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반짝반짝 작은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꿈을 이루려면 브로드웨이로 가라! 알랜타운의 시골 촌뜨기 페기 소여는 최고의 뮤지컬 스타 도로시 브룩 같은 유명 배우가 되고 싶어 브로드웨이에 상경한다. 언젠간 나도 화려한 조명이 내리 꽂히는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젊고 순진한 신출내기 페기에게 돌아오는 역할은 수십 명 사이에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코러스걸뿐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비교적 단순한 드라마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이 국내뿐 아니라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종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뮤지컬의 정석’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배경에는 화려한 볼거리와 춤, 특히 탭댄스가 한 몫 한다. 관객들은 ‘또각또각 딱딱딱’하는 경쾌한 탭 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고 어깨를 들썩거린다. 철저한 쇼뮤지컬에 입각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의상과 춤, 네온사인으로 지루함을 날려버린다.

 

이 작품은 1933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의 모티브는 브래드포드 로페스가 쓴 소설이다. 뮤지컬은 그 후 수십 년이 지난 1980년에 제작됐다. 경제적으로 대공황 시기였던 30년대 만들어진 영화는 페기 소여보다는 줄리안 마쉬가 어떻게 뮤지컬을 제작하고 성공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대적인 영향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좀더 살만해진 80년대에 뮤지컬로 제작되면서 페기 소여라는 젊고 예쁘고 실력도 갖춘 아가씨가 결국에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스타로 성장한다는 신데렐라식 스토리로 변형됐다.

 

실제 아이돌 출신인 최성희는 페기 소여와 어느 정도 비슷한 라이프 스토리를 갖고 있어서인지 감정적인 표현만큼은 흠 잡을 데가 없다. 줄리엔 마쉬가 “넌 먼지에 불과해!”라고 말하거나 도로시 브룩이 “내가 샘을 낼 정도로 무대 위에서 잘 해내봐”라며 격려해줄 때 그녀의 노래에선 힘이 느껴진다. 특히 페기 소여가 도로시 부룩 대신 부르는 ‘42nd street’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백미로 손꼽히는 탭댄스 장면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극중극 형태를 띤다. 줄리안 마쉬가 제작하는 극 중 뮤지컬 ‘프리티 레이디’ 연습장면이 극 중간 중간에 삽입된다. 이는 전체적인 줄거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철저한 볼거리와 화려함만을 더한다. 코인 위에서 펼쳐지는 탭댄스, 수십 명의 앙상블이 보여주는 춤과 노래는 이 작품이 왜 쇼뮤지컬의 진수인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박상원, 이정화의 노련한 연기, 최성희의 열정까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2010 프로덕션은 말 그대로 균형 잡힌 캐스팅을 보여준다. 스토리의 개연성은 다소 부족하나 그 빈 자리를 배우들의 스타성과 화려한 볼거리가 넉넉히 메워준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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