 채웠던 배우들 전원 출연
2012년 초연 및 2014년 재연 당시 큰 인기를 얻은 연극 가 오는 4월 다시 무대에 오른다.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황의 대표작인 는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 전 프랑스 영사 버나드 부르시코의 실화를 모티브로 무대화 한 작품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해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와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의 기묘하고도 충격적인 20여 년간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총 지휘에 나서는 김광보 연출을 비롯하여 지난 두 번의 공연에 함께했던 배우 전원이 다시 출연하여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는 동시에 극한의 감정 변화까지 선보이는 르네 갈리마르 역에는 초연에서 활약한 김영민과 재연 당시 큰 사랑을 받은 이석준, 이승주를 다시 만날 수 있으며, 남성과 여성의 겉모습뿐 아니라 심리까지 완벽하게 넘나드는 송 릴링 역에는 초연부터 줄곧 자리를 지켜온 김다현과 초연과 재연에서 각각 열연을 펼친 바 있는 정동화와 전성우가 함께한다. 또한 손진환, 정수영, 유성주, 한동규, 빈혜경, 김보정, 이소희도 출연한다. 중극장 무대에서 다시 선보일 연극 는 2월 25일부터 온라인 티켓예매가 가능하며, 공연은 4월 1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하여 6월 7일까지 계속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연극열전 제공
2015.02.12 / 조회 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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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기울기가 우리와 닮았다, <사회의 기둥들>
지난 19일 개막한 연극 은 무엇보다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한 쪽으로 기우는 무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얀 액자처럼 꾸며진 이 무대는 마치 한 척의 배처럼 등장인물을 태운 채 위태롭게 기울어지고, 그 아찔한 기울기를 느끼지 못한 채 서있는 인물들은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그 위태로운 모습이 꼭 우리와 같기 때문이다. 은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이 1877년 발표한 희곡으로, 국내에서는 이번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고상한 명분 뒤에 이기심을 감춘 인간들의 본심을 낱낱이 드러내는 이 연극은 의 김광보 연출과 박지일, 정재은, 이석준 등 쟁쟁한 배우들의 참여 아래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노르웨이의 한 소도시, 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영사 베르니크(박지일)의 저택 거실에서 펼쳐진다.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베르니크는 높은 도덕성으로 ‘사회의 기둥’이라 불리지만, 사실은 공익을 가장한 철도사업을 벌여 자신의 재산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처남 요한(이석준)과 옛 연인 로나(우현주)가 갑작스레 미국에서 돌아오고, 궁지에 몰린 베로니크는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배에 요한을 태워 출항시키려 한다. 헨릭 입센이 130여년 전 쓴 이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닮아 있다. 저마다 양심을 가진 인간들이 어떻게 탐욕에 휩쓸려 자신을 잃게 되는지, 사회적 권위를 가진 자가 어떻게 제 욕심을 그럴듯한 가치로 포장해 타인의 삶을 지배하는지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 혹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극 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더해져 베르니크가 무리하게 배를 출항시키는 4막에 이르러서는 잔뜩 기울어진 무대를 바라보는 객석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게 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입센의 날카로운 통찰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배의 출항을 앞두고 갈팡질팡하며 무너져 내리는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은 선과 악을 오가는 인간의 나약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부인들에게 도덕적인 삶을 살라고 종용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아집으로 똘똘 뭉친 뢰를룬 역의 이승주는 틈틈이 웃음을 자아내며 극의 무게를 던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가 저마다의 목소리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 극의 4막은 관객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담고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결말이지만, 이 반전을 통해 입센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은 이달 말까지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11.25 / 조회 8,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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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한국 모습과 너무 닮아 놀라워” <사회의 기둥들> 낭독회 현장
"작품 속 이야기가 지금 한국 모습과 너무 똑같아서 놀랐었는데, 어떤 각색도 하지 않았다니 더 충격적이다." 낭독회 후 쏟아진 반응은 하나같았다. 이 작품이 무려 137년 전 노르웨이에서 쓰여졌다는 사실이 더욱 참가자들을 놀라게 만드는 듯 했다. 우리에게 등으로 유명한 작가 헨릭 입센의 또 다른 작품인 이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10월 18일, 40여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작품 낭독회를 가졌다. 노르웨이의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그곳의 영주이자 선박회사를 운명하며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사회의 기둥' 카르스텐 베르니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역민을 위한 여러가지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그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사건과 추악한 비밀, 그리고 그를 둘러싼 많은 '정직한'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이 묘미인 작품이다. 총 4막으로 이뤄진 작품 중 이날 낭독회에서는 사건과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결말을 맞게 되는지 핵심 열쇠가 담긴 마지막 장을 제외하고, 1막부터 3막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은 박지일이, 그의 아내 베티 베르니크 역은 정재은이 맡았으며 이미 한차례 화제를 일으켰던 화려한 캐스팅의 주인공들인 이석준, 우현주, 정수영, 김주완, 유연수, 이승주 등의 배우들이 의 생생한 캐릭터들로 변신하여 치열한 낭독을 펼쳤다.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던 낭독회는 탄탄하고 견고한 대사와 별다른 동작과 이동 없이도 인물과 장면을 실감나게 구현했던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워져 한시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낭독 모습을 내내 서서 지켜봤던 김광보 연출은 "무엇보다 관객들의 의견이 궁금하고 오늘의 의견을 통해 앞으로 작품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고민을 더할 것"이라며 여느 본 공연 때보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사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가장 먼저 객석에서 나온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였다. 김광보 연출의 작품을 열심히 찾아 본다는 한 관객은 "사회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면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더불어 세월호 사건도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번역과 드라마투르기를 맡은 김미혜의 제안으로 지난해 11월 작품 제목을 처음 들었다는 김광보 연출은, 올 3월 말 대본을 받았다고 한다. 대사에 매끄러움을 더하고자 윤색 작업은 거쳤지만, 작품의 소재나 흐름에 변화를 주는 각색 작업은 조금도 없었다는 연출의 설명에 객석 반응은 더욱 커졌다. "작품은 당시 시대 상황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이 작품을 만난 것은 내게도 참 운이 좋은 일"이라는 것이 김광보 연출의 소감이다. 남편의 도덕적 명성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는 베티 베르니크,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불쑥 돌아온 요한 퇴네센, 죄의식에 사로잡혀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며 지냈던 마르타 베르니크 등 캐릭터들에 대한 많은 질문들도 쏟아져 나왔지만, "4막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는 답변이 가장 빈번히 등장해 배우들과 객석 사이에 시종일관 웃음이 터져 나오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공연을 연습하며 평화, 자유의지, 정의, 이런 단어들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은 "위선과 거짓, 가식들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기도, 또 그런 사람들을 조롱하는 재미로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을 이야기했다. 등 자주 한국 무대에 섰던 입센의 여느 작품들과는 달리 은 이번이 한국 초연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등 올해에도 탄탄한 무대를 선보였던 김광보 연출의 은 오는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4막까지 다 지켜볼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4.10.20 / 조회 8,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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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 신작 <사회의 기둥들> 박지일, 이석준, 이승주 등 캐스팅 발표
올 11월 막을 올릴 LG아트센터 제작 연극 의 출연 배우들이 확정되었다. 은 등 올해에도 역시 큰 화제를 모은 무대들을 이끈 김광보 연출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등을 쓴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의 1877년 작이다. 노르웨이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은, 높은 도덕성으로 시민들에게 '사회의 기둥'과 같은 존재로 칭송 받는 시의 영주 카르스텐 베르니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선박회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그는 도시 개발을 통한 이익을 개인의 것으로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누명을 쓰고 떠났던 처남 요한과 옛 연인 로라가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추악한 비밀이 밝혀질 위험에 처하게 되고, 베르니크는 이를 막기 위해 무리한 일들을 벌인다.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은 박지일이, 그의 아내 베티 역은 정재은이 맡으며, 누이동생 마르타 역에는 정수영이, 베티의 남동생 요한 퇴네센 역에는 이석준이 낙점되었다. 또한 우현주, 김주완, 이승주, 손진환, 유연수 등 그간 탄탄한 무대를 만들어 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약 140년 전 작품이지만 현 사회의 실상을 매우 적나라하게 비춰내어 매우 시의적인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은 오는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08.29 / 조회 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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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Q&A] <엠.버터플라이> 분장팀에게 묻다
공연을 보고 난 후 생기는 소소한 궁금증들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시간 [현장 Q&A]그 첫 번째 Q&A 주인공은 지난 3월, 재공연이 개막하여 순항 중에 있는 분장팀이다. 는 프랑스 외교관과 중국 경극 배우 사이에서 벌어진 실화를 모티브한 기묘한 러브스토리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한 작품 내용도 흥미롭지만 특히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자보다 더 예쁜 캐릭터 송 릴링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래서 트위터를 통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송 릴링의 입술 색부터, 여름철 피부관리까지 그 궁금증 그대로 분장팀에게 되물었다. 다양한 질문에 대한 친절한 답변이 돌아왔으며 여기에 여자보다 더 예쁜 송 릴링 그녀의 아름다운 변신 과정은 보너스이다.Q. 남녀불문! 출연 배우들의 피부 서열을 냉정하게 평가해 주세요.피부가 가장 좋은 배우는 헬가 역의 정수영 배우입니다. 나이를 속일 만큼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고 계세요. 그 다음은 송 릴링 역할의 전성우 배우, 김다현 배우입니다. 두 배우 모두 남자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곱디고운 피부결을 자랑합니다.(웃음)Q. 피부에 유독 신경을 많이 쓰는 관리남, 관리녀는 누구인가요?정수영 배우, 전성우 배우가 특히 피부관리를 아주 철저히 합니다. 공연 시작 전 헤어 손질을 받고 있는 전성우 Q. 극 중간중간에 수정 화장도 하나요?극 중간에는 화장 수정을 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워낙 의상 체인지가 많다 보니 극이 시작되기 전 메이크업으로 끝날 때까지 유지합니다. 송 역할 배우만 2막에서 3막으로 넘어갈 때 분장을 지웁니다.Q. 송 릴링역 배우는 무대에서 화장을 엄청 빨리 깔끔하게 지우는데, 어떻게 지우나요? 3막 시작 전 변신 장면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둔 리무버와 클렌징 티슈로 메이크업을 완전히 지웁니다. 그리고 나서 미스트를 뿌리는데, 뜨거운 조명에 피부가 상하지 않도록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썬미스트 제품을 사용하지요. 비비크림이나 다른 메이크업은 하지 않습니다.남자로 등장하기 전 마지막 메이크업 수정 중인 김다현 Q. 송 릴링의 입술 색이 너무 이쁜데요, 립 제품은 어느 회사의 제품인가요? 송 분장에 사용되는 제품은 맥 A43 제품입니다. 여기에 반짝이는 느낌을 더하기 위해 추가로 립글로즈도 바르고 있습니다. Q. 두 명의 송 릴링을 메이크업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송이라는 캐릭터를 최대한 여성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메이크업과 더불어 헤어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인모 가발을 사용하기 때문에 매번 손질을 하고, 스타일링을 합니다. 각 배우의 얼굴에 맞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스타일링 방법도 약간 다릅니다. Q. 르네 갈리마르가 마지막 장면에서 자결할 때 사용하는 하얀 분의 정체는?바디 페인팅에 쓰이는 아쿠아 물감입니다. Q. 공연 중에 송과 헬가가 피는 담배는 어떤건가요? 냄새가 거의 없고 향이 독특하던데.무대에서 쓰는 담배는 ‘건향초’라는 금연초입니다. 쑥으로 만들어 인체에 해가 없지만 쑥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특징이죠. Q. 마지막으로 전문가가 제안하는 여름철 피부 관리법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여름에는 야외 활동이 많아지기 때문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날씨가 습하더라도 자외선에 노출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보습에 특히 신경 써주시면 좋아요.정리: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연극열전 제공
2014.04.24 / 조회 27,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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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의도 더욱 살려” 앵콜무대로 돌아온 <엠 버터플라이>
2012년 국내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가 지난 8일 재공연의 막을 올렸다. 는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형을 선고 받은 전 프랑스 외교관 버나드 브루시코와 중국 경극 배우 사이에 벌어진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김광보 연출을 필두로 초연 무대를 지켰던 김다현, 손진환, 정수영, 이소희에 더하여 이석준, 이승주, 전성우, 유성주, 빈혜경이 새롭게 호흡을 맞춘다. 김광보 연출은 초연과의 차이점의 대해 “초연 때 빠졌던 몇 가지 대사들을 대본의 의도대로 살려냈고, 무대 크기가 달라지면서 외형적으로는 초연 때와 같은 새장의 모습은 포기했지만 그 안의 무대 모습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무대는 새장의 모습도 가지고 있지만 감옥의 느낌과 대나무 숲 같은 동양적인 느낌 등 중의적인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연출자로서 좋은 배우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칭찬을 듣는다면 그것은 함께 한 배우들 덕분이다”라며 배우들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1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르네 갈리마르가 송 릴링을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1막은 초연 배우 김다현이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주인공 송 릴링으로 분해 더 농밀한 자태를 뽐내며, 새롭게 합류한 르네 갈리마르 역의 이석준과 호흡을 맞췄다. 김다현은 “재연은 더 좋은 모습,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든다. 이번에는 특히 무대도 바뀌고, 상대배우도 초연과 다르기 때문에 느낌이 다르다” 며 초연과 차이점을 이야기했고 "디테일한 호흡과 눈빛, 감정 변화들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이 신경쓰고 있다”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에도 출연중인 이석준은 “평소 겹치기 공연은 지양하는데, 좋아하는 연출가와 제작자를 만났고, 두 분이 할 수 있다고 흔쾌히 대답을 해주셨기 때문에 대본을 보기도 전에 선택한 작품이다”라고 이번 작품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서 밝혔다. 또한 “지금 하고 있는 두 공연 모두 전작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공연을 본 관객 또한 많아서 부담이 된다. 재연 무대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이미지와 더불어 그 이미지를 부수면서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켜야 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힘이 든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2막에서는 김다현과 함께 송 릴링 역을 맡은 전성우가 남성과 여성을 오가며 르네와 갈등하는 순간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했으며, 이승주는 극한의 감정변화를 오고가는 르네 갈리마르를 열정적으로 표현했다. 전성우는 “르네에게 여성적으로 다가서기 위해서,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여성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고 있다”며 캐릭터 분석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승주는 “앞으로 더 발전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작품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전체 출연진들 (왼쪽부터 김다현, 빈혜경, 전성우, 정수영, 이승주, 이소희, 이석준, 유성주, 손진환)초연보다 더욱 섬세해진 2014년 는 오는 6월 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18 / 조회 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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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 세상, 그 이면의 이야기 <엠 버터플라이> 이석준, 이승주
오페라 를 보던 프랑스 대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는 주인공 여인 초초상에게 한눈에 매료된다. 미군 장교와 사랑에 빠져 개종까지 하고 결혼할 정도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남자에게 헌신하지만 한낱 유희의 대상이었을 뿐 처참히 버려지는 그녀의 운명. 초초상과 그 배역을 연기하는 미묘한 여인 '송'을 향한 환상은 수십 년 르네를 지배하기에 이르고, 결국 누가 '나비'인지 스스로도 미궁에 빠져버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전 세계 뿐 아니라 2012년 한국 공연 당시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연극 가 막강한 캐스팅과 함께 다시 찾아온다. 자신이 낳은 환상 속에 결국 스스로 갇혀 버린 르네 갈리마르 역의 이석준, 이승주는 동성애, 순종적 동양인에 대한 서양인의 동경 등 그간 제법 단순하게 정의했던 이 작품의 이면에 대해 조심스레 이야기를 더한다. 과연 마담 버터플라이가 되는 사람은 누구이며 는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던지고 싶은 것일까. 이들의 대화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좀더 깊게 무대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파고들 것이 있는 작품에 끌린다 에 이어 까지 연이어 밀도 높은 연극에 출연하게 되었다. 이석준(이하 석준): 우연의 일치이기도 하지만 내 성향이 그렇기도 하다. 평소에 굉장히 밝은 사람이라 무의식에 반대 성향에 대한 욕구가 큰 것 같다. 작품을 택할 때도 한번에 대본이 읽히는가를 보고, 한번에 쭉 읽혔다가 '이게 뭐지?'하고 다시 봐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 작품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품의 어떤 부분을 더 파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 때만 작품을 한다. 얼마 전 공연을 마친 도 그렇게 택한 작품이겠다. 석준: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공연을 본 사람들은 공연이 끝나면 내가 무대 밖으로 기어 나가겠다며 걱정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힘들다기 보다는 다음 공연이 있든 없든 상관 없이 무대 위에 다 쏟아내고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해왔던 공연 중에 가장 강하게 밀어 붙였던 것 같다. 커다란 무언가를 얻었던 작품이고, 내 인생의 세 작품 안에 들어갈 작품이다. 배우 이석준 인생의 세 작품은 무엇인가? 석준: 그리고 이다. 이승주의 전작인 국립극단의 역시 농밀한 무대였다. 이승주(이하 승주): 원래 다른 선배님이 준비하시던 배역이라 연습에 늦게 들어가게 되었는데, 처음 대본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모든 연극이 치열하겠지만 이 작품엔 감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었다. 예전에 사람들이 "제일 아쉬운 게 뭐야?" 라고 물어보면 아쉬운 게 있어도 표현하지 않았다. 치부를 들키는 것 같기도, "그 부분은 못했으니 이해해줘"라고 핑계를 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떻게든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다른 핑계나 이유는 있을 수 없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이 제일 아쉽다고 말할 수 있다. 꼭 한번 더 공연 해보고 싶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석준이 의 이승주를 극찬한 바 있다. 승주: 정말? 감사합니다. (웃음) 석준: 어떤 배우가 일주일 만에 대사를 다 외워왔고, 그리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김광보 연출님께 들었다. 근데 난 내 눈으로 보기 전엔 안 믿는 사람이다. (웃음) 나중에 공연을 가서 봤는데 깜짝 놀랐다. 같이 간 팀이 다들 연습 중이라 초주검이 되어서 몇 번 졸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 승주 씬은 거의 다 기억한다. 너무 잘했다. 이 친구가 표현해 내려는 수많은 것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읽혔다. '와, 저 친구 무섭게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승주는 KBS 21기 공채 탤런트이기도 하다. 석준: 그러냐? (박장대소) 승주: 사실 어디 가서 그 이야길 잘 안 한다. 3개월 연수만 받았었고 몇 번의 방송활동도 공연을 좋게 봐주신 감독님이 캐스팅해 주셔서 하게 된 것이었다. 방송이 싫은 건 아니지만 난 연극이 더 좋고 잘 맞는다. 시작도 연극으로 했고 지금도 연극을 하고 있지만 아직 공연 쪽에서 자리잡은 배우도 아니고 그렇다고 방송에서 인지도 있는 배우도 아니기 때문에 탤런트라는 말이 붙을 때마다 스스로 애매한 느낌이 든다. 나중에 정말 인지도를 많이 얻고 나서는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좋은 연극,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친(?) 남자와 무섭게 클 배우와의 만남 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마주했다. 승주: 은 두 번 봤는데 처음 볼 때는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두 번째 봤을 때는 너무 좋아서, 정말 너무 좋아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선배님께 문자를 보냈다. 그게 아마 처음 연락 드린 걸 거다.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그걸 넓게 펼치지 않고 응축해서 보여주는 배우들이 있는데, 내가 그걸 잘 못해서인지 그렇게 하는 배우들을 동경한다. 근데 (석준) 선배님에게서 그 모습을 봤다. 공연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유명한 공연들은 많이 보려고 하는데 종종 실망을 하게 된다. 무대 위에 난무하는 그 거짓말들이 난 싫다. 그리고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게 된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인물 자체가 말하고 서 있고 걸어 다니는 걸 봤다. 너무 좋아서 그 마음을 표현 안 할 수가 없었다. 석준: 그렇게 감동받은 문자가 아니었는데 오늘 감동받네. (웃음) 승주: 그래서 선배님이 굉장히 거친 분인 줄 알았다. 저 역은 본성이 거칠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싶었다. 그래서 원래 내가 조심스러운 성격인데 더 구석에 쭈구리처럼 있었다. (웃음) 그런데 연습을 해보니 완전 다른 거다. 그래서 정말 연기를 잘 하신거구나, 생각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연이어 김광보 연출과 함께 하게 되었다. 석준: 뮤지컬을 할 때도 노래 한마디, 대사 한마디에 감정을 통일시키고 그 밑바탕을 가지고 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굉장히 집요한 편인데, 연출이 그걸 해 주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배우와 연출이 같이 만들어가는 작업에서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주지 못하거나 배우를 설득시키지 못하는 연출, 그런 공연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런 면에서 할 때 굉장히 편했다. 김광보 연출님은 스스로 좋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정말 좋은 거라고 믿을 수 있게 해 줬고, 이상하다 느끼는 부분에서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는 믿음을 주셨다. 또 연출님이 굉장히 깊숙이 대본을 파고들면서도 눈으로 봤을 때 흘러가는 게 재미가 없으면 거기에서 브레이크를 건다. 그리고 왜 재미가 없는지를 서브 텍스트를 통해서 계속 파고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사람들은 글자 하나하나를 다 잡아가는 게 파고드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난 반대라고 생각한다. 극이 잘 흘러가지 않고 재미가 없을 때 파고들어가야 하고 김광보 연출님이 기가 막히게 그걸 딱 집어내신다. 그 순간들을 경험해 보니 이번 작품도 굉장히 잘 해 주실 거라는 철통 같은 믿음이 있다. 승주: 2010년에 를 시작으로 이번이 김광보 연출님과 네 번째 작업인데, 내 프로필의 절반 이상을 같이 한 셈이다. 다른 연출가들과도 작업해 봤지만 그것 조차도 김광보 연출님의 공연을 보고 캐스팅된 경우이다. 그런데 스스로 가장 많은 발전을 하는 건 김광보 선생님과의 작업이다. 내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다. 내 안의 갈증이나 여타의 많은 것들이 채워진다. 처음 작업했을 때보다 지금 더 발전된 배우가 되었는지는 스스로 판단할 부분은 아닌 것 같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긴 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예전엔 어리석었구나,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하곤 한다. 1, 2년 후면 지금의 나를 그렇게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 때문에 굉장히 많은 것들을 느끼고 싶다. 는 영화로도 익히 알려져 있고, 지난 2012년 공연에서도 크게 흥행한 바 있다. 석준: 사실 이 작품은 내 코드가 아니다. 남자가 내 앞에서 알짱거리는 게 싫다. (웃음) 게다가 영화를 동성애 코드로 봤었고, 역시 현재 대학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동성애 코드가 오묘하게 섞인 작품 중 하나, 스타일리쉬한 연극일 뿐 깊이 있는 무언가를 추구하진 않을 것이란 생각에 공연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전혀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대본을 보면서 알게 됐다. 알아갈 수록 좋은 더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된 게, 표면에 드러난 이야기,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 그 밑에 또 어떤 사상이 깔려 있다. 처음 보는 사람, 공연 마니아, 그리고 더 작품 깊이 들어가고 싶은 사람, 세 층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눈에 보이는 것 그 밑의 이야기가 중요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 아니라면, 는 어떤 작품인가? 석준: 마지막 반전이 여자라고 믿었던 사람이 남자로 전복되는 과정인데, 그 이후에 한번 더 반전이 있다. 오페라 의 이야기에 르네, 송의 이야기가 대입되는데 결국 르네가 마담 버터플라이고, 르네가 마담 버터플라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나를 매몰차게 버리고 간 사람이 되었다는 부분이다. 가치의 전복, 눈에 보여지는 것 이상의 무엇,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맡은 '르네 갈리마르'는 소심하고 나약한, 찌질한 사람이라고 종종 해석되곤 한다. 승주: 대본에 르네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몇 장면이 나오고 성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서양에서 한창 사춘기인 남자가 그런 대사를 한다는 것 자체에서 르네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르네가 찌질한 사람은 아니다. 대사관 직원에다가 정열을 버린 자리에 실리를 선택해 넣은 사람 아닌가. 누군 결혼을 할까 말까,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웃음) 르네는 선택이라는 걸 하지 않느냐. 결코 찌질하지 않은 사람이다. 석준: 처음 르네가 찌질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럼 왜 우릴 선택했지?(웃음) 그런 생각을 했는데, '나는 여자들이 나에게 꼬리칠 만한 남자가 되지 못합니다'라는 대사 때문에 겉모습이 찌질한 남자처럼 보여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다. 르네가 인생의 순간 순간에 찌질한 선택을 하는 것일 뿐이고, 잘못된 만남, 잘못된 선택, 이런 찌질한 선택을 하게 만든 그 사람의 생각, 욕망, 욕망에서 비롯된 뒤틀림 등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이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승주: 볼펜 앞 꼭지를 돌려 빼면 작고 긴 스프링이 있는데 그걸 누르면 스프링이 줄어드는 것처럼 르네에게 일생 어떤 압박이 있었던 거다. 스프링을 누르던 힘은 르네 자신일 수도, 아니면 외부적인 무언가일 수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르고 있던 힘이 없어지면 스프링이 튕겨 나가는데 스프링을 놓게 한 계기가 송이라는 인물이다. 그런데 스프링을 누르고 있던 힘이 클수록 그 힘에서 벗어나게 되면 더 많이 멀리 튀지 않냐. 르네가 바로 그런 사람 같다. 그렇다면 르네는 왜 순간순간 찌질한 선택을 하는 남자가 되었을까? 석준: 단서가 될 만한 장면들이 작품 속에 다 나온다. 청교도적, 기독교적 사고관을 가지게 되어서 여자를 원하면서도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기도, 억제 당하며 살아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심리적으로 치유 받지 못한, 자존감이 높지 않은 사람, 그런 의미로 찌질한 사람이 르네 같다. 이런 단서들을 작품 속에서 찾아내는 재미 때문에 재 관람 비율이 높은 것 같기도 하다. 동양에 대한 환상이 르네가 송에게 매료된 이유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르네에게 송은 어떤 인물일까? 승주: 이미 내가 갖고 있지만, 갖고 싶은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르네 안에 송의 모습이 분명 있고, 그렇기 때문에 송에게 끌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르네는 자신이 그런 모습을 갖고 있는 줄 모를 뿐이다. 반대로 내게 없는 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끌리는 것처럼 르네와 송 사이의 끌림엔 여러가지 면이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 그게 남성과 여성, 동양과 서양 등과 같은 것들로 단정짓는다면, 내가 그렇게만 표현하려고 할까 봐 일부러 구체적으로 구분하지 않으려고 한다. 인물로서 충실하면 작품의 주제를 물 흐르듯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석준: 승주가 굉장히 중요한 말을 한 것 같다. 르네가 처음 송을 봤을 때가 오페라 공연이니, 송의 동양적인 모습에 먼저 매료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송에게 빠져든 건, 송이 동양적인 여인의 이미지를 뒤엎는 이야기를 할 때였다. 오히려 르네가 서양에서 자랐지만 순종적인 삶을 살았고, 송은 동양인이나 당시 서양인의 자유롭고 진취적인 삶을 산 사람이다. 대본에 '동양 여잔데 서양에서 공부를 했나 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만 보더라 해도 아름다운 외모를 넘어서 알맹이가 채워진 사람으로 르네에겐 보였을 거다. 그런 반대적인 모습이 서로를 끌어당겼다고 생각을 한다. 동서양은 단지 겉모습일 뿐, 그 안의 전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르네의 부인 헬가도 역시 일정 교육을 받은 사람인데 왜 그녀에겐 르네가 끌리지 않는걸까? 석준: 아빠만 잘났던 거 아닌가?(웃음) 부인은 겉의 삶을 즐기는 사람이다. 르네 대사에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게 여자에게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상대방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려면 그가 하는 이야기를 알고 있어야 한다. 소위 아이레벨(eye level)이 맞아야 하는데 오페라 를 봤다고 말해도 헬가는 그거 좋다고 한마디 할 뿐이다. 어느 한 부분의 리듬만 아는 여자라 단 한번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을 거다. 믿고 함께 나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건 축복 송이 르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의 수치심마저 당신의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면의 뜻을 파악하기 이전에 송은 르네에게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여자이고 그런 여자로 인해 르네는 자신감을 얻는 모습이 그려진다. 정말 남자들은 그러한 심리가 있는가? 석준: 그런 말을 하는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배울게 많았고 언제나 든든했던 아빠가 "아빠가 항상 널 지켜줄거야"라고 말할 때 그 이야기를 듣는 아들의 뿌듯함과, 늘 사고를 치고 다녔던 아빠가 그 말을 했을 때 아들의 마음이 다른 것처럼, 헬가가 그런 말을 했을 때와, 감히 내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범접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송이라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르네의 반응이 다를 것이다. 처음엔 르네가 그 글귀를 읽고 거부감을 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한 사람을 짓밟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점점 내 안에 자신감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나에겐 아내(배우 추상미)가 그런 사람이었다. 아내는 인기 절정이었을 때 아무것도 없는 나와 연애를 시작했는데, 나중에 왜 나와 그렇게 오래 만났냐고 물어보니 내 비전을 봤다고 대답하더라. 그런 생각이 고맙고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용기다. 아내에게 가장 높이 살 만한 게 자존감이다. 또 아내는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언제나 치열하게 준비하는 사람에겐 길이 열려있다고 믿게 된 것 같다. 실제로 아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내 인생이 달라졌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르네라는 인물이 굉장히 이해가 많이 된다. 르네라는 인물, 더 나아가 라는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건 '환상'일 것이다. 두 사람이 가진 환상은 무엇인가. 승주: 지금 가진 가장 큰 환상은 연극하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싶다는 거다. (웃음) 석준: 정말 불가능한 꿈을 가지고 있구나. (웃음) 승주: 밤마다 머릿속에 그리고 생각하면 어떤 결말이 나지 않을까? 막연하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모든 것들이 어느 순간에, 선배님처럼 이뤄질 수도 있고. 같이 무엇인가 이뤄감에 있어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또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존재를 만난다는 건 정말 굉장한 축복 아닌가. 그런 것들을 항상 꿈꾼다. 석준: 20대 때 멋모르고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 정도 지나고 나니, 100만원을 버니까 10만원이 부족하고, 1000만 원이 있으면 100만원이 모자랐다. 항상 모자란다. 그걸 채운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잘 먹고 잘 사는 게 여전히 나의 꿈이지만 그건 작품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순간에 도달하는 삶을 뜻한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찾아내지 못하면 10년 뒤의 행복도 못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20대 때 힘들고 괴로웠고 그래서 죽을 결심을 한번 해 봤던 사람이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날 돌아서게 만든 게 무대였다. 좋아하는 거 한번은 해 봐야지, 라는 생각에 밟은 무대는 서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았다. 무대에 서면서 아내를 만났고 아이를 가져서 낳았고 내 삶의 모든 순간들이 무대를 통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살고 싶고 언젠가 삶의 마무리 역시 무대 위에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디자인: 최주희(honeyneko@interpark.com)
2014.02.10 / 조회 17,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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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닌데> 타인의 삶을 정의하지 말지어니
어떠한 일에 대한 자의적 확신은 통찰력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누군가의 진실과 사실, 행복과 고통을 무참히 왜곡할 수 있는 위험이 언제나 동반된다. 불통(不通)은 나에 대한 이야기가 절대 아니고, 너에 대한 이야기라고 확신하는 것이 평범한 인간들의 공통점이며 세상을 굴곡지게 만드는 근원 아니겠는가. 연극 에서 코끼리 조련사는 묻는 말에 “그게 아닌데…”만을 반복한다. 동물원에 있던 코끼리들이 왜 갑자기 우리를 벗어나 선거 유세장으로 달려갔는가. 조련사는 숙련된 조련법으로 그 녀석들을 쉽게 진압할 수 있었는데 왜 가만히 보고 있었는가. 정치적 계략인가, 왜곡된 심리의 도발인가. 아니면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를 풀어주어야만 했던 조련사 본연의 습성이었나. 형사, 정신과 의사, 그리고 조련사의 어머니 등이 쏟아내는 사건에 대한 질문은 그들의 입으로 나오는 순간 가설이자 답이 되어 조련사에게 쏟아진다. ‘그게 아니’지만 ‘분명 그럴 것’이라는 타자의 확신에 구석으로 몰리는 조련사는 결국 실존을 거부하고 환상의 세계로 도피할 수 밖에 없다. 극단 청우의 는 자신만의 세계를 확신하는 현대인들이 얼마나 위험하게 사회를 인식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계 70억 명의 70억 개의 우주는 저마다 부딪히며 ‘그게 아닌데’라는 파열음을 내지만, 그 어디로 관통하거나 흡수되지 못하고, 억압된 욕망은 뒤틀린 모습으로의 수순을 밟는다. 65분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단 5명의 번갈아 등장하며 하는 일상의 말은, 농밀하고도 강압적이지 않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형사와 정신과 의사가 지닌 전형성과 조련사와 조련사 어머니가 가진 개성이 낯설지만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소통 불능의 장면에서 때때로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며 불필요한 무게를 내려 놓는다. 사실과 환상이 만나는 극의 미학이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작은 무대에서 만끽할 수 있다. 지난 해 초연 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연출상을 수상했으며 연기상은 모두 윤상화에게 돌아갔다. 160cm 안팍의 작은 키와 체구, 어느 지역 사투리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독특한 말투의 그는 젊은 시절 의 알런이었고, 지금은 존재로서 무대를 지탱하는 믿을 수 있는 배우로 관객 앞에 서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2013.06.14 / 조회 1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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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싸움꾼들’, 부조리의 한 복판에서 불행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
연극 ‘싸움꾼들’이 2월 7일부터 17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펼쳐진다. 극단 청우는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동아 연극상 작품상, 한국연극 선정 베스트 7,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등 2012년 주요 연극계 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연극 ‘그게 아닌데’에 이어 2013년 첫 작품으로 연극 ‘싸움꾼들’을 선보인다. ‘싸움꾼들’은 2012 창작팩토리 사업에서 시범공연과 연극 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됐다. 작품은 탄탄한 희곡과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퀵 27호 청년은 퀵 서비스 기사로서의 현실의 삶과 이종 격투기 선수로서의 허상의 삶을 구분하지 못한다. 현실과 허상 속에서 헤매며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각박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처절한 생존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1.29 / 조회 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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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불가능한 세상, 블랙코미디 연극 ‘그게 아닌데’
극단 청우가 9월 7일부터 9월 23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연극 ‘그게 아닌데’를 공연한다.연극 ‘그게 아닌데’는 한 사건을 각기 다른 시선과 입장으로 보여준다. 서로 다른 계층 간의 소통 부재에 대한 현 사회의 문제를 풍자한다. 이번 공연은 신진 극작가 이미경이 대본을 쓰고, 연출가 김광보가 무대에 펼쳐 보일 예정이다. 배우들로는 윤상화,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 등이 출연한다.작품은 2005년 코끼리가 동물원을 탈출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경찰은 인명 피해가 우려되면 코끼리를 사살할 방침이라고 말했지만 코끼리는 겁에 질려 있었다. 작가는 이러한 시점의 차이에 착안했다. 연극 ‘그게 아닌데’는 ‘코끼리가 된 사람들’과 ‘코끼리로 내모는 사람들’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드러낸다.작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과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진행하는 제14회 신작희곡페스티벌에서 당선됐다. 지난해 12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상자무대에서 낭독 공연을 거쳐 본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9.06 / 조회 3,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