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성인(聖人)들이 무대 위로!

국내 창작 공연의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 관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왔던 로맨틱 코미디, 블랙 코미디뿐 아니라 종교계 성인들을 소재로 한 공연들이 무대에 펼쳐져 관심을 모은다. 한국의 3대 종교로 일컬어지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의 대표 인물들을 뮤지컬, 연극 무대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무대 위 종교계 성인들은 가장 어렵던 시기에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따뜻한 봄날, 세상은 어렵고 힘든 뉴스들로 가득하다. 성인들의 종교적 업적뿐 아니라 인간적 모습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공연 한 편으로 마음의 행복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바보 추기경’
2011년 1월 24일~2011년 5월 30일
서울 가톨릭 청년회관 CY 씨어터

 

가톨릭문화재단 IMD가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2주기를 맞아 연극 ‘바보 추기경’을 무대에 올렸다. 이 작품은 성공을 바라는 현대인에게 다른 사람의 ‘밥’이 되는 인생을 살라고 강조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일대기를 다룬다. 김수환 추기경은 선종 이후 뜨거운 추모 열기로 다양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연은 그 신드롬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연극 ‘바보 추기경’은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다. 일반 대중의 시각에서 구도자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다룬다. 그도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신부’가 됐고, 평범한 시골 사제를 원했으나 ‘추기경’이 됐고, 죽음의 문턱에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의심과 죄의 문제로 괴로워했던 보통 사람이었다. 연극 ‘바보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의 인생을 관통하는 영성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공감과 확신을 줄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원효’
2011년 4월 22일~2011년 6월 12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작품으로 뮤지컬 ‘원효’가 공연된다. 원효는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어 유학길 도중 돌아와 평생 민중들과 함께한 신라시대 승려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종교적 깨달음뿐 아니라 요석 공주와의 전설적 사랑, 민중과의 소통, 당나라에 맞선 정의, 태종무열왕 시해 누명 등 원효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다룰 예정이다.

 

뮤지컬 ‘원효’는 뮤지컬 ‘선덕여왕’의 제작진 팀이 다시 뭉쳐 만들고, 이지훈, 서지훈, 선우, 김아선, 이정용 등이 캐스팅 돼 기대를 모은다. 또한 하이테크 뮤지컬을 지향해 황룡사를 최첨단 LED로 무대에서 재현하는 등 최신의 무대 기술을 선보인다. 무대 의상 역시 역사적 고증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화려한 모습을 보여준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2011년 4월 14일~2011년 7월 10일
예술극장 나무와 물

 

예수와 단둘이 식사를 하게된다면, 당신은 무슨 질문을 할 것인가? 예수의 초대장을 받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가 공연된다. 이 작품은 2005년 출간된 신예작가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도 2006년 1월 출간돼 여전히 베스트셀러의 순위에 오르는 등 대 성공을 거두었다.

 

신이라 불린 한 역사 속 인물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는 특이한 이야기 구조는 많은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한다. 주인공은 극 중 만난 예수에게 “당신이 진짜라면 이 와인을 물로 바꿀 수 있겠나”라든지 기독교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이 작품은 영화 ‘물고기자리’의 감독 김형태의 첫 연극 데뷔작이며, 뮤지컬 배우 최성원과 드라마 ‘대물’, ‘자이언트’ 등에 출연했던 배우 신승환이 캐스팅돼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